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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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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7
최근연재일 :
2024.06.30 14:31
연재수 :
1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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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2
글자수 :
606,543

작성
24.05.1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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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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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2쪽

14. 뜨거운 불맛을 보여주마!

DUMMY

키는 1.3~1.5m 정도, 녹색 피부에 길쭉한 당나귀 귀와 흉측한 얼굴을 한 몬스터들이 무기를 들고 게이트를 빠져나와서 정문 앞에 도열했다.



 이름 : 고블린

 등급 : 3티어

 특성 : 동물형 몬스터

 강점 : 집단전에 능함, 독침 사용

 약점 : 개별 전투력 취약

 기타 : 샤먼 주의



바로 오늘 오전에 테스트장에서 봤던 그놈들.

고블린은 개별로는 인간보다 약하다. 그래서 떼로 덤벼들어 다구리를 놓는 스타일. 그리고 닥치고 돌격 앞으로가 아닌 나름 지능을 가지고 전투를 한다.

그래서 너무 얕잡아보다 가는 놈들의 식량으로 전락하는 수가 있다.


저 게이트 안에 얼마나 많은 고블린이 있는지 고블린이 꾸역꾸역 계속 나왔다. 대략 300마리는 되는 것 같았다.

경보실 대원의 10배 정도가 되는 고블린을 보며, 진짜 몬스터와 첫 전투를 치뤄야하는 지오는 심장이 벌렁벌렁거리고 있었다.


바리게이드의 가운데에 서 있던 하태산이 경보실장에게 물었다.


“실장님, 저놈들이 진영을 갖추기 전에 선공을 날리는 게 유리하지 않겠습니까?”


30대 아가씨가 눈썹을 꿈틀거리며 하태산을 노려봤다.


“야, 하태산! 우리 임무는 공장을 보호하는 거지, 몬스터 사냥이 아니다. 알겠나? 저기 저놈들이 몇 마리로 보여? 우리 30명이 저 300마리를 한 방에 다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여기서 버티고 있으면 길드 놈들이 올 거야. 그때까지만 안 죽고 버티면 된다. 알았어?”

“네, 알겠습니다.”


하윤이가 사랑에 빠진 눈동자로 지오에게 질문을 했다.


“지오 선배, 저 여자분 누굽니까? 야아! 죽여주는데요!”


하윤이가 가리키는 사람을 봤다.

경보실의 까만 전투모 아래로 단발머리가 시크하게 내려와 있다. 얼굴은 예쁜데 뭔가 표정이 차갑게 느껴지는 여자.


“아, 저분, 경보실장 한효린 이사다. 빙 속성 마법사고 등급은 B야.”


아름다운 외모에 비해 말투가 완전 군인 같고 성격은 차갑기 그지없다. 그래서 별명이 냉혈마녀다.

회사에서 스카우트를 해 온 헌터인데, B등급이라서 30대 중반에 벌써 임원이다. 그러니 사내에서 안 유명할 수가 없는 인물.


하윤이는 저런 스타일이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아니, 이런 상황에서 그런 감정을 느끼는 하윤이가 대단하다고 해야 하나?


“목소리 너무 섹시하지 않습니까? 난 저런 여자가 좋더라!”

“넌 취향도 독특하네. 난 저런 여자 트럭으로 가져다줘도 싫다.”

“야, 병아리들, 조용히 못해!”


누군지 모르는 경보실 대원이 두 사람을 향해 짜증을 냈다. 그때 한효린이 체격에 어울리지 않게 큰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온다. 모두 공격 준비! 근접 딜러는 바리케이드를 넘어오는 놈을 잡고, 원거리 딜러부터 공격한다. 공격 개시!


밀가루를 생산하는 영등포공장의 정문과 건물 사이의 광장이 전쟁터가 되었다.

빨갛게 타고 있는 불덩어리와, 야구공 크기의 물 폭탄, 눈에 보이지 않는 칼날처럼 날카롭게 압축된 공기 그리고 얼음 송곳이 바리케이드를 넘어 고블린을 향해 날아갔다.


