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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건영(建榮) 님의 서재입니다.

패국통천가(覇國通天歌)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드라마

건영(建榮)
작품등록일 :
2021.05.12 10:33
최근연재일 :
2021.06.25 10:00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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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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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0
글자수 :
249,672

작성
21.05.2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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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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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사라지다 - 2

DUMMY

노파는 소년을 옆구리에 끼고 달렸다.


이 어린놈의 입을 막고 뛰다가 끔찍한 고통에 꼬부라진 머리털이 쭈뼛서기도 했다.


고약한 꼬마놈이 자신의 손가락을 잘근잘근 씹었던 것이다.


튀어 나오려는 비명을 간신히 삼키며 뛰고 또 뛰었다.


하지만 당장이라도 손가락이 끊어질 것 같은 고통에 노파는 결국 입을 막던 손을 빼고 말았다.


“방려어어어어어!”


적휘의 고함소리는 곱게 생긴 얼굴과는 달리 대단히 컸다.


확실히 그 목청은 여느 아이에 비할 바가 아니었지만 이곳이 어딘가.


청양에서 둘째라면 서러울 정도로 시끄러운 대방가였다.


노파는 입가를 비집고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낄낄거렸다.


“이놈아. 백날 소리를 질러보라. 그리 맥없이 불러서리 누가 돌아보겠능가.”


그녀의 말대로였다. 어린아이의 고함소리는 떠들썩한 시장소리를 결코 뚫지 못했다.


노파는 희희낙락했다.


대방가는 자신의 앞마당이나 다름없었고, 이 아이는 결국 자신과 손주의 인생을 바꿔 줄 테니까.


동냥질을 하며 꺼냈던 손주 얘기는 사실이었다.


노파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일용할 양식을 구해야만 했다.


굶주림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더욱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주가 굶주림으로 뼈마디만 앙상하게 남아 울음을 터뜨릴땐, 날카로운 칼이 뱃속을 긁어 대는 것 같고 피가 바싹 마른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손에 잡히는 것만 같았다.


이렇게 작은 아이를 납치하는 것이 얼마나 나쁜 일인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그 양심이라는 것이 결코 허기를 달래주지도 채워주지도 않는다는 명확한 사실을 뼛속 깊이 새긴 뒤였다.


그녀는 보았다.


황금 일천 냥이라는 어마어마한 현상금이 적힌 포고문을···


기대를 한 것은 아니다. 허나 그 정도의 거금은 소년의 용모파기를 두 눈에 꼭꼭 집어 넣게 만들었다.


진정 신이라도 존재하는 것일까.


그 소년이 지금 자신의 손 안에 있다. 어찌 기쁘지 아니할까.


“미안허다. 어린 것아. 이놈아. 니도 무슨 흉악스런 일을 저질렀응께 방문에 그리 붙어있는거이 아니겄냐. 내는 니가 무슨 악독한 짓을 저질렀는지 알려고도, 들을려고도 허지 않을 것이여. 다만 우리 조손헌테 여유가 생기며는 니를 위해 제를 올릴 것이다.”


적휘는 깨물기도 했고 있는 힘껏 팔다리를 휘두르기도 했지만 모든 것이 허사였다.


노파는 쏟아지는 대방가의 인파들을 헤치며 날랜 들짐승처럼 달렸다.


‘이제 멀지 않았으. 조금만 더 가면···’


고지가 멀지 않음을 느낀 순간, 힘이 부치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쉴 틈 따윈 없다.


아우성치는 근육의 고통도 손주를 생각하면 말끔히 지워지니 어찌 쉴 수 있을까.


그때, 한줄기 비명과도 같은 목소리가 노파의 뒷골을 잡아당겼다.


“도련님! 여기에요! 여기!”


뒤를 돌아보니 아이를 데리고 있던 여자가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 자신을 쫓고 있었다.


노파 뿐만 아니라 방려도 죽기 살기였으니 당할 재간이 없었다.


게다가 방려의 부름에 무사들까지 달려오고 있으니 잡히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마침내 방려의 손이 노파의 어깨에 닿았고 그녀를 멈춰 세웠다.


하지만 어찌 포기하겠는가.


노파는 즉시 방려의 머리끄덩이를 잡아당겼다.


후작부라는 귀한 집의 여식이었던 방려가 그런 수모를 겪어 봤을까.


머리를 한 움큼 제대로 잡혔으니 정신을 차릴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방려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녀는 머리털이 뽑히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노파에게 주먹을 날렸다.


단 한방이었다.


노파는 적휘를 가슴에 안은 채 벌러덩 나자빠지고 말았다.


순식간에 무사 세 명이 노파의 사방을 점했고 머리가 한 움큼이나 빠진 방려가 서서히 걸어왔다.


노파는 손과 발에 힘이 들어가지 않음을 느꼈다. 숨이 너무 찬 나머지 졸도할 것도 같았다.


그녀는 이미 자신의 기력이 다했음을 뼈저리게 느꼈고 모든 것이 끝났다는 생각에 설움이 복받쳐 올랐다.


