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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balist : 제국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Calstein
작품등록일 :
2019.09.16 19:15
최근연재일 :
2020.04.28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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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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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51,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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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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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스승님."


세실 자작은 야영 중 심각한 얼굴로 다가온 자신의 제자를 무심히 바라보며 대답했다.


"무슨 일이지?"

"그 마을 주변에서 수상한 무리가 발견되었습니다. 어서 이동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수상한 무리라고?"

"예."


그림자 부대의 대원들에 따르면, 몇시간 전 지금 지나고 있는 도로를 따라 수상해보이는 무리가 이동했다고 한다.


"어떤 이들이었나?"

"무기를 소지하고 있었으며,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용병들이나 사냥꾼들처럼 보였다고 합니다. 그들이 수상한 것은, 굳이 그쪽으로 용병이나 사냥꾼들이 다닐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처럼 말인가?"


말하는 걸 보니 딱 자신들이었다. 용병들처럼 위장하고 있으며 그렇기에 당연하게도 무기를 들고 있었으며 굳이 갈 필요 없는 그 쪽으로 가고 있었다.


"예. 저희랑 거리는 꽤 있어서 서둘러야할 듯 싶습니다. 라인하르트 변경백과 마주쳐서 문제가 생기면 더욱 일이 힘들어질 것입니다."

"흠....."


작게 작성된 보고서를 보며, 세실 자작이 몸을 일으켰다.


"속도를 높인다. 이제는 야간에도 최소한의 휴식만 취하며 가도록 하지."

"예."


-


"대장."

"무슨 일이냐?"


상인을 처리하고 이동 중이던 검은 복면인들, 레아테인 부족 휘하의 암살 부대인 '검은 숲의 파수꾼'들의 대장, '순찰자' 알리테어가 부하의 부름에 돌아보았다.


"저희를 일정한 간격으로 관찰하는 첩자들이 있습니다."

"......첩자?"

"뭐... 정찰병들이라 해야할까요. 알 수 없는 이들입니다."

"알 수 없다니? 라인하르트의 인원들이 아닌가?"


이 근방에서 활동하는 정찰병들이라면 결국은 라인하르트의 휘하일 가능성이 높았다. 이곳은 그들의 관할 아래에 있는 지역이니까.


"아닙니다. 라인하르트 가문의 인원들은 저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그림자처럼 있는 듯, 없는 듯이 은밀하게 움직이는 이들. 라인하르트의 정찰부대도 은밀성으론 이름이 높았으나 이들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자신들이 전문 암살 부대로써 그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했으면 알아차리지 못했을 정도였다.


"라인하르트는 엘프 연방의 중앙군과 많이 전투를 치루어본 경험이 있는만큼 그들의 첩자들도 유능합니다만, 이들은 느낌이 다릅니다."

"느낌이 다르다고?"

"예. 정보원들은 아닙니다. 첩자들처럼 정보를 수집하는 그런 용도의 인원들이 아닙니다. 저희처럼 암살자들이지요."


알리테어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라인하르트에서 고용한 암살자들이라면?"

"그들은 지금 암살자를 고용할 여유가 없을겁니다."


내정을 관리하던 율리아는 그 자리에서 잠시 물러난 상태고, 백작부인이 전면에 나선 상태다. 백작부인은 현재 군을 직접 이끌고 나서기로 한 상태인만큼, 암살자들을 고용할만한 여유가 없을 것이었다.


"혹시 모르는 법이지. 그 '백작부인'이면 우리들의 귀에도 그 위명이 들려올 정도니까."


폐쇄적인 우드엘프 부족에게도 그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는 백작부인이었다.


"백작부인은 전면에 나서는 것을 선언한 상태. 지금 팔켄슈타인의 귀족들은 한 차례 패배한 이후 대부분 영지에 틀어박힌 상황입니다. 그 상황을 수습하기도 바쁠 것입니다."


백작부인으로써는 군을 모으고 귀족들을 다시 독려하는 것만해도 바쁠 터였다.


"......그들이 누군지 알아볼 방법은 없나?"


레아테인 부족의 본대는 지금 잠시 정비를 위해, 그리고 눈에 띄는 것을 막기 위해 한 발자국 물러난 상태였다. 하지만 부족장 다이스는 레티엔 자작과 단탈리안의 요청으로 추가적으로 비밀리에 암살부대인 그들을 보내 알베르트의 수색에 나섰다. 그만큼 그들은 은밀하고 신속하게 활동해야만 했다. 팔켄슈타인의 귀족들은 이미 엘프의 개입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컸지만, 제국 전체로 그 소식이 퍼져나간 상태는 아니었기에 그들은 자신을 숨기려 노력했다. 이대로 정보원이 붙은 상태로 활동하기엔 위험했다.


