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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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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7
최근연재일 :
2024.06.30 14:31
연재수 :
1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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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96
추천수 :
972
글자수 :
606,543

작성
24.05.10 08:10
조회
174
추천
10
글자
11쪽

8. 성검을 검색하겠습니까?

DUMMY

창문 너머로 보이는 광경은 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쓰러져서 사지를 꿈틀거리고 있는 끔찍한 모습이었다.


퉁!


뭔가 떨어지는 소리에 정신을 차린 지오는 출입문을 힘껏 밀었다. 조금 전까지 열리지 않던 문이 쉽게 열렸다.

지오의 뒤에 서 있던 아저씨가 크게 소리쳤다.


“문이 열렸다. 빨리 들어갑시다!”


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못 들어가요. 저 안에 있던 사람들이 다 좀비가 됐어요.”


지오의 뒤에 있던 사람들은 감히 2호차에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미션을 완수해야 하는 지오는 혼자 용감하게 2호차 안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짙은 피비린내가 코 속으로 밀려 들어왔다. 속이 울렁거리는 것이 토악질이 나올 것 같았다.


문 앞에는 싸가지없는 아가씨에게 봉변을 당했던 아저씨가 봉을 붙잡고 쓰러져 있었다.

그 아저씨가 간절한 눈빛으로 지오를 봤다.


“빨리 미션을······!”


아저씨는 끝내 말을 다 하지 못하고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지오의 귀에 온갖 괴성들이 들려왔다.


“클클, 크엑!”

“키약, 크르르륵!”


쓰러져 있던 사람들이 좀비로 변신을 마쳤는지 머리를 비틀며 하나둘 일어서고 있었다.

달랑 수리검 하나 들고 이 객차를 뚫고 지나간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였다. 저 많은 좀비들을 단칼에 베고 지나갈 수 있는 무기가 필요했다.


’판타지소설이나 게임에서 나오는 성검이 있다면······!’


지오의 눈앞에 반투명한 창이 생기더니 메시지가 나타났다.


[성검을 검색하겠습니까?]


‘어라, 이건 또 뭐야? 특성이 검색이라더니 눈에 보이는 것 말고도 검색을 할 수 있는 건가?’


듣보잡 특성인 검색에 대해 지오도 아직 아는 게 별로 없었다. 어쨌든 생각을 길게 할 시간은 없고 일단,


“예스!”


그러자 눈앞에 보이는 반투명 창에 단어들이 쭉 나열되었다.


[갈라틴, 그람, 뒤랑달, 발뭉, 사인검, 아론다이트, 아스칼론, 엑스칼리버······!]


‘이게 다 성검? 뭔 성검이 이렇게 많아? 이제 어떡해야 하지?’


많은 성검 중에서도 가장 익숙한 이름은 원탁의 기사에 나왔던 바로 그 검! 지오는 자신도 모르게 그 검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엑스칼리버!”


성검의 이름이 사라지고, 찬란하게 빛을 발하는 은빛 검신과 황금 손잡이를 가진 멋지게 생긴 칼 한 자루가 나타났다. 그 옆에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 이름 : 엑스칼리버

 용도 : 공격용 무기

 등급 : 전설

 옵션 : 신성력, 화염 마법, 뇌전 마법

 기타 : 아서 왕이 잠시 사용했음



엑스칼리버의 정보를 보던 지오의 입이 찢어질 만큼 크게 벌어졌다.


‘우와아아! 등급이 무려 전설이잖아!’


휴겜스는 아이템의 등급을 일곱 가지로 구분했다.


일반, 고급, 최고급, 희귀, 영웅, 전설, 신급!


전설 등급은 아직 한 번도 나타나지 않은 신급 바로 아래에 있는 등급이니 이 얼마나 대단한 아이템인가?

지오가 이런 상황에서도 입을 쩍 벌리고 놀라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전설 등급의 엑스칼리버는 그림의 떡일 뿐! 지금 필요한 것은 지오의 손아귀에 잡히는 진짜 검이었다.


지오의 뇌리에 총명탕을 마시고 얻은 스킬이 떠올랐다.

더 이상 생각하고 검색하고 망설일 시간 따위는 없었다. 지오는 뭔지도 모르는 스킬명을 외쳤다.


“카피!”


‘설마 종이에 프린트 되어서 나오는 건 아니겠지?’


지오가 마음을 졸이고 있는데 또 메시지가 나타났다. 시간도 없는데!


조건이 맞지 않아 카피의 질이 저하됩니다. 복제물은 본품의 일부 능력만 사용 가능하며, 3분 후에 소멸됩니다. 사용료 10,000골드.


‘이건 또 뭐야?’


별로 반갑지 않은 메시지가 떴지만, 어쨌던 카피라는 게 되기는 되는 모양이다. 그때 지오의 눈앞에 1m가 조금 넘는 은색의 칼 한 자루가 나타났다.


