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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me 님의 서재입니다.

퍼펙트 메이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justme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0
최근연재일 :
2019.12.14 07:00
연재수 :
223 회
조회수 :
408,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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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43,357

작성
19.09.13 10:30
조회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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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글자
11쪽

144. 9막 1장 - 비 오는 날 (3) | Issac

DUMMY

"무슨 일인데 그래?"

심각한 일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는 방 하나에 모여 앉아 있다. 일인용 손님방이라 네 명이 모여 있으니 조금 좁다는 느낌이 든다.

머리 위에서 빗소리가 들려온다. 위쪽은 옥상인가.

"그렇게 심각한 일은 아닙니다."

그랬으면 좋겠네. 그럴 거 같지는 않지만.

"두 가지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하나는 늑대인간입니다."

이건 당연한 일이지. 그리 어렵지는 않을 거다. 에스나의 말 대로 어린 개체라면 더 쉬울 거고.

"다른 하나는 이 집에 대해서입니다."

"이 집?"

에스나가 고개를 끄덕인다.

"이상하지 않습니까? 이렇게 넓은 집에 두 사람뿐이라니."

확실히 이상하긴 하지. 정상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고로 다 죽은 거 아닌가요? 아마 카마엘라 씨 다리도 그때 다친 걸 테고."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래도 이상합니다. 사고가 일어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을 텐데 새로운 시종을 들이지 않는다니. 이상합니다."

"시간이 오래 지난 건 어떻게 알아?"

"아무도 상복을 입고 있지 않습니다. 현관에 죽음 상징도 없습니다. 집 안에 아무런 장식도 없습니다."

이 동네는 누가 죽으면 그런 걸 하는 건가.

"못 해도 1년은 지난 상태입니다. 다리 상태를 보면 3년도 지났을 겁니다."

그런 짐작이 가능한 건가. 대단한 능력이네.

"그냥 고용을 안 하는 거라면?"

글린다의 질문에 에스나는 고개를 젓는다.

"카밀과 카마엘라가 어떤 관계라고 생각하십니까?"

"고용주와 피고용인."

내가 대답한다. 일단 두 사람의 표면적인 관계는 그렇지.

"좋은 사이?"

글린다가 대답한다. 그런가? 난 잘 모르겠다. 여자의 감 같은 건가.

"잘 모르겠어요."

맥이 대답한다. 상당히 맥다운 대답이다.

세 사람의 대답을 들은 에스나는 깊은 한숨을 쉰다.

"두 사람은 가족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친족이겠습니다."

"진짜?"

"그렇습니다."

"어떻게 알아?"

"두 사람의 이름이 비슷합니다."

카밀과 카마엘라. 확실히 비슷하긴 하지.

"그게 친족의 증거가 돼?"

"됩니다."

에스나는 진지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무하나 공국 사람들. 더 크게 보면 란타족의 특징입니다. 친족의 이름은 같은 단어를 근본으로 합니다."

특이한 작명 방법이다. 그렇게 하면 비슷한 이름이 많아지지 않나?

별로 상관없을 수도 있겠다. 비슷한 이름이야 지구에도 많았었지. 톰과 토마스 같은.

"카마엘라와 카밀도 이름에서 볼 수 있듯 둘은 친족입니다. 아마 칼마가 근본일 겁니다."

"그렇구나."

글린다의 말에는 영혼이 빠져 있다. 별로 흥미가 없어 보인다.

에스나의 이마에 주름이 생긴다. 글린다의 반응이 마음에 들지 않았나 보다.

"그래서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두 사람의 사이에 맥이 끼어든다. 에스나의 얼굴에서 주름이 사라진다.

"이상하지 않습니까? 친족을 시종처럼 부리다니."

"정상 아닌가? 테페리에서도 친척을 시종으로 사용하는데."

글린다와 에스나가 서로를 바라본다. 뭔가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테페리는 그렇습니까?"

"일반적으로 귀족들은 다 그럴 텐데."

"어···. 음···."

에스나가 상당히 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그렇군요···. 하지만 무하나 공국에서는 정상적인 일이 아닙니다."

에스나가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도대체 뭐가 그렇다는 걸까.

"두 사람 사이의 관계는 이상합니다."

