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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님의 서재입니다.

휴거게임 in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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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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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3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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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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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06,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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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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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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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글자
12쪽

11. 받아라, 장풍!

DUMMY

카페 창가에 앉은 지오는 권솔미에게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았다.


“솔미 님은 그 열차에서 어떻게 좀비가 안된 겁니까?”


권솔미가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이야기를 들은 지오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뭐요? 열차에서 졸다가 각성몽을 꿨고, 몇 분 후에 각성을 했는데 특성이 프리스트였고, 눈을 떠보니 좀비는 한 마리도 없고 객차에 혼자 있었다고요? 뒤칸에는 좀비가 득실거리고 있어서 가지 않고, 그 객차에 그대로 있었고......!”


권솔미의 이야기는 듣고도 믿기가 어려웠다.


“그래, 내 생각에는 아마 내 몸에 신성력이 있어서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던 것 같아!”

“그건 그럴 수도 있겠네요!”


어느덧 권솔미의 이야기는 지오를 발견했을 때로 넘어갔다.


“처음에 누가 객차 안으로 들어오길래 좀비인 줄 알고 얼마나 놀랐는데, 그런데 들어오자마자 바로 팍 꼬꾸라지는 거야. 그래서 용기를 내서 다가갔는데, 그게 바로 너였던 거지!”


지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어떻게 된 일인지 이해가 좀 되었다.


“그래서 선배가 신성력으로 좀비로 변하려는 나를 구했다는 거네요.”

“그래, 넌 내가 살렸다. 이 누나가 바로 안지오의 생명의 은인인 거지! 호호호호!”

“참, 누나는 무슨! 한 살밖에 차이가 안 나면서, 어쨌든 제가 생명의 은인께 감사의 표시로 오늘 쏘는 거니까 맛있게 드세요.”


디디디디디디!


진동벨이 울렸다. 지오가 가서 음료와 케익을 들고 오며 권솔미의 얼굴을 유심히 쳐다봤다. 왠지 회사에서 봤을 때보다 좀 더 예뻐 보였다.

원래 동그란 얼굴형에 귀엽게 생겼는데, 지금은 이상하게 얼굴에서 빛이 난다. 연예인들이 얼굴에서 빛이 난다고 하던데 지금 권솔미의 얼굴이 그랬다.


‘저건 신성력이 뿜어져 나와서 그런 건가?’


아직 권솔미의 신성력이 아우라를 뿜어낼 정도는 아니지만, 지오는 그렇게 착각을 했다.


생딸기 쥬스를 솔미에게 주고, 자신 앞에는 초콜릿 라떼를 놓았다. 그리고 공용으로 케익 하나와 빅 사이즈의 아이스크림을 테이블의 가운데에 놓았다. 에너지가 필요해서 그런지 달달한 것이 당겼다.


“지오야, 잘 먹을게!”

“선배님 많이 먹고 살 팍팍 찌세요!”


솔미가 인상을 살짝 찡그렸다가는 이내 입술을 뾰족하게 내밀고는 귀엽게 웃었다.


“나 많이 먹어도 살 안 찌는 체질이야! 내 걱정은 마!”


지오는 솔미의 얼굴을 보며 검색을 시도했다. 각성자는 어떻게 검색이 될지 궁금했다.



 이름 : 권솔미

 특성 : 프리스트

 스탯: 체력5 근력4 민첩5 차크라12

 스킬 : 홀리 큐어

 강점 : 침착함

 약점 : 공격력 약함



프리스트답게 홀리 큐어라는 치료 스킬이 있었다. 부럽게도 차크라가 12포인트나 되었다.


각성을 하게 되면, 대부분 세 개의 에너지 중 하나를 가지게 된다. 특성이 육체적인 것이면 내공, 마법 쪽이면 마나, 정신적인 것이면 차크라.

지오가 생각할 때는 그게 그거인 것 같은데, 왜 헷갈리게 다른 단어를 쓰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솔미는 프리스트라서 스탯에 차크라가 있었다.


‘그럼, 나는? 검색이란 특성이 육체를 사용하는 것도 아닌데, 왜 나는 내공이 있는 거야?’


