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眞펜릴 님의 서재입니다.

퓨전펑크에 드래곤으로 환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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眞펜릴
작품등록일 :
2024.05.1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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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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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습 (1)

DUMMY

41. 강습 (1)




카펠은 아만다가 잠자리에 들 때까지 기다리며 장비를 점검했다.


‘흠. 좀 아쉽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것들은 안 되겠지.’


‘어둠 추적자’에서 지원받은 총기들은 평범한 펌프식 샷건 한 자루만 챙기고, 나머지는 다 뺐다.


이 세계라고 탄조흔을 모를 리가 없고, ‘어둠 추적자’가 탄조흔 등록도 안 하고 이런 총기들을 무방비로 내줬을 리가 없다.


지금부터 벌어질 일을 과소평가하지 않는다. 그냥 지역에서 벌어진 흔한 갱단 간의 싸움으로 무시되지 않을 것이다.


바로 근처에 ‘어둠 추적자’ 혹은 중앙은행 관련 팀이 있고, 일단 목표 대상 자체가 배후부터가 수상쩍다.


누군가 분명히 사건의 진실을 캘 것이다.


그러니 암살과 은밀 전술의 기본은 지켜야 했다.


너무 겁먹지 말자는 거지 나대자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잊으면 곤란하다.


그런 면에서 슬레지해머는 사실 약간 애매한 물건이다.


이걸 써서 흔적을 남기면 분명히 의심은 살 수 있다. 이런 걸 무기라고 쓰는 사람이 여럿 있을 것 같지는 않고, 이 지역이라면 더욱 그러니까.


‘하지만 그건 정황 증거지. 이걸로 날 의심은 할 수 있어도 추궁은 못 한다.’


지금부터 벌일 일에는 많은 의미가 있다.


왠지 모를 두려움에 미뤄두었던 숙제 처리이자, 쌓였던 분노를 해소하는 스트레스 처리이며, 부족한 자금 사정을 보충하려는 부업이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의미는 실험이었다.


[주시자]님의 관심은 사양한다. 버밀리언도 그냥 가끔 안부나 묻는 사이 정도면 좋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밑의 직원들에게까지 무시당하는 것은 곤란하다.


그런 면에서 평범한 사람이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좀 쉽다. [주시자]님이 관심 가지시지 않을 정도도 대충 알 것 같다.


문제는 버밀리언 정도 되는 존재들이 무시하지는 않더라도 당장 간섭하려고 들지는 않을 정도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이다.


이 부분에서 카펠에게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하나 있었다.


오늘의 실험은 그걸 확인해보기 위함도 있었다.



*****



카펠이 사는 지역의 이름은 N-29였다.


공식 명칭은 아니다. [더 시티]의 메가코프 협의회는 이 지역을 아직 공식적인 도시 영역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공식 영역으로 인정되지 않은 지역에는 당연하게도 불이익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전기나 마력석 같은 에너지 수급이 어렵다. 물가도 안정적이지 못하다. 그리고 공식적인 치안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


그래도 N-29는 임시 지역치고는 꽤 잘 운영되었다.


우선 비공식 영역치고는 치안이 안정적이었다. 인근에 광산 지역이나 공장 지역이 있어서 일자리도 제법 많았다. 거기에 가장 중요한 식료품 가격도 무난했다.


사람들이 꾸준히 모여들었다.


영역에 빈 땅이 점점 줄어가고 건물들이 늘어났다. 저렴한 목제 주택이기는 해도 다들 판잣집 수준은 벗어났고, 벽돌로 짓는 상업건물들도 늘어났다.


가장 고무적이었던 것은 기차역의 변화였다.


원래는 화물 집화를 위한 간이역이었던 기차역이 철도 노선표에 정식 기록되는 기본정차역으로 승급하더니, 최근에 관리역으로 승격되었다.


관리역은 [더 시티]의 메가코프 중 하나인 [철도연합]이 해당 역을 지역의 주요 거점으로 지정하고 본사의 출장 사무소를 정식 설치하면 붙여지는 등급이었다.


역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은 N-29의 가치도 높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 이후 기차역의 주변으로 주요 메가코프의 지사들이 슬금슬금 하나둘 자리를 잡더니, 무려 중앙은행의 지점도 생겼다.


파견된 메가코프의 경비 병력이 주변의 치안도 챙기기 시작하면서 상점과 시장도 더 활성화되었다.


특히 가장 중요한 하수도 시스템을 지역 주민들의 자경단이 아니라 메가코프에서 직접 관리하기 시작했다.


