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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님의 서재입니다.

카오스모스 - UFO와 함께 사라진 연인을 찾아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김진욱
작품등록일 :
2021.05.20 17:12
최근연재일 :
2022.07.26 16:11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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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2
추천수 :
89
글자수 :
100,740

작성
21.06.01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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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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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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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8화 날개의 꿈

DUMMY

카오스모스 8화 날개의 꿈

1


마에다 요이치가 인파가 많은 명동 지하상가를 지나고 있다.
퇴근시간의 지하통로를 이어폰을 귀에 꽂고,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좀비처럼 무표정하게 걷고 있다. 마에다와 가끔 그들은 부주의 하게 부딪친다.
마에다, 계단을 오르내리며 공중전화박스를 찾는다.
행인에게 위치를 물어보지만 아무도 알려주는 사람이 없다.
마에다 요이치가 어렵게 찾은 공중전화박스에서 전화 통화를 한다.


그는 지난번 구치소에서 통역을 진행했던 통역사를 바꿔달라고 구회영 변호사에게 요청을 했었다. 일본에서 급하게 도착하자마자 진행된 인터뷰에서 통역사의 불성실한 태도가 마음에 걸렸다. 그 문제의 통역사는 구치소를 들락거린다던지 UFO라든지, 이런 따위를 내가 왜 해야 하는 표정을 2시간 정도가 지나자 대놓고 한숨을 쉬며 표현했었다. 마에다의 요청에 구회영변호사는 바로 새로운 통역사를 찾아냈고 이날 저녁 그 사람을 만나기 위해 마에다는 약속장소인 호텔로비 커피숍에 도착했다.

새로운 통역사는 정춘희라는 여성이었다. 오사카 영사관에서 십여 년간 근무하다가 한국에 돌아와 통역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고 변호사 구회영을 통해 전해 들었다.

2

저녁 무렵 호텔의 커피숍은 조용하다.

마에다 요이치가 춘희와 마주하고 있다.

"내가 얘기하고 싶은 건, 단순히 정보만 알려줘선 안 된다는 겁니다.

내가 한 말을 그 사람이 어떻게 듣느냐가 저에게는 정말 중요해요.
제가 하는 일은 상대방의 표정, 그 반응들이 중요한데,
그 사람은 너무 기계적으로만 통역하는 게 분명했어요.
제가 말하는 뉘앙스를 정확하게 전달해줄 분이 필요한 겁니다.

춘희씨는 오사카에 오래 있었다고 전해들었어요. 그리고 대학에서 임상심리학을 전공하셨다고 하니 제가 하는 인터뷰에도 적합할 거 같고요. "


정춘희는 수첩에 마에다가 요청하는 것들을 메모하고 있었다.

-" 인터뷰에 응하시는 분들이 최대한 객관적이고 자세한 묘사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좀 어렵긴 합니다. 시간도 좀 걸리겠고요.

일단 일본사람이 와서 뭔가를 물어본다고 하면 한국 분들은 대체로 거부감 느끼는 게 사실이에요. 일본인 뿐만 아니라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해 특히 한국 사람들은 의외로 패쇄적이죠. 마음을 열고 뭔가 속내를 털어내는 데는 적절한 기술이 필요하겠죠?

통역하는 역할이 그분들이 마음을 열고 인터뷰에 응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겠네요. "춘희가 능숙한 일본어로 대답했다.


"가능 하시겠습니까?"


-" 예.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


"일단 춘희 씨의 일본어 소통은 맘에 듭니다.

그런데 음··· 평소에도 이런 복장을 하십니까?"

춘희는 주황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아니에요. 선생님 처음 뵙는 데 서로 쉽게 찾기 위해서 선택한 건데요. "


"음··· 저와 하는 일은 눈에 띠면 곤란한 일입니다. "


마에다의 답변에 춘희가 의아해 한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묻는다.

-"아 눈에 띠면 곤란한 일이요? 선생님 뭘 조사하러 한국에 오셨는지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 안 해주셨네요.

어떤 걸 조사하시죠?"


마에다는 테이블 건너편에 있는 정춘희의 눈을 똑바로 쳐다본다. 호기심 어려 있으면서도 좀 강단 있어 보이는 춘희의 눈빛에서 같이 일하면 괜찮을 것 같다는 호감을 읽어냈다. 그래서 어떤 의구심 없이 대답한다.

