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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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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7
최근연재일 :
2024.07.04 19:40
연재수 :
115 회
조회수 :
10,121
추천수 :
997
글자수 :
628,919

작성
24.05.17 21:10
조회
120
추천
10
글자
11쪽

23. 누가 나 좀 도와주세요!

DUMMY

“아니, 저 자식 저기서 뭐 하는 거야?”


출발하기 전에 노란색 꽃을 공략하라고 말했는데, 하윤이는 왜 저기서 삽질을 하고 있단 말인가?


“하윤아! 피해! 위험해!”


정신없이 아래만 보며 삽질, 아니 창질을 하고 있던 하윤이가 고개를 처들었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악어만 한 빨간 애벌레들의 천국!


‘이게 뭐야? 징그러운 애벌레들, 아니 이렇게 큰 게 애 벌레일 수 있나? 어른 벌레인가?


어쨌든 커다란 애벌레가 자신을 빙 둘러싼 채 꿈틀거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그때 가까이 다가온 한 마리가 입을 쩍 벌렸다. 입 안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수십 개나 있었다. 마치 입 안에 아래위로 톱을 달아 놓은 듯!


“뭐야? 이 새끼가 물려고 하네!”


하윤이가 창으로 입을 벌린 놈의 머리를 내리찍었다.

머리가 반토막이 난 레드웜이 파란 진액을 쏟아내며 동작을 멈췄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온 놈들이 모두 입을 쩍쩍 벌리기 시작했다.


블링크로 피하고 싶어도 2m 반경 안에는 피할 데가 없었다.

하윤이가 어금니를 깨물었다.


“좋다! 그럼 내가 조금 전에 익힌 부르나울의 창술을 보여주지! 제3초식 졸라 때리기!”


창대 끝을 두 손으로 쥐고 도끼로 장작을 패듯 아래로 내리찍었다. 창대가 휘청거리며 창날에 힘을 더 했다. 강력한 창날에 레드웜 한 마리가 몸이 반토막이 났다.


“우리 아버지가 벌레는 몽땅 다 때려잡으라고 하셨지. 이놈의 벌레 새끼들, 내가 네놈들을 다 잡아버릴 거다!”


하윤이는 창을 들어올리며 왼쪽으로 반 보를 움직이고 다시 창을 내리쳤다. 하윤이는 정말 레드웜을 모두 때려잡을 듯이 매우 빠른 속도로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기 시작했다.


한 바퀴, 두 바퀴, 세 바퀴······ 몇 바퀴를 돌았는지 모르겠지만 머리가 어지럽고 힘이 쏙 빠졌다.


“헥헥헥! 아이구, 죽겠네!”


하윤이의 주변에는 빨간 레드웜의 사체가 파란 피를 흘리며 성처럼 쌓였다.

죽이기도 많이 죽였지만 레드웜은 어디서 나오는지 끊임없이 나왔다. 이제 하윤이의 체력이 거의 바닥이 난 상태.

고블린 마을을 습격할 때부터 오늘 얼마나 많이 뛰었든가? 그리고 여기서도. 이제 더 이상 서 있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레드웜은 하윤이의 사정을 봐 주지 않았다. 어느새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가까이 다가온 레드웜 한 마리가 하윤이의 발을 물었다.


“우악!”


깜짝 놀라 발을 빼려고 하는데 놈이 전투화를 물고 놓아주지 않았다. 다급히 창으로 놈의 머리를 찔렀다.

놈이 고통을 못 이기고 입을 벌리는 순간 재빨리 발을 빼냈다. 놈의 입에 들어갔다 나온 전투화는 앞창이 사라지고 없었다.

또 다른 놈이 입을 벌리고 하윤이를 물기 위해 다가왔다. 방금은 반사적으로 창을 찔렀지만 정말 더 이상 창을 들고 있을 힘도 없었다.


“블링크!”


꾸물꾸물거리고 있는 레드웜의 몸통 위로 순간이동을 했다. 이동거리는 겨우 2m. 여전히 레드웜 무리 속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나타난 하윤이를 본 레드웜 한 마리가 입을 쩍 벌리고 달려들었다. 하윤이가 기겁을 하고 소리쳤다.