이건 명백한 신호였다.


N-29가 조만간 [더 시티]의 정식 영역으로 편입될 것이라는.


N-29에 사는 많은 사람에게 반가운 소식이겠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히 반가운 사람들이 있다.


당연히 N-29에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다.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한다면 버밀리언이다.


개발 초기 투자자이자 중간에 권리 대부분을 삼켜 버린 그는 N-29가 정식지역으로 등록되면 지금의 ‘상무 이사’정도가 아니라 사장단의 일원도 될 수 있다.


그리고 버밀리언은 그 이유로 현재 집중적인 견제를 받고 있기도 했다.


버멀리언이 하수도에 오염 문제가 발생하자 직접 날아와 급하게 처리한 이유가 그거였고, 무려 [주시자]님께서 지목하신 카펠에게 별로 신경을 못 쓸 정도로 바쁜 이유도 그거였다.


하지만 기득권을 가졌다고 해서 모두 버밀리언처럼 무조건 이득을 보는 것은 아니다.


원래는 기득권 세력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정식지역으로 등록되면 매우 애매해지는 세력이 있다.


지역 자경단이다.


비공식 지역의 자경단은 지역의 실질적인 지배 세력이다.


치안을 유지하며 지역 사람들의 존경과 존중을 받고, 메가코프의 금기를 이기지 않는 내에서는 자신들 맘대로 규칙도 정할 수 있으며, 보호비라는 명목으로 세금도 걷는다.


하지만 공인 지역이 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공인 지역이 되는 순간 메가코프 직속의 치안 서비스 회사들이 들어온다.


그 상황이 되면 기존의 자경단이 가지고 있던 그 어떤 기득권도 인정되지 않는다.


그래도 지역 주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이름이 널리 알려진 제대로 된 자경단이라면 메가코프의 산하에 들어가 정식 치안 서비스 회사가 되는 방법이 있다.


기존에 암묵적으로 행해지던 세금 및 수수료 면제는 포기해야겠지만, 정식 회사로 인정받을 수 있으니 꼭 손해는 아니다.


그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자경단을 해체하거나, 기득권을 포기하고 자발적인 지역 모임 정도로 조직을 유지하는 방법도 있다.


어쨌든 정상적인 자경단이라면 보통의 경우 제법 대우받는다. 하지만 그건 매우 드문 경우다.


그 이유는 자경단 대부분은 말만 자경단이지 사실은 조직화 된 범죄 단체인 마피아이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보호비를 명분으로 돈을 갈취하고, 무력을 이용하여 이권에 관여하며, 메가코프가 명목상으로 금지하는 각종 범죄를 저지르며 은밀하게 이득을 얻는다.


지역을 규칙과 질서가 무너진 슬럼으로 만들면 메가코프가 개입하는 수가 있지만, 그 정도가 아니라면 마피아가 사람들을 착취하는 정도는 묵인된다.


치안유지를 명분으로 하지만, 사실 그들이야말로 치안의 가장 큰 적이다.


하지만 공인 지역이 되는 순간 사정이 달라진다.


도시 광역권에서 비공식 지역이 공식 지역이 되는 순간 가장 먼저 벌어지는 일 중의 하나가 치안 서비스 회사들의 마피아 토벌이다.


잘 만들어진 새로운 영업 구역을 확보하는 동시에 지역 주민들의 호의도 사는 전통적으로 효과가 증명된 영업 방식이다.


그렇게 마피아를 토벌하고 자리를 잡는 치안 서비스 회사들의 반 이상이 그들이 토벌한 마피아 조직과 다른 것 없거나 더 한 놈들이라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들은 메가코프와 계약되어있는 정식 회사라는 점이다.


거기에 곧 멸망이 예정된 마피아들의 목숨줄이 달린 진리가 담겨 있었다.


메가코프는 쓸만하다고 판단되면 마피아라도 자회사로 계약한다. 그러니 살고 싶으면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메가코프에 줄을 대서 정식 회사로 인정받는 계약을 하면 마피아라도 살아남을 수 있다.


N-29 지역의 자경단 중에서는 역사는 제일 짧지만, 규모로는 4번째에 드는 마피아 조직 ‘비카리’가 지금 하는 일이 바로 그거였다.



*****



N-29 지역이 비공인 지역이라서 가지는 특징 중의 하나는 밤에 어둡다는 것이었다.


