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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님의 서재입니다.

카오스모스 - UFO와 함께 사라진 연인을 찾아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김진욱
작품등록일 :
2021.05.20 17:12
최근연재일 :
2022.07.26 16:11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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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4
추천수 :
89
글자수 :
100,740

작성
21.05.2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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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2쪽

4화 카오스와 코스모스 , 카오스모스

DUMMY

1


4년 전 윤영이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하는 음반 제작사로 한 장의 데모 CD가 도착했다. 


 ‘카오스모스(chaosmos)’ 라는 앨범 제목을 읽고  윤영은 인쇄된 글씨가   낯선 단어라서 혹시 오타가 아닌가 의심했다. 


인디 음악계에서 평단의 시선을 끌고 있는 한 전자음악가가 음반출반을 위해 보낸 음악이 담겨 있었다. 


그 음악가가 바로 진환이었다. 


윤영과 진환은 음악가와 음반사 직원으로 만나게 되었다.  


    “이전에 작업하신 건 어떤 게 있죠? 소개 부탁드릴게요.   ”


윤영은 사무실에서 전형적인 오피스 룩의 차분한 정장 차림이다. 반면 진환은 검정색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있다.


  -” 코스모스 라는 작업을 했었습니다. “ 


  “ 코스모스 ?꽃 이름이요? “


 -“ 아....    꽃 이름 아닌데요. “



  어색한 분위기에 있던 진환이 미소를 띄운다.  전자음악을 하는 음악가라고 해서 윤영은 괴짜에 대화가 통하지 않을 거라는 편견을 가졌다. 목까지 내려오는 긴머리카락에 생각보다 수줍음이 많은 사람처럼 보인다. 사실 윤영은 진환이 보냈던 음악은 썩 맘에 내키지 않았다.


“인디 일렉트로닉 음악에서 마니아층이 두텁다고 해서 만나 뵙고 싶었어요. 그런데 보내주신 데모 앨범 제목이 카오스모스? 이건 무슨 의미인가요? 카오스모스.. 코스모스?”


윤영이 오디오에 진환의 데모 cd를 넣는다. 그리고 진환이 만든 몽환적인 전자음이 사무실에 낮게 깔린다.



 진환은 기다렸다는 듯이 긴 설명을 시작한다.    

   

  

-“카오스(chaos)는 혼돈과 무질서를 뜻하며 ‘크게 벌린 입’이라는 뜻의 그리스어가 그 기원입니다.


마치 모든 세상의 것을 집어삼키는 블랙홀 같은 이미지가 바로 ‘카오스’라고 할 수 있어요.


 반면 ‘코스모스(cosmos)는 ‘우주적인 질서’를 뜻하는 단어로 이상적인 조화와 균형을 상징합니다.

우주에  ‘카오스’만 존재할 경우 무질서 속에 혼돈만이 존재할 것이고 어떤 방향성이 없겠죠. 반대로 ‘코스모스’만이 존재하는 우주는 자연스러움이 제거된 딱딱한  질서로만 채워진 허상으로만 남을 겁니다.


그래서 ‘카오스’와 ‘코스모스’ 는 서로를 요청하게 됩니다.   혼돈속의 질서, 이 둘은 절충되어야 우주의 현상을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고 카오스적인 혼돈의 상황을 인간의 시각보다 더 넒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어떤 질서와 패턴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합의 비전을 ‘카오스모스’라는 음악으로 풀었습니다. “


 

윤영은 진환의 긴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시선이 멍해져 있다. 진환은 윤영이 자신 뒤에 창밖에 넋을 놓고 있는 것 같아 뒤를 돌아본다. 창밖의 가로수 나뭇잎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강한 광선이 반짝이고 있다.


-“괜찮으신가요?”


“예 듣고 있었는데...

