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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설란 님의 서재입니다.

족쇄를 벗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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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설란
작품등록일 :
2018.05.04 23:33
최근연재일 :
2018.08.08 19:00
연재수 :
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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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11
추천수 :
74
글자수 :
395,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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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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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2부-재회(2)

DUMMY

사이좋게 음식을 나눠 먹으며 우애를 다진 뒤 할 말을 꺼냈다.


-앞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예, 예?


사냥꾼을 몰살시킨 후로 약간 나를 무서워하던 조제핀이었으나, 지금은 내 페이스대로 끌고 나가야 했다.

곧 입을 우물거리며 대답하지 않는 어머니를 대신해 에밀이 입을 열었다.


-한스 너는?

-난 스트라스 왕국 쪽으로 가서 사냥꾼을 잡을 생각이야.


이런 말에 드디어 조제핀에게서 반응이 나왔다.


-그러면...

-예. 그렇게 되면 당신들을 쫓던 사냥꾼들도 모조리 죽.. 아니, 더 이상 쫓지 않게 되겠죠. 따라가시겠습니까?


그 말에 조제핀이 손을 만지작거리다 답변을 했다.


-조금만,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알겠습니다.


* * *


조제핀의 요청에 난 그들에게 정확히 일주일의 시간을 주었다. 그렇게 그들과 조그맣던 배낭에서 이제 끝을 알 수 없는 크기로 확장된 인벤토리에 들어간 식량을 먹으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었다.


-먹어.

-이거 생고기 아냐?

-지금은 독수리니까.


가끔은 에밀이 내게 사냥한 음식...을 주기도 했다. 웃기게도 고기는 부리에 잘 맞아 맛있게 넘어갔다.


-한스. 침대.

-네, 네.


에밀의 요청에 늑대로 변해 몸집을 키우자 그녀가 냉큼 푹신한 털 안으로 파고들었다. 조제핀도 그런 에밀의 옆에 다소곳이 누웠다.


-엄마. 편안해?

-그렇구나.


왜 네가 으쓱이는데?

어느새 옆쪽에서 고른 숨소리가 두 개 들려왔다. 그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몸을 축 늘어뜨리며 생각에 잠겼다.

확실히 에밀은 과거보다 밝아졌다. 그녀의 어머니가 멀쩡하니 당연하겠지. 사냥꾼에게 잡혔다면 어떤 짓을 당했을지 모르니.

그런 그녀를 굳이 억지로 끌고 갈 필요가 있을까? 안 그래도 조제핀은 나를 약간 꺼려하는 느낌이던데. 게다가 트라우마가 있을 게 당연한 사냥꾼에게 찾아가려고 하지도 않을 테고.

안타깝게도 내가 앞으로 계획한 일에는 이런 폭력이 꼭 필요한 부분이 많았다. 그러니 안전한 곳을 알려주고 헤어지는 것이 가장 깔끔할 것이다.

살아있으면 나중에 만날 테니 안될 것도 없었다. 그렇게 마음을 정하며 나도 눈을 감았다.


* * *


-마음은 정하셨습니까?

-...죄송해요. 역시 따라가긴 힘들 것 같습니다.

-엄마?


옆에서 사정없이 쏟아지는 에밀의 눈초리에도 불구하고 조제핀은 단단하게 자신의 의지를 관철했다.


-그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거 받으시죠.


조제핀은 이제 허공에서 종이가 튀어나와도 익숙하게 그것을 받았다. 내 고갯짓에 그것을 펼친 조제핀의 눈이 커졌다.


-지도에 표시된 장소는 나름 안전한 곳들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활 솜씨면 식량 구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그렇게 고개를 숙이고 에밀의 어깨에서 벗어나 하늘로 가... 켁.


-가지 마.


에밀이 뒤에서 강하게 내 날갯죽지를 붙잡았다. 그게 영락없이 곧 잡아먹힐 닭의 행색 같아 헛기침이 절로 나왔다.


-뭐 하는 거야?

