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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님의 서재입니다.

휴거게임 in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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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글이술술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7
최근연재일 :
2024.06.30 14:31
연재수 :
1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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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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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2
글자수 :
606,543

작성
24.05.09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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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 좀비는 대가리!

DUMMY

객차 사이에 있는 창문 너머로 방금 5호차의 문이 열리며 뛰어들어오는 좀비들이 보였다.


축 늘어진 어깨, 약간 돌아간 머리, 무언가를 할퀴려는 듯 마구 휘두르는 날카로운 손톱, 흐릿한 눈동자, 찢어진 입 사이로 비치는 날카로운 송곳니!


군인과 밴드를 돌격대로 보낸 아가씨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뭐 해요? 여기서 싸울 거예요? 빨리 앞칸으로 가요!”


이젠 더 이상 시간이 없었다. 어차피 기관실로 가려면 앞으로 가야 하기에 돌격대는 6호차와 연결된 문을 열었다.

돌격대가 38006호 객차로 다 들어서기도 전에 반대쪽 문이 열리며 좀비들이 좁은 문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쓰발, 저건 러닝 좀비잖아!”


탈출좀비열차는 해를 더할수록 좀비들이 더 강해졌다, 아니 더 빨라졌다!

휴거게임 첫 해에는 흐느적거리며 걷는 좀비였고, 그 다음 해에는 잘 걸어다니는 좀비가 등장했다. 그리고 올해는 뛰어다니는 좀비가 나타났다. 이 좀비를 러닝 좀비라고 불렀다.

아무래도 지금처럼 미친듯이 뛰어오는 좀비는 상대하기가 더 어려웠다.


지오의 눈에는 좀비에 대한 정보가 떴다.



 이름 : 좀비Ⅲ

 등급 : 4티어

 특성 : 언데드

 강점 : 날카로운 이빨과 손톱, 웬만해선 안 죽음

 약점 : 머리

 기타 : 물린 인간은 좀비로 변함



좁은 문을 비집고 쏟아져 들어오는 좀비들이 통로와 좌석을 가득 메우며 돌격대를 향해 돌진했다.


F등급 빙 속성 각성자가 재빨리 바닥을 향해 손을 펼쳤다. 그러자 바닥에 살얼음이 생기고 뛰어오던 좀비들이 미끄러지며 나뒹굴었다.

넘어진 좀비들을 향해 돌격대가 일제히 달려들어 스테인리스 봉을 휘둘렀다.


천송이는 봉을 내리쳐서 좀비의 머리를 깨부수었다. 그런데 옆에서 좀비의 상체를 때리고 있는 빨간 머리를 발견했다. 천송이가 바로 고함을 질렀다.


“어딜 때리는 거야! 대가리, 대가리를 때려야지!”


좀비의 어깨를 때린 빨간 머리가 천송이를 힐끔 보며 소리쳤다.


“학생! 대가리가 뭐야? 예쁜 여학생이 그런 말을 하면 안 되지!”


천송이는 다시 앞에서 달려드는 좀비의 머리를 내리치며 소리쳤다.


“대가리를 대가리라고 하지. 뭐라고 해요? 사람은 머리고 나머지는 다 대가리!”

“어, 그렇게 되나?”


좀비 두 마리가 고개를 갸웃거리는 빨간 머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놀란 빨간 머리는 마구잡이로 봉을 휘둘렀다.

천송이가 소리를 버럭 지르며 몸을 옆으로 틀었다.


“뭐하는 거야? 대가리를 박살내라니까! 대가리, 대가리!”


천송이가 휘두른 봉에 좀비 두 마리의 머리가 연이어 터져 나갔다. 빨간 머리의 입에서 놀람 반, 감탄 반이 섞인 소리가 흘러나왔다.


“우와아! 진짜로 대가리를 박살냈어!”

“이제 알겠어요! 좀비는 대가리!”

“그래, 대가리! 대가리를 박살내자!”


고개를 끄덕인 빨간 머리가 좀비의 머리를 향해 힘껏 봉을 휘둘렀다.


“대에가아리!”


퍽!