고개를 갸웃거린 지오는 자신이 본 상태창과, 솔미의 정보를 보고 있는 검색창에서 몇 가지 차이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속으로 자신의 상태창을 불러냈다.


‘상태창!’



 이름 : 안지오

 특성 : 검색(Lv.1)

 스탯 : 체력6 근력5 민첩5 내공2

 스킬 : 카피(유료)

 무기 : 수리검(고급)

 코인 : 43,300골드



‘앗싸, 코인이 왜 이렇게 많이 늘었어? 뭐 돈이야 많으며 많을수록 좋은 거니까! 하하하!’


지오는 검색창과 자신의 상태창을 비교했다.


‘어라, 상태창에는 강점과 약점이 없네. 그리고 코인은 내 상태창에는 보이고, 검색창에는 안 나타나고!’


“지오야, 너 왜 자꾸 나를 빤히 쳐다보는 거야?”

“에, 그럼 둘이 이야기를 하는데 어디를 봐요?”

“난 또 내가 예뻐서 그러는 줄 알았지! 그런데 너 좀비에게 물린 데는 괜찮니?”


지오는 잊고 있던 왼손을 들어서 살펴봤다. 아무런 흔적도 남아있지 않았다.


“네! 왼손을 물렸는데 아무렇지도 않네요.”

“내가 잘 치료해 줘서 그런 거니까 나한테 고마워해!”

“그래서 지금 한턱 내는 거잖아요.”


솔미와 음식을 먹으며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3년 동안 두 사람이 회사에서 했던 대화보다 오늘 이 카페에서 한 이야기가 더 많았다.

두 사람이 이렇게 많은 대화를 한 것은 오늘 목숨이 걸린 두 개의 이벤트를 함께 하면서 친밀감이 더욱 크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음식을 다 먹고 내일 회사에서 보기로 하고 두 사람은 헤어졌다.



***



지오는 지하철은 다시 탈 엄두가 안 나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갔다. 행신동 아파트 단지에 있는 집에 도착하니 오후 6시가 되었다.

현관문을 여니 어머니 방소희 여사의 신경질적인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비켜! 청소하게.”

“여기는 안 해도 돼!”

“안 해도 되긴, 하는 김에 같이 다해야지!”


어머니는 집안 청소를 하고, 아버지는 소파에 누워서 TV를 보고 있는데. 두 분이서 또 사소한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아버지 안철용이 불만을 토로했다.


“아이 참! 지금 오늘 발생한 휴거게임 이벤트가 나오고 있구만!”

“맨날 발생하는 그놈의 이벤트 좀 안 보면 어때서?”

“청소 좀 있다가 하면 되지! 꼭 뉴스 보는데 이래야 돼?”

“그럼 당신이 청소 좀 하던가? 청소도 안 하면서 왜 방해야!”


또 싸운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왜 매일같이 싸우는지 모르겠다.


‘저럴 거면 결혼은 왜 했는지?’


자식으로서 할 말은 아니지만, 사랑해서 결혼을 해 놓고 이렇게 부부싸움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 그 자체였다.

지오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방소희가 안철용을 향해 양손을 앞으로 쭉 내밀며 고함을 질렀다.


“자, 이래도 안 비켜주나 함 두고 보자! 받아라, 장풍!”


안철용을 향해 뻗은 방소희의 손바닥에서 놀랍게도 세찬 바람이 생성되었다.

안철용의 머리카락이 강풍에 마구 휘날렸다.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안철용이 결국 소파에서 무거운 엉덩이를 뗐다.


“야, 또 그 허접한 장풍이야! 이건 반칙이야, 반칙! 각성자가 일반인에게 특성을 사용하면 안 되지!”

“허접하다며!”


방소희는 F등급의 바람 속성 각성자. 정말 무협지에 나오는 그런 장풍이 아니라, 낙엽을 날리는 송풍기 정도의 위력이다.

방소희는 청소할 때와 머리를 말릴 때 주로 이 능력을 사용했다. 그리고 지금처럼 누워 있는 안철용을 일으켜 세울 때도!


샤워를 하고 자신의 방에 들어온 지오는 침대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온몸이 누군가에게 두들겨 맞은 것처럼 욱씬거리고 아팠다.