-가지 마.

-에밀, 억지는 부리면 안 된단다.


조제핀의 만류에도 에밀은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항상 호수같이 잔잔하던 그녀답지 않은 들쑥날쑥한 목소리가 내 귓가로 속삭여졌다. 살짝 눈알을 굴리자 마구 흔들리는 그녀의 눈동자가 보였다.

본인도 왜 이러는지 이유를 알 수 없는지 에밀은 입을 뻐끔뻐끔 여닫기를 반복했다. 이윽고 그녀가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넌 도대체 누구야?

-...한스.

-널 보면 반가운 마음이 들어. 머리가 지끈거려. 곁에 두고 싶어. 노래를 좀 더 듣고 싶어. 함께 책을 보고 싶어. 대화를 하고 싶어.

-그래?

-눈앞에 자꾸 너의 얼굴이 아른거려. 이 모습 말고, 네 진짜 모습이. 둘이서 보던 달이 계속 떠올라.


이상하다. 분명 기억하지 못해야 정상일 텐데? 어쩌면 몸을 회복시킬 때 내 사심이 나 몰래 힘을 썼을지도 모르겠다.


-대답해줘. 넌 누구야? 우린 어디서 만난 거야?


잠시 고민을 하다 부리를 열었다. 그러자 에밀이 다른 손으로 내 부리를 붙잡으며 날 째려보았다.


-읍.

-원래 모습으로 말해.


까다롭긴. 뭐, 잠시는 괜찮겠지.

그녀의 요청대로 사람으로 돌아왔다. 어떻게 서두를 뗄까 고민하며 나를 감싼 검은 마기 옷을 매만지다 입을 열었다.


-모두 아는 것과 일부만 아는 것, 어느 쪽으로 할래?

-모두.

-후회 안 하겠어?

-응.


난 에밀이 어떻게 어머니를 잃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익히 아는 질척한 밑바닥의 사정상, 조제핀이 어떤 결말을 맞게 되었는지는 어렴풋이 짐작이 갔다.

그것을 옆에서 모두 지켜봤을 에밀에게 기억을 전해주는 게 과연 좋을까? 더군다나 지금은 벌어지지도 않은 일인데?

그런 내 망설임을 눈치챈 에밀이 따가운 눈초리를 보냈다. 그 안에 담긴 흔들림을 보니 이미 그녀도 조금은 기억한 듯했다.

후우. 좋아, 해보자.

손을 뻗어 에밀의 손을 붙잡아 기운을 밀어 넣었다. 가온이 기억을 유지했듯이 권한을 부여하자 그녀가 내 손을 뿌리치고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았다.


-으윽.

-에밀!


자신의 딸에게 달려가려는 조제핀을 붙잡았다. 그러자 조제핀이 내게 악을 질렀다.


-뭐 하는 거예요!

-괜히 건드렸다간 다칠 수가 있습니다. 혼자 이겨내게 두십시오.

-그게 무슨..!

-나중에 설명 드리겠습니다.


주먹으로 나를 열심히 때리는 조제핀을 무시하고 에밀에게 신경을 집중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기억에 에밀은 헛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너무 괴로워 보이는 모습에 마기를 뻗어 그녀를 보조했다. 내가 심은 권한이 전생이 아닌 더 과거의 기억을 가져오는 것을 막고, 힘든 부분에 활력을 넣어 주자 그제야 에밀이 조금 편안해진 듯 숨을 몰아쉬었다.


-좀 어때?

-아, 아.


고통이 지나가자 에밀이 눈물이 흘렸다. 한동안 떨어지는 물과 함께 생각을 정리한 그녀는 급하게 바닥을 박차고 일어나 조제핀을 힘껏 끌어안았다.


-엄마!

-에밀? 괜찮니?

-엄마, 엄마, 엄마!


어이구, 빠져줘야겠네. 그렇게 몸을 슬쩍 빼자 에밀이 내 뒷목을 붙잡고 자신에게로 당겼다. 으악, 콧물이...


