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眞펜릴 님의 서재입니다.

퓨전펑크에 드래곤으로 환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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眞펜릴
작품등록일 :
2024.05.1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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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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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7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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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다시 하수도 (2)

DUMMY

29. 다시 하수도 (2)




텅! 텅! 텅! 철컥! 철컥! 철컥!


탄환이 발포되는 소리와 재장전되는 소리가 거의 동시에 들리는 느낌이었다.


제일 먼저 작은 산탄들이 ‘썩은 남자’의 몸통 부분에 넓고 옅게 흩뿌려져 은색 무늬를 그리는 동안 대구경탄이 동시에 머리의 왼쪽 윗부분과 오른쪽 목과 어깨 부분을 동그랗게 삭제해버렸다.


텅! 텅! 텅! 철컥! 철컥! 철컥!


발포와 재장전이 이어졌다.


‘썩은 남자’가 첫 번째 총격의 충격으로 뒤로 쓰러지는 사이에 다시 한번 쏟아진 산탄의 반 정도는 허공에 흩뿌려졌지만, 나머지 반 정도는 남은 머리와 목 어깨 부분을 다시 은색 무늬로 장식했고, 대구경 탄은 왼쪽 가슴과 오른쪽 허리를 또 날렸다.


텅! 철컥!


‘썩은 남자’가 몸의 한 2할 정도는 사라진 상태로 바닥에 쓰러지자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샷건의 발포가 있었다. 라이플은 침묵했다.


그리고 그렇게 포의 샷건 세 발과 쓰리와 파이브의 라이플 합계 네 발을 맞은 ‘썩은 남자’는 거의 분쇄되어 버렸다.


하지만 갑자기 나타난 적을 파괴했다고 방심하는 분위기는 전혀 생기지 않았다.


총격이 끝나자마자 원이 앞으로 튀어 나가 바닥에 쓰러진 식스의 목덜미를 잡더니 뒤로 끌고 왔다. 그 속도에 맞춰서 팀원 전부가 전방을 경계한 채로 뒤로 물러섰다.


10걸음 정도는 빠르게 뒤로 물러선 다음에 멈추었다.


그 후에도 당장 방아쇠를 당길 태세를 유지하다가 투의 선언 이후에야 다들 살짝 방아쇠에서 손가락을 뗐다.


“사살 확인.”


딱 방아쇠에서 손가락만 뗐고, 견제 태세는 유지했다.


그사이에 누웠던 식스가 몸을 일으켰고, 원이 다시 앞으로 나섰다.


원은 조심스러운 태도로 주변을 경계하며 문밖으로 나가서 ‘썩은 남자’의 몸이라고 부를만한 부분을 이곳저곳 찔렀다.


‘확인 사살도 아니고 뭐 하는 거지.’


고개를 갸웃거리던 카펠의 눈에 어느 순간 원이 칼로 찌른 부분에서 원래 없던 것이 보였다.


뽑혀 나온 원의 칼끝에 카펠의 눈에는 무지갯빛으로 빛나 보이는, 하지만 그냥 눈에는 거무튀튀한 작은 수정 하나가 붙어 있었다.


“찾았다.”


검은 수정은 칼에 찔려서 끌려 나온 것이 아니라 칼끝에 붙어서 딸려 나왔다. 그리고 그게 몸에서 나오자 ‘썩은 남자’의 악취 나는 썩은 몸이 형체를 읽고 무너지더니 썩은 물이 되어서 바닥을 흘러가기 시작했다.


원이 칼끝에 그걸 붙인 채로 안으로 들어오면 말했다.


“클리어. 상황 종료.”


그게 진짜 최종 선언이었다.


총구를 내리지는 않아도 다들 긴장이 확 풀어지는 분위기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어이구, 힘들어라. 젠장. 꼭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이 꼴을 겪는다니까.”


가장 먼저 식스가 투덜거리더니 어깨를 움직이며 몸을 풀었다.


카펠이 조치가 없었다고 해도 딱히 목숨이 위험할 정도는 아니었겠지만, 그런 끔찍한 것에게 코앞에서 기습당한 사람치고는 굉장히 담담했다.


다른 팀원들도 대부분 비슷했다.