“블링크!”


한 번 더 이동을 해서 레드웜의 공격은 피했지만 이렇게 계속 도망만 다닐 수는 없었다.

블링크란 특성은 마나를 기반으로 해서 발현되는 것이다. 하윤이의 마나가 무한대가 아닌 이상 블링크도 계속 사용할 수는 없는 법.


자신의 상태창을 본 하윤이의 입에서 다급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어, 큰일이네! 마나가 다 되어 가는데!”


도저히 혼자서는 벗어날 수 없는 위기의 상황. 하윤이의 뇌리에 아버지가 하셨던 주옥 같은 명언 하나가 떠올랐다.


‘사람은 일단 살고 봐야 한다!’


고개를 끄덕인 하윤이가 목청껏 소리쳤다.


“누가 나 좀 도와주세요! 헬프 미! 에스오에스!”


죽으라고 고함을 지르는 하윤이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아, 쪽팔려!’



***



한편 지오는 하윤이가 레드웜을 때려잡는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곧바로 가운데 있는 나무를 향해 뛰었다.

중간에 지오를 향해 입을 벌리고 달려드는 레드웜도 있었지만 가능하면 피하고 뛰어넘었다.

분명히 저 노란 꽃만 어떻게 하면 될 것 같았기 때문에 구태여 이 징그러운 벌레들과 싸우고 싶지는 않았다.


나무 아래 도착한 지오가 주먹을 쥐고 칼날을 나무에 박아 넣었다. 이 나무가 얼마나 단단한지 테스트를 한 것이다.


푹!


“크르르르!"


날카로운 칼날이 나무에 박히자 린제이쿠스가 괴상한 소리를 냈다.

괴성 때문인지, 나무에 상처가 났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레드웜이 지오를 향해 몰려오기 시작했다.

뒤로 몇 걸음 물러난 지오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다시 한번 목표 달성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목표필달!”


지오가 나무를 향해 뛰었다. 나무 밑에서 점프를 해서 오른발로 나무줄기를 차고 한 번 더 위로 몸을 날렸다.

나무에 달라붙으면서 오른팔을 위로 뻗어 칼날로 나무를 찍었다. 오른팔을 있는 힘껏 당기며 두 발로 나무를 밀었다. 몸이 위로 치솟을 때 왼팔을 위로 뻗어 다시 나무를 찍었다.

설명은 길었지만 지오는 이 동작을 물 흐르듯이 연속으로 펼쳤다.


지오가 한 마리 짐승처럼 빠르게 나무를 기어오르고 있을 때, 너울거리는 노란 꽃잎 사이에서 허벅지 굵기의 주황색 수술이 마치 눈이라도 달린 것처럼 고개를 내밀었다.

수술의 끝이 파랗게 변하고 있었다.


린제이쿠스의 코어는 꽃잎 아래에 있는 씨방에 위치해 있다. 나무기둥처럼 생긴 줄기가 아파트 15층 높이인 것도 지상에서의 공격으로부터 코어를 보호하기 위한 것. 그리고 조류 등의 비행하는 적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수술에서는 레이저 빔을 발사한다. 마치 방공포처럼!


고개를 들다 우연히 그걸 본 지오의 등줄기에 소름이 쫙 돋았다. 검색창에서 본 정보가 떠올랐기 때문.

이 몬스터는 촉수 대포와 레이저 빔이 무기였다. 아무래도 파랗게 변한 수술에서 레이저 빔이 발사될 것 같았다.

지오는 나무에 매달린 채로 다급하게 백아와 흑아를 던졌다.


위로 날아간 백아와 흑아가 파랗게 변하고 있는 수술에 각각 꽂혔다. 단검에 맞은 수술은 마치 불에 데인 오징어 다리처럼 오그라들었다.

하지만 안도할 수는 없었다. 수술의 숫자는 열 개가 넘었고, 이미 완전히 파랗게 변한 수술도 세 개나 되었다.