* * *


이렇게 눈물과 콧물 범벅이 된 사람을 본 건 참 오랜만이었다. 줄리엣을 만나고 난 뒤론 내가 울었으면 울었지 우는 사람을 보지 못했으니까.


-이제 좀 괜찮냐?

-한스. 왜 또 독수리야.

-이제 설명해 줄게.


그 뒤로 조제핀과 에밀에게 지겨운 설명이 쏟아졌다. 그래도 중간에 마기로 모형도 만들어서 설명에 첨가하자 나름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된 겁니다.

-그러니까... 프렉스라는 마수에게 세계가 조종받고 있고, 당신은 그걸 막기 위해 시간을 돌렸다고요?

-그렇게 말하니까 제가 정신 나간 것 같네요.

-진짜 미치셨나요?


어허허. 이분 보게.


-정확히는 제 친구들 보러 돌아온 겁니다. 다들 목이 뎅겅 잘려나갔거든요. 거기 있던 에밀도 말입니다.

-네?!


다소 충격적인 말에 조제핀이 에밀을 돌아보았다. 그러자 에밀이 긍정의 표시로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원래 미친 소리도 둘, 셋이 같이하면 믿는다고 했던가? 믿기 힘든지 하나씩 물어보는 조제핀에게 에밀이 다 긍정의 의사를 보내자 조제핀이 일단은 받아들이기로 했다.


-기왕 다 말해준 김에 나 좀 도와줘, 에밀.

-알았어.

-에밀!

-걱정하지 마세요. 위험한 일은 안 시킵니다. 단지 피가 조금 묻을 순 있습니다.

-아니, 그게...!

-조제핀.


언제까지 평행선을 달릴 수는 없었기에 그녀에게 조금 압박을 가했다. 당연히 에밀이 반발할 줄 알았는데, 여전히 그녀는 무덤덤하게 우리를 쳐다보았다. 아, 이쪽이 평소대론가?


-네, 네?

-당신 딸을 걱정하는 마음은 충분히 압니다. 나 또한 그녀의 친구이며, 동료였습니다. 심지어 눈앞에서 에밀이 죽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

-앞으로 세상에는 그런 위기가 찾아올 것이고, 그것이 우리 모두를 덮칠 겁니다. 당신은 그 속에서 당신과 딸을 모두 지킬 수 있습니까?

-그건...


아무래도 순탄하게 넘어갈 줄 것 같진 않았다. 아까 수긍했던 것도 대강 고갯짓만 했던 모양이었다.

제일 빠른 방법은 그녀의 기억도 되찾아주는 것이지만, 웬만해선 하고 싶지 않았다. 그야 그럴게, 윤간당해 죽었을 게 뻔한 노예의 기억을 안겨주고 싶진 않잖아?

슬쩍 에밀에게 부리짓으로 도움을 요청했으나, 그녀 내게 엄지손가락만을 들어주며 시선을 돌려버렸다. 매정한 놈.

으음. 저 굳건한 파피리오족을 어떻게 한다. 파피리오족? 아, 그게 있지 참.

허공에서 사니스의 장신구를 꺼내 조제핀에게 들이밀었다. 그러자 그녀가 깜짝 놀라며 그것을 이모저모 뜯어보았다.


-이건... 사니스의 어머니의...

-난 인간이지만 동시에 당신의 일족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과거의 일이 되어버렸지만요. 그 일족으로서 부탁드리겠습니다. 한번만 믿어주십시오. 난 우리 모두가 웃을 수 있는 미래를 원합니다.

-...알겠어요.


휴. 구걸까지 했는데 거절했으면 방도가 없었는데 다행이다.


-대신!

-예?

-제 딸이 다치기라도 하면 가만두지 않겠어요.

-걱정하지 마시죠.


사실은 에밀도 싸움깨나 할 텐데. 하긴, 부모 눈에는 항상 애로 보일 테니까 말이야.