“방패에 흠집 하나 안 냈으면 무슨 엄살이에요.”


“엄살 아냐! 이런 식으로 놀랄 때마다 수명이 며칠씩은 깎이는 기분이야. 허리도 좀 쑤시는 것 같고.”


“오러 유저가 이런 일로 수명이 날아가고 허리가 쑤시면 일반인은 밤길에 그림자만 착각해도 비명횡사하겠네요. 그게 더 엄살 같아요.”


“그렇게 엄살 같으면 앞으로는 네가 해볼래?”


“아쉽지만 전 방패들 정도의 힘은 안 되어서요.”


가벼운 잡담이 오갔다.


가벼운 전투 한번 끝났다고 호들갑을 떠는 것은 아니고 긴장을 풀기 위한 정신적 스트레칭이었다.


카펠도 팀원들이 그러는 사이 여유를 가지고 조금 전 상황을 분석했다.


‘총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괜찮군.’


카펠이 전생에 사용해본 최신형 총기와 비교해도 총성도 작고 총구 화염이나 화약 냄새도 거의 없다. 하물며 이쪽은 전생보다 훨씬 커다란 대구경 총기들인데 그랬다.


‘그리고 투의 마법은 나도 배울 수 있으려나?’.


투가 ‘썩은 남자’의 사살 확인을 외쳤을 때, 카펠은 그녀의 눈에서 특이한 빛이 번뜩였다가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그것으로 카펠은 투가 마법으로 ‘썩은 남자’의 죽음을 확인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이 카펠을 꽤 놀라게 했다. 왜냐하면 카펠의 눈에는 ‘썩은 남자’는 처음 보았을 때부터 이미 ‘죽음’이었고, 그녀가 ‘사살 확인’을 외쳤을 때도 처음 보았을 때와 별로 달라 보이는 것이 없기 때문이었다.


마법인 것은 분명한데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마법 목록 중에는 비슷한 마법도 없었다.


척 봐도 기본 레벨 스펠이니, 어머니 기록에 없다면 최근에 개발된 마법이거나 특정 학파의 고유 마법일 터였다.


‘물어보면 가르쳐 주려나? 고유 주문이면 함부로 물어보는 일은 실례겠지? 나중에 버밀리언에게 말해볼까? 일하는 데 꼭 필요해 보이니 기본 장비에 속한다고 우겨볼 만할 것 같은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투를 바라보는데, 마침 원이 가져온 돌을 살피던 그녀가 카펠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서 눈이 마주쳤다.


카펠은 그냥 우연인가 했는데 아니었다. 투가 돌을 들고 와서 카펠에게 내밀었다.


”자, 이거 네 것. 꽤 괜찮은 등급의 마력석이니까 상대 잘 만나면 만 셸 정도까지도 받을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첫 획득물이니 기념으로 보관하는 것 추천해.“


카펠이 이게 말로만 듣던 마력석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산업 혁명을 일으킨 에너지 물질치고 너무 고가가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이게 그렇게 비싸요?“


”아? 잘 모르겠구나. 비슷한 등급의 팩토리 생산품은 100셸 정도밖에 안 하지만 이건 성분이 좀 특이해서 소수지만 찾는 사람이 있어. 일단 상무님이 비싸게 사주실 거야. 우리 수당도 겸해서.“


카펠은 짧은 만남이었지만, 투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원래 이런 성격인지는 몰라도 카펠이 알고 싶은 것들을 잘 짚어서 설명해준다.


하지만 말이 많은 것이 언제나 꼭 좋기만 한 특징일수는 없다.


”그보다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닐 텐데?“


”네?“


”그 급박한 상황에 놀라운 판단력으로 딱 알맞은 주문을 삼중 연창으로 발동한 일은 정말 놀라웠어. 과연 소서러라는 이름값이 있더라.“


칭찬하는 말이지만, 분위기가 살짝 불안했다. 아니나 다를까 투의 잔소리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아까 같은 상황에서 일단 방패 주문은 필요 없었어. 그건 방패가 없을 때를 대비해서 쓰는 마법이잖아. 마법으로 만든 임시방패보다 훨씬 강력한 진짜 방패들이 있는데 굳이 그걸 왜 써? 그리고 공중폭발 주문도 그래. 그걸 써서 거리를 벌리는 것이 식스의 안전에는 확실히 도움이 되었겠지만, 그런 상황에서는 방패가 막아주면 되는 거야. 식스 본인 외에 세븐과 에잇도 대기 중이었잖아.“


카펠이 슬쩍 주변의 눈치를 보니 그대로 도움을 받은 식스가 살짝 눈빛으로 감사를 표하다가 고개를 돌렸고, 나머지 남자들은 다 딴청이었다.