좀 이상해요. 말씀하신 이야기나 지금 상황이 언제 있었던 일 인 거처럼 느껴져서요. ”


4년 전 가을, 진환과 윤영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무언가 홀린 듯이 진환에 끌리게 된 자신이 좀 위험하다고 느꼈었다. 그날 오후부터 윤영은 진환의 세계로 진입하였다. 이 남자는 그녀보다 5살 연상이었고, 이전에 윤영의 기준에서는 현실감각이 전혀 없는 예술가 타입이었다. 윤영은 진환의 무언가 저 먼곳을 바라보는 반짝이는 눈빛에 매료되었다.

‘그런 눈빛을 가진 사람은 처음 봤어. 어릴 적 키웠던 고양이의 눈빛 같았어.’ 주변사람들에게 진환에게 빠졌던 이유를 그렇게 설명했다.


윤영의 음반 기획사는 인터넷 스트리밍을 기반으로 일렉트로닉과 재즈 뮤지션들을 해외에 알려서 수익을 내는 상업적인 회사였다. 성향에 맞지 않는 뮤지션인 진환을 달래가며 진환의 오리지널 음악보다는 소속 뮤지션들의 음원들을 프로듀싱하고 편곡하는 역할로 전환했다. 다행히 진환도 윤영의 방향 전환에 호응을 해주었다. 소속 뮤지션들의 음악들이 진환의 감각적인 조언과 지휘로 히트를 하게 되어 윤영과 진환은 한동안 계속 같이 협업을 하게 되었고 조금씩 남자와 여자로써의 교류도 이어가게 되었다. 무엇보다 윤영은 진환의 순수한 음악 세계를 보호해주기 위해서는 자신의 현실적인 후원으로 보호해주어야 한다는 모성애적 본능이 작동했었다. 세상물정 모르면서 카오스, 코스모스를 논하는 이 음악가 남자의 음악들도 처음에는 잡음처럼 들리다가 새로운 리듬으로 깊숙이 윤영의 귀속과 가슴속에 강한 리듬으로 요동치게 되었다.




2


윤영은 진환의 실종으로 한동안 출근하지 못했던 음반 기획사 사무실에 와 있다. 멍한 상태로 창밖을 보고 있다가 바로 그 장소에서 4년 전 진환과의 처음 만났던 순간을 연상하게 되었다.



휴직을 정식으로 통보하러 사무실에 왔지만, 윤영은 여전히 혼돈의 한가운데에 있는지 멍한 상태이다.

윤영 주변으로는 너덧 명 정도의 직원들이 조용한 가운데 근무 중이다. 직원들은 넋이 나가 있는 윤영을 의식하기도 하면서 궛속말로 말을 주고받으며 술렁인다.


휴직 처리를 마치고 사내게시판에 있던 진환과의 결혼식 관련 게시글과 다음 달에 예정이었던 진환의 새 음반 쇼케이스 관련 공지글을 모두 삭제했다.


윤영이 기다리고 있던 회사 대표 원선이 사무실에 도착했다.

윤영은 휴직 전에 그래도 원선에게만은 꼭 직접 인사를 하고 싶었다.



-“너무 안타까운 일이라 제가 자세하게 따지고 싶진 않아요. 윤영씨 휴직 얼마나 될까요?”

“ 일단 한 달 이라고 써서 제출했습니다. “


-“ 한 달 이면 마음 추스르고 다시 복귀할 수 있을까요? 윤영씨 어쨋든 기간 늘리고 싶으면 연락을 주세요.”


“ 대표님 한 달 정도면 돌아올 거에요. “


-“누가요? 윤영 씨가요?“


“진환 씨요. 그 정도 안에 돌아올 거에요. “


원선은 아무 대답을 하지 못한다.


3


이수가 구치소의 감방에 갇혀있는 게 벌써 4일째 되는 날이다. 철창 너머 하늘만을 바라보고 있다.

전이수는 33살, 직업은 요가 강사, 현재 구속상태로 검찰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그의 죄는 대마소지죄와 살인 혐의를 받고 있다.

구치소의 식사는 벌써 하루째 거르고 있다. 독방의 앉은뱅이 작은 책상 한쪽에는 이수가 계속 쓰고 있던 진술서가 놓여있다.


이수가 변호사에게 온 편지를 읽는다.