눈물이 흐르고 분노가 치솟은 노파는 땅바닥에 주저앉은 채로 쇳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


“이놈들아! 어찌 노인을 이리 핍박한단 말이더냐! 하늘이 무섭지도 않느냐!”


지나가던 행인들의 시선이 노파에게로 향했다.


하지만 노파가 행인들에게 기대하던 행동은 나오지 않았다.


노파의 인상과 말씨도 문제였지만, 검을 휴대한 무사 세 명이 떡하니 서 있는데 누가 나설까.


방려는 노파의 손에 있는 적휘를 살폈고, 그녀를 대신해 신자호가 한걸음 나섰다.


“어르신. 이제 그만하시지요. 공자를 무사히 넘기기만 한다면 더이상 탓하지 않겠습니다.”


신자호는 천천히 노파에게로 다가갔다.


검을 꺼내지도 않고 양손을 높이 든 채로 위협을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


하지만 왜일까.


노파는 모든 이가 예상치 못한 행동을 보였다.


“여기요! 다들 보소! 이놈이 방문에 붙어있던 꼬마놈이라오! 무려 황금 천 냥짜리요! 다들 눈을 뜨고 보시오! 어서! 어서 보시오오오!”


노파는 마치 자식을 잃은 어미처럼 한이 서린 듯한 노호를 질렀다.


그 기분 나쁜 쇳소리는 대방가를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그리고 사방이 고요해졌다.


시종일관 동요를 하지 않던 신자호조차 당황하기 시작했다.


시장바닥의 공기가 변하고 있었던 것이다.


시체가 눈에 띄어도 참견하지 않을 것 같던 평범한 행인들의 눈빛이 점점 아귀떼의 그것으로 변하고 있었다.


“맞네. 맞어.”


“확실한가?”


“내가 보기엔 확실한 것 같네.”


“으음!”


행인들은 저마다 붉어진 눈으로 언제 뛰쳐나갈까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다.


신자호는 즉시 무사들에게 신호를 했고 그들은 모두 검을 뽑았다.


행인들이 경거망동 할 시에는 살인도 서슴치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기세에도 사람들은 쉬이 물러서지 않았다.


절대적인 수적우위는 다수에게 끝없는 용기를 불어넣는 법.


수많은 돈이 오가는 대방가에 굶주림에 지친 자들이 많은 것일까.


아니다.


황금 천 냥이라는 거금은 배부른 자도 위험에 뛰어들게 만들 정도의 액수였다.


순식간에 건장한 사내들이 몰리기 시작했고 주변에 있던 아낙들마저 합세해 그곳을 빙 둘러쌌다.


그들은 거대한 기대와 불안으로 뒤범벅되어 건드리면 폭발할 듯한 일촉즉발의 발광적인 상태에 놓여 있었다.


그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가벼운 발소리가 울렸다.


터벅. 터벅.


나이가 들면 주변 눈치를 보지 않는다고 했던가.


적휘에게 제일 먼저 달려든 것은 노인이었다. 신자호는 그를 일검에 베어 본보기로 삼으려 했지만 이미 폭발은 시작된 후였다.


무사 하나가 노인을 가볍게 제압했지만 그 뒤로는 이미 젊고 건장한 사내, 아낙 할 것 없이 모조리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었다.


적휘의 몸에 누군가의 손이 닿았다.


그 거칠고 무자비한 손아귀에 옮겨진 순간부터 적휘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여기저기서 당기고 잡아 뜯고, 이 사람, 저사람에게 끊임없이 옮겨다녔다.


때로는 공중으로.


때로는 바닥을 구르고.


팔과 다리가 서로 반대방향으로 당겨지고.


적휘는 거센 폭풍우를 맞은 뗏목보다 위태로웠다.


서로 고함치고 때리고 할퀴고 심지어 맨손으로 살인까지 저질러지는 상황.


적휘는 난생 처음으로 이렇게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눈앞의 사람들은 말이 통하지 않고 힘으로도 이길 수 없는 짐승들이었다.


처음에는 방려의 위치를 찾으려 고개짓을 하기도 했지만 이젠 모든 희망을 놓았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아주 작은 목소리가 힘없이 배어나왔다.


“도칠······ 어딨어···”


무사들이 검을 쓰려했지만 신자호가 막았다.


처음 다가온 노인을 베어 사태를 진정할 수 있었다면 모르되 지금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들 모두를 막기 위해선 수백의 사람들을 베어야 할 것이고 신자호는 그럴 수가 없었다.


그들은 모두 제백의 백성들 이었고 자신들은 제백의 백성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니까.


무사들의 손발이 쉬지 않고 움직였다.


실력있는 무사들이 일반인들을 제압하는 것에 힘이 부친다?


어불성설이다.


무려 세 명의 강인한 무사들이다.


주먹 한방에 건장한 청년이 나가떨어지고 사납게 날뛰던 중년사내는 피떡이 된다.


하지만 그들도 전방위에서 쏟아지는 대방가의 인파들을 모두 막는 것은 불가능했다.