휴겜 이벤트를 두 개나 하고도 살아남았다는 게 잘 믿기지는 않았지만, 이젠 이벤트의 보상을 확인할 차례.


“인벤토리!”


5개의 슬롯 안에는 엔진 업그레이드권 1장, 노란색 박스 2개, 주황색 박스 1개 그리고 수리검이 들어 있었다.

영화 티켓처럼 생긴 엔진 업그레이드권.

지오는 이게 뭔지 정말 궁금했다. 도대체 무슨 엔진을 업그레이드한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업그레이드면 뭔가 좋아질 거란 기대가 들었다.

좋은 것은 맨 나중에 까 보기로 하고, 고급 아이템 박스부터 개봉하기로 결정했다.


물음표가 그려진 노란색 박스를 손가락으로 터치하자, 박스가 슬롯에서 빠져나와 확대되었다.


[아이템 박스를 개봉하겠습니까?]


“예스!”


화려한 빛을 발산하며 박스는 사라지고, 파란색의 바카스 병처럼 생긴 병이 하나 나타났다.



 이름 : 스탯 업 물약

 용도 : 민첩 5포인트 UP

 등급 : 고급



현재 5포인트인 민첩을 10포인트로 올릴 수 있는 물약이 나왔다. 이 정도면 괜찮은 보상 같았다.


다른 노란 박스에서는 주황색 병이 나왔다.



 이름 : 스탯 업 물약

 용도 : 근력 5포인트 UP

 등급 : 고급



이번에는 근력을 올려주는 물약. 스탯이 낮은 지오는 5포인트를 한 번에 올릴 수 있다는 것에 만족했다.

다음은 최고급 아이템 박스를 개봉할 차례.


‘제발 이번에는 엑스칼리버 같은 좋은 아이템이 나와라!’


속으로 기도를 하며 주황색 박스를 살짝 터치했다.

마지막 박스가 빛을 발산하며 사라지고 은빛의 성검 엑스칼리버가 아니라, 은빛의 작은 수리검이 나타났다. 이미 가지고 있는 수리검과 색상만 다를 뿐 똑같이 생겼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괜히 속이 쓰라렸다.


‘성검은 아니어도 좀 긴 칼이면 좋았을 걸!’


아쉬운 마음으로 은빛 수리검의 정보를 봤다.



 이름 : 수리검

 용도 : 투척형 단검

 등급 : 최고급

 강도 : 매우 단단함

 절삭력:우수

 옵션 : 자동 회수, 백발백중



그래도 등급이 최고급이라서 강도와 절삭력도 좀 더 낫고, 옵션도 하나 더 붙어 있었다.


백발백중!


이건 유도탄처럼 표적을 향해 자동으로 날아가는 기능이었다.


‘그럼 이젠 던지기만 하면 백발백중이 되는 거네!’


정말 그런지는 테스트를 해 봐야 알겠지만 검정색 수리검보다는 분명 좋은 아이템이었다.


스탯 업 물약 두 병을 바로 마셨다. 스탯도 낮은데 가지고 있기만 하면 뭐하겠는가? 두 병을 연달아 시원하게 마셨다.

위장에서부터 무언가가 찌릿찌릿하게 퍼져 나가더니 전신 근육이 한 줄 한 줄 팽팽하게 당겨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온몸이 아프던 것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지오가 팔을 들어 이두박근을 만들어 봤다. 역시 알통이 조금 더 커져 있었다.


지오는 영화 예매권처럼 생긴 대망의 엔진 업그레이드권을 슬롯에서 꺼냈다.


엔진 업그레이드권을 사용하겠습니까?


그때 방소희의 고함 소리가 방문 너머에서 들렸다.


“모두 밥 먹으러 와요!”


지오는 엔진 업그레드권 사용을 뒤로 미루고 밥을 먹으러 가야 했다. 지금 바로 가지 않으면 방 여사가 화를 낼 게 분명하니까.


자기 방에 있던 여동생 유미가 맨 마지막으로 식탁에 앉자 4명의 식구가 모두 모였다. 지오는 마음속으로 신에게 감사를 드렸다.

