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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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른쪽 다리를 다쳐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아....."
할 일 없이 침대에 누워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내 영혼을 좀 먹는것 같아 목발을 짚고 병원 앞뜰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무언가 달라질 거라고 생각했던 건 아니었지만 아무 변화 없는 것 또한 무언가 아쉬워서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이것도 그다지 생산적이진 않았지만.
"뭐어.... 가끔은 괜찮겠지."
하루종일 그렇게 있던 결과 뜻을 같이하는 동지가 생기게 되었다.
"아저씨이...."
"왜에-..."
의욕 없는 부름과 의욕 없는 대답.
"저 구름, 아이스크림같이 생기지 않았어요?"
"그래? 난 똥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에에..."
"....사람이 그럴수도 있는 거지 그 표정은 뭐야."
순수한 감상을 말하는 꼬마에게 내가 달리 뭐라고 할 수 있겠는가.
(2)
"아저씨."
"왜에에-?"
오늘도 활기빠진 대화를 시작했다.
"간호사 누나가 그러던데, 내일은 꽃샘 추위레."
"이뻤어?"
도끼눈으로 째려보는 꼬마를 난 외면했다.
"그래도 난 나올거야. 아저씨는?"
"그럼, 아저씨도 나오지 뭐."
"응."
(3)
무료하다. 오늘은 무슨 얘기를 할까. 아, 생각났다.
"너 그거 아냐?"
꼬마가 뭐냐는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이 녀석 매번 생각하는 거지만 표정이 참 열 살배기처럼 보이지가 않는다. 눈동자에서 아이 특유의 빛이 사라졌다고나 할까.
"사람은 구름을 자기가 원하는 모양으로 본데."
하늘을 바라보던 꼬마가 갑자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나도 꼬마의 시선을 따라 하늘을 쳐다봤다.
익숙한 모양의 구름이 유유히 흘러간다. 난 조금 조심히 말을 꺼냈다.
"아이스크림.... 처럼 생겼...지?"
"응...."
꼬마의 대답에 평소보다 고뇌가 많이 첨가되었다.
- 작가의말
아이스크림...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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