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고 가야 할 문제
(1)
"아저씨."
날 부르는 꼬마의 목소리가
간만에
의미심장.
"왜."
"목발 좀 줘봐."
"왜."
"자깜만 줘봐아."
뭐 설마 휘두르기야 하겠어.
"여기."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같은 건 존댓말로 하는 이유가 뭐지.
그런 의문은 제쳐두고
꼬마의 시선이 향한 곳을 보니
비둘기가 목을 끄덕이며 걷고있다.
"흐럇!"
?
"그걸 던지면 난 뭘로 걷냐!"
(2)
사냥 실패.
꼬마는 타겟을 변경한다.
"그럼 아저씨 핸드폰 줘 봐."
"없어."
의외라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뜬다.
아냐, 자세히 보니까,
불쌍해 하는 거 같아.
"저번에도 부서졌다고 말해줬잖아."
사고로 부서진 핸드폰을
난 새로 사지 않았다.
불편한 점도 많지만
그 덕에 벤치로 나오게 되었고
그 덕에 특이한 인연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상한
"게임 좀 할랬더니 도움이 안되네."
"뭐? 야...."
하....
그래, 이제와서 살 걸 하고
후회해봐야 내 손해지.
(3)
입원 하는 동안
문득
깨닫게 되는 건
"아저씨이."
"왜에."
시간이 멈춘 듯
계속 될 거 같은 이 나날들이
"심심하다고오."
"어쩌라고오."
언젠간 끝나게 된다는 것.
"심심해에에."
"가서 잠이라도 자시던지요."
먼 듯 가까운 듯
아무튼 시간은 흐른다.
"다른 건 없어?"
"글쎄에...."
조금은 아쉬울지도.
"하아, 역시 도움이 안돼."
아니야 빨랑 끝나버렸으면 좋겠다.
(4)
꼬마가 벤치에서 내려온다.
내가 슬쩍 쳐다보니
"오늘은 진짜 가서 자야겠다."
"그래."
횅하고 가버리는 꼬마.
아.
"야아! 목발 안 줏어와?!"
하아....
- 작가의말
나름대로의 중간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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