돌격대에 있는 각성자라고 해도 헌터라고 불릴 정도의 실력자는 한 명도 없었다. 하긴 잘 나가는 헌터가 왜 지하철을 타고 다니겠는가?

채윤이 D등급으로 제일 높았고, 나머지 각성자는 모두 E와 F등급. 지오는 아직 등급도 받지 못한 각성자였다.

실력자가 없으니 좀비 떼를 뚫고 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좀비와 돌격대가 뒤섞인 백병전이 벌어졌다.


넘어진 좀비를 밟고 점프를 한 좀비 한 마리가 지오를 향해 달려들었다. 지오가 머리를 겨냥해서 봉을 찔러 넣었다.

지오도 천송이의 대가리 설교를 옆에서 들은 터라 머리를 노렸지만, 봉은 머리가 아닌 목을 꿰뚫었다.


“크엑!”


멈칫거리던 좀비가 스테인리스 봉에 목이 꿰인 채로 다가오려고 팔을 휘저었다.


끼기기긱!


스테인리스 봉에 목뼈가 긁히며 듣기 싫은 마찰음이 발생했다. 지오는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걸 느끼며 기합을 내질렀다.


“이얍!”


봉을 뽑아서 바로 횡으로 휘둘렀다.


퍽!


반쯤 꺾인 머리가 봉에 맞아 야구공처럼 날아갔다. 그때 바로 옆에서 들리는 날카로운 비명소리.


“꺄악!”


고개를 돌리니 차미나가 바닥에 넘어져 있고, 천송이가 옆에서 다가오는 좀비의 머리를 내리치고 있다. 하지만 세 마리의 좀비가 더 달려들고 있었다.


지오가 자세를 낮추며 좀비의 발목을 봉으로 후려갈겼다. 좀비 세 마리가 허공으로 붕 뜨더니 고꾸라졌다. 그중 한 마리가 팔을 뻗어 차미나의 발목을 잡으려 했다.


“대가리!”


빠각!


천송이가 그 좀비의 머리를 깨부수었다. 검붉은 피와 함께 뇌수인지 뇌 조각인지 모를 것들이 튀어나왔다.

지오는 그걸 보고 오바이트가 나올 뻔했다.

데쓰 매치에서는 사망하면 시신과 흔적이 바로 사라지지만, 탈출좀비열차에서 죽은 좀비는 이벤트가 종료될 때까지 사라지지 않았다.

왠지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일부러 연출하는 것 같았다.


차미나가 일어나며 지오에게 성깔을 부렸다.


“오빠, 도우려면 제대로 도와야지! 대가리를 때리라니까. 왜 발목을 때려! 쓰발, 잘못하면 내 발목에 스크래치 날 뻔했잖아!”


차미나의 옆에서 주위를 돌아보던 천송이가 눈을 크게 뜨며 검지를 내밀었다.


“저기, 그놈이다!”


천송이가 가리키는 방향에는 왕관을 쓴 키가 큰 좀비가 있었다.



 이름 : 좀비킹

 등급 : 5티어

 특성 : 언데드

 강점 : 복싱 기술 체화

 약점 : 머리

 기타 : 내구도가 강한 왕관 착용



‘복싱을 하는 좀비라!’


지오는 퍼뜩 주변을 살폈다. 바로 앞에는 좀비 6마리와 돌격대 10명이 뒤엉켜 싸우고 있고, 더 앞쪽에 채윤이 좀비킹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38006호 객차 안에는 죽은 좀비가 12마리, 서 있는 좀비가 7마리. 좀비는 총 34마리니까, 15마리는 이미 뒤쪽 객차로 넘어간 것 같았다.

돌격대 중에 3명이 좀비에게 물렸는지 한쪽에 기대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빨리 미션을 달성하지 못하면 저 사람들도 좀비로 변하겠지!’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서는 빨리 미션을 달성해야 한다. 그러려면 저 좀비킹을 처치해야 한다!


“학생들, 나랑 같이 좀비킹을 잡자!”


헤어롤 여고생 둘이 침을 찍 뱉으며 앞으로 나섰다.


“오빠는 대가리도 제대로 못 때리니까. 우리 뒤에 따라와요! 우리 둘이 먼저 잡아 볼 테니까!”


