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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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디선가 줏은 작은 나뭇가지를
만지작, 만지작.
"아저씨."
"왜에."
평범한 듯 하지만
꼬마의 목소리엔 걔 나름의
불만이 담겨있다.
"요즘 좀 늦는 거 같에."
"기준은?"
"없어."
그래, 네 맘이시겠죠.
(2)
"이 아저씨도
다 할 일이 있단다."
"...."
"...."
틱!
들고 있던 나뭇가지가
바닥을 뒹군다.
"그래, 눈치 챘겠지만
대단한 건 아니야!"
"나 아무 말도 안했는데."
그럼
네 얼굴도 아무 말 하지말라 그래.
(3)
바닥의 나뭇가지를
다시 주웠다.
만지작, 만지작.
뚝.
하고 끝을 부러뜨려 보기도 한다.
"그래서 뭘 한다고."
"어? 뭐가? 아, 큐브."
"큐브?"
"그래 큐브, 그거 있잖아...."
"뭔진 나도 알아."
"어 그래."
칫.
"웬 큐브?"
"받았어."
"누구한테."
"그건 모르겠다."
꼬마의 눈썹 간격이 줄어든다.
"에엥, 아저씨 거 맞아?
또 막 다른 사람 거 아냐?
"또라니 난 그런적 없다."
"어딨었는데."
"침대 위에."
"....그게 끝?"
"어."
"그럼 대체 뭘 믿고
아저씨 거라는 거야?"
뭐 그야....
"자주 이러니까."
뭔 물건들이 자꾸 있더라고.
(4)
큐브 얘기를 해서 그런지
정사각형 구름이 지나간다.
끝이 뭉퉁한게 조금 아쉽네.
"할 줄은 알고?"
"엉?"
"큐브 말이야."
아, 그야 물론.
"모르지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알았으면 늦게 안 나오지."
"가지고 나오면 되잖아."
훗, 그럴 수 있을리가.
"할 줄 아는 사람 만나면
쪽팔리잖아."
"와 침대에 누워서
들킬까봐 몰래 숨어서
큐브 돌리는 모습이라니....
와...."
몰래 하지는 않아.
(5)
나뭇가지를 하도 부러뜨려서
이젠 짜리몽땅이 됬다.
"아저씨 그거 알아?"
"뭐어."
"큐브 규칙을 모르는 사람이
혼자서 큐브를 맞추려면
70년 걸린데."
"즨챀?"
억, 발음 샛다.
"진짜?"
"응, 인터넷에서 그러던데?"
어우....
다음엔 그냥 가지고 나와야지.
- 작가의말
저도 근래에 딴 짓을 좀 했습니다.
나는 오늘 죽는다. 라는 정신 나간 것 같은 단편을 썼지요.
꿈을 꾸는듯 한 하루를 보내는 분위기를 목표로 썼는데
그냥 개연성 없는 글로 밖에 안보이는 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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