"저희가 아는 것이 너무 적습니다. 사실 말하자면 국경을 맞댄 팔켄슈타인 지방 등을 제외하면 저흰 그 누구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합니다."


엘프 연방의 중앙에선 알 가능성이 있지만, 그들과 레아테인 부족은 그다지 친밀하지 못하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거의 전쟁까지 치달을 정도로 관계가 악화되기까지 했었다. 우드엘프 중에서도 큰 편에 속해 엘프 연방 내 발언권은 있는 편이었지만, 연방의 엘프들은 우드엘프들과 너무 살아가는 방식과 가치관이 달랐다.


"......우리가 독단적으로 알아볼 수 밖에 없는가."

"본대에 연락해보면 안되겠습니까?"

"그건 안된다. 족장께선 연락을 절대 금하셨다."


다이스는 암살부대를 운용한다는 것을 그 누구에게도 알리기 꺼려했다. 특히나 중앙의 귀에 들어가면 연방의 중책들이 귀찮게 할 것이 뻔했기에 더욱. 같은 우드엘프 부족으로써 우드엘프의 지도자격 위치를 다투고 있는 베테리아 부족이 딴지를 걸기 시작하면 그것만큼 귀찮은게 없었다. 그래서 다이스는 그들에게 따로 연락은 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 어차피 그들의 존재는 레아테인 부족 내에서도 부족장과 일부 장로를 제외하면 아무도 몰랐기에.


"어차피 본대도 모를거다. 우리가 독단적으로 조사를 할 수 밖에."

"어떻게 하실 겁니까?"

"일부 인원을 밖으로 돌려 저들의 시야를 차단하고 추적한다. 똑같은 암살자들끼리면 생각하는 바도 비슷하겠지. 적절히 전투를 해가며 시야를 차단해라."

"예."


-


".....카트린. 끝내 여기까지 왔나."


레티엔 자작은 평야의 맞은편에 집결한 백작부인의 군대를 바라보며 이를 악물었다. 과연 라인하르트 가문답게 아직도 전력이 많이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토벌군을 한 차례 물리쳤는데도 백작부인이 단독으로 이끌고 있는 군대는 그들과 엇비슷한 숫자를 자랑하고 있었다. 반란군이 한 차례 이겼다고는 하나, 가담 귀족이 늘어난 것도 아닌 지금 전세는 여전히 그들이 불리했다.


"평야에서 직접적으로 전투를 벌이는 것은 좋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을겁니다."


반란군은 훈련도 면에서 정규군에 뒤떨어진다. 여유기간이 생겨 훈련에 집중했지만 정기적으로 훈련을 받는 무장병사들에 비하면 일반 징집병들은 실력면에선 그 차이를 메우기 힘들었다.


"숫자로 밀어붙이기에도 애매하구만...."


병력을 나름 충원한다고 했지만 압도적인 차이가 나지 않는 이상 숫자로써 우위를 잡기에도 힘들어보였다.


"백작부인의 군대인가.... 그녀가 군을 이끈 경험은 없을텐데....."


그런 레티엔 자작의 옆에서 폰 바이마어 남작이 중얼거렸다. 그런 그의 혼잣말을 레티엔 자작이 받아쳤다.


"얕보지 마시오. 카트린은 남자로 태어났다면 나를 제치고 영주가 될 수 있었으니."

"그리 평가하는 겁니까?"

"......나보다 훨씬 능력이 뛰어났지. 그렇기에 우리같은 한미한 가문 출신임에도 라인하르트라는 대가문과 혼인할 수 있었던 것 아니겠소?"


평소의 성격에선 나올 수 없는 의외의 평가가 레티엔 자작에게서 나오자 폰 바이마어 남작이 짙게 웃어보였다. 과연, 완벽한 바보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우리 같은 자작가는 데릴 사위를 다른 곳에서 들이거나 아니면 서로 한미한 가문끼리 결혼하도록 되어있지. 카트린은 자신의 능력만으로 라인하르트 가문에서 인정받은 여자요. 내 여동생이라 평가를 후하게 주는 것이라 생각하지 마시오."


당시에 선대 라인하르트 백작과 카트린 백작부인의 결혼은 아주 큰 화젯거리였다. 12개의 선제후 가문 중 하나인 라인하르트에서 고른 신붓감이 고작 자작에 불과한, 영지도 거의 없고 지위도 낮은 귀족가문 출신이라는 것은 사람들에게 아주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하더라도 선대 라인하르트 변경백작이 대부분 군을 이끌었지 않습니까?"

"그래서 얕보는 것이오? 군을 이끄는 지휘능력은 떨어질 것이라?"

