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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balist : 제국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Calstein
작품등록일 :
2019.09.16 19:15
최근연재일 :
2020.04.28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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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28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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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전야

DUMMY

"대장로!"


엘타리아는 자신의 방문을 허락도 없이 벌컥 열어젖힌 사람을 노려보았으나 그것이 레아테인 부족장, 다이스인 것을 보고는 표정을 풀고 여유롭게 마시던 와인잔을 내려놓으며 대답했다.


"왜 그러시오, 다이스 부족장?"


그 말에 다이스는 분노하며 따졌다.


"대장로, 이야기가 다르지 않소! 당신과 그 히게아라는 망할 놈들의 이야기만 들었다가 큰 피해만 입었소!"

"무슨 말이오, 다이스?"


다이스는 엘타리아가 모르는 척을 한다고 생각했는지 더욱 분노를 드러내며 말했다.


"토벌군을 뒤에서 습격하면 된다고? 왜 그들에게 암살자 부대가 있다는 것을 말하지 않았소!"

".....암살자?"


엘타리아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수상한 이들이 우리를 사전에 습격했었소. 거기에다 라인하르트 백작을 잡으려 사람을 보냈더니 또 그 의문의 이들에 의해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더군."

"그럴리가......"

"......."


엘타리아는 표정을 굳히며 그 얘기를 계속해서 들었다. 그의 표정을 본 다이스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물었다.


"......모르고 있었소?"

"암살부대는 처음 듣는 얘기군요. 팔켄슈타인에 첩보부대는 있으나 그러한 암살자들은 없습니다."

"....히게아, 당신들은? 거기에 최초 공격 당시 그 놈들은 우리가 올 것을 예측이라도 했다는 듯이 요격해왔다. 그것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지."


그러자 복면의 남성은 크게 당황하며 대답했다.


"우리는 먼저 야간에 우드엘프들이 토벌군을 습격했다 들었습니다. 그렇게 하고나서 다시 습격을 하는 것이 이상하긴 했지만, 선발대라 생각했습니다."

"그런 멍청한 짓을 할까! 기습이 가져오는 효과는 1회성인데 그걸 버리고 기습을 할 것 같나!"

"하지만... 분명, 엘프들이 그들을 습격해 공성장비에 피해가 있었다는 보고가 왔었습니다."

"닥......"

"잠깐."


다시 화를 내려는 다이스를 제지하고 엘타리아가 말했다.


"우리가 모르는, 다른 세력이 그것을 조작한 것 같습니다. 그들이 거짓말을 하지는 않지 않겠습니까."

".....누구란거요? 이 일로 우리 레아테인의 이름이 땅에 떨어지게 됐소!"

"그 부분은 걱정마시지요. 내가 괜히 대장로를 하고 있는 건 아니니까."


그렇게 다이스를 안심시키고 엘타리아가 턱을 쓸어내리며 나직하게 말했다.


"......우선은.... 또 다른 자들이 누군지 알아봐야겠습니다."


조용했으나, 그의 말은 방에 무겁게 울렸다.


-


"그러고보니, 토너먼트가 얼마 남지 않았던가요."


나탈리에가 평소보다 더욱 떠들썩한 거리를 둘러보며 말했다. 제후의회 기간 중 거리의 시장에선 매일매일 축제처럼 이런저런 이벤트도 하고 볼거리, 먹을거리가 풍족했는데, 사실상 귀족들은 바빠서 거의 참여를 못하고 때마침 방문한 시민들이나 용병 등이 주로 이런 거리의 축제를 즐겼다.


"네, 이번 의회 기간 중 가장 큰 볼거리지요."

"하이터스하임의 기사들이 많이 벼르고 있던데 말이죠."


