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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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은 왠지 초심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어른과 애 하나가
나란히 벤치에 앉아
망연히 하늘만 보는 모습은
멀리서 보면 꽤 가관이겠지.
아 입에 벌레 들어간 거 같다.
"...."
"......."
"............."
"....................."
우리의 초심은 이런 것이었나
왠지 수치심이 느껴질 정도.
그 때 익숙한 형상의 구름이
눈길을 끈다.
"어, 저거 또....ㅇ....."
휴 멈췄다. 해냈어.
이러는 걸 보면 시간이
흘렀는데도 난 변한 게 없는가 싶다.
"저거 ㄸ, ㅗ.... 아이스크림이네."
그건 요 녀석도 마찬가지인가 보네.
(2)
"저건 피카츄 같이 생겼다."
꼬마의 손가락을 따라가 보니
호오.... 닮았다.
"그럼 저건 몬스터 볼이냐?"
꼬마도 내 손가락을 따라가 본다.
"와, 아저씨 짱인데?"
"...."
"...."
이러다 몸에 거미줄이 쳐질지도
모르겠다.
"저건 고래같이 생겼다."
아이의 상상력이란 대단하다.
저걸 등에 달린 분수로 볼수도 있구나.
이럴 때 만큼은
도저히 이길 재간도 마음도 없어진다.
"아저씨, 뭘 그렇게
이상한 표정으로 웃고 있어."
크흠.
"하, 고래같이 안 생겨서."
(3)
어느샌가 찾아온 눈매가
우리 뒤에 서서 참전 했다.
하아아아안참이나
가만히, 또 조용히 하늘만 보던
눈매는 헛! 하고 작은 감탄사를 뱉더니
천천히 손 끝을 움직여 한 곳을 가리킨다.
"저거, 이번에 새로나온
SWi3처럼 생겼네요."
자연히 고개는 그의 손 끝을 따라간다.
"...."
예? 그게 뭔데
저 길쭉한 네모랑 닮았다는 거죠.
"어.... 혹시 직업이 비행사였던가?"
- 작가의말
장미를 사랑한 머플러의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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