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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님의 서재입니다.

휴거게임 in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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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7
최근연재일 :
2024.06.30 14:31
연재수 :
1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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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84
추천수 :
972
글자수 :
606,543

작성
24.05.08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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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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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글자
13쪽

2. 부디 나를 원망하지 마라!

DUMMY

휴거게임이 시작되고 나서 인류는 각성이란 걸 하게 되었다.

루시퍼는 각성을 망각한 영혼에 대한 기억의 편린을 어렴풋이 떠올리는 상태라고 했다. 그리고 각성자가 사용하는 특이한 능력은 본래 그 영혼이 가지고 있던 능력의 일부분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각성자는 각성몽이라고 부르는 꿈을 꾸고 나서 각성을 했다. 아마 조금 전에 지오가 졸면서 꾼 이상한 꿈이 바로 그 각성몽이었던 모양이다.

각성을 하게 되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휴거게임관리시스템에서 각성 사실과 특성을 통보를 해 준다.


갑자기 각성을 통보받은 지오가 두 눈을 깜박거렸다. 그리고 이내 입꼬리가 축 내려갔다.


‘특성이 검색이라니?’


이건 듣도 보도 못한 특성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실망할 겨를도 없다. 이 데쓰 매치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일단 링 중앙에 있는 무기 중에 가장 좋은 것을 잡아야 한다!


무기를 향해 뛰고 있는 지오의 눈앞에 갑자기 반투명한 창이 나타났다. 8개의 칸에 각각 무기 그림과 글자가 들어있다.



[롱소드, 단검, 창, 활과 화살통, 권총, 전기충격기, 방패, 야구방망이]



후다다다닥!


모두 권총을 향해 달려들었다. 링 중앙에서 서로 머리를 부딪쳐가며 뒤엉켰다. 짧은 몸싸움 끝에 모두 무기를 하나씩 집어 들었다.

헤드 슬라이딩을 했던 문남호가 권총을 잡았고, 신태석은 야구 배트, 이광오는 전기충격기, 박민수는 롱소드를 챙겨서 링의 오른쪽 코너로 갔다.

권솔미는 단검, 김수진은 활과 화살통, 나하윤은 창 그리고 지오는 방패를 챙겼다. YB팀은 반대편으로 이동했다.


지오는 애당초 권총은 포기하고 남들이 잡지 않는 방패를 선택했다.

뛰어갈 때 눈앞에 나타난 글자를 다 읽을 순 없었지만, 무기 그림 옆에 있는 등급은 대충 봤었다. 방패만 노란색 글씨였고, 나머지는 검정색이었다.

휴거게임에서 검정색은 일반 아이템, 노란색은 고급 아이템을 나타낸다. 일반보다는 고급이 당연히 더 좋을 거라는 생각에 방패를 선택한 것이다.


역삼각형을 늘린 듯한 모양의 은빛 쇠로 만든 방패.


지오가 방패를 보고 있자, 눈앞에 또 반투명한 창이 나타났다. 특성이 검색이라더니 그래서 이런 게 나타나는 모양이다.



 이름 : 카이트 실드

 용도 : 방어구

 등급 : 고급

 기타 : 모서리가 뾰족하고 옆면이 날카로움



마치 게임에서 아이템 정보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때 지오의 귀에 천사처럼 아름다운 여성의 음성이 들렸다. 조금 전 각성을 알려 준 바로 그 목소리였다.


“각성 축하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 데쓰 매치에서 두 명을 죽이고 살아남으세요. 보상은 고급 등급의 아이템 박스 1개입니다.”


이것도 휴겜스에서 보낸 알림음이다. 사람들은 휴거게임관리시스템을 줄여서 휴겜스라고 불렀다.

이 시스템은 각성자에게 퀘스트를 주고, 이를 달성하면 보상을 제공했다. 다행히도 퀘스트를 실패해도 별도의 페널티를 주지는 않았다.