하이터스하임 수도기사단은 이번 카이덴부르크에 온 기사들이 상당히 많은 편이었는데, 바로 이번 토너먼트를 노리고 온 이들이었다. 오랜 기간동안 평화가 지속되다보니 명예와 명성을 드높일 기회가 없어 간만에 열리는 토너먼트에 열광하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기존 기사수도회의 방침을 깨고 토너먼트 참가가 허락되었으니 기뻐하며 자신들의 실력을 갈고 닦는 것을 우연찮게 봤었다.


"뭐.... 정예 기사단인 그들이라면 어렵지 않게 우승할 수 있겠지요."


토너먼트에는 여러 지역을 떠돌아다니거나 가문의 몰락으로 용병과 같은 생활을 하는 편력 기사들도 참여하며 각 귀족 가문의 자제들도 참여한다. 훈련 정도는 분명 정규 기사수도회인 하이터스하임 수도기사단 쪽이 더 높았고, 당연히 유리했다.


"이번 토너먼트, 아무리 그들이라도 우승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 하기도 합니다."

"무슨 소리예요? 그들은 제국 내에서도 가장 훌륭한 기사단인데."


레트비히의 흑십자 기사단, 라인하르트의 흑사자 기사단 등 유명한 기사단이 꽤 있었으나 가장 명성이 높고 실력 향상에 매진하는 기사단은 단연코 하이터스하임 수도기사단이라 할 수 있었다. 물론 수도회이며, 기사들의 본래 신분은 수도사다보니 종교적인 수행에 힘을 쏟기도 하지만 세속기사단으로 귀족의 본연의 임무를 행하기에 바쁜 흑사자 기사단이나 황제가 직접 친정하거나 파견하지 않는 이상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없는 흑십자 기사단보다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진 편이었다.


물론 전체적인 전력 평가는 흑십자 기사단이 더욱 높은 편이다. 그야말로 제국 최강의 기사단이라 불릴 정도다. 메클렌부르크의 반란 당시 흑십자 기사단이 파견되자 반란군의 기세가 단번에 뚝 떨어진 것도 그 명성 때문이었다.


"흑십자 기사단도 이번에 참여를 하지 않는데, 그들이 승리를 못할 이유가 있을까요?"


이번엔 흑십자 기사단 전체가 불참한다. 단장인 세실 자작과 황제의 결정이었다. 최강의 기사단이라 일컬어지는 그들의 불참으로 인해, 현재 토너먼트의 승리는 하이터스하임 수도기사단의 것으로 확정지어지고 있었다.


"흑사자 기사단도 이번에 없으니, 토너먼트는 그들 차지라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긴 합니다."

"그러면 문제 없는거 아닌가요?"

"그게... 이런 소문이 있습니다."


카셀 남작은 이렇게 속삭였다.


"이번에 참가하는 인원 중, 연합왕국 출신의 편력 기사가 있다합니다. 그런데 이 자의 담력이 어찌나 뛰어난지 그 어떤 위험도 홀로 맞서 싸워 이겨냈으며, 그의 무위는 그 옛날 검성 알프레드에 비할 정도라고 합니다."

"검성의 이름을 꺼내다니, 오만할 정도군요."


검성 알프레드는 지금까지도 추앙받는 대영웅이다. 그 무위가 지금까지 비할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로 대단했다고 하는 전설적 인인물이기도 했다.


"그 자신이 그렇게 칭하는 것이 아닙니다. 음유시인들이나 용병들이 그를 그렇게 칭하는 겁니다."

"새로운 영웅이 태어나길 기대해도 되겠군요."


잘 단련된 기사들이 예정대로 승리를 거두는 것 보단 역시 예상치 못한 곳에서 갑자기 등장한 영웅이 승리를 거두는 것이 더욱 보는 맛이 있었다. 나탈리에는 그렇게 말하며 미소를 짓더니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개최는 바로 내일일겁니다. 보시렵니까?"