"아무래도 그렇겠지요. 여성의 몸으로 군을 이끌어 전과를 올린 경우는 우리 제국에서도 매우 적지 않습니까."


애초 귀족 여성들이 군을 직접 이끄는 자리에 많이 나갈 일도 없으며, 나가려 하지도 않는다. 영지를 관리하는 것은 영주의 아내의 몫이기도 하여 가문의 관리와 영지의 관리에 대해선 교육받지만 군대를 지휘하는 법을 교육받는 곳은 거의 없다. 그런 곳이 있다면, 초대 가주부터 여성이었던 아리엔 가문 밖에 없다. 그것도 차기 가주가 여성일 때만이고, 결혼을 통해 가문을 나갈 딸들에겐 그런 교육을 시키지 않는다.


"왜 그리 얕보시오? 현 프리스란트 백작도 여성의 몸으로 군을 이끌어 승리를 얻은 전례가 있는데."


물론 예외는 항상 있다. 선제후 가문인 프리스란트의 '전희'로 유명한 나탈리에 힐데그라트 프리스란트 백작의 경우 선제후의 위에 오르기 전부터 여성의 몸으로 전장을 내달렸던 전력이 있는 인물이었다. 물론 젊은만큼 그 경력은 짧다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지휘관으로써 승리를 이끌었던 전력이 몇번 있는 유능한 사람이었다.


"칠흑의 전희말입니까. 확실히 그렇기도 하군요."


'칠흑의 전희'라는 건 반쯤은 농담이, 반쯤은 경외가 담긴 별명이지만 그녀의 성과만큼은 다들 인정한다는 의미를 담은 별명이었다. 폰 바이마어 남작은 그러나 고개를 저었다.


"그녀의 경우는 예외에 가깝습니다. 자작, 자작가문에서 실제로 그녀에게 그런걸 가르치긴 했습니까?"

"아니, 그렇진 않았지."


카트린은 당당하고 능력있는 여성이었으나 전형적인 귀족 여성이었다. 관습과 전통을 중시하는. 그리고 자작 가문은 그런 것에 충실한 귀족 가문이었다.


"그런데도 그녀의 능력을 두려워하는 겁니까?"

"....그녀의 곁에 있는 사람들 때문이기도 하지."


문제는 그녀는 인재를 보는 능력이 뛰어나 현 라인하르트의 가신들은 그녀가 고른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었다. 선대부터 지속된 그들과의 관계가 레티엔 자작에겐 가장 걸리는 점이었다.


"슈타이어마르크 백작도 선대 라인하르트 백작보단 백작부인을 더 따르는 이였소. 그는 가신이 아니기에 조금 덜하지만, 나머지 라인하르트 가문의 가신들은 어떻겠소? 애초 현재 알베르트 자신만의 인물은 적소. 대부분 선대부터 함께한 백작부인의 인물들이지."

"그게 두렵습니까?"

"당연하지. 아무리 공처가인 매제가 그냥 두었다고는 하나 그 라인하르트 가문에서 자신을 중심으로 하는 세력을 이루고 그걸 통해 영지를 다스린 그 능력이 어디 가겠소?"


원래라면 영주의 부인정도의 위치로 그 정도 세력을 가지기는 힘들다. 여성들끼리의 모임이나 그런 곳에서 파벌같은 것을 이루기는 해도 그것이 세력으로 이어지기도 힘드니까. 그러나 카트린 백작부인은 가신들을 자신에게 충성을 바치도록 하고 그들을 다루어 영지를 다스려나간 인물이다. 그 장악력과 카리스마는 레티엔 자작에게 큰 장애물이었다.


"난 내 휘하의 기사들조차 제대로 휘어잡지 못했는데, 카트린은 그렇게까지 크게 해냈지. 라인하르트 가문의 윗사람들조차 휘어잡은 카트린이, 난 그리 쉽게 질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소."

"........"


폰 바이마어 남작은 그 말에 잠시 맞은편에 자리잡은 라인하르트의 진영을 바라보다 조용히 읖조렸다.


"그럼 한번 봅시다, 그 실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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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다시 시작된 토벌, 알베르트의 귀환 - 합류 +2 20.01.28 117 6 13쪽
29 다시 시작된 토벌, 알베르트의 귀환 - 하이터스하임 수도기사단 +2 20.01.25 147 8 14쪽
28 다시 시작된 토벌, 알베르트의 귀환 +4 20.01.23 157 6 11쪽
27 백작부인(2) 20.01.21 124 6 12쪽
26 백작부인 20.01.19 122 4 13쪽
25 추적대(3) 20.01.14 118 7 12쪽
24 추적대(2) 20.01.11 123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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