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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balist : 제국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Calstein
작품등록일 :
2019.09.16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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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8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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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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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백작부인

DUMMY

"협상은 없습니다."


레티엔 자작은 담담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는 카트린 백작부인을 노려보았다.


"지금 뭐라 하셨소?"


비록 본인의 여동생이지만, 반란을 일으킨 자신과 선제후의 아내로써 현재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카트린 백작부인과의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반존대를 썼다. 그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되물었다.


"지금 상태에서 전면전을 하면 둘 다 피해가 만만치 않을텐데?"


그 말에 백작부인은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


"우리의 전력을 너무 얕보는군요. 내가 당신들을 토벌하지 못할 것 같습니까? 팔켄슈타인이 그 정도 힘이 없을 것 같나요?"


백작부인은 자신의 고집을 꺾을 것 같지 않았다. 애초, 그녀가 이 자리에 나온 이유는 그냥 마지막이라도 오라비라는 작자의 얼굴을 보기 위해서였다. 어찌되었건 혈육이지 않은가. 하지만 이렇게 마주보고 있으니 그 혈육에 대한 동정마저 사라질 것만 같았다.


"그렇다하더라도 라인하르트 가문에서 그 대가를 치를 수 있겠소? 생각외로 클텐데."


레티엔 자작은 약간씩 도발하며 협상을 유도하려 했다. 피해가 클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일단 협상을 끌어내 최대한 이득을 얻어내려하는 행동이었다.


"얕보지 마시지요."


백작부인은 그렇게 내뱉었다.


"설사 내 아들을 희생하는 일이 있더라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당신들, 역도들을 이 세상에서 지울 것입니다. 라인하르트에선, 그 정도의 피에 대한 각오는 하고 있습니다."

"........"


레티엔 자작은 그 말을 듣고 입을 다물어버렸다. 옆에 있던 폰 바이마어 남작과 다름슈타트 자작 등도 설마 백작부인이 이 정도로 강경하게 나올 줄은 몰랐기에 말문이 막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레티엔 자작, 다름슈타트 자작, 레겐스부르크 남작. 당신들 세 명에겐 메클렌부르크 남작을 살해한 메클렌부르크 분리주의자들을 지원한 혐의가 있습니다. 폰 바이마어 남작, 당신은 제국의 오랜 역도들인 히게아에 가담한 혐의가 있지요."


백작부인은 반란군 지도자들을 하나하나 바라보더니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당신들을 살려두진 않을 것입니다."

".....카트린!"


레티엔 자작이 분노를 끌어올리며 백작부인을 불렀다. 그러자 백작부인이 테이블을 내리치며 말했다.


"함부로 부르지 마시오, 레티엔 자작! 감히 반역자가! 어느 안전이라고 함부로 선제후 대리의 이름을 부르는가!"

"......!!"


레티엔 자작은 그 호통에 완전히 할 말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카트린 백작부인은 이미 마음을 철저하게 굳히고 온 것 같았다.


"협상은 없습니다. 절대로요. 우리는 당신들에게 그동안 우리 병사들이 흘린 피에 대한 대가를 철저히 받아낼 것입니다."


그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모두를 훑어보며 말을 마쳤다.


"당신들의 목숨으로."


-


"백작부인, 괜찮으신겁니까?"


슈타이어마르크 백작이 백작부인의 뒤를 따라나오며 그렇게 물었다. 백작부인은 무엇이 문제냐는 눈으로 그를 돌아보았다.


"그렇게 도발적인 자세로 나가시지 않으셨습니까."

"도발적이라니요? 전 할 말만 했습니다."


백작부인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백작부인, 레티엔 자작은....."

"내 오라비라는 건가요?"