내일부터 의회도 중간 휴회에 들어간다. 말 그대로 한번 머리 식히고 오라는 의미의 휴식기간으로, 긴 기간동안 의회가 열리기에 생긴 것이었다. 사실 이 기간이 온다는 것은 대부분 중요 안건이 처리되고 이제 제후의회가 얼마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기도 했다. 중간 휴식이라 하지만 사실상 거의 막바지에 이른 제후의회 기간동안 고생한 귀족들보고 휴식을 취하고 즐길 거 즐기라는 일종의 배려였다.


"어차피 중간 휴식기간. 여흥거리도 없는데 봐야죠. 그래야 여기까지 온 보상이 될테니."


카이덴부르크의 축제와 황제가 여는 토너먼트는 그 볼거리가 풍성하기로 유명하다. 특히나 평소 길거리 축제를 잘 참관하지 않는 귀족들도 얼굴을 내밀정도로 카이덴부르크의 축제는 성대하고 볼 것이 많았다.


"예선이지만 괜찮으시겠습니까?"

"전 예선이 제일 재밌는걸요. 어떤 사람이 나올지 모르니까요."


사실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이 대부분 기사에 관한 것이었지만, 제후의회 기간에 열리는 토너먼트는 기사들에게만 참가 자격을 주는 것이 아니었다. 역대 황제의 특별권한으로 이 토너먼트만큼은 일반 무장병부터해서 싸울 수 있는 모든 이들이 참가자격을 얻는다. 즉, 정말로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인재가 등장할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물론, 훈련을 잘 받아온 기사들이 안정적으로 싸우기 때문에 대부분의 우승은 기사들의 것이지만. 굳이 우승하지 않더라도 인재를 알아보고 데려가는 귀족들이 많았기에 이 토너먼트엔 더욱 사람이 많이 몰렸다.


"그렇습니까?"

"축제도 축제지만, 토너먼트도 참 화려한 볼거리니까요."


중간 휴회 기간은 그러라고 존재하는 것이었다. 물론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지만, 지루하기 짝이없는 연회나 즐기기엔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황제가 이번 토너먼트는 기존과 좀 많이 다를 것이라 했고....'


기존 토너먼트의 예선 방식은 이렇다. 팀을 총 3~4개로 나누어 이 인원들끼리 단체전을 벌이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여러 팀이 섞여 싸우는 만큼 정말 말 그대로 개판이 벌어지는 경우도 많은데, 어떤 이들은 이때의 토너먼트가 가장 재밌다면서 즐기기도 한다. 최후 승리를 한 이가 속한 팀이 올라가며, 나머지 팀은 탈락하게 된다. 이 때, 탈락한 이들 중 가장 성적이 좋고 눈에 띄었던 사람이 귀족들에 의해 선정되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기도 한다. 이런 식의 예선을 3~4번 치루어 선발된 인원들이 1대1 개인전으로 본선을 진행하게 된다. 여기서 어떻게 달라질지 쉽게 예상할 수 없었다. 그래서 더욱 흥미가 생기는지도 모르겠다.


"오? 나탈리에, 토너먼트 참관하려고?"

"....! 프리드리히 오라버니."


갑작스럽게 들려온 목소리에 나탈리에가 뒤를 돌아보니 프리드리히가 반갑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안녕."

"어쩐 일이예요, 이 시간에?"

"아아, 생각보다 일이 좀 일찍 끝나서 말야."


평소 의회가 끝난 후 계속 자신의 저택에 틀어박혀 있던 그가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에 나탈리에가 놀랐다. 원래 자신처럼 이렇게 거리를 돌아다니는 귀족이 훨씬 적은 편이었기에 그 놀람은 더했다.


"일이요?"

"어, 뭐 교역 관련한 거지. 나에게 급히 보고가 온 것이 있어서 말야."

"그런데, 여기에서 뭐하고 계신거죠?"


둘은 공적인 자리가 아닌 사적인 자리라 편히 대화했다. 물론 프리드리히는 밝고 명랑하며 형식에 그다지 연연하지 않는 성격이었기에 가끔 공석에서도 편히 대하기도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의회 기간 중엔 서로 딱 선제후 간의 예우로써 대하기 때문에 이렇게 편히 대화할 기회는 적었다.


