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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님의 서재입니다.

휴거게임 in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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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7
최근연재일 :
2024.06.30 14:31
연재수 :
1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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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89
추천수 :
972
글자수 :
606,543

작성
24.05.0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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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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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2쪽

7. 저 싸가지없는 년이 좀비가 됐네!

DUMMY

지오가 좀비킹에게 주르륵 끌려가는 위기의 상황. 채윤이 달려와서 좀비킹의 머리를 향해 봉을 휘둘렀다.


“대가리!”


채앵!


왕관이 좀비킹의 머리를 보호해 줬지만 원체 힘이 좋은 채윤의 공격에 좀비킹이 주춤거리면서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 사이 지오는 봉을 놓고 얼른 뒤로 물러났다.

성이 난 좀비킹은 지오에게 빼앗은 봉을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채윤은 더 이상 달려들지 못하고 거리를 벌렸다.


뒤로 물러난 지오는 인벤토리에 있는 수리검을 소환했다. 리치가 길고 권투 선수처럼 주먹을 뻗는 좀비킹은 근접전보다 멀리서 수리검을 던져 공격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문제가 하나 있다면 단검 투척이라곤 군대에서 장난삼아 몇 번 던져 본 게 전부라는 것. 제대로 맞출 수 있을지 영 자신이 없었다.


어쨌든 기회는 바로 왔다. 채윤이 좀비킹에게서 떨어졌고, 지오는 좀비킹의 얼굴을 향해 수리검을 던졌다.


쒹!


다행히 수리검은 지오의 걱정과는 달리 좀비킹의 안면을 향해 날아갔다. 그런데 좀비킹이 상체를 권투선수처럼 흔들며 수리검을 피해 버렸다.

수리검은 좀비킹을 지나쳐서 객차의 유리창에 맞고 바닥에 떨어졌다.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좀비킹이 지오를 보며 성이 난 것처럼 머리를 건들거리며 뛰기 시작했다.

다급한 상황, 뭔가 무기가 필요했다.

지오의 눈에 좀비킹의 뒤에 떨어져 있는 수리검이 보였다.


‘아, 맞다! 자동 회수라는 옵션이 있었지!’


처음 사용하는 것이라 어떻게 해야 회수가 되는지도 모르면서 오른손을 들고 소리쳤다.


“회수!”


바닥에 떨어져 있던 검정색 수리검이 지오의 오른손을 향해 일직선으로 날아왔다. 아이러니 하게도 지오가 수리검을 던진 속도보다 회귀하는 속도가 더 빨랐다.


쒜엑!

퍽!


“크아악!”


운 좋게도 날아오던 수리검이 좀비킹의 배를 뚫고 지오의 손바닥에 착 달라붙었다.


‘앗싸, 재수야! 이거 괜찮은 방법이네!’


지오는 이 수리검의 새로운 사용 방법을 깨달았다.


배에 구멍이 난 좀비킹이 멈칫하는 사이, 지오는 뒤로 도망가면서 수리검을 좀비킹의 뒤로 던졌다. 그리고 좌석 위로 올라가 오른손을 들고 바닥에 떨어져 있는 수리검과 손의 위치를 쟀다.


그때 다시 채윤이 봉을 들고 좀비킹을 공격했다. 힘이 좋은 채윤이다 보니 한 방 때릴 때마다 좀비킹의 몸이 크게 휘청거렸다. 안타까운 것은 대가리를 때려도 그놈의 왕관 때문에 대가리가 께어지지 않는다는 것.


좀비킹이 들고 있던 봉을 버리고 양팔을 올려 가이드를 하며 채윤의 공격을 막기 시작했다. 심지어 스텝을 밟으며 상체를 흔들었다. 그러다가 채윤에게 원투 스트레이트를 날렸다.

채윤이 크게 한 방을 맞고 뒤로 나뒹굴었다. 좀비킹은 다가가서 발을 들어 넘어진 채윤을 밟으려 했다.


