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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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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7
최근연재일 :
2024.06.30 14:31
연재수 :
1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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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972
글자수 :
606,543

작성
24.05.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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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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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12쪽

17. 여기를 통과할 방법이 있습니다!

DUMMY

지오가 검색한 몽돌처럼 생긴 몬스터의 정보는 다음과 같았다.


이름 : 리톱스(lithops)

등급 : 1티어

특성 : 식물형 몬스터

강점 : 강력한 폭발력

약점 : 부동형(不動形)

기타 : 자갈을 밟지 마세요



오렌지색 꽃이 피어 있는 선인장처럼 생긴 식물도 검색을 했다.



 이름 : 코노피튬(conophytum)

 등급 : 1티어

 특성 : 식물형 몬스터

 강점 : 강력한 폭발력

 약점 : 부동형

 기타 : 향기에 현혹되지 마세요



둘 다 식물인데 폭발을 하는 식물이다. 폭발이란 강력한 무기를 가졌지만, 움직이지 못하는 부동형 몬스터여서 등급은 1티어밖에 안 되었다.


그때 여의주 길드장이 명령을 내렸다.


“구대본, 김경수, 신종현! 너희들이 위로 올라가서 이 자갈밭이 어디까지 펼쳐 있는지 한번 보고 와!”

“네!!!”


세 사람은 비행 스킬이 있는 헌터였다. 그 중에는 조금 전에 지오를 치고 지나갔던 남자도 있었다.

앞으로 나온 세 사람이 하늘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한 명은 계단을 오르듯 허공을 밟으며 위로 올라갔고, 나머지 2명은 등에서 날개가 돋아나더니 커다란 날개를 펼치고 날아올랐다.


세 사람의 헌터가 자갈밭 위로 50m 정도 올라갔을 때, 자갈밭 왼쪽 멀리 떨어진 곳에 우뚝 솟아 있는 커다란 나무에서 뭔가 날아올랐다.

새인가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연두색의 덜 익은 밤송이처럼 생긴 열매였다.

그 열매 십여 개가 비행하고 있는 세 사람을 향해 미사일처럼 날아갔다.


“어, 저건 뭐야?”

“일단 피하고 보자!”

“우씨, 뭐가 이렇게 많아!”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체를 나름 피한다고 피했지만, 자갈밭에 드문드문 서 있는 다른 나무들도 밤송이를 날리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날아오는 밤송이를 모두 피할 수는 없었다.

지오를 치고 갔던 남자가 밤송이에 맞았다. 그 순간!


퍼펑, 퍼엉, 펑!


연두색 밤송이도 폭탄이었다. 요란한 폭발 소리에 세 사람의 내지르는 비명은 들리지도 않았다.

폭발에 휘말린 세 사람은 아래로 추락했고, 리톱스와 코노피튬에 부딪치는 순간 또 다시 폭발이 일어났다.


쾅, 콰콰쾅!


세 사람이 산산조각이 나며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주위에 있던 리톱스가 붉은 피를 빨아들이고, 코노피튬의 오렌지색 꽃이 빨갛게 변했다. 터져 버린 연두색 밤송이는 시신 속에 파고 들어 싹을 틔웠다.


“우와, 무서워라! 세상에 뭐 저런 식물들이 다 있어?”

“너무 끔찍해!”

“밤(Bomb)이 왜 영어로 폭탄인지 알겠습니다!”


세 사람이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지오는 밤송이를 던진 나무를 검색했다.



 이름 : 밤트리우루스(bombtreeurus)

 등급 : 2티어

 특성 : 식물형 몬스터

 강점 : 폭탄 발사

 약점 : 부동형, 비행체만 공격

 기타 : 함부로 날지 마라



밤트리우루스는 식물형 몬스터인데 리톱스나 코노피튬보다 등급이 높은 2티어 몬스터였다.

원래 2티어 몬스터는 이동형 식물인데, 밤트리우루스는 폭탄을 발사할 수 있어서 2티어로 분류된 것 같았다.


남아있는 여의주 길드원들은 자기들끼리 모여 의논을 했다. 잠시 후 길드장이 한효린이 있는 곳으로 걸어왔다.