이 지역 사람들은 대부분 기름 램프를 쓴다. 꽤 역겨운 냄새가 나는 싸구려 등화유 램프다. 어쩔 수 없으면 켜야 하지만, 그걸 키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지역의 거의 전부가 불빛 하나 없는 어둠에 잠겨 버린다.


카펠은 이 어둠이 좋았다.


고요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좋다거나 하는 이유는 아니었다.


남들은 시야에 문제가 생기는데 자신은 낮보다 오히려 더 잘 보인다는 것이 이유였다.


물체의 온도를 눈으로 파악하는 적외선 시각이나 일정 이상 마나가 뭉친 존재를 시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마력 시각 그리고 생명체가 쌓아온 업(業)의 수준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카르마 시각까지 모두 낮보다는 밤에 더 잘 보였다.


또 하나 좋은 점이라면 목적지 파악이 쉬웠다.


물론 눈 감고도 머릿속에 지도를 그려가며 갈 능력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마치 등대라도 된 것처럼 어둠 속에서 혼자 환하게 빛나는 집을 찾아가는 일이 훨씬 편하니까.


주변 대부분의 목제 주택들 과는 차별화된 붉은색 벽돌집은 크기도 범상치 않았다. 이 정도면 이 지역에서는 나름 저택이라고 해줄 만했다.


카펠은 우선 ‘비카리’의 보스의 머무는 집이자 조직의 본거지를 겸하는 그 벽돌 저택과 주변 건물들을 살펴보았다.


마음에 들었다.


‘유탄은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벽돌 건물 자체가 제법 튼튼하게 잘 지어져 있었다. 내부에서 총격전이 벌어져도 어지간하면 벽이 버텨줄 듯했다. 거기에 가까운 주변 건물들은 전부 ‘비카리’의 조직원들 거처로 보였다. 피해를 걱정해줄 놈들은 아니다.


거침없이 일하는 것과 나대는 것은 다르다.


죽여도 될만한 놈들을 죽이자고, 아무 죄 없는 사람들에게 부수적 피해를 주면 곤란하다.


‘딱히 카르마 판정이 아니어도 굳이 마음에 짐을 얹을 필요는 없지.’


환경 자체는 무난하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다음으로 파악해야 하는 것은 마법사의 영역 문제였다.


정확한 위치는 파악이 되지 않지만, 상대방 중에는 마법사가 있었다.


마법사의 별명은 준비하는 자.


마법사의 타살 사유 1위는 전투 중 패배가 아니라 잠들어 있다가 목이 잘리거나, 방심하고 있다가 등 뒤를 찔려 암살당하는 경우였다.


그래서 마법사들은 자리를 잡으면 주변에 온갖 종류의 감시, 색적, 추적, 경보 마법으로 도배하는 것이 기본적인 행동 방식이었다.


어머니의 기록에 따르면 그랬다.


카펠은 눈에 마나를 집중시키고 마법의 흔적을 뒤졌다. 자신이 모르는 마법은 있을 수 있어도, 자기 눈을 속일 수 있는 마법은 없으리라 확신했다.


하지만 결과가 이상했다.


걸리는 것이 없었다.



‘어라?’


카펠은 잠시 고개를 돌려 [눈]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 보통 사람들의 눈에는 작고 희미하게 보일 [눈]이 그 압도적 마력으로 마치 태양처럼 빛나고 있었다.


자기 눈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흠. 마법사가 없는 건가?’


곤란하다.


목표인 8명의 전투팀 멤버들 중 팀의 리더와 마법사가 최우선 목표다. 불가피하다면 둘 외에는 포기할 생각도 있었다. 그리고 그 둘 중에서도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마법사다.


함께 일해봤던 팀의 경우를 봐도 팀의 리더는 원이었지만, 실질적인 주력이자 유사시 변수를 만드는 것은 마법사인 투였다.


그런 존재를 놓쳐도 곤란하고, 전투 중에 외부에서 튀어 들어와도 곤란하다.


‘하지만 정확한 위치는 파악이 안 되어도 존재감 자체는 느껴지는데?’


그러고 보니 이 부분도 이상하다.


아예 없거나 아예 못 찾는 것도 아니고 있는 것 같은데 정확하지 않은 이런 식의 감각은 처음이었다.


‘흠.’


어머니의 기록에는 없는 뭔가 새로운 마법이 있거나, 아니면 저 벽돌 저택이 그냥 허울뿐인 집이 아니던가 둘 중 하나였다.


‘뭐, 확인해보면 되겠지.’


어떤 대단한 작전도 사전에 파악한 정보가 모두 정확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렇다고 당황하지 않는다. 이럴 때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최선의 수단이 있기 때문이다.