그 순간 지오의 오른손과 수리검의 일직선 상에 좀비킹의 머리가 들어왔다. 지오는 이때다 싶어 소리쳤다.


“대가리, 아니 회수!”


쒜엑!

퍽!


정말 기똥차게 수리검이 좀비킹의 관자놀이를 깨부수고 지오의 손바닥으로 돌아왔다. 머리가 깨어진 좀비킹은 앞으로 쓰러졌다.


“오, 예!”


이렇게 쉽게 좀비킹을 잡을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역시 고급 등급의 아이템이라서 그런지 달라도 뭔가 달랐다.


“더블 이벤트 기념 퀘스트 달성을 축하합니다. 최고급 아이템 박스 1개를 획득했습니다.”


퀘스트 달성을 알리는 반가운 알림음이 들리는 순간 갑자기 뒤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꺄아아악!”

“살려줘!”


뒤칸의 출입문이 열리면서 겁에 질려 정신이 반쯤 나간 사람들이 미친 듯이 뛰어들어왔다.

맨 먼저 들어온 남자가 돌격대와 좀비를 피해 달려가더니 2호차로 통하는 출입문을 열려고 했다. 그런데,


“스발, 왜 문이 안 열리는 거야?”


쾅, 쾅, 쾅!


“야, 문 열어!”


열리지 않는 문 때문에 3호차 앞쪽이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들이 이렇게 미친 듯이 도망치는 이유는 새롭게 좀비가 된 사람들 때문이었다.

뒤칸은 돌격대가 지나오면서 좀비들을 모두 죽였지만, 좀비에게 물린 사람들이 조금 전에 좀비로 변해 버린 것이다.


그런데 2호차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인데, 왜 문이 안 열리지는 이건 지오도 알 수가 없었다.

6호차에서 싸울 때 뒤칸으로 간 좀비에게서 도망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서 앞칸으로 이동했었기에 2호차에는 사람이 없을 수가 없었다.


쿵!


잠시 생각을 하고 있던 지오의 앞에 뭔가 떨어졌다. 고개를 숙여 보니, 그건 검붉은 피가 흘러내리는 좀비의 종아리였다.


“당신이 좋은 단검을 가지고 있으니 그 종아리에서 정강이뼈를 추려내서 기관실로 가세요!”


채윤이 지오에게 탈출좀비열차를 종료시키는 아주 중요한 미션을 맡겼다.

지오가 고개를 끄덕이자, 채윤이 엄지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크게 소리쳤다.


“돌격대는 뒤쪽 문에 모여서 좀비를 막읍시다!”


이 객차에 있던 좀비들은 모두 죽은 상태. 사람들이 몰려온 뒤쪽 문으로 좀비들이 들이닥칠 것이다.


지오는 혼자 출입문 옆에 있는 임산부석에 좀비의 종아리를 올려놓고 수리검으로 살을 가르고 뼈를 발랐다.

어쩔 수 없이 하고는 있지만, 자신이 저지르고 있는 그로테스크한 장면에 속에서 절로 욕이 치밀어 올랐다.


‘아이 쓰발! 그냥 왕관을 가져오라고 하지! 하필이면 뼈다귀를 가져오라고 해서···!”



***



한편, 2호차에는 많은 승객들이 모여 있었다.

1호차에는 루시퍼가 좀비 바이러스를 뿌려 놓았기에 진입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러니 이 객차가 그들의 마지막 보루인 셈이었다.


왼쪽 칼라에 금 배지를 단 50대 남자가 함께 있던 40대 남자 두 명에게 뭔가를 지시했다.

두 남자는 선반을 뜯어 봉을 가지고 뒤쪽 출입문이 안 열리게 봉쇄를 해버렸다.


검정색 백팩을 등에 맨 50대 아저씨가 고함을 질렀다.


“아니, 왜 문을 막아! 돌격대가 여기에 들어오지 못하면 어떻게 기관실로 갈 수 있어? 이 이벤트는 미션을 완수하거나, 모두 좀비가 될 때까지 끝나지 않는 것도 몰라! 빨리 문 열어!”