‘다행이다! 역시 종이에 프린트 되는 건 아니었어!’


지오가 안도의 한숨을 쉬며 칼을 쳐다봤다. 질이 저하된다더니 지오가 보기에는 멋지게만 보였다.

수리검을 인벤토리에 넣고 황금으로 된 손잡이를 양손으로 꽉 잡았다. 꽤 무거울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무겁지는 않았다.


이 칼도 3분 후에는 사라진다고 하니 더 이상 주저하거나 망설일 시간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를 악문 지오가 크게 기합을 내질렀다.


“목표필다아알!”


영업을 하면서 숱하게 외쳤던 구호, 목표필달!

자신에게 주어진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영업사원의 강렬한 집념이 담긴 한마디가 지오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지금 지오의 목표는 저 많은 좀비를 뚫고 기관실로 가서 좀비킹의 정강이뼈를 루시퍼에게 전하는 것!

은빛이 반짝이는 성검 엑스칼리버를 위로 치켜들고 좀비로 변한 사람들 속으로 뛰어들었다.


팔이 괴이하게 꺾인 아줌마 좀비, 한쪽 어깨가 축 처진 아저씨 좀비, 머리가 45도로 삐딱하게 서 있는 남학생 좀비, 허리를 반쯤 숙인 노인 좀비.

모두 양손으로 허공을 긁으며 입을 찢어지게 벌린 채 날카로운 송곳니로 지오를 물기 위해 발악을 하며 달려들었다.


아줌마 좀비의 배에 성검 엑스칼리버를 찔러 넣었다.


푸욱!


화르륵!


“크아아악!”


엑스칼리버에 찔린 통통한 아랫배에서 주황색 불꽃이 피어났다. 배에서 시작된 주황색 불꽃이 먹지가 타들어 가듯 빠르게 아줌마 좀비의 온몸으로 번져 나갔다.


‘이건 뭐야? 몸에 불이 붙잖아?’


불타는 아줌마 좀비 뒤에서 점프를 한 아저씨 좀비가 나타났다. 검을 빼서 그대로 위로 들어올렸다.


“케엑!”


뛰어내리던 아저씨 좀비의 가슴에도 주황색 불꽃이 타올랐다. 역시 불은 빠르게 번져 나갔다.


‘이제 대가리만 공격할 필요가 없네!’


그 순간 오른쪽에서 남학생 좀비가 달려들었다. 가슴에 박힌 엑스칼리버를 그대로 사선으로 그었다. 아저씨 좀비의 가슴을 자르고 나온 검이 학생 좀비의 팔을 잘랐다.

팔이 잘려 나가며 잘린 부위에 불이 붙었다. 남학생 좀비가 괴성을 지르며 몸부림을 쳤다.


“캬아아아!”


그때 무언가가 지오의 발목을 붙잡았다. 바닥을 기고 있는 노인 좀비의 손.

엑스칼리버의 은빛 검신이 노인 좀비의 팔 위로 떨어졌다. 반쯤 잘린 팔목에 불이 붙었다. 좀비가 불붙은 자신의 팔을 보며 괴성을 내질렀다.


“쿠아아아악!”


한순간에 좀비 4마리를 죽였다. 놀랍게도 성검 엑스칼리버에 스치는 것만으로도 좀비의 몸에 주황색 불꽃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 불꽃은 순식간에 좀비를 태워 재로 만들었다.


그러나, 한 걸음을 옮기는 것도 힘이 들었다.

계속 몰려드는 좀비를 그 자리에서 베고 찌르고, 또 베어야 했다. 대여섯 번 넘게 엑스칼리버를 휘두른 후에 겨우 한 걸음을 전진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무겁지 않던 엑스칼리버가 한 걸음씩 전진할 때마다 점점 무거워졌다. 하지만 지오는 오로지 목표필달을 생각하며 힘겹게 한 걸음씩 앞으로 전진했다.


지오가 머무는 자리에는 주황색 불꽃이 화려하게 피어났고, 지오가 지나간 길에는 검은 재가 쌓여 길을 만들었다.

결국 백여 마리의 좀비를 해치우고 간신히 2호차의 끝에 가까워졌다. 싸우기는 한 시간 넘게 싸운 것 같은데 아직 3분이 채 지나지 않았다.


1호차로 통하는 문 앞에 배가 불룩한 좀비 두 마리가 지오를 노려보고 있었다.

한 마리는 양복 칼라에 금 배지를 달고 있는 남자 좀비였고, 한 마리는 반짝이는 로즈아잘레색 백을 메고 있는 아가씨 좀비였다.

바로 그 싸가지 없던 아가씨가 좀비가 된 모양이다. 그런데 아가씨 좀비가 사람의 피를 얼마나 빨아먹었는지 배가 임산부처럼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었다.

배가 불룩 나온 좀비 두 마리가 동시에 달려 들었다.