카펠은 조용히 지붕 위를 걸어서 붉은 벽돌 저택에 가장 가까운 집 중 하나를 골랐다.


그다음 염동력으로 창문의 걸쇠를 풀고, 역시 염동력으로 벽을 만들어 소리를 차단한 후, 염동력으로 창문을 열었다.


끼기긱.


제대로 관리가 안 된 경첩이 요란한 소리를 냈지만, 그건 오직 카펠이 차단한 영역 내에서 카펠의 귀에만 들렸다.


‘염동력 편하네. 마법처럼 마나 유동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들킬 걱정도 적고. 훈련에 더 신경 써야겠다.’


열린 창문 안의 방에는 낯익은 남자 하나가 잠들어 있다.


낮에 카펠이 타겟팅을 해뒀던 그 양아치였다.


전생의 카펠이라면 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게 이 남자의 입에 재갈이라도 물린 다음에 심문을 시작했을 것이다.


칼날로 목이나 얼굴을 쓰다듬으며 강렬한 눈빛으로 위압하면 일반인은 그쯤에서 대부분 입을 연다.


강단이 좀 있는 놈이면 무릎 관절을 좀 후벼주거나, 손톱을 뽑고 손가락을 마디 별로 자르는 방법이 있는데, 이건 좀 시끄러워지므로 주의가 필요했다.


소음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면 제일 좋아하던 방법은 팔꿈치와 무릎에 탄환을 박아서 사지를 병신으로 만드는 방법이었다. 빠르고 손을 더럽히지 않아도 되며 자백율도 높았다.


‘하지만 이제 그런 짓은 필요 없지.’


카펠은 양아치를 깨우지도 않았다.


그냥 잠든 그의 머리를 두 손으로 잡은 다음 강제로 눈꺼풀을 열고 그의 눈동자를 마주 보았다.


그리고 자신의 정신을 그의 정신에 투사해 버렸다.


[주시자]나 [그녀]가 자신들의 세계에 카펠을 잡아들여서 관찰하는 과정에서 카펠도 느끼고 배운 것이 있었다.


그들처럼 세계를 만들어 영혼을 격리할 정도는 못 되어도 방어 능력이 없는 인간의 정신에 강제 침투해서 기억을 훑어보는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일단은 취향에 따라 [마인드 어썰트]라고 이름 붙였다.


처음 써보는 거였지만 효과는 준수했다.


세밀한 정보를 얻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오늘의 양아치 행적 정도는 추적할 수 있었다.


카펠은 자신이 직접 확인했던 오늘 시장에서 집에 도착한 직후부터 살폈다.


양아치와 일행인 남자는 함께 현관을 통과해서 뒷문으로 나가더니, 거기서 다시 옆에 있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하숙집에도 있는 익숙한 창고 공간이었다. 그 창고에 지하로 내려가는 비밀 계단이 있었다.


지하로 내려가자 작은 홀에서 젊은 여자가 기다렸다는 듯이 그들을 맞이했다.


‘빙고, 찾았다. 여기 있었군.’


타인의 기억을 통해서 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마법사임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양아치가 여자의 잔소리와 짜증을 들으면서 눈을 사방으로 굴린 덕에 제대로 추적이 안 되는 이유도 파악할 수 있었다.


방법은 단순하고 강렬하며 매우 역겨웠다.


하수도의 벽을 가득 메우고 있던 그 검은 오염 물질들이 유리병에 담긴 채로 사방의 벽과 천장에 장식물처럼 잔뜩 걸려 있었다.


‘미친 새끼들인가, 이거?.’


생각해보니 지하실의 존재부터가 꽤 놀라웠다. 이 지역 사람들은 하수도에 대한 본능적 두려움 때문에 지하실을 만드는 경우가 없었다.


‘저런 짓은 왜 하는 거지?’


의문의 대답은 양아치의 영혼이 들려주었다. 아니 들려주었다기보다 카펠이 의문을 가지자 양아치가 가진 정보 속에서 대답이 검색되었다.


‘마약이라. 각성제 계열이면 필로폰 유사품인 건가? 플라스틱도 없는 것 같은데, 별 쓸데없는 것은 잘도 만들어졌군.’


다행히 자본 만능사회라고 이런 것이 대놓고 팔리지는 않고, [아우레우스]의 강력한 거부로 공식적으로는 금지 물품이었다.


하지만 원래 마약이 그렇듯이 암암리에 퍼져나가는 것은 막지 못했고, 유통 이익이 엄청났다. 대신 걸리면 위험하기 때문에 하수도에서 가져온 오염물질로 마법적 감시를 차단하는 수를 부렸다.


