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는 바깥으로 굽더라
(1)
"아저씨이-."
"왜에-."
"병원 밥은 왜 맛이 없지."
"너무나도 당연해서
해줄 말이 없구나."
"으에에, 왜에?"
"어머니의 마음으로
조미료를 넣어서 그렇단다."
(2)
그리고 그 날
면회오던 엄마를
벤치에서 만났다.
엄마한텐 아들 레이더라도 있는건가
어떻게 알았지.
그것보다 연락좀 하고
아 맞다 나 핸드폰이 없구나.
꼬마, 엄마, 나 이렇게 세명이
앉은 구도가 썩 나쁘진 않았다.
"안녕하세요. 이세찬이고요.
이제 초등학교 3학년으로 올라갔어요.
"아유, 그래? 귀엽기도하지."
오, 세상에 쟤가 저렇게
공손한 걸 볼 줄이야.
(3)
"전 처음에 누님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야, 그 아부는 선을 넘었다. 세상에!
"....호호호호, 그러니?"
잠깐만 엄마, 너무 순순히 비행기에 타는데.
"네, 주름살도 하나 없으시고."
"어유 애가 말도 참 이쁘게만 하네."
비행기가 대기권을 돌파하기전에
나는 화제를 돌려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엄마, 이건 뭐야?"
내가 엄마의 짐을 가리키자.
그제서야 엄마도 생각난 듯.
"응? 아 이거 이번에
지인이 주신 과자인데.
세찬이 먹을레?"
"고맙습니다."
오오.... 과자를 나누는 모자의 모습.
아니, 잠깐만 팔도 안으로 굽는다고
우리 엄마인데.
"엄마, 나는."
"넌 뭐."
아니.... 배부르다고.
- 작가의말
문득 생각해보니
우리 몸이 안으로만 굽진 않더라고요.
그래도 팔과 다리가 굽는 방향은 같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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