한 명을 죽이든 두 명을 죽이든 이 데쓰 매치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상대편을 모두 죽여야 한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상대팀이 된 문남호 대리가 장난 아니게 강하다는 것이다. 그는 대학교도 체육학과를 나왔고, 군대도 해병대를 제대했다. 요즘은 취미로 격투기 체육관을 다닌다.

반면, 지오의 팀은 젊기는 하지만 여자가 2명이다. 그렇다고 지오가 무술을 배웠거나 싸움을 잘 하는 것도 아니다.


주변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과연 누가 살아남을까?”

“야, 뻔하지! 문 대리가 권총을 잡았으니, 대두가 있는 편이 이기겠지!”

“아, 수진이가 죽으면 안 되는데 어떡해!”


다른 직원들은 링 주변을 둘러싼 채 곧 벌어질 죽음의 결투를 기다렸다. 마치 권투 시합을 구경하러 온 것처럼!

3년 동안 벌어졌던 각양각색의 휴거게임 이벤트에 사람들은 이제 익숙해져 버렸다. 그저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으로 뉴스에 나오는 이벤트를 보며 즐기기까지 했다.


사실 지오도 그랬지만, 이젠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머리를 굴려야 했다.


‘전투력에서는 분명 뒤진다. 그러면 이기기 위해서 전략을 잘 짜야 한다!’


직위는 권솔미 대리가 가장 높지만, 그렇다고 이런 전투에서 리더를 맡길 수는 없다.

군대도 갔다 왔고, 롤플레잉 게임도 해 봤고, 판타지 소설도 많이 읽은 지오가 리더를 해야 할 것 같았다.

지오는 주저하지 않고 지시를 내렸다.


“내가 맨 앞에서 탱크 역할을 할게. 하윤이는 내 뒤에 있다가 내가 방패로 막는 순간 인정사정 보지 말고 창을 찔러 넣어! 그리고 솔미 선배와 수진이는 우리 뒤에 서고, 수진이는 내가 말하면 바로 화살을 쏴. 원거리 무기는 붙어버리면 아무 소용이 없어. 알았지?”


막내인 나하윤이 창으로 바닥을 쿵쿵 찧으며 자신감을 내비치었다.


“선배, 저만 믿으십시오! 제가 특수부대 출신이라니까요.”


나하윤은 자신이 특수부대를 나왔다고 했지만, 아무도 그 말을 믿지 않았다. 하윤이의 몸매는 그러기에는 너무 날씬했다.


‘저런 몸매로 무슨······?’


“그럼 네가 문 대리 맡을래?”

“좋습니다. 문 대리는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지오가 농담으로 한 말인데 하윤이는 자신 있게 대답했다. 그러자 하윤이의 1년 선배인 김수진이 끼어들었다.


“어휴! 하윤아, 조심해! 그러다가 네가 제일 먼저 간다!”

“으하하하! 수진 선배, 우리 아버지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나이 한 번 죽지 두 번 죽냐!”


‘헐, 요즘 애들은 왜 이래? 미친 거 아냐?’


지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교통정리를 했다.


“자, 그만 이야기하고 빨리 내가 말한 대로 자리를 잡으세요!

“그래, 지오가 우리 팀의 팀장이다. 그러니 모두 지오의 말을 따라!”


권솔미가 지오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넵! 아버지가 말씀하시길, 선배 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고 했습니다. 하하하!”


웃으며 다가오는 하윤이를 보며 지오는 눈살을 찌푸렸다.


‘헐! 저 자식, 지금 이런 상황에서도 농담이 나와?’


어쨌든 나하윤이 자리를 잡자, 권솔미와 김수진도 뒤에 자리를 잡고 무기를 만지작거렸다.


“솔미 선배는 무기가 단검이니까 일단 숨어있다가 허점이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공격하세요!”

“그래, 나는 가까이 오는 사람을 맡을게!”