“우리는 일단 밖으로 나가서 이 지대를 통과할 방법을 찾아서 다시 진입할 거요. 따라오려면 따라오고 아니면 여러분이 알아서 하세요!”


벌써 길드원을 5명이나 잃은 여의주 길드는 더 이상 모험을 하기 싫었다. 그래서 핑계를 대고 게이트를 빠져나가려는 것이다.


여의주 길드가 왔던 길을 되돌아가자, 경보실 대원들이 말없이 한효린을 쳐다봤다. 말은 안 해도 모두 우리도 나가야 하지 않겠냐는 눈빛이었다.


걸어가지도 못하고 날아가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저기를 통과해서 갈 수 있겠는가?


그때 지오가 입을 뗐다.


“여기를 통과할 방법이 있습니다!”


한효린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지오의 얼굴을 쳐다봤다.

도저히 통과할 수 없는 폭탄 지역 때문에 다섯 명의 대원을 잃은 여의주 길드마저 돌아갔다. 비록 경영층의 지시가 있었지만 한효린도 이제 어쩔 수 없이 포기를 하려 했다.

그런데 오늘 경보실에 배치된 신병, 아니 사원이 여기를 통과할 방법이 있다고 말한다.

그 사원은 영등포공장에서 탱크로리를 몰고 나가서 엄청난 폭발을 일으킨 안지오. 바로 그 사원이었다.


“뭐? 정말이야?”


하태산이 깜짝 놀라 되물었고, 모두의 시선이 지오에게 모여 들었다.

지오는 어릴 때부터 가끔 기발한 아이디어를 잘 떠올릴 때가 있었다.


“자갈과 꽃이 핀 식물은 움직이지 못합니다. 그리고 저 밤송이 나무는 비행 물체에만 반응합니다.”


한효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것 같긴 한데, 그래서?”


지오가 손가락으로 주변에 있는 굵기가 한 아름은 될 것 같은 나무를 가리켰다.


“저 나무들을 베어서 굴리는 겁니다. 그러면 나무가 지나가며 폭발이 일어나 폭발물이 제거되는 거죠! 나무 몇 개만 굴리면 우리가 지나갈 수 있는 통로가 생길 겁니다.”


하윤이가 큰소리로 감탄사를 내뱉었다.


“오! 굿 아이디어! 실장님, 빨리 나무를 벱시다.”


한효린이 모자를 벗고 시크하게 자른 단발머리를 손으로 한번 긁적였다.

경영층의 지시를 받았는데 아직은 얻은 정보와 채집한 식물이 너무 적었다. 그녀로서는 조금 더 이 게이트를 탐색할 필요가 있었다.


“좋아! 해 보자! 2인 1조로 나무를 벤다. 실시!”

“네엡!”

“네!!!”

“크큭!”


한효린을 몽롱한 눈빛으로 쳐다보던 하윤이가 혼자 큰소리로 대답했다. 다른 대원들이 실소를 터뜨렸지만 하윤이는 전혀 뻘쭘해하지 않았다.


20분 후에 굵기가 한아름 되는 통나무들이 리톱스와 코노피튬으로 덮인 지형 앞에 놓였다.


“야, 잘 구를 수 있게 나무줄기 옆에 난 가지는 쳐내야지!”


하태산이 잔소리를 하며 손도끼로 가지를 쳐냈다. 준비가 된 것을 확인한 한효린이 큰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탱커 앞으로!”


체격이 우람하고 근육질의 몸을 가진 세 남자가 앞으로 나왔다.


“자, 너희 세 사람이 같이 이 통나무를 들고 힘껏 굴린다. 실시!”

“실시!!!”


세 사람이 기다란 통나무를 함께 들어올렸다.


“자, 하나, 둘, 셋 하면 동시에 굴린다. 알겠나?”

“넵, 알겠습니다!”


군대에서 했던 목봉체조가 생각난 하윤이가 지오에게 귓속말을 했다.


“선배, 여기 완전 군대 같죠?”


지오가 고개를 끄덕이며 작게 대답했다.