용감한 건지, 시건방진 건지 모를 일진 여고생 둘이 스테인리스 봉을 들고 앞으로 나갔다.

그때 뒤쪽 출입문이 열리면서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쏟아져 들어왔다.


“꺄아아악!”

“으아아악!”


이성을 잃은 사람들이 미친 듯이 뛰었다. 이 와중에도 싸가지를 밥 말아먹은 아가씨는 한마디를 하며 지나갔다.


“쓰발, 너희들 잘 좀 싸우지. 우리 칸에 좀비가 다 들어왔잖아!”


좀비를 뒤칸으로 일부러 보낸 것도 아닌데, 목숨 걸고 좀비와 맞서 싸우는 돌격대에게 이런 말을 하는 걸 보면, 정말 싸가지가 없기는 제대로 없는 아가씨였다.


좀비를 처리한 돌격대는 좌석 위로 몸을 피했지만, 몇몇은 좀비와 싸우다가 사람들에게 부딪쳐서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사람들이 앞칸으로 몰려갈 때 억지로 돌격대에 참가했던 허 병장과 조 상병은 김 일병만 남겨둔 채 사람들에 섞여 앞칸으로 도망을 갔다.

사람들을 쫓아서 들어온 좀비들도 사람들을 따라 앞칸으로 이동했다.


엄청난 소란은 순식간에 끝이 났다. 사람들과 좀비들이 파도처럼 빠져나가자 객차 안이 조용해졌다.

차미나가 좌석에서 내려오며 찡그린 얼굴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쓰발, 저것들은 싸울 생각을 안 해요!”


그런데 사람들이 지나간 후 좀비킹이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얘들아, 좀비킹 못 봤니?”

“그 왕관 쓴 새끼, 사람들을 따라 앞칸으로 갔어.”


지오가 있는 객차에는 10명의 돌격대만 남아있었다. 그새 돌격대에도 좀비에게 물린 사람이 2명 더 발생했고, 군인 2명은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대학생 1명과 아저씨 1명 그리고 밴드 청년 3명이 좀비에게 물린 채 쓰러지거나 좌석에 기대어 앉아있었다.


영화를 보면 좀비에게 물린 사람은 좀비로 변하기 전에 죽이는데, 탈출좀비열차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좀비로 변하기 전에 미션을 완료하고 밖으로 나가서 각성자 중 프리스트를 만나 치료를 받으면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때 이 문제로 살인이냐, 아니냐가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었다. 어쨌든 그래서 좀비에게 물린 사람은 그냥 내버려 두었다.


한쪽 구석에 모여 있는 밴드 청년 3명이 돌격대를 향해 손을 들었다. 엄지와 새끼손가락은 펴고 나머지 손가락은 접은 채로 힘겹게 입을 열었다.


“아이 러브 로큰롤!”

“로큰롤이여, 영원하라!”

“우린 울트라 세션, 위대한 로큰롤 베이비!”


로큰롤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저들을 살리기 위해서 지호는 빨리 미션을 완수하고 싶었다.

그때 채윤의 목소리가 들렸다.


“거기 뭐 합니까? 빨리 좀비킹 잡으러 갑시다!”


돌격대는 바로 5호차로 진입했다.


깨어진 광고판과 안내판 그리고 유리조각들이 바닥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금이 간 유리창은 곧 깨어질 것처럼 파르르 몸을 떨었다.

좀비는 보이지 않았고 좀비에게 당한 열두 명의 승객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돌격대는 그들을 지나쳐 다음 칸으로 이동했다.


4호차에는 6마리의 좀비와, 단검과 전기충격기를 든 사람들이 뒤섞인 채 싸우고 있었다.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세상이다 보니 사람들은 호신용 무기를 하나 정도 소지하고 있었다.


돌격대가 기합을 지르며 좀비를 향해 달려들었다.


“대에가리!”

“대가리!”

“대에가아리!”


어느새 돌격대는 천송이의 말대로 모두 좀비의 머리만 노리고 있었다. 순식간에 좀비 머리 6개를 깨부순 돌격대는 다음 객차로 이동했다.