한숨을 푹 쉬며 휴식을 취하고 있으니 에밀이 냉큼 나를 붙잡아 저에게로 끌어당겼다. 그에 반항할 힘도 없어 편히 몸을 맡겼다.

프렉스랑 싸울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차라리 심장 두어 번 터지는 게 낫지, 되도 않는 말발로 설득하려니 힘에 부쳤다.

그런 와중에 에밀은 아주 편안하게 나무에 기대고 있으니 내 속이 탈까, 안 탈까? 마음 같아선 부리를 쪼아주고 싶었다만, 옆에서 지그시 감시하고 있는 조제핀이 있으니 그만둬야 했다.


-에밀, 다음부턴 네가 해라.

-뭐를?

-다른 친구들 만났을 때 설명이랑 설득, 그거 말고 있겠어?

-싫어.


생각이라도 해보고 대답하지 그러냐.


-한번만.

-싫어.


에휴. 부탁하려다 머리가 다 세겠다, 세겠어.


* * *


-정말 괜찮은 건가요?

-문제없습니다. 서둘러 가시죠.


미리 접선한 브로커를 통해 안전하게 검문을 받고 있는 조제핀을 안심시켰다. 인간과 구분이 안 가는 딸과는 달리 선명한 차이점이 보이는 그녀는 마법사나 쓸 법한 로브를 두르고 있었다.

누가 봐도 수상한 행색이었지만, 지금은 한창 평화로울 시기라 돈 몇 푼 건네주니 설렁설렁 통과시켜주었다.

역시나 테네벨에게서 소개받은 정보 길드는 없었으므로 주점을 돌며 정보를 우선적으로 모았다. 그렇게 찾은 곳에서 신분증을 얻고 나서야 우리는 겨우 한숨 돌릴 수 있었다.


-후우.

-힘드십니까?

-네, 좀 그렇네요.


역시 겉보기로 보는 것과는 딴판으로 나이가 좀 있는 걸까? 식사는 제 때에 다 마쳤고, 딸인 에밀은 아주 팔팔한 걸 보아 아무래도 나이가...


-한스 씨?

-넵?

-...아니에요.


괜스레 나오려는 기침을 혀를 굴려 막으며 에밀에게 시선을 돌렸다. 다행히 이번에는 그녀가 눈치 나쁘게 도와주었다.


-한스, 이제 우리는 뭐 해야 해?

-도와달라고는 했다만은, 딱히 할 일은 없어. 그냥 나 따라가서 사람들한테 설명 좀 잘 해주면 돼.

-...


슥 고개를 돌려 애꿎은 빵을 집어 먹는 에밀의 시선 안으로 이동해 말을 끝마쳤다.


-장난이고, 내가 다 할 테니까 그냥 서 있기만 해.

-그쯤이야.


아이고, 감사합니다. 에밀 님.


-그럼 좀 씻고 나서 가자.


* * *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흐른 뒤, 하품을 하는 에밀을 억지로 끌고서 거리로 나왔다. 혹시 몰라 조제핀에게 감시망 하나를 달아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


-어디로 가?

-이걸 따라가.


에밀의 눈앞에 반짝이는 초롱불 같은 걸 소환해 이동시키자 에밀이 조용히 그것을 따라갔다. 주위에 드물게 있는 사람들은 갑자기 나타난 불을 보고 그 옆에 있는 소녀를 보았다가, 그녀가 내뿜는 어두침침한 기운에 기겁을 하며 고개를 돌렸다.

음, 멋지다. 내 의도대로 잘 흘러가고 있군.

그렇게 다수의 목격자를 생성하며 나아가던 에밀의 앞에 덩치가 제법 큰 문지기 둘이 나타났다.


“누구...십니까?”


상대를 알아보고 공손히 나오는 그에게 소녀의 위에 앉아있던 독수리가 입을 열었다.


“비켜라.”

“혹시 마법사님이십니까?”

“말을 못 알아듣는군.”