“그래, 군대 다시 들어온 기분이다!”


한효린이 다시 구령을 붙였다.


“하나, 둘, 셋. 굴려!


세 남자가 나무를 힘껏 굴리자, 자갈밭 위로 통나무가 빠르게 굴러갔다.


쾅, 콰가가강, 콰앙, 콰아앙!


요란한 폭발음과 함께 통나무가 산산조각이 나서 사방으로 날아갔다. 커다란 나무 조각이 떨어진 곳에서는 2차 폭발이 연이어 일어났다.

폭발이 멈춘 후 한효린이 다시 명령을 내렸다.


“통나무를 들고 폭발이 일어난 곳까지 들어가서 다시 앞으로 굴린다. 실시!”

“실시!!!”


통나무를 굴리자 다시 폭발이 일어났다. 다른 대원들이 뒤에 놓인 통나무를 들고 앞으로 전진해서 통나무를 배달해 줬다. 그리고 탱크 세 사람이 다시 통나무를 굴렸다.

이렇게 해서 통나무 십여 개를 다 굴리고 나서야 세 사람 정도가 지나갈 수 있는 구불구불한 길이 생겨났다.


“자, 가자!”


대원들이 한효린을 따라 코노피튬과 리톱스가 터져서 크레이터가 생긴 울퉁불퉁한 길을 조심스럽게 걸었다.

모두 주위에 있는 커다란 나무를 조심스럽게 쳐다봤다. 하지만 밤트리우루스는 지오의 말대로 걸어가는 사람에게는 밤송이 폭탄을 날리지 않았다.

조금 전에 이곳에서 죽은 5명의 시신과 혈혼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자갈밭을 지나고 언덕을 하나 넘어가자 나무가 울창한 숲이 나타났다. 키가 큰 나무들 사이로 차 한 대가 지나갈 만한 길이 나 있었다.

경보실 대원들은 그 길로 들어갔다.

길가에는 키가 2m 정도 되는 커다란 꽃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하얀색과 보라색의 트럼펫 모양의 꽃들이 예쁘게 피어 있었다.


맨 뒤에서 함께 걸어가던 솔미가 코를 킁킁거리며 트럼펫 모양의 꽃을 향해 다가갔다.


“우와, 이건 아카시아 향기! 어, 이건 라일락 향기! 야, 정말 꽃향기가 좋은데!”


솔미가 보라색 트럼펫 모양의 꽃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빠아아앙!


보라색 꽃에서 자동차 타이어가 터질 때 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엄청난 소리에 솔미는 그대로 기절을 해서 뒤로 넘어졌고, 경보실 대원들은 양손으로 귀를 틀어막았다.

솔미가 쓰러지는 걸 본 지오는 귀를 막은 채로 솔미를 향해 달려갔다. 지오의 눈에 트럼펫 꽃이 검색되었다.



 이름 : 다투라시아(Daturasia)

 등급 : 2티어

 특성 : 식물형 몬스터

 강점 : 아름다운 꽃과 향기

 약점 : 불에 약함

 기타 : 꽃에 손대지 마세요



그런데 보라색의 다투라시아 꽃잎이 흔들거렸다. 줄기가 굽어지며 쓰러져 있는 솔미를 향해 꽃이 고개를 숙였다.

벌어진 꽃잎 사이로 빨간 수술이 사람의 혓바닥처럼 꿈틀거리고 있었다.


깜짝 놀란 지오가 백아를 휘둘렀다. 꽃받침을 잘라버리자 커다란 꽃이 맥없이 땅바닥에 떨어졌다.


그때 수풀 사이에서 무언가가 불쑥 튀어나왔다. 깜짝 놀란 지오가 엉덩이를 뒤로 뺐지만 배에서 따끔한 통증이 느껴졌다.


“앗!”


지오의 전투복이 잘리고 배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그제서야 한효린이 소리쳤다.


“전투 준비! 고블린이다!”


숲속에서 고블린이 튀어나왔다. 배를 움켜잡은 지오는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고블린 몇 마리가 솔미를 둘러쌌다.