"미확인 물체, UFO 와 함께 사라진 한 청년에 대해 조사하러 왔습니다. "

정춘희는 농담을 들은 줄 알고 살짝 웃는다.


3

마에다의 방에 노트북이 켜져 있다.
마에다, 자신이 녹음한 보이스 레코더를 플레이 해놓고
벽면에 붙은 지도에 펜으로 무언가를 표기한다.


서울의 지도 위 곳곳에 화살표와 함께 빨간 색으로 동그라미를 그리고,
또 초록 색 형광펜으로 작은 동그라미를 그리기도 한다.
마에다가 지도를 벽에서 뜯어내고 가방 속에 노트북과 나침판, 금속 진자 등 그의 장비를 차곡차곡 넣는다.


마에다가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보이스레코더에 녹화 버튼을 누른다.

마에다가 혼잣말을 한다.

“ 5월 31일 내일 다섯 시 삼십 분 서울을 떠나 서쪽지역으로 갈 예정이다.

나는 분명 가까이에 왔다. '가까이 왔다'라는 강한 느낌이 온다. 가까이에 왔다. “


4.

윤영은 집에 돌아왔다.

옷도 갈아입지 않고 침대에 누워 큰 두 눈을 뜨고 있다. 윤영의 방, 천장에는 별들이 붙어 있다. 이 집으로 이사 오던 날 진환이 불면증에 시달리던 윤영을 위해 야광으로 된 별 스티커를 붙여주었다. 더 현실감을 느껴주게 한다며 천장을 검정색바탕으로 도배를 하고 띄엄띄엄 별들을 이곳저곳에 붙여 놓았다.

-“눈을 감아봐. 더 편안하게 머리에 힘을 빼고 다리도 쫙 펴봐.

호흡을 크게 코로 들이 마시고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입으로 천천히 내뺕어 그렇게 한 스무 번부터 시작해서 열아홉, 열여덟...

역순으로 첫 번째 호흡까지 숫자를 세면서 해보는 거야.

다했으면, 자 천천히 눈을 떠봐 ”

과거의 진환 목소리가 들린다.

침대에 나란히 누운 윤영과 진환이 보인다.

눈을 감았던 윤영의 큰 눈이 떠진다.

순간 윤영의 눈앞에 은하수와 별들이 펼쳐졌다.

“대체 뭘 한거야?”


-“저 별들 사이로 네가 날아간다고 생각해봐 그리고 천천히 바로 잠이 든다. 그래 잠이 든다.”

지난 일들을 생각하니 귀속에 바로 옆에 진환이 있다는 느낌이 든다. 지친 몸이 스르륵 긴장이 살짝 풀린다. 윤영이 별들 사이를 비행하고 있다.

‘루이덴의 별로 갈거야. 나도 12.36광년을 너머 갈거야.’

윤영이 우주공간을 비행한다. 빛의 속도로 날아가 은하수를 지난다. 엄청난 에너지가 자신의 몸에서 느껴진다.

‘난 그곳으로 갈거야. 오빠를 데려올 거야! “

별들 사이를 지나던 윤영의 시선이 한 별에 꽂힌다. 그 별에서 음악소리가 들린다. 진환이가 들려주었던 익숙한 음악소리가 흘러나오는 것 같다.

그곳 그별로 접근해 내려간다. 구름을 지나 지상으로 천천히 내려간다. 바닷가에 외로운 한 섬이 보인다.

‘저기에서 음악이 들리고 있어!’

해변이 보이고 한쪽에는 모닥불이 타고 있다. 날개를 퍼덕거리며 한 없이 펼쳐진 모래사장에 사푼히 내려앉았다.


해변 가에 모닥불 옆에는 움막처럼 설치된 텐트가 보인다. 텐트 안에서 음악이 흐르는 것 같다.


텐트 안에서 누군가 누워 있다가 일어나 해변 가로 간다.
 해변의 저녁, 해가 지고 붉은 노을이 타고 있다.
그리고 파도를 거스르며 어떤 남자가 하늘을 향해 횃불을 들고 등지고 있다. 윤영의 시선은 물을 거슬러 점차 그 남자 가까이로 가고 있다.

