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지만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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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아...."
힘들다.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어.
앞으로 잘 할 수 있으려나.
너무 쉽게 생각한걸까.
"하아...."
땅바닥에 기어가는
개미들이 보인다.
쟤넨 좋겠다. 쉬워서.
"얼레?"
놀란 추임새 소리에 옆을 돌아보니
어린 남자아이가 보인다.
옷을 보니 입원중인 아이인듯.
의아한 얼굴로 날 바라본다.
"아저씨는 어따 팔아먹고
선생님이 있어?"
(2)
"나 요즘 자판기 커피의맛에
눈을 떳는데."
코코아를 뽑아다 주니
기가막히는 소리로
받아치는 소년.
쿡쿡쿡 하는 웃음이 새나온다.
"애가 그런거 먹으면 못써."
내 말을 들은 아이가
'썩소'를 짓는다.
"괜찮아 아저씨가 준거니까."
"그래?
아니 잠깐, 애한테 뭔...."
그 인간 얼굴 한 번 보고 싶네.
(3)
"사기치지 마
네가 먹고 싶다고 해서
사줬더니."
어느새 또래의 남자 한 명이
꼬마 옆에 앉아 있다.
"아저씨 지각."
"우리가 언제 시간 정해놨다고."
"오늘부터."
"지 맘대로네.
그래서 옆의 선생님은 누구?"
아저씨라 불린 청년이 날 본다.
아무리 봐도 내 또래인데.
"몰라, 오늘 처음 봐."
"선생님한테 버릇없게 굴지 마."
"어, 저번에 그 개다.
또 왔어."
"어디? 오 크다. 큰개한테는
왠지 모를 로망이 있는데.
등에 탄다던지 하는 거
어릴때 해봤어야 했는데는데."
순식간에 시선은 지나가는
개에게 향한다.
"아 나도나도."
"골든 리트리버, 허스키, 또...."
왠지 대화를 따라 갈 수 없다.
(4)
아저씨(라고 불린 청년)이
편의점을 간다며 자리를 뜨자
벤치엔 조용함이 피어 오른다.
"하아...."
힘들다.
"선생님 그러다 땅 꺼지겠어."
쿠쿡....
할아버지나 하는 소리를
애가 하다니.
"힘들다."
"뭐가?"
정말로 힘들었던걸까
애한테 쪽팔린 소릴했다.
의사가 되면 쉬울줄 알았는데
인턴이니 뭐니.... 힘들다고.
그러나 아이는 가만히 듣는다.
구구절절 한심한 이야기를
묵묵히
듣던 아이는 눈썹을 들썩이더니
입을 열었다.
"그럼 힘들땐 여기 놀러와."
쿠쿠쿡하는 웃음이 또 살짝 새나왔다.
- 작가의말
남의 떡은 커보이는 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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