-“ 보내주신 진술서를 경찰에 제출하기가 어렵습니다. 김진환 씨가 사라진 내용을 보내주신 내용대로 제출할 경우 향정신성의약품에 의한 환각 범행으로 더 오해를 받을 소지가 큽니다. 일단 김진환 씨의 소재에 대해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은 생략하는 게 좋겠습니다. 객관적인 사실만 적고 상상이나 추정은 생략해주시길 바랍니다. 첫째 여행에서의 기억나는 부분을 장소와 시간을 특정해서 비교적 상세하게 시간대별로 정리해주세요. 둘째 굴업도에서 김진환 씨가 사라졌다고 판단한 정확한 계기와 시간을 정리해주시고, 셋째 자택 세탁기속에 김진환 씨의 혈액이 묻은 셔츠가 왜 있었는지에 대한 경위와 설명도 구체적으로 다시 적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현재 부모님께서 이수 씨의 정신감정서를 첨부해서 넣자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차후에 정신과 검진을 구치소 측과 협의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


삭발한 민머리의 이수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크게 한숨을 쉰다. 이수가 볼펜을 들어 다시 진술서를 쓰기 시작한다.


“상기 본인은 5월 10일 인천 연안 터미널에서 오후 두 시에 만났습니다. 그 전날 대학 동창들과 술자리에서 돌발적으로 여행 제안을 김진환 씨에게 받았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선후배들과 머리를 식히기 위한 여행을 간다는 생각으로 저는 약속 장소로 갔었던 것입니다. 예상과 다르게 다른 참석하기로 한 멤버들이 약속을 모두 취소하고 결국 김진환 씨와 저만 둘이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쓰다가 진환은 지쳐서 바닥에 눕는다. 눈을 감는다.


4


인천항을 출발한 배 안, 진환과 이수는 간판 위에 나란히 서서 바다를 바라본다.


“야! 형 기분 좋네요. 어제 늦도록 마셨던 술이 벌써 다 깨는 느낌이네요. ”


-“그래 와줘서 고맙네.”


“ 그런데 형은 그 섬에 얼마나 자주 가세요?”


“난 벌써 2년째 계절마다 다녀...”


“ 그럼 윤영 씨하고도 왔었겠어요?”


“아니 누구랑 같이 가는 건 처음이네. 보통 혼자 가지. 날짜가 맞는 경우가 쉽지 않아. 마침 어제 너희들 만나서 한번 던져봤는데... 이수가 당첨되었네. ”


진환과 이수는 덕적도에서 다시 조그만 배로 갈아탄다. 배 안에는 오직 두 사람 뿐이다. 덕적도에서 배가 떠난 지 한 시간쯤 되어 드디어 둘은 굴업도에 도착한다.


배낭을 등에 메고 섬 입구에서 언덕을 오르고 비밀스러운 오리나무 숲을 한참 오르자 섬의 전경이 보이는 개머리 언덕 위에 다다랐다.



푸른 풀잎들이 바람에 춤을 추고 있고 저 멀리 노루 떼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너머엔 출렁거리는 파도 너머 오후 햇살이 노랗게 빛나고 있었다. 이수는 섬의 광경에 압도되어 잠시 걸음을 멈춘다.

굴업도라는 섬은 다른 여느 서해의 섬과 다르게 기암괴석이 이국적인 풍경으로 펼쳐져 있었다. 무거운 배낭을 한쪽에 던져놓고 이수는 푸른 풀밭을 뛰어가 섬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개머리 언덕 끝으로 뛰어다닌다. 노루 몇 마리가 풀밭 속에서 놀라서 도망을 간다. 이수는 노루 한 쌍을 쫓아 달려간다.



이수가 섬을 탐색하며 이리저리 뛰노는 동안 진환은 텐트를 설치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가방 속에 있던 노트북과 장비들을 꺼내 설치하기 시작한다.



