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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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봄인데 불구하고 오늘은 조금 추워서 꼬마에게 코코아를 뽑아주었다. 홀짝홀짝 조용히 마시더니 문득 커피를 마시던 내게 물어왔다.
"커피는 무슨 맛이야?"
간만에 아이다운 질문이다.
"써."
"그럼 왜 마셔?"
"어른이니까."
"하-."
비웃은듯한 소리가 들렸지만 잘못 들었겠지 싶어 아무 말하지 않았다.
왠지 모르게 그 날 우리는 조금 일찍 해산했다.
(2)
"아저씨."
오늘은 왠지 날 부르는 말에 힘이 담겨있다.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걸까?
"왜에-."
"나 어른이 된것 같아."
내가 휙 돌아보니 꼬마의 눈에 반짝임 효과가 번쩍이고 있었다. 기대에 차있다고나 할까.
"커피 마셧냐?"
시선을 피하듯 꼬마가 고개를 처들었다.
그렇게 한참 멍하니 하늘만 봤다.
"저 구름...."
"나중에 커서 먹어라."
"응...."
(3)
"아저씨."
"왜에-."
"저기 저 의사선생님들이 마시는 건 뭐야?"
꼬마가 스타벅스 종이컵을 들고가는 의사선생을 가르키며 물었다. 뭐긴 뭐야.
"커피."
"아저씨거보다 더 크네?"
무슨 말이 하고 싶은걸까.
"더 비싼거니까."
"아저씨는 소인배구나."
우리는 그날도 왠지 일찍 해산했다.
- 작가의말
쓰다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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