"그래서 그 관계와 집안의 비밀에 대해 파 보고 싶다고?"

"그렇습니다."

오른손을 들어 올려 뒤통수를 긁적인다.

"꼭 그래야 해?"

"에?"

에스나가 멍청한 표정을 짓는다. 저런 표정은 맥이 잘하는 건데.

"어차피 남의 집안일이잖아. 그냥 넘어가도 되는 거 아니야?"

"그것참 좋은 방법이네요."

글린다도 양손을 부딪치며 내 의견에 동의해준다.

"저도 다른 집안일에 관여하는 건 좋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맥도 슬며시 손을 들어 올려 자기 생각을 밝힌다.

"어···. 그러니까···."

에스나의 눈동자가 이리저리 돌아간다. 평상시에는 갑옷을 입고 있어서 이런 표정을 보기 힘들었지. 놀리는 재미가 있는 얼굴이다.

"그러므로 집안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는 거로 결정."

모두의 의견을 종합하여 결과를 선언한다.

"그럴 리가···."

에스나의 몸이 무너져 내린다. 양팔로 바닥을 짚어 겨우 버티고 있다.

이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내가 뭔가 잘못한 건가.

"어떻게 좀 해봐요."

옆에 앉아 있는 글린다가 작게 말한다. 확실히 뭔가 해야 하긴 하겠는데. 나보고 어떡하라는 거야.

에스나의 상태는 정상이 아니다. 고개를 푹 숙이고 계속 뭔가 중얼거린다. 이거. 야영할 때랑 비슷한 거 같은데?

"그냥 이 집안 조사해야겠는데요?"

"으윽. 귀찮은데."

글린다는 명백하게 싫다는 얼굴을 한다.

"그것밖에 방법이 없을 겁니다. 예전에 야영할 때 생각해 보세요."

잠시 생각을 하던 글린다가 한숨을 쉰다.

"어쩔 수 없네요. 조사한다고 대답해주세요."

귀찮은 건 싫은데. 한숨을 쉬며 머리를 긁적인다. 글린다를 바라보던 고개를 돌려 에스나를 향한다.

에스나의 몸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돌 바닥에 엎드려서 훌쩍인다. 정말이지 대하기 어려운 사람이다.

"저기. 에스나."

내 부름에 대답하지 않는다. 그냥 엎어진 채로 울고 있을 뿐. 어깨가 떨리는 게 눈에 보인다. 소리는 안 들리지만 서럽게 울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한숨이 나온다. 머리를 긁적인다. 글린다와 맥을 바라본다. 두 사람이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정말 너무하다. 다 나한테 맡겨 버리다니. 다시 한숨을 쉬고 에스나에게 다가간다.

"에스나?"

어깨를 가볍게 흔든다. 에스나는 내 손에 맞추어 몸을 흔든다. 일어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슬슬 열이 오른다. 머리가 아프다. 침착하자. 여기서 화를 내면 안 된다.

"에스나. 조금 진정하고 내 이야기를 들어봐."

"싫습니다."

뭐?

"제 부탁도 들어주지 않는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에스나는 엎어진 채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한다. 아. 이제 한계다.

"일어나!"

"으아아악!!!"

에스나의 귀를 잡고 잡아당긴다. 위로 끌어 올려서 똑바로 앉게 한다.

"우와."

옆에서 맥이 놀람의 탄성을 내뱉는다. 글린다는 그저 입을 벌리고 있다.

"아픕니다."

"아프라고 한 거야."

에스나가 젖은 눈동자로 나를 올려다본다. 손으로는 양쪽 귀를 가리고 있다.

"이제 좀 이야기할 준비가 됐지?"

"네."

대답이 시원찮다. 그래도 대답을 했다는 게 어딘가.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자리에 앉는다. 조금 진정 됐다. 상황이 정리되었다. 에스나를 똑바로 바라본다.

"에스나. 진정했으면 다시 말 해봐."

에스나는 코를 훌쩍이며 눈물을 닦는다. 조금 진정이 되었는지 입을 연다.

"저는 이 집안을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일어났다는 사고도 수상쩍습니다."

그런가.

"생각해 둔 방법은 있어?"

글린다의 질문에 에스나가 고개를 끄덕인다.

"간단하게 마을 탐문입니다. 수사의 기본은 역시 탐문입니다."