"사실 제후의회 기간 중엔 이 거리의 축제가 진짜 재밌다고. 땡땡이치고 놀고 싶을만큼."

"그런 분이 지금까지 계속 저택에만 계셨어요?"

"그만큼 일이 바빠서 그런거지. 정말, 힘들었다고."

"저도 축제에 대해선 알고 있지만, 프리드리히 오라버니는 더 많이 알고 있으신것 같네요."


그 말에 프리드리히가 씨익 웃어보였다.


"그럼! 선제후가 되기 전에는 아버지를 따라 오면서 매일같이 탈주해서 축제를 즐겼다고."

"그게 자랑이예요?"


프리드리히는 예전부터 그런 일탈을 즐기는 특이한 귀족 중 한 명이었다. 소소한 길거리 축제부터 이교도적인 전통 축제에까지 거리낌없이 참가하여 즐길 정도였다.


"자랑은 아니지만 그 지루하기 짝이 없는 연회에 출석하는 것보단 훨씬 나은 일 아니겠어?"

"오늘은 뭐 특별한게 있나요?"

"오늘? 오늘 말이지...."


프리드리히는 은근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오늘은 야시장이 열리는 날이야."

"야시장?"


나탈리에는 처음들어본 듯 고개를 갸웃했다. 말만 들어보면 밤에 서는 시장 같은데, 그녀는 들어본 적도 가본 적도 없었다.


"밤에만 서는 특수한 시장...이라 해야하나? 야시장에선 온갖 사람들이 희귀한 물건을 판다고 해. 먹을거리도 엄청 늘어나지. 카이덴부르크의 축제가 유명한 이유기도 하지. 야시장을 겪어보지 않으면 축제를 즐겼다고 할 수 없다고도 말할 정도라고!"


야시장은 카이덴부르크에서 열리는 축제 기간 중에 반드시 열리는, 큰 볼거리 중 하나였다. 주간에 열리는 시장보다 그 규모도 큰데, 주간엔 거리에서 장사를 하는 것이 허가된 곳만 영업하지만 야시장에선 그런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각지에서 온 행상인들이 노리는 것도 이 야시장이었다. 그들로써는 드물게 크게 한 몫 벌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황제가 암묵적으로 허가하기 때문에 이 야시장에서만큼은 법이나 관례같은 것에 걸리지 않고 마음놓고 장사할 수 있는 것도 크게 작용했다.


"야시장에 같이 갈래? 나탈리에."


프리드리히는 환한 미소로 그렇게 제안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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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제후의회(3) 20.04.14 35 1 12쪽
39 제후의회(2) 20.04.10 43 3 13쪽
38 제후의회 20.04.07 45 3 13쪽
37 추적의 결과 20.04.05 48 3 12쪽
36 재판(2) +2 20.02.08 72 5 13쪽
35 재판(1) +2 20.02.06 72 2 13쪽
34 반란의 끝(3) 20.02.04 80 4 12쪽
33 반란의 끝(2) 20.02.02 79 5 14쪽
32 반란의 끝(1) +3 20.02.01 99 5 14쪽
31 마지막 속죄 +2 20.01.30 111 8 12쪽
30 다시 시작된 토벌, 알베르트의 귀환 - 합류 +2 20.01.28 117 6 13쪽
29 다시 시작된 토벌, 알베르트의 귀환 - 하이터스하임 수도기사단 +2 20.01.25 147 8 14쪽
28 다시 시작된 토벌, 알베르트의 귀환 +4 20.01.23 157 6 11쪽
27 백작부인(2) 20.01.21 124 6 12쪽
26 백작부인 20.01.19 122 4 13쪽
25 추적대(3) 20.01.14 118 7 12쪽
24 추적대(2) 20.01.11 124 6 12쪽
23 추적대 20.01.07 129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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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수색(2) 19.12.28 145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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