지오는 여자인 권솔미에게 근접 전투를 지시한다는 게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권솔미의 대답에는 왠지 힘이 들어 있었다.


한편 OB팀에서는 신태석이 문남호에게 지시를 내렸다.


“남호야, 네가 가서 권총으로 모두 죽여! 이건 한 팀이 모두 죽어야 끝나는 데쓰 매치야! 우리가 쟤들을 죽이지 않으면 루베가 우리를 모두 죽일 거야!”


데쓰 매치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 사람들은 상대편을 죽이라는 루시퍼의 말을 따르지 않았다. 그랬더니 화가 난 루시퍼가 단숨에 데쓰 매치에 참가한 사람을 모두 얼려서 죽여 버렸다.

그런 일이 몇 번 발생하고 나서 데쓰 매치에 걸린 사람들은 상대를 죽이기 위해 달려들 수밖에 없었다. 그래야 몇 명이라도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

데쓰 매치에서 벌어진 살인은 사회나 국가가 죄를 묻지 않았다. 인간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자연재해와 같은 현상이라 여겼다.


문남호가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아무래도 총에 맞아 죽는 게 제일 덜 고통스러울 겁니다.”


대흉근이 그대로 드러나는 흰색 라운드 티와 허벅지가 터질 듯한 청바지를 입은 문남호가 권총을 들고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 나왔다.


YB팀 앞에 저승사자처럼 선 문남호.

자신이 죽여야 할 팀원들의 얼굴을 차례로 훑어보다 김수진과 눈이 마주쳤다. 문남호가 고개를 돌리며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휴! 미안하다! 다 알겠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를 원망하지 마라!”


문남호가 천천히 두 손으로 권총을 들어올릴 때 지오가 소리쳤다.


“수진아, 쏴!”


화살을 겨냥하고 있던 김수진이 시위를 놓았다. 화살통에 들어있는 다섯 대의 화살 중 하나가 문남호를 향해 날아갔다.


쒜엑!


문남호는 반사적으로 방아쇠를 잡아당겼다.


탕!


커다란 총성과 함께 두 사람이 비명을 질렀다.


“꺄악!”

“으악!”


활을 든 김수진이 넘어질 듯 비틀거렸다.

수진이가 쏜 화살은 문남호의 옆을 지나 뒤에 서 있던 신태석의 어깨에 박혔다.


김수진은 차마 문남호를 향해 화살을 쏠 수 없었다. 사실 두 사람은 얼마 전부터 썸을 타고 있었다.

시위를 당긴 수진이는 문남호가 아니라 그 뒤에 있는 인간 같지도 않은 머리가 큰 남자를 보고 있었다.

남의 얼굴에 더럽게 침이나 튀기며, 기분 나쁜 말을 함부로 내뱉는 대두에게는 화살이 아니라 총을 쏘아도 전혀 거리낌이 없을 것 같았다.


문남호는 화살을 맞은 신태석에게 돌아갔고, 나하윤이 비틀거리는 김수진을 붙잡았다.


“선배!”


하윤이는 총 맞은 곳을 찾기 위해 김수진의 몸을 재빠르게 살폈다. 하지만 피가 흐르는 곳은 보이지 않았다. 오른쪽 이마가 빨갛게 부은 것 말고는 별 이상이 없었다.


“수진 선배, 괜찮아요? 정신 차려봐요! 피는 안 나요.”


하윤이가 수진이를 흔들자 죽은 듯이 눈을 감고 있던 수진이가 신음을 흘리며 눈을 떴다.


“으으으, 나 안 죽었어?”


김수진은 총소리와 함께 자신의 이마에 엄청난 통증이 느껴지는 순간 죽는 줄로만 알았다. 이마를 만지던 김수진의 얼굴이 차갑게 변했다.


‘남호 오빠가 나를 쐈어!’


