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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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요함.
적막만이 감도는 심야의 복도.
빛이라고는 복도끝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자판기의 작은 진열장 빛뿐.
그 마저도 복도 끝에 있기에
주변은 칠흑같은 어둠.
어째서 나는
병실 밖에 숨어있는 가.
그 원인은 바로
휘이익. 스스슥.
내 앞을 미끄러져 지나가는
저 두 개의 빛.
난 그 빛을 따라 복도로 나왔다.
휘이익, 스슥.
또 다시 두 개의 빛이
물결치며 내 눈 앞을 지나간다.
침을 삼키는 것도 잊었던 난
의식적으로 침을 삼킨다.
꿀꺽.
하지만 적막한 복도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들리는
그 소리는 나의 감각을 더욱
예민하게 만든다.
부릅 뜨고 있던 눈이
따가워 눈을 한 차례 깜빡인다.
그 사이 두개의 빛은 또 다시 사라졌다.
스읍~, 후....
조심스럽게 한 차례
심호흡.
똑, 똑, 똑....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환청처럼 들려온다.
스스스슥.
또 다시 두 개의 빛이 지나간다.
스읍.....흡!
또 한차례 숨을 들이마시고....
!
지금 기침이라니 말도 안된다.
손으로 입에 가져다대고
필사적으로 틀어 막아보지만
소리는 입이 아니라 목을 통해
밖으로 새어나온다.
온 몸에서 땀이 흐르는 게 느껴진다.
개중엔 흘러내리는 것까지 있다.
전신의 땀 방울이 느껴지는 긴장 상태.
그러나 다행히도 빛은 또 다시 사라졌다.
난 여태까지 내뱉지 못했던
날숨과 불안을
크게 쏟아낸다.
"후우......"
그 때 난 알았다.
나 이외의 숨소리가 들린다는 것을.
"찾았~다."
듣고 싶지 않았던 속삭임이
들려왔다.
..
..
..
(2)
제대로 잠그지 않아
물방울이 떨어지는
수도꼭지를 똑바로 닫았다.
"니들 화장실 썼으면
제대로 잠궈야지."
"화장실을 쓴 건
장민영인데."
"장민수 니가 잠가도
되잖아!"
"아, 야밤에 시끄럽게
싸우지마라."
이 두녀석은 옆병실의
쌍둥이 남매.
어쩌다보니 알게 되어,
어쩌다보니 같이 숨바꼭질을 하게 됬는데.
응, 그래. 그건 좋은데.
여긴 남자 화장실인데 민주야.
(3)
"숨바꼭질 하는 거 까진
좋다고, 그래."
"응, 형."
"왜, 오빠."
뭔가 좋은데?
뭐가 좋은진 몰라도 좋아.
그냥 불리니까 좋다.
크흠.
"술래는 한 명이여야 할텐데.
왜 니들이 술래일땐
둘이서 같이 찾니."
내 질문에
남매가 함께 고민한다.
얘네는 매번 그러더라.
"그야 우리는."
"쌍둥이잖아?"
그니까 그건 상관없잖아?
- 작가의말
졸리니까 이상한걸 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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