그 남자의 등에는 물이 흠뻑 묻어있고, 등의 근육이 부풀어 있다. 윤영의 시선이 횃불을 든 남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간다.
남자가 뒤쪽으로 고개를 돌리려는 순간 윤영의 날개가 다시 퍼덕거리며 멀리 빠진다. 자신의 힘이 아니다. 뭔가 알수 없는 힘이 윤영의 날개를 잡아당기는 것 같다.

두 남자중 한 남자가 노을이 붉게 타오른 해변 가에서, 파도에 대항해 하늘을 향해 횃불을 들고 있다.


윤영은 멀리 해변 너머의 허공에 떠 있다.

두 남자가 움직이는 것을 쳐다보고 있다.

그 중 한사람 횃불을 들고 있는 이가 진환처럼 보인다.

“오빠! ”

윤영이 소리를 치자 알 수 없는 힘이 날개를 뒤로 더 멀리 잡아당긴다. 멀어지게 하는 힘에 조심해야한다고 자각을 한다. 애써 숨을 죽이며 가만히 두 남자가 하는 행동을 쳐다보기만 해야 했다.

두 남자가 가까워질 찰나 한 남자가 철사로 다른 한 남자의 목을 맨다. 목에 매인 남자가 강하게 허우적거리다 물속에 빠진다. 남자가 들고 있던 횃불이 파도에 휩쓸려 꺼진다. 무언가에 목이 멘 남자는 점점 힘이 떨어져 물속으로 가라앉는 듯하다.

“진환 오빠! ”

윤영이 지르는 소리에 살인자는 자신의 뒤를 돌아본다.

순간 윤영은 더 멀리 하늘로 점점 멀어진다. 그 별에서 멀어져 더 높이 저 높이 다시 컴컴한 우주공간으로 빨려나간다. 어떤 한 빛도 소리도 들리지 않는 또 다른 공간에 윤영은 갇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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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화 확증편향 22.07.26 15 0 10쪽
24 24화 "제국은 글리제273을 두려워한다." 21.11.30 37 0 8쪽
23 23화 혼돈의 도가니, 카오스 21.10.17 40 0 8쪽
22 22화 탈출 21.10.06 26 1 9쪽
21 21화 누가 컵을 뒤집는가? 21.09.09 31 1 10쪽
20 20화 윤영, 납치되다. +1 21.08.25 45 2 9쪽
19 19화 별빛 아래 +1 21.07.05 65 2 11쪽
18 18화 녹음된 진실1 +2 21.06.30 38 4 9쪽
17 17화 역행최면2 -여행자 +2 21.06.21 41 4 10쪽
16 역행최면1 +2 21.06.16 57 4 7쪽
15 15화 단독면회 +2 21.06.10 54 4 8쪽
14 14화 서쪽의 마에다 +2 21.06.09 39 4 9쪽
13 13화 UFOlogy +1 21.06.08 48 4 8쪽
12 12화 ‘루쿠스 솔루스 에서 온 편지 2 +1 21.06.08 56 3 7쪽
11 11화 ‘루쿠스 솔루스 locussolus (외딴 곳)’에서 온 편지 +2 21.06.06 50 4 8쪽
10 10화 Go west +1 21.06.03 61 4 8쪽
9 9화 '퍼즐이 맞춰지지 않는다 ’ +2 21.06.03 41 4 8쪽
» 8화 날개의 꿈 +4 21.06.01 54 6 9쪽
7 7화 저 멀리 구름 너머에 별이 반짝 거린다. +1 21.06.01 73 4 8쪽
6 6화 마에다 요이치, 서울에 도착하다. +4 21.05.27 85 5 11쪽
5 5화 루이덴의 별 21.05.23 74 4 11쪽
4 4화 카오스와 코스모스 , 카오스모스 +1 21.05.20 73 4 12쪽
3 3화 윤영, 진환이 사라진 섬으로 떠난다. +1 21.05.20 70 4 12쪽
2 2화 정보장교 여상준의 미스테리 사건 조사 +1 21.05.20 99 8 10쪽
1 프롤로그 - 진환 사라지다. +3 21.05.20 186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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