에스나가 고개를 끄덕인다. 왠지 눈이 반짝이는 것 같았는데. 기분 탓이겠지?

"늑대인간도 처리해야 하는데 시간 괜찮겠어?"

"그래서 말입니다만. 사람을 둘로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요?"

맥이 손을 올리며 질문한다.

"저와 아이작이 늑대인간을 사냥하겠습니다. 맥과 글린다는 이 집안을 조사해 주십시오."

"괜찮을까?"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그러면 좋겠지만. 약간 불안하기는 한데.

"그렇게 하는 것으로 결정하시겠습니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게 맞겠지."

늑대인간을 사냥하는데 맥과 글린다를 데리고 갈 수는 없잖아. 그래도 두 사람만 내버려 두기에는 불안한데.

"너 혼자 늑대인간 잡으면 안 되나?"

질문에 에스나가 고개를 젓는다.

"약간 무리가 있습니다. 늑대인간을 사냥하려면 은검이 필요한데 제가 은검이 없습니다."

"은검은 나한테 있어. 빌려줄게."

"그리고 전사 혼자서 늑대인간을 사냥하는 건 위험합니다."

혼자서 갈 생각은 절대로 없구나. 어쩔 수 없이 따라가야 하겠네.

"두 사람끼리 다녀도 괜찮겠습니까?"

"문제없겠죠. 칼도 한 자루 있고."

어느 순간 글린다의 손에 흰색의 검이 한 자루 쥐어져 있다. 내가 전에 주었던 백설. 아직도 가지고 있구나.

"상황이 안 좋게 돌아가면 이걸 쓰세요."

물품창에서 정신 대화 주문서를 꺼내 글린다에게 건네준다.

"주문서?"

"정신 대화입니다. 저를 떠올리면서 찢으면 대화가 가능할 겁니다."

글린다의 표정이 굳어버린다.

"준문서도 가지고 계세요?"

전에 말하지 않았었나?

"꽤 있습니다."

"그러시겠죠."

글린다가 한숨을 내뱉는다.

"결정된 것 같습니다."

급하게 결정된 듯한 느낌이 들지만. 결정 자체는 된 거지.

"그럼 이야기는 끝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그럼 자러 가도 되나요?"

맥이 피곤한 얼굴로 질문한다. 질문이 끝난 뒤에는 하품까지 한다.

"문제없을 겁니다. 아마 내일 아침에 카밀이 깨우러 올 겁니다. 자세한 계획은 그때 짜도록 합시다."

"알겠어요."

맥과 글린다는 앉은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대로 방문을 열고 방을 떠난다.

"아이작. 당신은 방으로 안 돌아갑니까?"

"조금 이야기 할 게 있어서."

에스나의 얼굴에 의문이 피어오른다.

"너 계획은 있는 거냐?"

"설마 있겠습니까?"

한숨이 나온다. 머리가 아파져 온다. 이거 때문에 방에 안 돌아가고 남은 거다. 에스나가 계획이 있을 리가.

"어떻게 할 생각인데."

"아이작이 짜시면 됩니다."

"계획을?"

"아니면 글린다가 짜도 됩니다."

너무 남한테 미루는 거 같은데.

"뭐 늑대인간이야 주문서 몇 개 쓰면 될 테고. 집안의 비밀은···."

어떻게 해야 할까. 마법만 쓸 수 있다면 문제없는데. 주문서로는 사용할 수 있는 마법에 한계가 있다.

"글린다와 맥에게 맡기면 됩니다."

정말 대단한 수준의 미루기 능력이다. 한숨만 절로 나온다.

"그냥 내일 생각합시다."

"그래. 그러자고."

한숨을 쉬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문을 열고 방에서 나간다. 복도를 지나서 나에게 주어진 방으로 들어간다.

침대에 푹 쓰러진다. 몸을 돌려 천장을 바라본다. 빗소리가 들려온다. 거센 빗소리가 귀를 때린다. 공간을 채운다.

몸을 이리저리 뒤척인다. 잠이 오지 않는다. 원래 잠이란 거랑 거리가 먼 몸이지만.

내일은 어떻게 되려나. 비가 그치기는 할까. 걱정이다. 날씨도 에스나의 계획도.