5


밤이 되어 하늘 밑의 굴업도는 깊은 어둠에 묻혀있다. 달이 실처럼 얕은 빛을 내는 그믐밤이었고 별빛이 가득히 하늘을 열어놓았다. 은하수가 펼쳐진 하늘 아래서 이수는 별을 보며 모닥불을 켜고 있다. 진환이 미니 앰프를 조작해서 준비해 놓은 음악의 틀어내기 시작한다. 별빛이 수놓은 밤하늘에 진환이 켜놓은 음악에 맞춰 별똥별들이 움직이기도 하고 별들이 궤적을 그려내며 시간이 흐르고 있다.


굴업도는 사람이 엎드려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진환은 밤하늘에 펼쳐진 별들이 강을 이루며 흐르는 은하수를 향해 열려있는 이곳에서 하늘, 우주 앞에 사람이 엎드려 있는 형상이라고 설명했다.



6


이수가 감방에서 진술서를 쓰고 있다. 열흘 전 있었던 굴업도에 오게 된 계기들과 그곳에서 했던 일들을 연상하며 종이 위에 적고 있었다.


“김진환 씨는 본인이 그곳에서 음악을 어디론가 보내는 실험을 한다고 저에게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몇 번인가 그곳에서 실험이 성공했었고, 그 응답이 오는 또 다른 소리를 녹음해서 자신의 음악을 완. 성할 거라고 저에게 설명했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음악하는 사람의 단순한 호기심이나 상상으로 접근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밤이 깊어가면서 김진환 씨의 행동을 옆에서 관찰하면서 이상한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




이수가 여기까지 진술서를 썼을 때, 이수가 있는 감방 출입구로 구치소 경비직원이 구멍을 통해 노크한다.


“4207번”


이수가 노크소리가 들린 감방 쪽을 쳐다본다.


“ 면회 신청 왔습니다. 오후 2시에 노경석, 설윤영 두 사람 면회 신청했습니다. 면회 수락합니까?”


이수가 놀랜다.


-“설윤영? 윤영씨···”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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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화 확증편향 22.07.26 15 0 10쪽
24 24화 "제국은 글리제273을 두려워한다." 21.11.30 37 0 8쪽
23 23화 혼돈의 도가니, 카오스 21.10.17 40 0 8쪽
22 22화 탈출 21.10.06 26 1 9쪽
21 21화 누가 컵을 뒤집는가? 21.09.09 31 1 10쪽
20 20화 윤영, 납치되다. +1 21.08.25 45 2 9쪽
19 19화 별빛 아래 +1 21.07.05 65 2 11쪽
18 18화 녹음된 진실1 +2 21.06.30 38 4 9쪽
17 17화 역행최면2 -여행자 +2 21.06.21 41 4 10쪽
16 역행최면1 +2 21.06.16 57 4 7쪽
15 15화 단독면회 +2 21.06.10 54 4 8쪽
14 14화 서쪽의 마에다 +2 21.06.09 39 4 9쪽
13 13화 UFOlogy +1 21.06.08 48 4 8쪽
12 12화 ‘루쿠스 솔루스 에서 온 편지 2 +1 21.06.08 56 3 7쪽
11 11화 ‘루쿠스 솔루스 locussolus (외딴 곳)’에서 온 편지 +2 21.06.06 50 4 8쪽
10 10화 Go west +1 21.06.03 61 4 8쪽
9 9화 '퍼즐이 맞춰지지 않는다 ’ +2 21.06.03 41 4 8쪽
8 8화 날개의 꿈 +4 21.06.01 54 6 9쪽
7 7화 저 멀리 구름 너머에 별이 반짝 거린다. +1 21.06.01 73 4 8쪽
6 6화 마에다 요이치, 서울에 도착하다. +4 21.05.27 85 5 11쪽
5 5화 루이덴의 별 21.05.23 74 4 11쪽
» 4화 카오스와 코스모스 , 카오스모스 +1 21.05.20 74 4 12쪽
3 3화 윤영, 진환이 사라진 섬으로 떠난다. +1 21.05.20 70 4 12쪽
2 2화 정보장교 여상준의 미스테리 사건 조사 +1 21.05.20 99 8 10쪽
1 프롤로그 - 진환 사라지다. +3 21.05.20 187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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