무심히 문지기를 바라보는 소녀의 눈빛에 맞추어 허공에서 시커먼 무언가가 움직였다. 주위를 은은하게 비추던 빛마저 흡수하는 그것이 한번 휘저어지자 한쪽의 문지기가 벽으로 튕겨 나갔다.


“흐억.”

“안내하라.”


살아남은 문지기가 눈알을 굴리며 안쪽으로 들어가자 소녀도 그를 따랐다. 연신 뒤쪽으로 시선을 돌리던 문지기는 독수리와 눈이 맞자 몸을 움츠리며 발을 놀렸다.

문지기가 나름 꾀를 부렸는지 그가 이끄는 방향에서 그의 동료들이 하나 둘 씩 나타났다. 하지만 그들 또한 소녀의 눈짓 한방에 으스러질 뿐이었다.

또각거리는 소녀의 신발 소리와 문지기가 물어뜯는 손톱 소리가 함께 울리기를 잠시, 드디어 공간이 넓어졌다.

그곳에는 중무장을 한 인간들에게 둘러싸인 한 남성이 있었다. 아마도 주인이지 않을까 싶은데,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에 심기가 많이 상하신 모양이었다.


“뭐하는...”


그런 주인이 한 마디를 하기도 전에, 소녀가 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땅 밑에서 검은 꼬챙이가 올라와 주인을 꿰뚫고 입으로 튀어나왔다.

상당히 기괴한 장면에도 눈썹 하나 움직이지 않는 소녀는 멍하니 옆에서 벌벌 떨고 있는 문지기를 쳐다보았다.

이제는 시선조차 가지 않는데도, 어디선가에서 등장하는 검은색 무기들이 소녀에게 덤벼드는 인간을 갈가리 찢어놓았다. 끝내 자신에게는 피 한 방울 뭍이지 않은 채 학살이 끝나자 소녀 옆에 올라탄 독수리가 부리를 재잘대었다.


“안내하라.”


* * *


-살려줘도 되는 거야?

-그럼, 소문이 퍼지게 둬야지.


결국 우리를 알리는 시발점이 될 문지기를 내보낸 채, 옆에서 숨죽이며 따라오는 많은 노예들을 쳐다보았다.

몇 명이 에밀이 선보인 것으로 보이는 압도적인 무위를 엿보았는지 따라오라는 말에 묵묵히 우리를 따르고 있었다. 대신 눈가에 흐르는 눈물만은 감출 수 없는지 코 훔치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저, 누나...

-키파! 마법사님이라고 불러야지!

-아, 아. 응. 마법사님,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건가요?


피곤한지 평소보다 더 멍해 보이는 그녀를 대신해서 답변을 해주었다.


-일단은 당신들과 같은 사람들을 모아서 타토르로 갈 겁니다. 거기서 한동안 지내다가 원래 살던 대륙으로 다시 이동할 겁니다.

-진짜로요?!

-아니, 그게 정말입니까?

-~~~


내 답변에 순식간에 사람들이 귀청을 가득 때려대었다. 그에 에밀이 눈썹을 살짝 찌푸리자 또 한순간에 침묵이 찾아왔다. 이거 재밌는데.


-사실이니까 진정하십시오. 에밀, 조제핀 씨 좀 모셔올래?

-지금?

-그래.


그렇게 홀로 남겨진 나에게 쏟아지는 관심을 적당히 흘려보내며 시간을 때우자 매우 피곤한 얼굴의 조제핀이 에밀에게 소매를 잡혀 끌려오고 있었다.


-흐아아암. 무슨 일인가요, 한스 씨.

-이제 출발할 시간입니다.

-예?!

-충분히 쉬셨죠? 갑시다.

-아니, 그럴 거면 신분증은 왜...


그야 당연히 나중에 일 시켜먹으려고 만들어 준 거지. 그것을 차마 입 밖에 내놓을 수 없어 머쓱하게 웃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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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세상의 끝 18.06.29 75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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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이야기의 시작 18.06.24 87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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