끝이 파란색으로 변한 세 개의 수술은 회수된 백아와 흑아를 다시 던지기도 전에 동시에 번쩍거렸다.

그 순간 지오는 매달렸던 팔과 다리의 힘을 풀고 아래로 떨어졌다. 나무에 매달린 채로는 레이저 빔을 피할 자신이 없었다.


다행히 세 개의 레이저 빔은 지오를 피해 갔지만, 나무 아래에는 레드웜이 잔뜩 모여 있었다.

하윤이처럼 긴 무기가 없는 지오는 자신의 무릎 높이밖에 안되는 레드웜을 상대하기가 무척 불편했다.

짐승처럼 엎드려서 싸울 수도 없고!

일단 발로 한 마리를 걷어차고 백아와 흑아를 던져서 레드웜의 머리를 공격했다.


그때 하윤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누가 나 좀 도와주세요! 헬프 미! 에스오에스!”



***



한편 솔미와 수진이는 실드를 우산처럼 쓰고 린제이쿠스를 향해 전진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하윤이와 지오가 등판 위로 올라가자 촉수의 공격이 두 사람에게 집중되었다.


“우와, 이게 뭐야? 왜 갑자기 이렇게 많이 쏟아지는 거야?”

“언니, 이거 완전 소낙비인데요!”


비록 실드 마법으로 몸을 보호하고 있지만, 우산 썼다고 비를 안 맞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빗속을 걸으면 바지도 젖고 신발도 젖고 어깨에도 비를 맞기 마련이다.

두 사람이 바짝 붙어있기에 어깨에 독액이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땅바닥에 떨어진 독액은 사방으로 튀었다.


“앗, 으악! 신발에 튀었어!”

“악, 내 바지가 타요!”


비라면 맞으면서도 계속 갈 수는 있겠지만, 지금 두 사람에게 떨어지는 것은 비가 아닌 지독한 산성액!


“이대로는 계속 못 갈 것 같은데요?”

“수진아, 지금 뒤로도 못 가. 그러기에는 너무 많이 왔어!”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수진이의 눈에 등이 굽은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들어왔다.


“언니, 저 나무로 가서 숨어요!”


수진이가 가리키는 나무를 보고 솔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저기로 가자!”


다행히 두 사람은 린제이쿠스와 3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나무 뒤에 몸을 숨겼다. 비록 신발과 바지에는 구멍이 숭숭 났지만!


“큰일이네! 우리가 괜히 보스를 잡자고 했나 봐!”


솔미는 저 위에 올라간 두 사람이 걱정되었다.


“그래도 지오 선배와 하윤이가 올라갔으니까 어떻게 되지 않을까요?”

“수진아, 보스 몬스터를 둘이서 잡을 수 있겠니? 우리가 도와줘야 하는데!”


수진이가 자신의 스태프를 내밀며, 다른 손으로 솔미의 등에 걸린 은빛 활을 가리켰다.


“여기서 도와주면 되죠!”


솔미가 아차하는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난 활을 쏘고, 넌 파이어볼을 날리면 되겠네!”


지금까지는 산성 독액을 막기 위해 실드를 치고 있는 바람에 공격을 못했지만, 나무 뒤에 숨은 두 사람은 이제 공격이 가능해졌다.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누가 나 좀 도와주세요! 헬프 미! 에스오에스!”


수진이가 목소리의 주인을 바로 알아맞혔다.


“하윤이다!”

“빨리 도와주자!”

“그런데, 보여야 도와주지. 여기서는 안 보이는데?”


키가 조금 더 큰 수진이가 발뒤꿈치를 들어올려도 하윤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 나무 위로 올라가! 내가 밑에서 밀어 줄게.”

“네, 알았어요.”


유도를 했던 솔미는 여자지만 힘이 좋았다. 수진이를 어깨에 태운 채 그대로 일어섰다. 수진이는 솔미의 어깨를 밟고 나무 위로 올라갔다.