그녀는 슈타이어마르크 백작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알고 있었다. 그가 걱정하는 것도, 그 이유도 잘 알고 있었으나 그녀는 전혀 자신의 생각을 바꿀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그렇기에 더욱 용서하지 못합니다. 아니.... 이미 내가 알던 나의 오라버니는 이미 죽었다고 보는게 맞겠지요. 아버지께서 이루었던 것을 버리고 제국에 반기를 든 오라버니를.... 전 제 오라버니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백작부인은 자신의 오라버니인 레티엔 자작을 절대로 용서할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가족이었기에 그 분노가 더욱 컸다. 처음엔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그를 변호하는 위치에 있으려 했지만, 반란에 많은 세력을 끌어들여 혼란을 주도하고자 하는 그의 모습에 그녀는 크게 실망하고 말았다.


"레티엔 자작은....."


슈타이어마르크 백작은 말끝을 흐렸다. 백작부인은 더 이상 말하지 말라는 듯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말했다.


"분명 현재 우리 전력으로 반란군들 모두를 토벌하기엔 무리가 있을겁니다. 피해가 많이 나오겠지요. 하지만 분명히 하는데, 여기서 절대로 물러나진 않을겁니다."


슈타이어마르크 백작의 보고대로라면 우드엘프 부족 중 하나가 반란군의 뒤를 봐주고 있다는 모양이니 더욱 대비를 철저히 해야만했다. 일단 카르테 평야의 주도권을 완전히 내줄 수는 없었기에 최대한 빠르게 출병을 하다보니 그런 대비는 아직 부족한 상태였다. 그래서 협상할 마음이 없었음에도 조금 끌다가 협상 자리에까지 나간 것이었다.


"시간을 우리가 충분히 끌지 못했습니다. 아직 제후들의 반응조차도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결집한 것은 라인하르트에서 모은 군대뿐이었다. 2차로 모집한 군대다보니 처음 모은 군대보다 사기가 꽤 낮은 편이었다. 귀족들의 호응은 아직 알 수가 없었다. 1차 토벌군에 참여하지 않았던 귀족들도 반란군의 승리에 눈치를 보는 것인지 뭔지 합류할 뜻을 밝히지 않았다.


"반역자들이 자신들 영지 근처에 있는데도 그러한 태도라니, 팔켄슈타인의 귀족들에게도 크게 실망했습니다."


카르테 평야는 팔켄슈타인 지방의 중요한 거점 지역이다. 그래서 성을 세우고 국경에 위치해있는 지역이 아님에도 수시로 감시하고 지켜왔던 곳이다. 이 근방 영지들을 다스리는 영주들은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나름 높은 지위를 받는다. 그런데 그런 이들조차도 반란군에 한 차례 패배한 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이미 저희는 한 차례 패배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배신이 있었다고 하나, 상당히 압도적인 전력을 가졌었음에도 패배하였으니 귀족들이 신중해지는 것도 어쩔 수 없을겁니다."

"그렇다하더라도 반역자들을 앞에두고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다니요!"


레티엔 자작의 본래 영지는 이미 1차 토벌군에 의해 점령당한 상태지만 그는 카르테 성 주변에 한 개 지역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였다. 거기에 폰 바이마어 남작의 영지는 아직도 그의 지배 아래에 있으며, 이를 공격하거나 하는 시도도 없었다. 백작부인이 출병하면서 라인하르트 가문의 가신으로써 봉사하는 귀족 가문 몇 개에 폰 바이마어 남작령을 공격할 것을 명한 상태이지만, 아직까지 이루어지진 않고 있었다.


"이렇게 밍기적거리면 다른 지방 귀족들에게 우스운 꼴만 되는 것이 아닙니까!"


이대로 반란이 길어지면 황제가 직접 다른 지방 귀족들에게 팔켄슈타인을 도울 것을 명할 수 있었다. 아니면 황제 본인이 저번 메클렌부르크 반란 때처럼 병력을 보내던가. 어느 쪽이건 팔켄슈타인과 라인하르트의 체면이 대폭 깎이는 결말이었다. 저번 메클렌부르크 반란 때는 황제의 영지가 직접적으로 해를 입은 전적이 있기에 그나마 체면이 설 수 있었는데, 연이어 그런 사태가 벌어지면 정말 이번엔 고개를 들 수 조차 없게 될 것이 뻔했다.