“우와! 죽여주네요!”


겁없는 하윤이는 마법이 창공을 뒤덮는 광경을 보고 감탄을 터뜨렸다. 하지만 오늘 처음 몬스터와 실전을 치러야 하는 세 사람은 오줌을 지릴 정도로 긴장하고 있었다.


가슴에 불이 붙어 몸부림을 치는 고블린, 온몸에 구멍이 숭숭 나서 파란색 피를 흘리는 고블린, 팔다리가 절단된 고블린, 투명한 얼음 송곳이 얼굴에 박혀서 괴성을 지르는 고블린!


수진이는 정신없이 파이어볼을 날리고 있지만, 지금 할 게 없는 솔미는 잔인한 광경에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하윤이는 신이 나서 혼자 떠들고 있고, 지오는 묵묵히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현장을 관찰하고 있었다.


경보실 대원들의 원거리 공격에 고블린들이 맥을 못 추고 지옥도가 펼쳐졌을 때, 고블린 무리의 뒤쪽에서 나지막하면서도 힘있는 소리가 들렸다.


“······ 마뿌르 무푸르 샤키야 토고르 퍽!”


주문이 끝나자 바리케이드 5m 앞에 아지랑이가 길게 피어올랐다. 아지랑이는 하늘로 승천을 하듯 높이 위로 올라갔고 그것은 마치 투명한 성벽처럼 보였다.

고블린 샤먼이 주술을 걸어 마법을 무효화시키는 방어막을 만든 것이다.


경보실의 원딜들이 날린 공격이 그 아지랑이를 지나는 순간 불덩이는 꺼져 버리고, 물 폭탄은 빗물이 되어 떨어지고, 바람의 칼날과 얼음 송곳도 힘을 잃고 아래로 떨어졌다.


“저게 뭐야?”


놀란 하윤이가 질문을 했지만 아무도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성난 고블린들이 바리케이드로 몰려왔기 때문에.

경보실을 선택한 지 몇 시간도 되지 않아 네 사람은 후회가 막급했다.

그동안에도 죽을둥살둥 모르고 열심히 영업을 했지만, 그렇다고 진짜로 죽을 일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정말 죽을 수도 있는 전투를 해야 했다.


곳곳에서 고블린과 경보실 대원들 간의 백병전이 벌어졌다.

알아들을 수 없는 고블린의 시끄러운 소리와 경보실 대원들의 기합 소리가 비명과 뒤섞여서 시장통보다 더한 소음을 만들어 냈다.


네 사람은 데쓰 게임을 할 때와 비슷하게 자리를 잡았다. 지오와 하윤이가 앞에 서고, 솔미와 수진이가 뒤에 섰다.

수진이가 입술을 깨물며 손바닥 위에 생성된 불덩이를 바리케이드를 넘으려는 고블린을 향해 날렸다. 몸에 불이 붙은 고블린이 괴성을 지르며 뒤로 넘어졌다.

고블린 한 마리가 바리케이드의 틈새로 비집고 들어왔다. 놈의 몸뚱이가 바리케이드를 다 빠져나오기도 전에 하윤이의 창이 날아가서 박혔다.

지오는 양손에 수리검을 들고 바리케이드를 넘어오는 고블린의 급소를 찔렀다.


지오는 오전에 혼자서도 12마리의 고블린을 상대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상황이 달랐다. 뒤에 있는 솔미와 수진이가 자꾸 신경이 쓰였다. 그리고 바리케이드를 넘어오는 고블린은 끝이 없었다.


“꺅!”


수진이의 비명 소리에 저절로 고개가 돌아갔다. 수진이 바로 앞에 고블린 한 마리가 달려들고 있었다.

지오는 자신 앞에 있는 고블린의 목을 베고 바로 백아를 날렸다. 고블린의 뒷목에 백아가 박히는 순간, 등에서 뾰족한 창날이 튀어나왔다. 블링크를 한 하윤이가 수진이의 옆에 나타나 창을 쑤셨던 것이다.


