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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stein의 서재입니다.

Cabalist : 제국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Calstein
작품등록일 :
2019.09.16 19:15
최근연재일 :
2020.04.28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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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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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
글자수 :
251,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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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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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반란의 끝(3)

DUMMY

"반란군이 더욱 필사적입니다."

"그들에겐 뒤가 없으니까요. 마지막까지 항전하려는 모습은 참으로 본받을만 하지만, 그들은 반란군. 자비는 없습니다."


백작부인이 차갑게 말했다. 슈타이어마르크 백작은 내성을 함락하기는 어렵지는 않으나 그러기 위해 쓸데없는 희생이 더욱 들어갈 수도 있다며,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저들은 대부분 농노 징집병들입니다. 그만큼 사기도 낮고, 영주에 대한 충성도 낮을겁니다. 그들은 영주가 바뀌어도 하는 일에는 변함이 없으니까요. 반란의 주모자들은 처형하되, 그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하면 저들은 금방 와해될 것입니다."

"레티엔 자작과 폰 바이마어 남작이 그걸 모를까요? 그들은 다른 대책이 있지 않겠습니까?"


백작부인의 걱정에 슈타이어마르크 백작은 고개를 저었다.


"보아하니 히게아 놈들은 빠져나간듯 합니다. 간간히 보이긴하지만, 주 전력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요?"

"저들을 현재 싸우게 만드는건, 뒤가 없다는 생각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빠져나갈 길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더욱 쉽게 와해될 것입니다. 히게아 놈들도 없으니 더욱 쉬울것입니다."


그 말에 백작부인은 고민하다가 말했다. 알베르트도 같은 뜻이었다.


"일리가 있군요. 비록 저들은 반란군이지만, 어찌보면 우리들이 보살펴야할 제국의 백성이지요."

"당신도 그렇게 하길 원하나요, 알베르트?"

"예."

"그럼 그대의 뜻대로 하세요. 그렇게 하도록 하지요, 마르커스."

"명."


슈타이어마르크 백작과 슈바이벤 남작, 아렌부르크 백작은 알베르트의 명을 받아 자신들이 담당하는 공격 구역에서부터 소문을 퍼뜨렸다. 특히나 슈타이어마르크 백작은 알베르트가 서명한 사면장을 들고서 반란군 병사들이 보도록 유도하였다.


"여기, 라인하르트 변경백작 각하의 서명이 있는 사면장이 있다! 지금이라도 투항하는 자에겐 그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하신다!"


웅성웅성


"저...정말인가?"

"그...그러게. 정말이라면 우린 이렇게 싸울 이유가....."

"너희들, 영주님은 어쩌고!"

"아무리 영주님이시라해도 이건 반란이야. 황제 폐하께 대드는 행위라고!"


반란군 병사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특히나 알베르트의 사면장을 본 내성 정문의 병사들은 크게 웅성거렸다.


"선제후께서 우리들을 용서하신다 했대!"

"하....하지만 그게 진짜일까? 우리는....."

"에잇, 난 더 이상 못해먹겠어! 언제까지 이래야하냐고! 집에도 못가고, 이렇게 반역자로 죽을 수는....."


서걱


그렇게 말하던 병사 한 명이 기사의 손에 베여 쓰러졌다. 기사는 반란군 병사들에게 큰 소리로 외쳤다.


"속지마라! 적의 농간일 뿐이다! 우리들의 사기를 꺾기 위한 수작일 뿐이다!"


하지만 병사들은 과거와는 다르게 자신들의 무기를 쥐고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언제까지 이렇게 싸워야만 합니까! 이런 걸 원해서 우리가 영주님을 따라나왔다고 생각합니까!"

"닥쳐라! 영주님께선 뜻이 있으시다! 그 깊은 뜻을 이루게 도우는 것이 너희들의 임무다!"

"이렇게 싸우면 남는건 개죽음 밖에 없습니다! 우린 이렇게 죽고 싶지 않다구요!"


병사들은 기사들을 향해 오히려 거꾸로 무기를 겨누고 크게 항의를 하였다. 평소라면 말을 고분고분 들었을 농노징집병들이 거세게 반항을 하자 기사들은 당황하였다.


"네...네놈들 지금 누구에게!"

"빌어먹을! 여기서 이렇게 개죽음을 당하면 도대체 무슨 소용이냐고!"

"우린 당신들의 노예가 아냐!"


몇몇 과격한 병사들은 숫자의 우위를 이용해 기사들을 마구 패기도 했다. 기사들은 병사들 몇을 참수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구성상 병사들이 더욱 많을 수 밖에 없었고, 병사들의 갑작스런 폭동에 기사들을 속수무책으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진정하고 자리를 지켜라!"