사람들은 아저씨에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걸어 잠근 두 남자에게 항의를 했다. 그러자 금 배지를 단 남자가 사람들을 향해 손을 들었다.


“자, 잠깐만! 저는 국회의원 한승준입니다. 제가 지하철 실태 조사차 현장을 나왔는데, 오늘 지옥철이 어떤 것인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제가 행방불명이 되었기 때문에 정부에서 헌터를 파견해서 우리를 구해 줄 겁니다. 그러니 여기서 조금만 기다려 봅시다.”


할 말은 하는 아저씨가 국회의원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


“여보세요! 지금까지 탈출좀비열차뿐만 아니라 휴거게임의 어떤 이벤트도 루시퍼가 허락하지 않으면 아무도 이벤트 발생 장소로 들어갈 수 없었소. 그런데 도대체 누가 당신을 구하러 여기에 들어올 수 있단 말이오!”


지금 열차는 어딘지 알 수 없는 컴컴한 터널 속을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벌써 30분 넘게 이 상태였고, 이 이벤트가 끝날 때까지 어딘지 알 수 없는 공간 속을 계속 달릴 것이다.


일반 시민에게 항의를 받은 국회의원 한승준은 흥분해서 얼굴이 시뻘게졌다.


‘아무리 아포칼립스라지만 국회의원을 이렇게 무시하다니!’


한승준이 뒤쪽 문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곳에는 문을 두드리고 있는 사람들이 유리창 너머로 보였다.


“저길 봐! 지금 사람들이 여기 들어오려고 발부등을 치잖아! 좀비에게 물린 사람들이 좀비로 변해서 저러는 거야. 알아? 저 사람들 뒤에는 좀비들이 있다고!”


그때 객차의 앞쪽에서 괴상한 소리가 작게 흘러나왔다.


“크륵, 끄르르르!”


반짝이는 밝은 분홍빛 로즈아잘레색 명품백을 멘 아가씨가 어색하게 고개를 숙인 채 일어서더니 바닥에 침을 탁 뱉었다.

미친년처럼 헝클어진 머리카락, 군데군데 찢어지고 피가 묻은 민트색 투피스, 구두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맨발로 선 아가씨가 고개를 삐뚜름하게 들었다.


두 눈은 검은 눈동자가 작아져서 흐릿하게 초점이 없어 보였다. 고개를 비틀며 앞을 쳐다보더니 빨간 입술을 찢어지게 쩍 벌렸다. 벌어진 입술 사이로 뾰족한 이빨들이 흉측한 모습을 드러냈다!


국회의원에게도 할 말을 다 하던 50대 아저씨가 그 모습을 보고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렸다.


“헐! 저 싸가지없는 년이 좀비가 됐네! 저년은 그냥 좀비가 아니고, 아주 흉악한 좀비가 될 것 같은데······!”


싸가지없는 아가씨의 입에서 괴성이 터져나왔다.


“케에에엑!”

“으아아악, 좀비다!”


좀비의 괴성에 사람들이 우르르 뒤쪽으로 몰려갔다.


“야, 빨리 가서 저년을 죽여!”


한승준의 명령을 들은 두 명의 보좌관은 동시에 인상을 찡그렸다. 지금까지 도망만 다녔지 좀비와 싸우는 것은 처음! 긴장한 채 봉을 들고 좀비를 향해 걸어갔다.


아가씨 좀비는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두 사람을 보더니 갑자기 뛰기 시작했다. 뛰다가 방향을 틀어 좌석을 한번 박차고 날아올랐다. 좀비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엄청나게 빠른 몸놀림이었다.

허공에서 몸을 획 틀며 보좌관 한 명을 덮쳤다.


“꾸륵, 컥!”


목을 물린 중년인이 반항 한 번 하지 못한 채 몸을 부르르 떨었다.