안타깝게도 다투라시아의 괴성에 귀가 먹은 대원들은 한효린의 고함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미처 대비하지 못한 대원 몇 명이 고블린의 습격에 부상을 입었다.

고블린은 다투라시아의 엄청난 괴성을 잘 알기에 귀를 막고 숲속에서 매복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배를 움켜잡고 있는 지오의 곁으로 하윤이가 뛰어와서 창을 휘둘렀다.


“하윤아, 솔미가 잡혀간다! 솔미가!”


지오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소리쳤지만, 하윤이는 무슨 소리인지 알아듣지도 못했고, 지오를 향해 달려드는 고블린을 물리치기에 바빴다.

지오가 발을 동동 굴리며 계속 소리쳤지만 아무도 고블린에게 잡혀가는 솔미를 구하러 가지 않았다.


솔미가 왼쪽 숲속으로 사라지자, 다른 고블린들은 오른쪽 숲속으로 도망을 갔다.

대원들의 부상에 열이 받은 한효린이 숲속으로 뛰어들자, 몸이 성한 대원들도 함께 따라갔다.


하윤이와 수진이는 숲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지오에게 뛰어왔다.


“선배, 괜찮아요? 제가 한번 볼게요.”


하윤이가 능숙한 솜씨로 지오의 상의를 벗겼다.


“솔미 선배는요?”


지오가 굳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솔미 선배가 잡혀갔다. 우리가 구하러 가야 해!”


지오의 상처를 살펴보던 하윤이가 깜짝 놀라며 동작을 멈췄다.


“네? 솔미 선배가 잡혀가요? 누구한테요?”

“방금 고블린들이 기절한 솔미를 잡아갔다.”


수진이가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봤다.


“여기는 부상자밖에 없는데 어떡하죠?”


주먹을 꽉 움켜쥔 지오가 목소리에 힘을 실어서 대답했다.


“우리끼리라도 구하러 가야지!”


지오의 말에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부터 함께 목숨을 걸고 싸웠기에 끈끈한 전우애가 네 사람 사이에는 싹터 있었다.

하지만 이내 수진이는 현실을 직시했다.


“우리끼리 가서 구할 수 있을까요? 어디로 잡혀 갔는지도 모르는데?”


지오는 선뜻 대답을 못하고 잠시 먼 하늘을 올려다봤다.


‘과연 될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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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 우리가 던전을 발견한 것 아닙니까? +3 24.05.15 131 10 11쪽
18 18. 권솔미 대리를 구하러 갑니다 +4 24.05.15 134 10 12쪽
» 17. 여기를 통과할 방법이 있습니다! +6 24.05.14 138 10 12쪽
16 16. 이게 돌이 아니고 몬스터라고? +3 24.05.14 147 10 11쪽
15 15. 내 코인은 내가 지킨다 +3 24.05.13 157 10 12쪽
14 14. 뜨거운 불맛을 보여주마! +4 24.05.13 147 9 12쪽
13 13. 아니 이게 회사야, 군대야? +6 24.05.12 154 10 12쪽
12 12. 검색 엔진을 업그레이드하겠습니다 +3 24.05.12 155 11 11쪽
11 11. 받아라, 장풍! +3 24.05.11 163 11 12쪽
10 10. 야, 대가리 전도사! +3 24.05.11 176 10 12쪽
9 9. 제가 좀비가 안됐습니까? +4 24.05.10 176 10 12쪽
8 8. 성검을 검색하겠습니까? +3 24.05.10 174 10 11쪽
7 7. 저 싸가지없는 년이 좀비가 됐네! +3 24.05.09 182 9 12쪽
6 6. 좀비는 대가리! +3 24.05.09 187 11 12쪽
5 5. 탈출좀비열차를 시작하겠습니다 +3 24.05.08 198 12 11쪽
4 4. 이제 나한테 다 죽었어! +4 24.05.08 214 11 13쪽
3 3. 좋은 세상에서 다시 봅시다! +4 24.05.08 221 11 12쪽
2 2. 부디 나를 원망하지 마라! +4 24.05.08 288 13 13쪽
1 1. 여러분을 데쓰 매치로 초대합니다! +11 24.05.08 523 1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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