원은 오히려 냉정한 눈으로 투에게 잔소리를 듣는 카펠을 바라보고 있었다.


’투가 아니었으면 원이 잔소리했겠군.‘


”듣고 있니?“


카펠이 잠깐 눈을 돌린 것을 투가 귀신같이 눈치챘다.


”넵. 잘 듣고 있습니다.“


”흠. 아닌 것 같은데, 어쨌든 그래도 마지막에 정화 주문은 괜찮았어. 내가 해준 이야기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었네.“


”그 정도는 기본이죠.“


바로 직전에 투가 해줬던 설명 중에 ’썩은 남자‘의 대처법으로 정화 마법을 사용하는 부분이 있었다. 나오는 놈들이 다 비슷비슷해도 먹히는 마법이 따로 있다는 것을 강조했기 때문에 확실히 기억해 뒀었다.


”물론 그랬다고 잘했다는 이야기는 아니야. 덕분에 쉽게 잡기는 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불필요했어. 지금처럼 마법 없이도 확실하게 처리가 가능한 단독전투 상황에서는 따로 지시나 요청이 없으면 준비만 하고 실제 사용은 아껴. 거의 언제나 탄환이 마법 주문보다 훨씬 넉넉하고, 탄환으로 해결이 안 되는 최악의 상황에서는 마법사에게 남은 주문의 수가 팀 전체의 목숨을 책임지는 최후의 희망이 된다는 것을 기억해. 알겠니?“


”넵.“


”혹시 잔소리가 같아서 기분 나빠?“


”아니요, 전혀.“


카펠은 진심을 담아 고개를 붕붕 저었다.


어디 물류 회사 입사했더니 3년 차 대리가 선배랍시고 남의 옷차림이나 인사하는 목소리 크기 같은 것 지적하면서 남의 장래성을 예언하는 것도 아니고, 목숨이 오가는 실전 상황에서 꼭 필요한 귀중한 노하우를 가르쳐 주고 있는 중이었다.


오히려 이런 진짜 노하우는 자신만의 경쟁력으로 생각해서 남에게 말해주는 걸 싫어하는 이기적인 사람도 많았다.


그에 비해 투는 조금 말투가 그래서 그렇지 굉장히 상냥하고 친절한 것이었다.


카펠의 전생 경험으로 이런 걸 그냥 귀찮은 잔소리라고 생각하고 건성으로 대하는 놈은 오래지 않아서 팀에서 강제 퇴출당하거나, 그보다 더 빨리 현장에서 죽거나 둘 중 하나였다.


무엇보다 총과 현대 무기를 사용하는 전투라면 몰라도, 마법과 오러 같은 능력을 사용해서, 물리력만으로 처리가 곤란한 존재와 싸우는 것은 카펠에게도 생소한 분야였다.


이런 걸 잔소리로 여길 리가 없었다.


”흠, 다행이네. 마법사는 어설프게 에고가 강해서 이런 소리 들으면 발작하는 놈들이 하나둘이 아닌데.“


”그런 것은 에고가 강해서가 아니라 머리가 나쁜 것 아닐까요? 지식과 지혜는 다르지 않습니까. 다 투 같을수는 없죠.“


”흥, 아부는.“


”진심입니다.“


여러모로 투와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에 약간 입에 발린 말을 하기는 했는데, 그래도 진심이었다. 애초에 카펠은 아예 거짓말은 못 한다.