"황제 폐하께선 아무런 말씀이 없으신가요?"

"예. 라웬부르크에서도 아무 소식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상하네요. 엘프 연방의 개입이란 아주 중대한 사태일텐데요."


이미 엘프족에 대한 보고가 올라갔을텐데, 황제로부터 아무런 말이 없는 것도 꽤나 이상했다. 알베르트가 소식을 전했을테네, 이미 도착하고도 남을만한 기간일텐데.


"그러고보니 아까 반란군 진영에서 그들의 모습을 봤나요?"

"우드엘프들은 현재 모습이 보이지 않는걸보니 숨어있거나 아니면 충분히 다 되었다 여기고 철수한 걸지도 모릅니다."


슈타이어마르크 백작이 아까 반란군의 진영을 둘러보니 우드엘프 부족인 레아테인 부족의 깃발은 이미 안보였다. 자신들을 너무 대놓고 드러내기는 꺼려지는 모양이었다. 이미 늦었다고 할 수 있었지만.


"일단 병사들에게 충분히 휴식을 주도록 하지요. 반란군들의 행동은 잘 감시하고요."

"예."


-


"백작부인이 아주 강경하더군요."

"그렇다면 우리도 강하게 맞설뿐이지요."

"지금 라인하르트의 군대를 격파할 수 있다하더라도, 우리의 피해가 막심할 것이오. 오히려 그건 자멸로 가는 길일 뿐입니다."

"그렇다고 이대로 시간만 질질 끌릴 수는 없지 않습니까?"


반란군 진영에선 지금 각 지도자들끼리 의견 충돌이 생기고 있었다. 토벌군을 한 차례 패주시킨 것은 좋았는데, 카르테 평야를 전부 장악하기도 전에 백작부인이 이끄는 2차 토벌군이 도착했고 주변 귀족들을 끌어들이는 것도 실패해 결국 이익을 많이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폰 바이마어 남작, 레겐스부르크 남작, 다름슈타트 자작, 레티엔 자작은 서로 휘하의 세력도 비슷한 상황.


그나마 폰 바이마어 남작의 휘하 군대가 가장 숫자도 많고 나름 훈련도도 높은 병사들이 많아 가장 세력이 크다고 할 수는 있었지만 큰 차이를 보이는 것도 아니었으며, 결국 반란군 지도부는 4명의 지도자들이 각자 세력을 이끌고 주도권 다툼을 하는 상황이 되었다. 토벌군이란 적을 앞에 두고 있을때는 단합만큼 중요한 것이 없는데, 처음엔 잘 되었던 단합이 점점 의견 차이를 보이며 갈라지고 있었다.


"히게아에선 무슨 할 말 없소?"


반란군에는 히게아도 끼어있었지만 이들은 독단적으로 움직이고 따로 활동하는 성격이 강했다. 카르테 성을 지키기 위한 전투에선 한 몸처럼 행동했던 반란군은 점점 무너져가고 있었던 것이다. 레티엔 자작은 이런 상황을 용납할 수 없었고 히게아와 연대를 강하게 해 반란군 내 주도권을 쥐고자 했으나 히게아는 자신들의 협력자인 폰 바이마어 남작과 레티엔 자작 둘 다 비슷하게 힘을 실어주고 있어 그것도 무난하지만은 않았다.


"우리는 동지들을 다시 일깨우고 모으는 중입니다. 조금만 더 시간을 벌어주시지요."

"이번에도 늦는 것 아니오? 저번에도 폰 바이마어 남작이 아니었더라면 이미 우리는 죽은 목숨이었소."


