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그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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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은 왠 벤치에 아줌마들이 앉아있다.
저 수다는 오늘안에 끝나기는 하는 걸까.
나와 꼬마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 아줌마들을 지켜봤다.
"어머, 정민엄마 머리 엄청 잘말렸다."
"오호호호호 그래?"
"그래그래 어느 헤어샵에서 한거야?"
오호호호호 하는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과연 아줌마.
분명 저 몸안엔 핵융합로가 들어있을 것이다.
아, 나 다리 다쳤는데 앉고 싶다고.
"아저씨, 딴데가서 앉지 그래?"
"안 돼, 질수 없지."
'대체 뭘?'이라는 표정으로 한심하게
날 보는 꼬마를 난 오늘 신경쓰지 않았다.
왠지 아줌마에겐 승부욕이 타오른다.
(2)
계속해서 뒤통수에 찌릿한 눈빛을 보낸 결과.
드디어 늘 앉던 벤치에 앉을 수 있게됬다.
투덜 거리던 꼬마는 음료수를 하나 뽑아주는걸로 제압했다.
"후후후후후...."
이유 없는 승리감.
그 이유 없는 승리감에 취해 난 벌떡 일어났다!
"아! 내에에 다아리이이이!"
(3)
다행히 별 문제는 없는듯 아픔은 금방 가셨다.
그러니까 꼬마야 웃던가 말던가 둘 중 하나만 해라.
"핳핳하.... 근데 아저씨."
오, 뭔가 궁금하단 표정.
"헤어샵이라던가 핸드폰이라던가."
"어."
"그거 우리나라말로 하면 다 말도 안되는거 아니야?"
"어?"
뭐 그런가. 하긴 머리카락 가게랑 손전화라니.
가발 전문점과 집전화는 발로 쓰는 인간들인가.
맞는 말이지만 설명해주기 난해하므로 화제를 돌린다.
"그런거라면 반대로 외국인이 놀라는 경우도 있어."
"뭔데?"
"할머니 보쌈이라던가 아줌마 뼈 해장국이라던가."
아 헤어샵은 콩글리쉬고 할머니 보쌈은 문화의 차이니 좀 다른가?
뭐 아무렴 어때.
(4)
하지만 꼬마의 고뇌는 끝나지 않는다.
"그러고보면 저번에도 이상한 간판을 봤어."
"뭘 봤는데."
꼬마녀석 탐정 흉내라도 내는지 멋지게 턱을 쓰다듬는다.
뭔 얘길 할라고.
"원조 퓨전 탕수육이라는 간판."
"그게 왜."
"....퓨전이란건 원래 있던거 두 개를 합친 거 아니였어?"
"그건 음...."
뭐 어때 그 옆에 있던 탕수육 집도 원조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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