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떨어져 나간 조각을 하나로 모아 완벽한 존재로 다시 태어나 더러워진 전부를 순백의 상태로 되돌려 놓는다. 운명은 예언으로 계획을 결정짓는다. 그리고 준비한다. 이곳에서 그와 만나는 것이 그 목표로 다가가기 위한 첫 번째 발걸음이 될 것이다.’
“날 완성 시켜라”
.....
“...결국 따를 수밖에 없는 건가”
프롤로그
“얘! 너 뭐니? 어떻게 내 앞에 나타 날 수 있는 거지?”
여자 목소리. 시끄럽다.
“이봐, 학생! 눈 좀 떠보렴!”
목소리는 그렇게 나이 들어 보이진 않는데 말투는 꼭 어르신 말투다.
“얘 진짜 뭐지?”
기어코 여자는 내 몸을 흔들어 대며 날 깨우기 시작했다. ‘염병, 아까부터 쫑알쫑알 아주 그냥 귀찮게 하고 있어!’ 그렇게 억지로 눈을 뜨자 내 앞에 현실이라고 믿기 힘들만큼 엄청난 미모를 뽐내는 여자가 있었다.
“나랑 사귀자.”
나도 모르게 나온 내 본심에 그녀는 따귀로 대답했다. ‘아프군’ 그렇다는 것은 이 상황이 꿈은 아니라는 것이다.
“얘, 괜찮니? 미안해 네가 개소리를 짓거리니까 나도 모르게 손이 나갔잖아.”
오른뺨을 타고 올라오는 훈훈한 열기와 함께 고통이 밀려왔지만, 그보다 더 황당한 것은 지금 내가 있는 곳이 난생 처음 보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여긴... 뭐야?”
커다란 창문을 깔아 놓은 것처럼 바닥은 은은하게 어디선가 뿜어져 나오는 빛을 반사시키고 있었고, 내 주변에는 찰흙으로 만든 것처럼 보이는 사람의 형상을 한 것들이 미동도 없이 서 있었다. 음, 자세히 지켜보니 나무늘보가 빙의한 것처럼 아주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너 설마 이곳에 오는 게 처음이야?”
아, 그렇지 여자가 있었다.
“넌 뭐야?”
내 질문에 눈살을 찌푸리는 여자.
“나이도 어린 것이 말이야. 반말은 그렇다 쳐도 말투가 왜 이렇게 싸가지가 없어!”
그녀가 손바닥을 올린다. 매우 자연스럽게. ‘그나저나 반말은 괜찮다는 건가? 아무튼, 손버릇이 나쁘긴 하지만 얼굴이 반반해서 봐준다.’ 그녀의 팔을 최대한 박력 있게 잡았다.
“사나운 아기 고양이씨 손이 매우 거치네.”
첫 번째 강하게, 두 번째 위트 있게,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 부드럽게 윙크를 날려주면 안 넘어 오는 여자가 없었다. ‘미치겠군 이 치명적인 매력.’
그 매력에 보답이라도 하듯 여자는 내 얼굴을 향해 부드럽게? 주먹을 뻗었다,
“뭐야, 이 느끼한 미친놈은”
코끝이 찡하다. 덕분에 이곳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 시켜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이 여자가 진짜! 죽고 싶어!?”
코에서 뭔가 흐른다. 설마 코피인가? 젠장, 설마... 쪽팔리게 여자한테 맞고 이 내가 코피를 흘리는 건 아니겠지. 조심스럽게 흐르는 액체를 확인해 본다. ‘휴, 다행히 콧물이군’
“얘! 정신 차려. 넌 이곳에 처음 왔으면서 그런 말이 나오니?”
듣고 보니 그렇다. 여자의 거친 행동으로 지금 상황이 꿈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았다.
“뭐야? 그럼 넌 여기가 어딘지 알고 있다는 거야?”
기세등등하게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어깨로 미소 짓는 여자가 콧대를 높이고는 당당하게 말했다.
“요단강!”
당당하게 외치는 여자의 말에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요단강이라... 그럼 난 죽었다는 건가?’ ...하지만 곧 정신을 차렸다.
“뭐라고!? 미친! 진심이야? 장난해!? 내가 죽었다고!?”
“그리고 내가 널 지옥으로 데려가기 위해 나타난 저승사자!”
큰일이군. 울프스 레인(Wolfs Rain)을 이끄는 내가 사라지면 대혼란을 겪게 될 텐데.
“난 아직 죽기 일러 다시 날 살려라.”
“어머, 얘 말하는 것 좀 봐. 무릎 꿇고 정중하게 부탁해도 들어줄까 말깐데, 넌 뭘 믿고 그렇게 당당한 거니?”
“나? 나 같은 위대한 존재를 모르다니. 그렇다면 내 친히 알려주도록 하지! 난 울프스 레인의 리더 장충고 3학년 일진 구태현이다!”
“미친, 너 진짜 답 없다. 됐다... 이건 뭐 재미도 없고 우연히 이곳에 온 것 같은데 그냥 가라”
역시 내 위대함에 감동했군. 저승사자 역시 두려움에 떨며 날 다시 살려 주었다. 이로서 내 닉네임에 업적이 하나 늘게 된 것이다. 저승에서 살아 돌아온 구태현. ‘아, 난 역시 쩔어’
“어휴, 저 중 2병 진짜... 잘 가! 다신 마주치지 않길 바랄게”
“그래, 50년 뒤에 보도록 하지. 사나운 아기 고양이씨”
“웩!”
그렇게 침대 위에서 눈을 뜬 나는 내 위대함에 다시금 감탄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일주일 뒤 난 다시 그곳에 와있었고, 그 여자와 다시 마주치게 됐다. 그리고 알게 된 사실... 여자는 저승사자가 아니었고, 그곳 또한 요단강은 아니었다.
- 작가의말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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