”그래봐야 소용없어. 그래서 이제 주문 얼마나 남았니?“


”네?“


”이 정도로 능숙한 마법 사용자면 이제 그냥 구경꾼으로만 둘 수는 없지. 그런 면에서 주문 사용자 동료의 남은 주문 수는 전투원 전체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미리미리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벌써 3개를 쓴 것이 아깝기는 하지만, 원래 넌 예정 외이니 덤이라고 생각해야지. 그러니까 말해봐. 오늘 주문 몇 개나 더 사용할 수 있어?“


카펠은 당황했다.


초월자가 아닌 이상 사람이 무한대로 마법을 쓰는 일은 불가능하니, 주문 사용에 한계는 당연하다.


문제는 카펠은 초월자는 아니지만 사람이 아니라 드래곤이라는 것이었다. 사람으로 폴리모프 해도 다른 것은 몰라도 드래곤 하트는 여전히 드래곤 때와 동.일.하다.


지금 카펠이 자신이 사용 쓸 수 있는 한계라고 주장하려는 4써클 이하 주문의 경우는 거의 무한대로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아, 마나는 괜찮아도 몸은 문제가 되겠군.‘


하지만 직접 실험해보지 않는 이상은 한계를 알 방법이 없었다. 어머니의 기록에는 이런 경우의 인간 기준 따위는 당연히 없었다.


’어, 그러니까 일단 4써클 한 3번 정도를 기준으로 잡고.......”


머리를 굴려서 주문 소모 마나값을 기준으로 적당한 한계를 설정한 카펠이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4써클 기준으로 2번, 3써클 기준으로 5번, 2써클 기준으로 12번, 1써클이나 기본 마법이라면 30번 정도요?”


그래도 적당히 좀 더 줄여서 말했는데, 끝장나는 대답을 들었다.


“이런, 씨발. 어쩐지 다들 소서러만 언급되면 X같다고 지랄하더라니.”


상상도 못 한 투의 말투에 카펠도 꽤 놀라 눈만 깜박거려야 했다.


잠시 멘탈이 나간 투를 대신해 원이 투입되었다.


그리고 카펠은 투의 주문 사용량이 자신이 지금 말한 주문의 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무려 하루에 한 번뿐이지만 5써클 주문도 사용할 수 있는 꽤 능력 있는 중견 마법사인데도 불구하고!


‘실수했나?’


잠시 당황했지만, 이거보다 낮게 잡으면 스스로가 너무 불편했다. 카펠은 그냥 밀고 나가기로 했다.


소서러가 정말 수가 적고, 그 능력도 잘 안알려져 있는 것도 분명하니, 나중에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나와도 개인적 재능 차이로 우기면 그만이었다.


카펠은 최소한 한가지는 걱정하지 않았다.


‘[눈]이 나를 직접 보고도, [주시자]와 [그녀]가 나를 직접 만나고도 내가 드래곤이라는 것은 알아채지 못했다. 폴리모프 해제만 안 하면 절대 안 들켜.’


잠시 후 금세 멘탈을 회복한 투가 카펠이 사용할 수 있는 주문 목록을 확인하면서 의심받을 가능성은 더 줄었다.


“흠? 이런 기본적인 주문도 모른다고? 소서러라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군. 마법사가 기본만 되면 누구나 배우는 거지만, 소서러는 따로 익힐 수 있을지 모르겠네? 가능하면 도전해 봐. 이거 필수야.”


마침 카펠이 궁금해하던 ‘썩은 남자’의 죽음을 확인했던 마법인 [채크]마법을 모른다는 점과 소서러는 위저드랑 달리 신규 마법을 마음대로 익힐 수 없다는 점에서 오히려 약간 동정을 샀다.


인간 소서러의 기준은 몰라도 드래곤 소서러인지라 새로 마법 배우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카펠은 그냥 웃어만 보였다.


나중에 어떻게 익혔는지 물어보면?


‘그냥 해보니까 되던데요라고 하면 그만이지.’


이상하게 생각할지 몰라도 누가 따질 일은 아니었다.


수상하다고 여기고 해부해보고 싶어 하는 놈이 생기면?


‘어쩌다보니 이렇게 된 거기는 한데, 빽이 괜찮네. 설마 이 세계에서 [그녀]와 [주시자]를 적으로 돌리는 인간은 없겠지. 아예 아무것도 모르는 병신 아니면.’