지원군이라고 부른 레아테인 부족은 늦었을 뿐만아니라 토벌군의 본진을 돌파하지 못해 버벅거리고 있었다. 그나마 폰 바이마어 남작이 제때 돌아섰기에 다행이지, 아니었다면 이미 반란은 모두 끝났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끼리만 계속 이렇게 서로 아귀다툼이나 하며 대치하고 있을겁니까? 그랬다간 자멸하는 꼴입니다."


단탈리안에겐 테이블에 앉아 있는 4명의 반란군 지도자 모두가 한심하게만 보였다. 겨우 상황을 역전시켜 승리를 거머쥐었음에도 서로 주도권 다툼이나하느라 이익을 최대한 취하지도 못했으며 결국 백작부인의 참전 때문에 카르테 성과 평야를 제외한 지역은 확보하지 못했다. 레아테인 부족은 반란군과 2차 토벌군이 대치하는 상황이 시작되려하자마자 군을 물려버렸다.


'레아테인 부족의 도움을 받고 있을때 최대한 주변을 확보하고 지지세력을 이끌어냈어야 했건만......'


레티엔 자작이야 사람의 성향이 워낙 그렇다보니 이해라도 하지만 나머지 귀족들, 특히 폰 바이마어 남작도 그 주도권 싸움에 끼어들어 혼란만 불러왔다는 것이 그는 가장 화가 났다. 그럴 때가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것이 그였을텐데도!


"우리는 우리를 지지해 줄 세력이 필요합니다. 명분이 없는 반란인만큼 지지해주는 세력도 없는데, 그 명분이라도 만들어야 할 것 아닙니까!"


단탈리안이 지적을 하자 귀족들 모두 입을 다물었다. 이 반란엔 명분이 없다. 그것이 가장 큰 결점이었다. 그래서 초반에 뜻을 같이하던 귀족들 중 몇몇이 이탈했으며 병력도 잘 모이지 않았다. 용병들조차도 꺼려했으니 말을 다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거기다가 히게아라는, 제국 내에서 오래전부터 존재해온 반란 세력과 손을 잡은 사실이 팔켄슈타인에 알려졌으니 적이 늘었으면 늘었지 아군이 늘지는 않을 것이었다.


"이대로 가면 아무런 미래가 없습니다. 당장의 전투를 이기더라도 우리는 계속 몰리기만 할 것이며, 결국 오래가지 못할 것입니다."


토벌군을 한 차례 패퇴시켰던 그 때, 없는 명분이라도 만들어서 세우고 자신들과 뜻을 같이할 이들을 모아야했는데 그 시기를 놓치고 말았다. 그 사실은 여기 모인 귀족들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특히 레티엔 자작은 알베르트를 추적해 사로잡는 것에만 집착했던 것도 있어 더욱 할 말이 없었다. 결국 레아테인 부족의 도움을 얻어 일부 인원을 추적을 보내놓았지만 오랜 기간동안 연락이 오지 않았다.


"우리는 우리대로 세력을 모집할 것입니다. 히게아의 지지세력은 아직도 있으니까요. 당신들은 당신들대로 자신들을 지지해줄 세력을 모으세요. 그래야만, 우리는 승산이 있을겁니다."


단탈리안은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버렸고, 귀족들은 아무런 말 없이 그 자리를 바라만보았다.


작가의말

어제 휴재를 했으니 오늘 올립니다! 몸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진 않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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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마지막 속죄 +2 20.01.30 112 8 12쪽
30 다시 시작된 토벌, 알베르트의 귀환 - 합류 +2 20.01.28 117 6 13쪽
29 다시 시작된 토벌, 알베르트의 귀환 - 하이터스하임 수도기사단 +2 20.01.25 147 8 14쪽
28 다시 시작된 토벌, 알베르트의 귀환 +4 20.01.23 158 6 11쪽
27 백작부인(2) 20.01.21 125 6 12쪽
» 백작부인 20.01.19 123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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