잠깐 두 남자가 한눈을 판 사이 고블린 다섯 마리가 달려들었다.

지오가 백아를 던져 한 마리를 죽이고, 흑아로 한 마리를 상대할 동안, 하윤이가 한 마리의 배에 창을 박아 넣었다. 그러나 두 마리의 고블린이 솔미와 수진이에게 접근했다.


수진이가 비명을 지를 때, 솔미가 두 손을 뻗어 하얀 신성력을 발산했다. 하얀 빛에 노출된 고블린이 뭔가 충격을 받은 것처럼 잠시 스턴 상태가 되었다.

그때 하윤의 창과 지오의 단검이 고블린의 목을 그었다.


10배에 달하는 고블린을 상대로 경보실 대원들은 정말 잘 싸웠다. 10분 만에 100마리 정도의 고블린이 죽거나 부상을 입었다. 그러자 고블린들이 후퇴를 했다.


이때부터 상황이 반전되었다.

멀찌감치 물러난 고블린들은 입에 대롱을 물고 독침을 날리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경보실 대원 중에 10명이 독침에 맞았다.

고블린의 독침에는 마비독이 발라져 있다. 사람을 즉사시키는 맹독은 아니지만 1분 후에 전신 마비 증세가 발생하는 무서운 독.

해독 주사가 있어 다행이긴 했지만, 일부 대원들은 중독된 상태에서 고블린의 공격을 받아 부상을 입었다.


뒤로 후퇴한 경보실은 밀가루 포대를 쌓아놓은 참호 안으로 들어갔다. 아직 체력이 약한 경보실의 신참 네 사람은 참호 속에서 숨을 헐떡거렸다.

하윤이는 그러면서도 말을 쉬지 않았다.


“헥헥, 아유, 요즘 운동을 안 했더니 영 체력이 달리네! 헥헥헥!”


마법을 계속 사용한 수진이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였다.


“······ 넌, 말할 힘이라도 있지?”


주위를 둘러본 솔미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이러다 우리가 지는 거 아냐?”


지오는 말을 하지 않고 가만히 전황을 살폈다.

그동안 고블린의 숫자를 3분의 2로 줄였지만, 아직 200마리나 남아있는 상태. 그런데 경보실 인원은 30명 중 10명이 부상으로 싸우지 못하는 상황.

경보실 대원 중 유일한 프리스트인 솔미가 치료를 하려고 했지만, 고블린과의 전투에서 신성력을 너무 많이 사용하는 바람에 더 이상 신성력이 발현되지 않았다.


이 위기를 타개하려면 경보실장이 말한 길드 사람들이 나타나야 하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아직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정말 이대로 가다가는 얼마 못 버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오가 주위를 살펴봤다. 뒤쪽 하치장에 밀가루를 싣고 다니는 탱크로리 차가 보였다.


‘밀가루라······?”


지오의 머릿속에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를 검색했다.


[분진폭발은 아주 미세한 가연성의 입자가 공기 중에 적당한 농도로 퍼져 있을 때, 약간의 불꽃 또는 열만으로 돌발적인 연소∙폭발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래, 이거다!’


밀가루가 들어있는 탱크로리를 이용하면 고블린에게 크게 한 방 먹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지오가 옆에서 투덜거리고 있는 하윤이를 불렀다.


“하윤아, 네가 솔미 선배와 수진이를 지켜라!”

“걱정하지 마세요! 그런데 선배는 뭐 하려고요?”

“난 잠깐 자리를 비운다.”

“같이 가요!”


하윤이는 지오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따라붙으려고 했다.


“지오야, 어디 가려고? 위험해!”


솔미가 지오를 붙잡으려 했지만, 지오는 살짝 미소를 지은 후 뒤편에 있는 하치장을 향해 뛰었다. 하태산이 참호를 벗어난 지오를 보고 고함을 질렀다.