어쨌든 그런 건 나중 일이었다.


“흠, 주문 다양성이 좀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망령’의 광범위 퇴치가 가능한 빛 주문이나, ‘썩은 남자’ 상대할 정화 주문, ‘붉은 짐승’ 상대할 산성 주문은 4배 이상 늘었어. 이렇게 주문 여유 있는 상황은 처음이네.”


원이 말했다.


“좋아, 나인. 원래는 안되지만 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요청 없어도 주문 사용해. 내가 제지할 때까지는.”


“어? 원? 하지만 그건.”


“감각을 미리 좀 봐두자고. 보아하니 네가 언제까지 뒤를 봐줄 상황이 아닐 것 같아.”


“그런가?”


“응, 너무 과하다고 생각되면 네가 컨트롤해.”


“좋아, 그러지.”


“들었지, 나인?”


원이 물음에 카펠은 확실히 대답했다.


“넵, 명심하겠습니다.”


카펠의 또렷한 대답에 투가 피식 웃었고, 원은 조금 딱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이제 진짜 가자. 수색대형으로.”


원의 명령이 떨어지자 지금까지 두 여자와 카펠의 일을 구경하고 있던 남자들이 먼저 움직였다.


세븐과 에잇이 앞장서고, 그 뒤를 포와 파이브가 따랐다. 손짓을 받은 카펠이 그 뒤를 따르고 카펠의 뒤로 원과 투가 붙었으며, 식스가 가장 뒤에 그리고 그 바로 앞에 쓰리가 섰다.


2-2-1-2-1-1의 진형.


가장 베테랑 둘을 후방으로 돌려서 후방을 경계함과 동시에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조금 전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팀원들은 카펠을 제외하고 전원 무기를 겨냥한 상태였다. 원과 투까지 권총을 손에 쥐고 있었다.


“진입.”


원의 명령이 떨어지고 일단 문을 나섰다. 그리고 마지막에 선 식스가 문을 닫는 것을 기다려 이동했다.


아직은 하수도가 아닌 통로였다.


카펠은 조금 앞에 보이는 기역 자로 꺾인 부분을 지나가야 본격적인 하수도가 보이리라 예상했다.


여기서 헤맬 때 익숙하게 보던 출입구를 숨기는 구조였다.


나름 익숙해서 사실 그렇게 긴장이 되지는 않았었다. 꺾인 부분을 돌기 전까지는.


‘어라? 여기 어디야?’


통로를 꺾어서 발견한 그곳은 카펠이 아는 그 하수도가 아니었다.


바로 며칠 전에 카펠이 이 하수도를 지나 아만다의 가게에 도착했었다.


그때의 하수도는 더러운 오수만큼이나 더러운 벌레들이 곰팡이와 이끼 가득한 벽과 바닥을 기어 다니고 있기는 했지만, 벽은 낡고 어설프면서도 손가락 하나 들어갈 틈이 없이 정교하게 쌓여 있었다. 나름 잘 관리되어 보여서 왜 여기에 숨어 사는 사람 하나 없을까 고민하게 되던 그런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 카펠의 눈 앞에 펼쳐진 하수도는 그런 곳이 아니었다.


카펠이 충격을 받아 중얼거렸다.


“이게 하수도? 무슨 짐승 내장 속 같은데요?”


“놀랐니? 이게 소문 무성한 그 하수도 맞아. X같지만 우리 일터지. 어서 와라. 환영한다.”


오늘 처음 들은 파이브의 목소리가 참 X같이 들렸다.


작가의말

괴물과 싸울 때는 닫힌 문을 열거나, 교차로를 지날 때 경계를 잊지 마십시오.

어? 하는 순간 이미 당신이 죽었음을 알게 되는 일을 겪고 싶지 않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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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강습 (2) +15 24.06.29 2,337 142 14쪽
41 강습 (1) +5 24.06.28 2,527 12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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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관심의 척도 (1) +15 24.06.27 2,487 16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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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마무리 (4) +9 24.06.25 2,628 128 17쪽
36 마무리 (3) +14 24.06.24 2,563 148 13쪽
35 마무리 (2) +10 24.06.23 2,610 146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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