놀란 다른 보좌관이 좀비를 공격하기 위해 봉을 짧게 고쳐 잡았다. 그 순간 좀비가 왼손을 번개같이 휘저었다. 날카로운 손톱이 봉을 든 남자의 안면을 할퀴고 지나갔다.

남자의 얼굴에는 사선으로 네 개의 혈선이 그어졌다. 재수없게도 세 번째 혈선이 왼쪽 눈을 지나갔다.


왼쪽 눈을 손으로 가린 남자의 입에서 비명이 튀어나왔다.


“으악! 내 눈, 내 눈!”


좀비는 남자의 시야가 차단된 왼쪽으로 다가가서 목덜미를 물었다.


그때부터 38002호 객차에서는 싸가지없는 아가씨 좀비의 푸짐한 만찬이 시작되었다.



***



38003호 객차에서는 돌격대가 4호차에서 들어오려는 좀비들을 문에서 막고 있었다.

좀비들 중에는 군복을 입고 있는 좀비도 있었다.

이미 완전히 좀비가 되어 얼굴은 흉측하게 변했지만, 그들의 군복에 붙어 있는 계급장과 명찰은 두 사람이 누구인지를 분명하게 알려주었다.


군복을 입은 좀비를 유심히 보던 김 일병이 입술을 실룩거렸다.


“허 병장, 조 상병! 너희 둘이 도망을 가더니 결국 좀비가 됐구나. 잘 됐네! 사람이면 못 죽일 건데 좀비가 되었으니 죽여도 되겠지. 내가 그동안 너희에게 괴롭힘 당한 것을 한 방에 갚아주마!”


김 일병이 이빨을 깨물고 스테인리스 봉을 위로 들어올렸다.

군복을 입은 좀비 두 마리가 김 일병을 만만하게 봤는지 괴성을 지르며 앞으로 튀어나오려 했다. 병장 좀비가 먼저 좁은 문을 비집고 나왔다.


김 일병이 우렁차게 일갈을 내지르며 봉을 내리쳤다.


“허 병장, 잘 때는 집합 좀 시키지 마라! 대에가리!”


빠각!


허 병장의 머리를 일격에 박살낸 김 일병의 봉은 뒤따라 튀어나온 조 상병의 머리로 향했다.


“조 상병, 네 간식은 네 돈으로 사 먹어! 대에가리!”


빠각!


군복 입은 좀비 두 마리의 머리가 한순간에 박살이 나자, 다른 좀비들이 겁을 먹었는지 함부로 달려들지 못했다.


한편, 지오는 좀비킹의 정강이뼈를 백팩에 넣고 2호차로 가기 위해 몰려 있는 사람들을 비집고 문으로 걸어갔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38002호 객차의 안은 실로 믿기 어려운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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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 뜨거운 불맛을 보여주마! +4 24.05.13 147 9 12쪽
13 13. 아니 이게 회사야, 군대야? +6 24.05.12 154 10 12쪽
12 12. 검색 엔진을 업그레이드하겠습니다 +3 24.05.12 155 11 11쪽
11 11. 받아라, 장풍! +3 24.05.11 163 11 12쪽
10 10. 야, 대가리 전도사! +3 24.05.11 176 10 12쪽
9 9. 제가 좀비가 안됐습니까? +4 24.05.10 176 10 12쪽
8 8. 성검을 검색하겠습니까? +3 24.05.10 174 10 11쪽
» 7. 저 싸가지없는 년이 좀비가 됐네! +3 24.05.09 183 9 12쪽
6 6. 좀비는 대가리! +3 24.05.09 187 11 12쪽
5 5. 탈출좀비열차를 시작하겠습니다 +3 24.05.08 199 12 11쪽
4 4. 이제 나한테 다 죽었어! +4 24.05.08 214 11 13쪽
3 3. 좋은 세상에서 다시 봅시다! +4 24.05.08 221 11 12쪽
2 2. 부디 나를 원망하지 마라! +4 24.05.08 289 13 13쪽
1 1. 여러분을 데쓰 매치로 초대합니다! +11 24.05.08 523 1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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