자신을 버리고 신 부장 편에 가버린 배신자! 그럼에도 자신은 바로 앞에 있는 문남호를 쏠 수 없었다. 그런데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머리를 향해 총알을 날렸다.

김수진은 자신이 냉혹한 데쓰 매치의 링 위에 서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깨달았다.


한 번의 교전 후에 YB팀은 수진이 때문에, OB팀은 신태석 때문에 서로 공격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신태석은 붉은 피가 흘러나오고 있는 어깨를 손으로 부여잡은 채 인상을 찡그렸다.


“남호야, 이 화살 빼야 하는 거지?”


문남호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안됩니다. 화살촉에 미늘이 있으면 출혈이 더 커집니다. 좀 있다가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게 좋겠습니다.”


신태석이 큰 머리를 끄덕이더니 피 묻은 손가락으로 YB팀을 가리켰다.


“남호야, 쟤들 다 죽여버려! 알지? 이건 어쩔 수 없는 거야!”


문남호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YB팀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죽은 줄만 알았던 김수진이 멀쩡하게 서 있었다.


“분명 수진이의 머리를 맞췄는데······?”


문남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권총에서 탄창을 분리했다.


“아 쓰발, 이게 뭐야? 비비탄이잖아! 총소리는 분명히 들었는데···?”


천장에서 문남호를 보고 있던 루베가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문남호의 짜증 섞인 목소리는 지오의 귀에도 들렸다.


‘그럼, 그렇지! 진짜 권총이면 등급이 고급은 되었겠지!’


문남호가 권총을 버리고 신태석의 무기였던 야구 배트를 잡고 다시 걸어 나왔다.


“우와! 문 대리 포스, 장난 아닌데! 철인부대에 나오는 남자들 보는 것 같은데!”


링 밖에서 구경을 하고 있던 회사 사람들은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촬영하기도 하고, 자기들끼리 열심히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저 문남호 선배를 검색할 수 없을까? 약점이라도 알 수 있다면······!’


지오의 눈앞에 반투명한 창이 생겨났다. 걸어오는 문남호의 모습이 네모난 창의 왼쪽에 있고, 오른쪽에는 글자가 보였다.



 이름 : 문남호

 강점 : 미각성자 중 전투력 우수

 약점 : 좌측 무릎과 발목 관절에 만성 염증

 무기 : 야구 배트(일반)



‘왼쪽 무릎과 발목이 약점이다!’


“모두 준비! 문 대리가 온다. 하윤아, 내가 막으면 넌 왼쪽 다리를 찔러! 알았지?”

“걱정하지 마세요. 문 대리는 제가 잡겠습니다!”

“아서라, 그냥 창이나 잘 찔러!”

“제가 문 대리보다 강합니다!”


‘아휴! 요즘 애들은 왜 이래?”


누가 봐도 근육남인 문남호와 호리호리한 나하윤은 게임이 안 될 것 같은데, 왜 이리 고집을 피우는지 모르겠다.


눈썹이 옅고 눈이 푹 꺼진 문남호가 한 마리 맹수처럼 뛰어왔다. 10m의 거리는 단숨에 좁혀졌다. 달리던 속도 그대로 들고 있던 야구 배트를 내리쳤다.


콰과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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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 여기를 통과할 방법이 있습니다! +6 24.05.14 138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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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 내 코인은 내가 지킨다 +3 24.05.13 157 10 12쪽
14 14. 뜨거운 불맛을 보여주마! +4 24.05.13 147 9 12쪽
13 13. 아니 이게 회사야, 군대야? +6 24.05.12 154 10 12쪽
12 12. 검색 엔진을 업그레이드하겠습니다 +3 24.05.12 155 11 11쪽
11 11. 받아라, 장풍! +3 24.05.11 163 11 12쪽
10 10. 야, 대가리 전도사! +3 24.05.11 176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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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 성검을 검색하겠습니까? +3 24.05.10 174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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