"진정? 웃기지마! 당신들 때문에 우리가 지금 이게 무슨 꼴이냐고!"


레티엔 자작이 소란을 듣고 병사들을 진정시키려 하였으나 소용이 없었다.


"더 이상은 싸울 수 없습니다! 우리는 당신의 뜻대로만 하는 인형이 아닙니다!"


병사들은 합심하여 지휘관들과 반란군 지도부에게 칼을 겨누었다. 그것을 보며 레티엔 자작의 부관이 침통한 표정으로 눈을 감았다.


'죄송합니다, 자작님.'


-


폭동을 일으킨 반란군 병사들은 폰 바이마어 남작과 레티엔 자작, 다름슈타트 자작을 포박해서 토벌군에게 항복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끼익


무겁게 성문이 열리며 포박된 세 귀족이 끌려나왔다. 그것을 냉정히 바라보던 알베르트는 자신의 외삼촌이 끌려나오는 것을 보며 착잡한 표정이 되었다.


'외삼촌.....'


하지만 레티엔 자작은 자신의 여동생을 보고 조용히 그녀를 불렀다.


".......카트린."

"오라버니. 어째서 이러신건가요."

"......."


백작부인의 물음에, 레티엔 자작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이렇게 되뇌었다.


".......너희는 모를것이다... 모를것이야...."


그렇게 의미모를 말만을 되풀이하는 레티엔 자작을 바라보는 백작부인의 눈동자에 슬픔이 깃들었다.


"주모자를 모두 현재 처형할 순 없다. 모두 라웬부르크로 압송해라! 저항하는 잔당들은 모두 발견 즉시 사살해도 좋다."

"예!"


그리고 알베르트는 무릎을 꿇고 있는 반란군 병사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대들은 제국에 그 무기를 겨누었다."

"......"


반란군 병사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들은 죄인이었기에.


"그 무기는 원래, 제국의 적에게 겨누어져야할 것들."


알베르트는 그들을 다시 한 번 쭉 둘러보고는 무겁게 말을 이었다.


"원래라면, 그대들 모두를 처형해야만 한다."

"......"

"허나, 이번은 예외로 하겠다."

".....!"


알베르트는 반란군 병사들 중 가장 앞에 있던 이의 어깨를 짚으며 다시 말했다.


"이번 반란의 책임, 그대들에겐 묻지 않겠다. 이제 그대들의 땅으로, 집으로 돌아가 그대들의 책임을 다하라. 그것이 나, 라웬부르크 영주이자 팔켄슈타인 선제후인 알베르트 운드 라인하르트의 결정이다."

"....감사합니다, 각하."


반란군들은 알베르트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였고, 그는 토벌군 병사들에게 반란군의 무장을 모두 수거하고 반란군 병사들을 안전히 집으로 돌려보낼 것을 지시했다.


"....고생하셨습니다, 백작부인."


슈타이어마르크 백작이 백작부인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그녀는 그를 잠시 바라보더니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나중에 라웬부르크에서 보도록 하지요. 뒷수습은 당신에게 맡기겠습니다, 마르커스."

"맡겨만 주십시오."

"가시지요, 어머니."


다그닥다그닥


그렇게 말을 타고 돌아가는 알베르트와 백작부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슈타이어마르크 백작이 한숨을 쉬었다.


"겨우.... 모든 것이 끝났군."


-


"그래, 잘 다녀왔는가?"

"예."


황제의 물음에, 세실 자작이 엉망이 된 꼴로 대답하였다. 제대로 씻고 쉬지도 못하고 바로 보고하러 달려온 탓이었다. 황제는 그 모습을 보고 흔치 않은 세실 자작의 흐트러진 모습에 무심코 웃음을 흘렸다.


"그래, 고생했네. 자작."


황제는 그림자 부대와 세실 자작을 치하하였다.


"그림자 부대, 이번에 아주 큰일을 해주었네."


황제는 유쾌하게 웃으며 다른 서류를 꺼내들었다.


"엘프 연방에 사람을 보내시진 않으십니까?"

"어차피 사람을 보내봤자 비루한 변명만을 반복할텐데 뭐하러 그런 낭비를 하나?"


레아테인 부족은 토벌군에 의해 한번 패배한 이후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게 큰 의문이었는데, 황제는 그걸 묻기 위해 굳이 엘프 연방에 사람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하이엘프 놈들은 믿을만한 놈들이 아니야. 자네도 알지 않나?"