3호차의 문을 열자 비명소리와 괴성이 난무했다.

객차에 가득 찬 사람들 속에 십여 마리의 좀비가 뒤섞여 날뛰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리저리 도망가며 비명을 내질렀다.

그 중에는 좀비킹도 있었다.


“저놈이다! 죽여!”


채윤의 고함과 함께 돌격대가 앞으로 나가려 했지만, 사람들에게 막혀 전진할 수가 없었다.


“비켜! 비키라고! 저놈을 잡아야 이 지랄 같은 게임이 끝난단 말이야!”


채윤이 큰소리로 외치며 길을 뚫으려고 애를 썼지만, 좀비와 싸우고 있는 사람들의 귀에는 그 소리가 제대로 와닿지 않았다.

그때 지오가 소리쳤다.


“모두 뒤칸으로 가세요! 뒤칸에는 좀비가 없습니다. 우리가 다 처리했습니다.”


지오의 목소리를 들은 몇 사람이 뒤쪽 문으로 빠져나갔다.

지오가 몇 번 더 큰 소리로 고함을 지르자, 좀비에게 붙잡히지 않은 사람들은 모두 뒤칸으로 이동했다.

채윤이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지오에게 엄지를 들어 보였다.


“꺄아악! 쓰발, 나 좀 살려줘!”


어디선가 많이 듣던 목소리! 명품백을 멘 아가씨가 좀비에게 잡혀 있었다. 저 아가씨는 살려 달라는 말도 참 싸가지 없게 했다.


“참, 졸라 싸가지 없는 게 꼭 우리 언니 같아서 안 되겠다!”


차미나가 봉을 들고 아가씨를 구하려고 나서는데, 천송이가 차미나의 팔을 붙잡았다.


“야! 싸가지도 없는데 왜 구해 주려는 건데? 너희 친언니도 아니잖아?”

“몰라!”

“아휴! 그래, 네가 아는 게 뭐가 있겠니!”


천송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차미나를 뒤따라갔다.


다른 돌격대도 좀비들과 전투를 벌렸다. 지오는 퀘스트를 완수하기 위해 다른 좀비를 피해 좀비킹에게 접근했다.

좀비킹이 봉을 들고 달려드는 대학생의 공격을 피하고 스트레이트 펀치를 날렸다. 뒤따라온 지오가 기합을 지르며 좀비킹의 머리를 향해 힘껏 봉을 휘둘렀다.


“대에가리!”


까앙!


스테인리스 봉이 좀비킹이 쓰고 있는 왕관에 맞고 스파크가 튀었다. 왕관은 단순히 좀비킹을 표시하는 것만이 아니고, 머리를 보호해 주는 역할도 하고 있었다.

지오는 포기하지 않고 연달아 봉을 휘둘렀다.


“대가리! 대가리! 대에가리!”


깡! 깡! 까앙!


“크아아아아!”


연속으로 머리를 맞은 좀비킹이 괴성을 지르며 지오의 봉을 붙잡았다. 놈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봉을 끌어당겼다.

지오의 몸이 주르륵 끌려갔다.


‘아, 쓰발 X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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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 뜨거운 불맛을 보여주마! +4 24.05.13 148 9 12쪽
13 13. 아니 이게 회사야, 군대야? +6 24.05.12 155 10 12쪽
12 12. 검색 엔진을 업그레이드하겠습니다 +3 24.05.12 155 11 11쪽
11 11. 받아라, 장풍! +3 24.05.11 163 11 12쪽
10 10. 야, 대가리 전도사! +3 24.05.11 177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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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 성검을 검색하겠습니까? +3 24.05.10 175 10 11쪽
7 7. 저 싸가지없는 년이 좀비가 됐네! +3 24.05.09 183 9 12쪽
» 6. 좀비는 대가리! +3 24.05.09 188 11 12쪽
5 5. 탈출좀비열차를 시작하겠습니다 +3 24.05.08 199 12 11쪽
4 4. 이제 나한테 다 죽었어! +4 24.05.08 214 11 13쪽
3 3. 좋은 세상에서 다시 봅시다! +4 24.05.08 222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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