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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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카톡-
카톡-
카톡-
"야, 시끄러우니까 진동으로 바꾸던가.
구름이 카톡으로 보이는 거 같잖아."
녀석, 오늘은 핸드폰을 들고 나왔다.
연신 알림이 울리는게 머리가 아플 지경.
"어떻게 생기면 카톡 같이 생긴거야?"
우와 화면에서 눈도 안때네.
"글쎄, 카톡이 어떻게 생겼지."
"아저씨 그것도 몰라? 친구 없구나."
아니 그 소리가 아니잖아.
(2)
핸드폰은 사고가 났을때 박살났다.
입원해 있는 동안 단절 되보고 싶단 내 변덕이
지금 벤치에 앉아 하늘이나 쳐다보는 신세를 만들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다고나 할까.
만약에 내가 핸드폰을 가지고 있었다면
봄 하늘의 구름이 이렇게 선명히 보인다는 걸
알수나 있었을까.
이 꼬맹이랑 이야기를 할 수나 있었을까.
요즘은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카톡-
"아우 시끄러!"
(3)
퍼퍼펑.
퍼퍼퍼펑!
이젠 게임 삼매경이다.
뭐 이것저것 막 터지는거 같은데 나도 벌써 늙었나
따라 갈 수가 없네.
"아, 하트 없다."
"하트?"
"그게 있어야 게임 할 수 있어."
"사야 되는 거냐?"
"그래도 되지만 친구한테 받을 수도 있지."
"허, 요즘은 친구 없으면 게임도 못하나 보네."
"아저씨... 역시 친구 없구나."
"아니라고!"
말을 맙시다, 우리.
(4)
"그래도 아저씨."
"왜에?"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해."
"뭘?"
"그런거 있잖아."
"으응."
"첨보는 애보다 같은반이었던 애가 더 어색하다던가."
"어어..."
뭐 그렇긴 하지. 아예 쌩판 남이면 몰라도
애매하게 면식이 있으면 괜히 더 힘드니까.
"그런거랑 비슷한거야."
"으음."
"그런 애하고 마주쳤는데 무시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인거지."
"아... 그래..."
너 열살 맞냐?
"계속 안보면 모르겠는데 마주치면 더 힘들어."
혹시 나이를 속이고 계시다던가?
"카톡의 친구목록을 보고 있자면
항상 마주치고 있는데 무시하고 있는 느낌이야"
너무 의외의 이야기라서 난 별다른 호응을 해주지 않았다.
그 날은 꼬맹이한테 커피를 뽑아 줬다.
- 작가의말
SNS의 등장은 가까운 사람은 더욱 가깝게 만들어 줬지만
먼 사람은 더 멀게 만들어버린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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