과거부터 자신들만 고귀한 줄 아는 하이엘프들은 건방지고 오만하고 약속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놈들이었다. 괜히 엘프 연방이 각종 음모나 뒷공작에 능한 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이건 명백한 조약 위반입니다. 우리들이 가만히 있으면 엘프 연방은 우리를 더욱 우습게 볼 것입니다."

"......"


영토를 침범당한 입장에서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우스운 꼴을 당할 터였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레아테인 부족의 일은 아직 팔켄슈타인 지방과 하이터스하임 수도기사단만이 알고 있네. 이걸 직접적으로 문제삼으려면 라인하르트 쪽에서 내게 보고해야만 해."


알베르트가 실종되었을 때에도 우드엘프인 레아테인 부족의 일은 제국 전체에 별로 퍼지지 않았다. 워낙 빠르게 퇴장했고, 그 이후에도 별다른 행동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레아테인 부족의 행동에 대해 말을 황제 쪽에서 먼저 꺼낸다면 정보원을 통해 계속 정보를 수집한다는 것을 대놓고 밝히는 꼴이었다.


"그나저나 이번에 행동한 것이 하이엘프도, 다크엘프도 아니고 우드엘프라는 것이 마음에 걸리는 군. 그들은 원래 본인들의 영역권이 아닌 이상 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데...."


그렇기에 지크프리트 대제의 독립전쟁, 엘프 연방과의 전쟁 때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정보도 많이 없고, 알려진 것도 없었다. 철저히 폐쇄적인 이들이 우드엘프라는, 엘프들의 전통주의자인 것이다.


".....뭐 됐겠지. 라인하르트, 아니면 하이터스하임 수도기사단에서 우드엘프들에 대한 보고를 하면 그때 엘프 연방에 항의를 할 것이네."

"알겠습니다."


세실 자작이 물러난 후, 황제는 서류의 가장 밑 부분을 읽어보며 중얼거렸다.


"정말.... 그놈들도 대단하구만...."


그곳에는 작게 이렇게 적혀있었다.


[히게아에 대한 추적을 개시했으나 소득 없음. 몇몇을 사로잡았으나 모두 자결. 이들을 추가적으로 쫓고 있던 정보원들 소식 두절.]


-


반란은 끝났고, 팔켄슈타인은 다시 평화로워졌다. 라웬부르크에선 귀환한 백작부인과 알베르트의 승전을 축하하는 행렬이 이어졌다. 라웬부르크 성에 도달하자 율리아가 뛰어와 알베르트에게 안겼다.


"알베르트!"

"앗, 율리아. 먼저 어머니께....."

"괜찮아요, 알베르트. 나도 그렇지만 율리아도 걱정을 많이 했을테니."


백작부인은 살짝 지쳐보였다. 오랜만에 일선에 나서서 머물다보니 생각 외로 피로가 쌓인 모양이었다.


"율리아, 알베르트. 일단 나는 들어가서 쉬고 있겠어요. 둘도 무리는 하지말고 오늘은 일찍 쉬도록 해요."

"알겠습니다, 어머니."

"예, 어머님."


하지만 알베르트로써는 바로 쉴 수는 없었다. 포박한 세 귀족을 감옥에 넣고 재판을 위한 준비를 해야했다. 게다가 중간에 사라진 히게아 세력에 대한 조사도 행해야만했다.


"알베르트, 조금 쉬어요. 일은 내가 처리해도 되잖아요?"

"그럴수는 없어요, 율리아. 이건 선제후로써, 라인하르트의 가주로써 해야하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알베르트도 쫓기다가 오랫동안 밖에 머무는 등 피로가 쌓였을터였다. 율리아는 그게 계속 걱정스러웠지만 알베르트는 끝내 자신의 집무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후우......"


집무실로 들어온 알베르트는 큰 한숨을 내쉬었다. 영지를 오랫동안 비웠고, 반란 토벌이 생각보다 길어진만큼 할일이 태산같았지만 손에 어느 것 하나 잡히지 않았다.


".......성신이시여, 제게 가호를....."


이라 되뇌었지만 그저 신이, 하늘이 원망스러웠다.


작가의말

길고 길었던 1장 에피소드, 반란이 드디어 끝이났습니다.


계속해서 봐주셨던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전 이제 새로운 에피소드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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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백작부인(2) 20.01.21 124 6 12쪽
26 백작부인 20.01.19 122 4 13쪽
25 추적대(3) 20.01.14 118 7 12쪽
24 추적대(2) 20.01.11 123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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