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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balist : 제국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Calstein
작품등록일 :
2019.09.16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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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8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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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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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백작부인(2)

DUMMY

백작부인은 지휘막사에서 조용히 탁상 위에서 흔들거리는 등불의 불꽃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있었다. 슈타이어마르크 백작이나 다른 이들도 잘 모르는, 그 날의 일을 떠올리면서.


[백작부인, 오랜만입니다.]


출정을 준비하던 중에 찾아온 한 손님. 그는 정문을 통해 정식으로 온 손님은 아니었으나 백작부인은 그를 잘 알고 있었다.


'세실 자작......'


분명 그 날 찾아온 것은 세실 자작이었다. 황제의 심복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는. 흑십자 기사단장이자 제국 최고의 실력을 가진 기사. 하지만 백작부인은 그의 과거를 알고 있었다. 이 제국에서 가장 어두운 과거를 지닌 사람 중 하나가 바로 세실 자작이었다. 그가 선황으로부터 자작의 위를 받아 기사단장으로 취임했을 때 사람들은 갑작스레 등장한 그를 굉장히 경계했으나 그녀만은 납득했었다.


'그림자 부대 사령관.'


그림자 부대라는, 흑십자 기사단 속 숨겨져 있는 진짜 모습. 황제의 첩보부대로 공공연하게 알려져있는 '황제의 눈'이 이끄는 정보원들과는 그 성격도 은밀함도 달랐다. 말 그대로의 암살자들로만 이루어진 그림자들의 부대.


[세실 자작, 어찌 여기에?]

[폐하께서 맡긴 일이 있어서 말입니다.]

[.....황제께서?]


세실 자작은 몰래 만나러 온 자신의 무례를 사과하며 자신이 라웬부르크에 온 이유를 밝혔었다. 황제가 알베르트의 구출을 명하며 필요할 경우 그녀와 협력을 해도 된다는 지시를 내린 것. 그리고 현재 알베르트의 행방을 수색 중인 것. 그리고 그는 그렇게 약속했다.


[반드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제 이름을 걸고. 백작부인께선 반란군의 시선을 끌어주십시오. 반란군의 세력이 이 이상 커지면 안됩니다. 정보부대를 통해 세력 확장을 막고 서로 갈라서도록 유도해주십시오.]


세실 자작은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그건 백작부인의 뜻과 같은 방향이기도 했다. 그녀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귀족들의 답이 오기 전에 출병을 했다. 원래라면, 답이 오기 전까지는 기다렸어야 했다. 아무리 그녀라할지라도 군을 직접 이끈 적은 많이 없었기에, 적어도 1차 토벌때 참여를 하지 않았던 귀족들의 합류를 기다리고자 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세실 자작과의 약속을 지키려면 당장 출병을 해야했다.


'과연 잘하고 있을까.....'


시선을 끌고 시간을 끄는 것은 충분히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그녀의 아들인 알베르트가 눈에 밟혔다. 강하게 나가고 있지만 그녀는 사실 아들에 대한 걱정 때문에 약해진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하는 행동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백작부인."

"마르커스."


슈타이어마르크 백작이 때마침 들어와 그녀를 불렀다. 생각에 계속해서 잠겨있던 백작부인은 한 박자 늦게 대답했고, 그걸 눈치챈 슈타이어마르크 백작이 조용히 물었다.


"이 늦은 밤에 무슨 생각을 그리 하십니까?"

"이 어리석은 반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지요."


정확히는 반란 때문에 실종당한 알베르트에 대한 생각이었지만, 그녀는 그렇게 얼버무렸다. 슈타이어마르크 백작은 잠시 그녀를 보고 그것을 알아챘지만 그냥 넘어갔다. 그녀의 아픔과 걱정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레티엔 자작 측에서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라버...아니, 레티엔 자작이?"


순간적으로 오라버니라 부를 뻔한 것을 꾹 참고 백작부인이 되물었다.


"반란군은 지도층이 4명입니다. 히게아까지 합하면 5개의 세력이 서로 뭉쳐있는 셈이지요. 아무래도 조금씩 서로 의견차가 생기는 모양입니다."

"결국 주도권 싸움 아니겠어요?"


뻔했다. 반란군은 지금 토벌군에게 한 번 이기고 나서 누가 주도권을 쥘 것인지 조금씩 세력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이었다. 딱히 놀라운 전개도 아니었다. 다만 지금 그녀가 이끌고 있는 토벌군을 앞두고 자기들끼리 세력 다툼이나 하는 것은 웃기면서도 불쾌했지만.


"나를 앞에 두고서도 서로 단합을 하지 못하다니, 레티엔 자작은 나를 얕보는 걸까요?"

"그런건 아닐겁니다. 하지만, 지금 레티엔 자작은 주도권을 뺏기고 있는 것에 불만일 겁니다. 본래는 본인이 주도를 했던 것이니까요."

"......."


폰 바이마어 남작의 세력과 히게아의 세력은 분명 레티엔 자작의 지시를 잘 받질 않을 터였다. 레겐스부르크 남작과 다름슈타트 자작의 경우야 애초부터 레티엔 자작의 선동에 이끌려 같이 일으킨 것이니 그들은 발언권과 영향력이 낮을터였다.