수진이의 눈에 푸른 초원처럼 보였던 린제이쿠스의 등판이 온통 빨갛게 보였다. 수진이가 몸서리를 치며 소름이 돋아난 팔뚝을 박박 긁었다.


“으악! 뭐 저런 게 바글바글해!”


수진이가 뭘 보고 있는지 모르는 솔미는 수진이를 독촉했다.


“수진아, 빨리 쏴!”

“네! 알았어요.”


수진이가 정신을 차리고 바로 스태프를 앞으로 내밀었다.


“파이어볼!”


스태프에서 붉은 빛이 빛나며 노란색의 파이어볼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날아가는 파이어볼을 보고 수진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불 색깔이 노랗지?”



***



노란색 파이어볼이 하윤이 옆에 떨어졌다. 하윤이를 한 입 베어 물려던 레드웜 한 마리가 재수없게 등에 파이어볼을 맞았다.

주먹 두 개를 합친 크기의 노란색 불덩어리는 솜에 불이 붙은 것처럼 순식간에 레드웜 한 마리를 집어삼켰다.

한순간에 불덩어리가 된 레드웜이 꿈틀거리며 회색 연기를 피어 올렸다. 연기와 함께 구수한 냄새가 바람을 타고 번져 나갔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고기 타는 냄새를 맡아서일까? 주변에 있던 레드웜들이 불타고 있는 레드웜을 향해 모여들었다.


마치 나방이 불을 보고 달려들 듯이!



작가의말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내일은 결혼식이 두 건이나 있어서 오전에 24화와 25화 모두 연재할 예정입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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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 병아리 네 마리 무사귀환 했습니다! +5 24.05.19 122 10 11쪽
25 25. 정말 죽을 뻔했다 +4 24.05.18 120 10 11쪽
24 24. 노란 꽃을 공략하라고 했잖아! +3 24.05.18 119 10 12쪽
» 23. 누가 나 좀 도와주세요! +5 24.05.17 121 10 11쪽
22 22. 아니, 저 자식 저기서 뭐 하는 거야? +3 24.05.17 129 10 11쪽
21 21. 보스 한번 잡아봅시다! +3 24.05.16 124 10 12쪽
20 20. 그래, 사랑은 개코나! +5 24.05.16 132 10 11쪽
19 19. 우리가 던전을 발견한 것 아닙니까? +3 24.05.15 136 10 11쪽
18 18. 권솔미 대리를 구하러 갑니다 +4 24.05.15 138 10 12쪽
17 17. 여기를 통과할 방법이 있습니다! +6 24.05.14 143 10 12쪽
16 16. 이게 돌이 아니고 몬스터라고? +3 24.05.14 152 10 11쪽
15 15. 내 코인은 내가 지킨다 +3 24.05.13 163 10 12쪽
14 14. 뜨거운 불맛을 보여주마! +4 24.05.13 153 9 12쪽
13 13. 아니 이게 회사야, 군대야? +6 24.05.12 160 10 12쪽
12 12. 검색 엔진을 업그레이드하겠습니다 +3 24.05.12 160 11 11쪽
11 11. 받아라, 장풍! +3 24.05.11 168 11 12쪽
10 10. 야, 대가리 전도사! +3 24.05.11 182 10 12쪽
9 9. 제가 좀비가 안됐습니까? +4 24.05.10 181 10 12쪽
8 8. 성검을 검색하겠습니까? +3 24.05.10 180 10 11쪽
7 7. 저 싸가지없는 년이 좀비가 됐네! +3 24.05.09 188 9 12쪽
6 6. 좀비는 대가리! +3 24.05.09 192 11 12쪽
5 5. 탈출좀비열차를 시작하겠습니다 +3 24.05.08 205 12 11쪽
4 4. 이제 나한테 다 죽었어! +4 24.05.08 221 11 13쪽
3 3. 좋은 세상에서 다시 봅시다! +4 24.05.08 229 11 12쪽
2 2. 부디 나를 원망하지 마라! +4 24.05.08 298 13 13쪽
1 1. 여러분을 데쓰 매치로 초대합니다! +11 24.05.08 542 1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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