“야, 인마! 어디 가? 빨리 돌아와!”

“놓아 두세요. 여기서 볼일을 볼 수는 없잖아요? 아, 나도 가고 싶은데!”


소변이 마려운 하윤이는 이상한 착각을 하고 있었다.


하치장에는 탱크로리 차가 2대 세워져 있었다. 지오는 운전석 문을 열어보고 차 키가 있는지 확인했다. 다행히 운전기사는 키를 꽂아 둔 채 대피를 했다.

운전석에서 내려 사다리를 타고 탱크에 올라갔다. 탱크 위에 있는 작업대 뚜껑을 열어 밀가루가 들어있는지를 확인했다. 이 차는 곧 출발할 것처럼 밀가루를 가득 싣고 있었다.

아래로 내려와서 다시 운전석에 올라타고 시동을 걸었다.


“기다려라, 고블린들아! 내가 뜨거운 불맛을 보여주마!”


밀가루를 가득 실은 탱크로리가 바리케이드의 왼쪽을 부수면서 고블린이 가득 서 있는 광장으로 진입했다.

광장에 서 있던 고블린들은 엄청난 혼란에 빠졌다. 생전 처음 보는 엄청난 크기의 물체가 그들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왔으니까!


25톤 탱크로리가 탱크처럼 고블린 진영을 쑥대밭을 만들어 놓았다.

지오는 급가속과 급 브레이크를 번갈아 밟으며, 정문과 바리케이드 사이를 지그재그로 달렸다.

고블린들은 괴물 같은 탱크로리를 향해 도끼와 창을 던지며 저항했다. 하지만 탱크로리에 부딪치고 커다란 타이어에 깔려 죽거나 다친 고블린이 부지기수였다.


지오의 맹활약으로 고블린의 독침 공격이 주춤해졌다. 고블린들은 인간을 향한 독침 공격을 중단하고, 동족을 깔아뭉개고 있는 커다란 덩치의 괴수를 상대해야 했다.


한효린과 하태산을 비롯한 경보실 대원들은 입을 벌린 채 광장을 질주하고 있는 탱크로리를 보고 있었다.


지오의 활약을 지켜보고 있던 세 사람의 입에서는 각기 다른 생각이 쏟아져 나왔다.


“우와! 지오 선배, 너무 멋있어!”

“아씨, 나도 데려가지!”

“어머, 저러다 사고 나는 거 아냐?”



작가의말

작년 공모전보다 보시는 분이 너무 적어서 노출도를 올리기 위해 연재 시간을 변경해 보려고 합니다.

연재는 1일 2화이며 연재 시간은 계속 바뀔 겁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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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 여기를 통과할 방법이 있습니다! +6 24.05.14 138 10 12쪽
16 16. 이게 돌이 아니고 몬스터라고? +3 24.05.14 147 10 11쪽
15 15. 내 코인은 내가 지킨다 +3 24.05.13 158 10 12쪽
» 14. 뜨거운 불맛을 보여주마! +4 24.05.13 148 9 12쪽
13 13. 아니 이게 회사야, 군대야? +6 24.05.12 154 10 12쪽
12 12. 검색 엔진을 업그레이드하겠습니다 +3 24.05.12 155 11 11쪽
11 11. 받아라, 장풍! +3 24.05.11 163 11 12쪽
10 10. 야, 대가리 전도사! +3 24.05.11 177 10 12쪽
9 9. 제가 좀비가 안됐습니까? +4 24.05.10 176 10 12쪽
8 8. 성검을 검색하겠습니까? +3 24.05.10 174 10 11쪽
7 7. 저 싸가지없는 년이 좀비가 됐네! +3 24.05.09 183 9 12쪽
6 6. 좀비는 대가리! +3 24.05.09 187 11 12쪽
5 5. 탈출좀비열차를 시작하겠습니다 +3 24.05.08 199 12 11쪽
4 4. 이제 나한테 다 죽었어! +4 24.05.08 214 1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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