아. 제기랄.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자.

눈을 꼭 감고 생각을 정지한다. 카 산 슈에게 배운 방법이다. 잠을 잘 수 없는 차원이탈자가 시간을 보내는 방법.

호흡을 조절한다. 심장의 박동을 조절한다. 마지막 한숨을 내뱉는다. 의식이 점점 멀어진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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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76 MR.Kang.
    작성일
    19.09.13 19:10
    No. 1

    아 맞아 차원이탈자는 잘수 없구나... 아니 에스나 어떻하자고 미루는 거야 ㅋㅋㅋㅋㅋ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2 justme
    작성일
    19.09.13 19:28
    No. 2

    에스나가 점점 아이작을 닮아가고 있습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7 no******..
    작성일
    24.02.19 16:51
    No. 3

    3번째 읽으니 드는 생각인데 사실 저번에 야영처럼 하고싶어서 일부러 쓰러진건가 란 생각이..!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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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164. 10막 2장 - Missing (1) | Glinda +6 19.10.07 838 11 11쪽
163 163. 10막 1장 - 심문의 시간 (2) | Isaac +6 19.10.05 814 12 12쪽
162 162. 10막 1장 - 심문의 시간 (1) | Glinda +2 19.10.04 820 14 11쪽
161 161. 10막 서장 - 수사 시작 | Glinda +5 19.10.03 851 12 12쪽
160 160. 막간 - 광기의 마녀 | Third Person +5 19.10.02 867 13 12쪽
159 159. 9막 종장 - 얼음 위의 피 | Isaac +2 19.10.01 912 13 11쪽
158 158. 9막 4장 - 겨울이 다가온다 (4) | Isaac +2 19.09.30 893 12 11쪽
157 157. 9막 4장 - 겨울이 다가온다 (3) | Isaac +3 19.09.28 933 14 11쪽
156 156. 9막 4장 - 겨울이 다가온다 (2) | Glinda +8 19.09.27 931 12 11쪽
155 155. 9막 4장 - 겨울이 다가온다 (1) | Glinda +2 19.09.26 966 12 11쪽
154 154. 9막 3장 - 늑대와 달 (6) | Isaac +6 19.09.25 1,040 13 11쪽
153 153. 9막 3장 - 늑대와 달 (5) | Isaac +7 19.09.24 969 12 11쪽
152 152. 9막 3장 - 늑대와 달 (4) | Glinda +9 19.09.23 1,007 14 11쪽
151 151. 9막 3장 - 늑대와 달 (3) | Isaac +6 19.09.21 1,019 13 11쪽
150 150. 9막 3장 - 늑대와 달 (2) | Glinda +3 19.09.20 1,010 12 11쪽
149 149. 9막 3장 - 늑대와 달 (1) | Isaac +2 19.09.19 1,052 11 11쪽
148 148. 9막 2장 - 수상한 마을 (4) | Glinda +2 19.09.18 1,055 12 11쪽
147 147. 9막 2장 - 수상한 마을 (3) | Glinda +2 19.09.17 1,033 11 11쪽
146 146. 9막 2장 - 수상한 마을 (2) | Isaac +4 19.09.16 1,079 12 11쪽
145 145. 9막 2장 - 수상한 마을 (1) | Isaac +2 19.09.14 1,112 13 11쪽
» 144. 9막 1장 - 비 오는 날 (3) | Issac +3 19.09.13 1,115 15 11쪽
143 143. 9막 1장 - 비 오는 날 (2) | Issac +2 19.09.12 1,113 14 11쪽
142 142. 9막 1장 - 비 오는 날 (1) | Isaac +2 19.09.11 1,133 14 11쪽
141 141. 9막 서장 - 인테아를 향하여| Glinda +4 19.09.10 1,163 15 11쪽
140 140. 8막 종장 - 강철연맹과 고블린 | Isaac +2 19.09.09 1,156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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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137. 8막 5장 - 고블린의 광산 (2)| Isaac +2 19.09.05 1,175 14 12쪽
136 136. 8막 5장 - 고블린의 광산 (1)| Isaac +2 19.09.04 1,239 14 12쪽
135 135. 8막 4장 - 강철 연맹 (2)| Isaac +3 19.09.03 1,235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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