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앉아 있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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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저씨이-."
"왜에-."
"심심해에-."
"어어-."
"아저씨이-."
"왜에-."
"아자씨이이이이이이."
"왜에에에에에에."
"심심하다고."
"어쩌라고!"
(2)
아무리 심심하데도
띠동갑도 넘는 나이 차가 있는 우리는
겹치는 대화의 소재가 많지 않다.
사실 서로에 대해 아는 것도 많이 없으니
그 범위는 더더욱 작아진다.
"아저씨랑 있으면 되게 편하다.
아무 말이나 해도 되거든."
좋은 소린지 나쁜 소린지 모르겠네.
"아저씨는 있어도 그마안,
없어도 그마안 이란거지 뭐."
오냐, 덕담 고맙다.
(3)
그 날 저녁엔 대학 친구 몇몇이 병문안을 왔다.
학교를 그만 둔 내게는 조금 어색한 뭐냐 그....
뭐 그냥 그런거.
아!
형식적인 병문안?
뭐 대충 그런 것.
겉으로 보기엔 아무렇지 않지만
속으론 어딘가 불편하다.
"너 왜 이리 말이 줄었냐. 우울해?"
우울증이 걱정되는 듯 물어오는 그에게
할 말이 없어서. 라고 할 순 없겠지.
예의란 게 있으니까.
"벤치 생활에 적응이 되서 그런가?"
"뭐? 너가 무슨 노숙자야?"
음, 뭐어 그냥 그렇다고.
- 작가의말
아무것도 안해도 된다는 게 얼마나 편한지
잠만 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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