신자호는 잠시 고개를 돌려 적휘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곧 그의 손이 다시금 움직였고 그것은 전보다 거칠고 잔인하게 변해있었다.


“비켜! 가까이 오지마!”


방려는 처음부터 무사들과 결을 달리했다.


그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다가오는 자의 가슴에 단도를 꽂아 넣었다.


사도칠에게 배우고 부단히 노력했던 결과 손쉽게 사내 한 명을 제압한 것이다.


쉴 틈 따윈 없다.


다가오는 것은 무조건 막으리라.


그녀는 사내와 아낙을 가리지 않았고 살인에 주저함도 없었다.


내 새끼가 죽을 판에 어찌 남을 걱정할 수 있을까.


사람들도 악에 받쳐 그녀를 공격한 것은 당연지사.


얼굴에 꽂힌 사내의 주먹은 무지막지했고 복부에 꽂힌 발차기는 내장을 파열할 듯한 고통을 선사했다.


그래도 일어난다. 머리에 피가 나도, 상처를 입어도 그녀는 계속해서 무기를 휘둘렀다.


하지만······


어느덧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소리내어 엉엉 울고있었다.


아프기 때문이 아니다.


사람들에게 둘러쌓인 적휘가 이제는 보이지 조차 않았던 것이다.


그 어린 아이가 얼마나 무서울까.


내가 빨리 가야하는데.


아프진 않을까. 안돼.


“안돼애애애애애!”


적휘의 울부짖음을 상상했을때 그녀에게서 튀어나온 괴력은 끊임없이 다가오는 짐승들의 움직임을 잠시 멈출 정도였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때리고 밀고 찌르고 또 찔러보아도 사람들은 이미 눈이 돌아버렸다.


멈춰지지 않는 절망 속에서 그녀는 서서히 무너져 갔다.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몸은 일어서기를 거부했고 바닥에 쓰러진 그녀는 망연자실, 넋 나간 꼴로 멈춰 버렸다.


“으악!”


“어어어어!”


갑자기 한쪽에서 소란이 일었다.


눈앞에 칼을 들이밀어도 움직임을 멈추지 않던 사람들이 허둥거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눈에 어렸던 탐욕과 욕망은 사라지고 그 빈자리를 두려움이 빼곡히 매웠다.


그리고 거짓말같은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점점 사람들이 흩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방려는 즉시 잊고 있었던 인물을 떠올렸다.


‘어르신!’


그녀는 남은 힘을 짜내 기어이 몸을 일으켰다.


그가 왔다.


무슨 수를 썼는지 알 수 없지만 그는 찾아온 난관을 어떻게든 쳐부수어 버리는 괴물같은 사내이다.


도와야 한다.


조금이라도 일푼이라도 도련님을 구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면 움직여야 한다.


피가 튀어도 물러서지 않던 이들이 두 갈래로 갈라지고 남은 것은 적휘와 그를 안고 어쩔 줄을 모르고 멈춰선 사내 하나.


방려는 이미 달리고 있었다.


만신창이가 된 몸이 어기적어기적 하는 것을 달린다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분명 달렸다.


적휘와의 거리는 삼 장(9M).


곧 닿을 수 있을 것이다.


헌데······ 무슨 일인가.


그녀의 몸이 공중에 떠서 뒤로 옮겨지고 있었다.


신자호와 무사들의 짓이었다.


“소저. 정신차리시오.”


무슨 소리인가. 도련님이 저기 계시는데. 그리고 어르신이···


“아···”


그녀는 그제야 반대편에서 다가오는 것을 인지했다.


적휘는 이미 정신을 잃었고, 그를 든 사내는 무언가를 바라보며 덜덜 떨고 있었다.


다가오는 이들은 비영사였다.


그들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제백령에 사는 모든 이들에게 뿌리 깊게 박힌 공포가 그들로 하여금 제자리에 서 있지도 못하게 만든 것이다.


이것이 두려움의 힘이다.


두려움은 누구도 쉽사리 해결할 수 없는 난제를 허탈할 정도로 가볍게 해치워 버렸다.


곧이어 적휘를 안고 있던 사내의 목이 날아간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놔! 놔라!”


“지금은 안되오. 소저. 비영사 뿐만 아니라 뒤따르는 병사가 많소.”


“그게 뭐! 놓으란 말이다!”


“죽습니다! 소저. 죽는단 말입니다.”


“그래서 그게 뭐! 어쩌라고! 이새끼야! 이거 놔!”


“······”


“안돼··· 안돼··· 안돼애애애!”


방려는 신자호를 힘껏 후려쳤지만 소용없었다.


그녀의 울음섞인 목소리에는 가슴을 저미는 처절함이 절절히 배어 있었지만 그것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


방려는 꺼억꺼억 숨이 넘어갈 듯 울며 무사들에게 끌려갔고 정신을 잃은 적휘는 비영사들에게 끌려갔다.


그녀는 또다시 눈 앞에서 아이를 잃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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