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을 남기고
(1)
"응? 느그들도 거 보러 가려고?"
경비 할, 아저씨가
북적 거리는 벤치로 다가왔다.
옆에는....
"웬 일이세요. '이랑'이랑."
"어어, 이 여학생이
귀신을 봤다고 그래서."
분명 쟤가 저렇게 된데는
윤이랑이라는 특이한 이름이
한 몫 했을 것이다.
그것보다 그 얘기
진짜 아무한테나 하고 다니는 구나.
"오저씨."
또 뭔 말을 하려고.
"오늘은 근처에 아무것도 없네요."
"그래?...."
여태까지 네가 한 말 중에
가장 좋다.
(2)
"여기서 얼마 안 멀어,
저 봐.
벌써 사람들 모여있는거 보이지."
경비 아저씨의 설명,
우리 모두 고개를 돌리니
과연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어어, 형님 아니쉽니까?"
갑작스럽게 들리는
어딘가 들어본 목소리.
"아, 김사장 여기 입원 했었어?"
문신 아저씨였다.
그런데 의외로
경비아저씨와 아는 사이인지
인사가 썩 반갑다.
"형님이 여기서 일하시는 줄
알았으면 제가 인사드리러 갔을텐데.
그리고 그냥 성필이라 불러 주십쇼."
"어이구, 다친 사람이 뭐더러 그래.
근데 착하게좀 살라니까 으쩌다 그랬어?"
착하게 살아요?....
"아이 누가 들으면 오해하겠습니다.
별거 아니구예 조금 삐끗 했습니다."
"아저씨 오늘 나갔다 온다고 했잖아요."
꼬마가 두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래도 옆자리라고 친해졌나?
"어? 아이고 그럴라고 했는데
우리 미진이 사인 받으러 왔지."
"우리 미진이...."
답지않은 말을 하는
문신아저씨의 모습에
나는 작은 소리를 새어냈다.
아저씨 열혈팬이셨구나....
(3)
"하나, 둘, 서이 너이...."
갑자기 문신 아저씨가
우리의 숫자를 센다.
꼬마, 껌딱지, 눈매, 경비아저씨,
쑤앤 쥬, 중2녀, 나 그리고
문신 아저씨 본인 전부 9명.
"어 뭔가 이상한데.
세찬이, 윤주, 까칠이, 형님,
조씨 쌍둥이, 중학생, 다리병신."
아니 왜 저만....
근데
차마 이의를 제기하진 못할 것 같다.
"제가 까칠이에요?"
용감하게 눈매가 이의를 제기했다.
"까칠하게 생겼잖아."
문신 아저씨의 설명에
눈매는 웃으며 그 말에 수긍했다.
문신 아저씨는 무언가 걸리는 모양.
표정이 게슴츠레 하다.
"이상한데 왜 9명이라 생각하고 있었지?"
"아저씨요!"
당찬 쥬의 말에
문신아저씨가 맞장구 치며 웃었다.
"아아, 맞아, 맞아
가자, 내가 사인 9장 다 받아다 줄 게."
들뜨셨구나.
- 작가의말
오늘은 무려 3파트네요.
아직 한 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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