‘허? 원래 이놈들이 하수도 관리를 맡고 있었다고? 미친 놈들인가? 잘도 거길 들어가서 오염 물질을 채취해왔네?’


그 동안은 오염이 약해서 괴물의 출현은 거의 없었던 듯 했다. 그렇다고 피해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고, 그 피해를 자신들의 자경단 업적으로 포장했던 듯 싶었다.


또한 마약의 경우 이 세계 사람들의 특징인지 전생의 세계에 비해서 폐해가 적은 듯 했고, 마약을 복용하고 하수도에 들어가면 비교적 안전하다는 정보도 있었다.


‘아니, 이건 이 새끼도 잘 못 알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


지금 카펠이 획득하는 정보는 이 세계의 진실이 아니라 이 양아치의 기억에 의한 것이었다. 무조건 다 믿을 수 없었다.


카펠은 생각난 김에 이 마약이 어떻게 거래되는지와 장기매매조직의 전투원들과는 무슨 관계인지도 확인해보려 했다.


하지만.


“커커걱, 컥.”


괴로움 가득한 비명과 함께 카펠의 정신이 양아치의 정신에 추방되었다.


카펠이 고통을 느끼고 비명을 지른 것이 아니었다.


잠깐 눈을 깜박이자, 양아치가 눈과 귀와 코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 있는 모습이 보였다.


[마인드 어썰트]의 부작용이 분명했다.


‘아? 생각보다 위험하긴 하네. 주의해야겠다.’


자기가 아니라 목표가 위험한 것이지만 말이다.


어쨌든 필요한 정보는 충분히 획득했다.


카펠은 피 냄새가 퍼져나가지 않게 이불을 잘 덮고 살짝 얼려준 다음에 지붕 위로 다시 올라왔다.


그리고 일단 습관적으로 [눈]을 보았다.


[눈]의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지만, [눈]의 시선은 느껴지지 않았다.


‘좋아, 이건 확인했고.’


카펠은 벽돌 저택의 뒤뜰을 보았다.


지하실은 그 뒤뜰의 아래쪽에 있었다.


보통은 양아치가 사용했던 그 창고의 비밀 문을 사용하거나, 혹시 있을지 모를 또 다른 비밀 문을 찾아보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내가 그럴 필요는 없지.’


카펠은 챙겨온 슬레지해머를 손에 잡았다.


슬레지해머는 전술 목적으로 사용할 때는 문을 부수는 용도이고, 건축 현장에서는 말뚝을 박거나 벽을 철거할 때 주로 쓰인다.


그리고 벽을 부술 수 있다면 바닥이나 천장도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카펠은 히죽 웃었다.


자신이 건축 마법 전공의 소서러라는 것은 정말 의외의 방면에서 활용도가 높았다.


오늘은 그중에서 디그 같은 마법으로 빠르고 쉽고 조용히 땅을 팔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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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첫 일확천금 +16 24.07.01 2,169 13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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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강습 (2) +15 24.06.29 2,333 142 14쪽
» 강습 (1) +5 24.06.28 2,523 121 18쪽
40 관심의 척도 (2) +17 24.06.27 2,450 152 15쪽
39 관심의 척도 (1) +15 24.06.27 2,483 160 16쪽
38 주말의 시장 나들이 +7 24.06.26 2,550 121 16쪽
37 마무리 (4) +9 24.06.25 2,623 128 17쪽
36 마무리 (3) +14 24.06.24 2,560 148 13쪽
35 마무리 (2) +10 24.06.23 2,609 146 17쪽
34 마무리 (1) +10 24.06.22 2,654 120 15쪽
33 마법과 건축 (4) +8 24.06.21 2,698 121 15쪽
32 마법과 건축 (3) +6 24.06.20 2,700 128 15쪽
31 마법과 건축 (2) +12 24.06.19 2,703 140 15쪽
30 마법과 건축 (1) +11 24.06.18 2,774 153 14쪽
29 다시 하수도 (2) +12 24.06.17 2,793 130 16쪽
28 다시 하수도 (1) +8 24.06.16 2,800 130 14쪽
27 재진입 +9 24.06.16 2,898 125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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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비정규 계약직 (2) +8 24.06.14 2,936 128 15쪽
24 비정규 계약직 (1) +14 24.06.14 3,007 137 14쪽
23 첫 번째 직업 (7) +12 24.06.13 3,051 13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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