휴겜이 시작된 이후 3년 만에 전세계의 인구는 30%나 감소되었다.

이 위험한 세상에서 다행히 지호의 가족은 아무도 죽지 않고, 이렇게 살아남아 함께 밥을 먹을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유미야, 어둡다 불 좀 켜봐!”


유미가 밥을 먹으며 왼손을 펴자 손바닥에서 주먹만 한 빛 덩어리가 생겨났다. 빛 덩어리가 식탁 가운데로 올라가 식탁을 환하게 비추었다.


“그래, 역시 환하니까 좋네!”


여동생 유미도 각성을 했는데 F등급이다. 흔하지 않는 빛 속성 특성을 얻었는데 그걸로 할 수 있는 게 어둠을 밝히는 전등 역할밖에 없었다.

빛의 구체 두 개를 만들어내는 게 유미의 한계. 그래서 친구들 사이에서는 쌍라이트라는 별명을 얻었다.


“고기는 하나도 없네, 생선도 없고! 전부 나물밖에 없어!”


안철용이 반찬 투정을 했다.


“이 양반아, 요즘 물가가 얼마나 비싼데 고기 타령이야? 그래도 우리 지오가 월급이라도 받아오니까 우리가 밥이라도 먹는 거지!”


휴거게임이 시작되고 3년 동안 물가가 2배로 올랐다. 중산층인 지오의 가족은 먹고 살기 위해서 모두 열심히 돈을 벌어야 했다.

안철용은 재작년에 회사에서 잘려서 지금은 아파트 경비를 하고 있고, 방소희는 청소업체에 다니고 있다. 대학을 졸업한 유미는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며, 오후 8시부터 12시까지 동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내가 회사 그만두고 싶어서 그만뒀어! 20년 넘게 돈 벌어오고, 지금도 경비 하고 있잖아!”

“경비원 해서 얼마 번다고 고기 타령이야?”

“이 마누라가!”


또 싸운다!

아버지와 엄마는 마치 개와 고양이처럼 말만 하면 싸웠다. 지오는 두 사람의 싸움을 말리기 위해 오늘 자신이 겪은 일을 말하기로 했다.


“엄마, 나 오늘 회사에서······.”


뭔가 심상치 않은 목소리에 방소희가 눈을 크게 뜨고 지오를 쳐다봤다.


“지오야, 너 회사서 사고 쳤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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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 권솔미 대리를 구하러 갑니다 +4 24.05.15 133 10 12쪽
17 17. 여기를 통과할 방법이 있습니다! +6 24.05.14 137 10 12쪽
16 16. 이게 돌이 아니고 몬스터라고? +3 24.05.14 147 10 11쪽
15 15. 내 코인은 내가 지킨다 +3 24.05.13 157 10 12쪽
14 14. 뜨거운 불맛을 보여주마! +4 24.05.13 147 9 12쪽
13 13. 아니 이게 회사야, 군대야? +6 24.05.12 154 10 12쪽
12 12. 검색 엔진을 업그레이드하겠습니다 +3 24.05.12 155 11 11쪽
» 11. 받아라, 장풍! +3 24.05.11 163 11 12쪽
10 10. 야, 대가리 전도사! +3 24.05.11 176 10 12쪽
9 9. 제가 좀비가 안됐습니까? +4 24.05.10 176 10 12쪽
8 8. 성검을 검색하겠습니까? +3 24.05.10 174 10 11쪽
7 7. 저 싸가지없는 년이 좀비가 됐네! +3 24.05.09 182 9 12쪽
6 6. 좀비는 대가리! +3 24.05.09 187 11 12쪽
5 5. 탈출좀비열차를 시작하겠습니다 +3 24.05.08 198 12 11쪽
4 4. 이제 나한테 다 죽었어! +4 24.05.08 214 11 13쪽
3 3. 좋은 세상에서 다시 봅시다! +4 24.05.08 221 11 12쪽
2 2. 부디 나를 원망하지 마라! +4 24.05.08 288 13 13쪽
1 1. 여러분을 데쓰 매치로 초대합니다! +11 24.05.08 523 1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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