지오가 들고 있는 성검 엑스칼리버가 수명을 다해가는 형광등처럼 껌벅거렸다.


‘3분이 다 된 모양이네!’


마음이 다급해진 지오는 곧바로 좀비를 향해 엑스칼리버를 휘둘렸다.

양손을 앞으로 내밀고 달려오던 금뱃지 좀비의 팔이 잘려 나갔다. 잘린 부위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며 곧바로 주황색 불꽃이 피어났다.


아가씨 좀비는 재빠르게 지오를 지나친 후 지오의 뒤를 노렸다.

금뱃지 좀비를 처리한 지오가 바로 뒤돌아서며 달려드는 아가씨 좀비의 가슴에 검을 박았다.

아가씨 좀비의 가슴에도 주황색 불꽃이 피어났다. 그리고 가슴에 박힌 엑스칼리버가 흐릿해지더니 사라지고 말았다.


힘이 다 빠진 지오는 앞칸으로 가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아가씨 좀비의 가슴에 핀 주황색 불꽃은 가슴에 달린 브로치 마냥 그대로 있다가 그냥 꺼져버렸다.


“퀘에쉐퀴이!”


왠지 욕처럼 들리는 괴성을 지른 아가씨 좀비가 펄쩍 뛰어서 지오의 뒤를 덮쳤다.


괴성에 놀라 지오가 뒤를 돌아봤다. 바로 눈앞에 찢어질 듯 벌어진 아가리와 날카로운 이빨이 있었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며 왼손으로 목을 물려는 아가리를 막고, 오른손에 수리검을 소환했다.


아가씨 좀비가 지오의 왼손을 물었다. 지오는 수리검으로 좀비의 목을 내리쳤다. 목이 3분의 1 정도 잘린 좀비가 지오에게서 떨어졌다.

아가씨 좀비는 공포 영화에서 본 한 장면처럼 덜렁거리는 머리를 양손으로 잡더니 바로 세워서 마치 머리를 목에 끼워 넣는 것처럼 흔들어 댔다.


그때 열차에서 방송이 나왔다.


“인간 백 명의 피를 흡입한 좀비퀸이 탄생했습니다. 그래서 추가 이벤트가 발생합니다. 좀비퀸의 배에서 자라고 있는 제4세대 좀비를 죽이세요! 만약 못 죽이면 다음부터는 좀 더 강력해진 제4세대 좀비를 만나게 될 겁니다. 킬킬킬킬! 참, 성공하면 추가 보상이 주어집니다.”


지오가 배가 볼록한 아가씨 좀비를 쳐다봤다.



 이름 : 좀비퀸

 등급 : 5티어

 특성 : 언데드

 강점 : 스피드, 독침, 회복력

 약점 : 머리

 기타 : 제4세대 좀비가 배 속에서 자라고 있음



싸가지없는 아가씨 좀비가 좀비퀸이었다.

지오까지 모두 백 명의 피를 흡입했다. 그러니 저렇게 배가 볼록한 거였다. 아니 임신을 해서 그런가?

어쨌든 회복력이 강점인 좀비퀸은 어느새 머리를 붙이고 지오를 향해 달려들었다.


좀비에게 왼손을 물린 지오는 서둘러 좀비킹의 정강이 뼈를 루시퍼에 전달해야 하는데, 좀비퀸이 계속 달려드는 바람에 1호차로 갈 수가 없었다.

좀비퀸은 다른 좀비들보다 훨씬 빠르고 강했다. 좀비퀸이 찍찍 내뱉는 까만 침은 객차의 바닥과 스틸 의자를 녹였다. 침이 닿은 자리에는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좀비퀸의 더럽고 무서운 침을 피하며 수리검의 회수를 몇 번이나 시도했지만, 너무 빨리 움직이는 바람에 머리통을 박살내지는 못했다.


벌써 지오가 좀비에게 물린 지 3분이란 시간이 지났다. 좀비에게 물리면 보통 5분 후에 물린 사람도 좀비로 변한다.

좀비화의 속도는 좀비균의 양과 물린 부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어쨌든 지오에겐 시간이 별로 없었다.


그때 3호차와 연결된 문이 열리며 반가운 욕설이 들렸다?



작가의말

금요일이네요. 좋은 하루 되시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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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 뜨거운 불맛을 보여주마! +4 24.05.13 148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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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 야, 대가리 전도사! +3 24.05.11 177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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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성검을 검색하겠습니까? +3 24.05.10 175 10 11쪽
7 7. 저 싸가지없는 년이 좀비가 됐네! +3 24.05.09 183 9 12쪽
6 6. 좀비는 대가리! +3 24.05.09 187 11 12쪽
5 5. 탈출좀비열차를 시작하겠습니다 +3 24.05.08 199 12 11쪽
4 4. 이제 나한테 다 죽었어! +4 24.05.08 214 1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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