"레겐스부르크 남작의 경우 사실상 세력 다툼에선 제외되었다 봐야합니다. 일전에 그의 부하 기사들이 반란군을 이탈해 우리쪽으로 가담했던 전력이 있으니까요."


허무하게 동성문이 돌파당하고 외성을 점거당한 그 일은 레티엔 자작과 반란군, 히게아에 있어 너무나도 큰 위기였으니 레겐스부르크 남작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책임을 물어, 아니면 똑같이 토벌군으로 돌아섰다 몰려 죽임을 당하지 않았으니까.


"그들의 사정엔 관심이 없어요. 귀족들의 답변은 도착했습니까?"

"아직은....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걸까요."


팔켄슈타인의 귀족들은 엘프 연방과의 다툼에선 항상 최전방에 섰던 이들이건만, 알베르트가 집권한 이후엔 안좋은 일이 연속으로 일어나서 그런지 소극적이었다.


"곧 도착할 것입니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슈바이벤 남작과 그뤼펜하겐 자작은 제국에 가장 충성스러운 이들입니다. 그들의 도착을 기다려보지요."


두 가문은 모두 팔켄슈타인에서 강대한 세력을 자랑하는 이들은 아니지만 황제 직속의 귀족들로 제국에 가장 충성하는 가문들이었다. 비록 라인하르트 가문을 따르는 이들은 아니지만 황제 직속인만큼 더욱 제국을 위해서 일해주리라는 것만은 명확했다. 그들은 일정한 가문에 충성하는 것이 아닌, 제국 그 자체에 충성을 바치는 자들이었으니까.


"그러길 바랍니다."


-


"흐음......."


홀로 성에서 병사들의 훈련을 지도하고 있던 젊은 남성이 전령이 가져온 서신을 받고 잠시 고민에 잠겨있었다.


"....카트린 백작부인께서 직접 이렇게 요청을 해오실 줄이야....."

"백작부인께선 남작님을 비롯한 모든 팔켄슈타인의 귀족들을 믿고 계십니다. 하루라도 빨리 역도들을 토벌해 지역을 안정시키고자 하십니다."

"그건 알지만....."


이미 1차 토벌군이 갔었는데 패배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것도 치명적인 배신으로 인해. 지금 귀족들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고 망설이는 것은, 언제 누가 배신할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폰 바이마어 남작가가 그동안 얼마나 충직한 이들이었던가. 그런 이들이 하루아침에, 그것도 유리한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배신했다는 소식은 알베르트의 지도력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안 그래도 알베르트가 선제후에 오른 이후 엘프 연방과의 긴장감도 높아졌으며, 내부 상황이 좋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 상태에서 반란이 연달아 터지고 배신까지 겹치니 귀족들이 소극적이 된 것이었다.


".....확실히 너무나 움츠려있었나."


1차 토벌군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은 이미 전력이 충분해 보이는데다 이미 메클렌부르크 반란 때 전력을 상당수 소모해 재정비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끝까지 남아 토벌에 참여했던 귀족들은 대부분 레티엔 자작이 일으킨 반란 토벌엔 쉬었었다. 몇몇 이들은 계속해서 참가했지만, 그런 이들은 지금 너무 소모가 심하고 영지를 돌보지 못해 분명 나가기가 꺼려질 것이었다.


"군을 준비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네. 조금 늦어질 수도 있을 것이야."

"와주시기만 한다면 백작부인께선 크게 기뻐하실 것입니다."

".....알겠네."


젊은 남성, 슈바이벤 남작은 전령에게 반드시 갈 것이라는 말을 전하도록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남작님."

"왜 그러나, 경?"


기사가 자신을 불러세우자 슈바이벤 남작이 옷을 대충 걸치며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대답했다.


"드디어 반란군을 토벌하러 가시는 겁니까?"

"뭐... 그래야지. 너무 시간을 끌었어. 원래는 진작에 나갔어야하는 것을."


슈바이벤 남작은 그동안 쓸데없는 소문에 시간을 좀 낭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숨겨진 광산마을이라니.....그런 곳이 있을리가."

"전력으로 수색해보았지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애초 그런 마을이 있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나? 도망자 마을도 아니고 말야."


슈바이벤 남작은 메클렌부르크 반란이 토벌되고 나서 영지로 귀환한 뒤 무언가 이상한 소문을 들었었다. 영지 근처에 이상한 광산마을이 있다는 소문이었다. 평소엔 안개와 주변 산, 숲 등으로 인해 가려져 잘 보이지 않지만 그 안엔 상당한 규모의 철광산이 존재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영지에 그런 곳이 있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던 그는 병력을 보내 수색해보았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었다.


"전설 속 드래곤이라도 사는건가? 왜 그런 소문이 돌았는지 원......"


전설 속 그 '용'들은 자신의 마법으로 거처를 숨기고 살아간다는데.... 애초 그런 존재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있다면 그 뼈라도 세상에 밝혀졌을 터. 제국이 세워진 후 몇 백년이 지나는 동안 그런 건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흔히들 말하는 행상인이나 모험가들의 허풍 아니겠습니까. 음유시인들이 그런걸 좋아하잖아요."


이곳저곳 떠돌아다니는 음유시인, 행상인, 모험가 등은 항시 문제였다. 슈바이벤 남작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군을 준비하게. 그러고보니 그뤼펜하겐 자작은 어쩌고 있을런지....."

"그 분도 출전준비를 하고 계실지 모릅니다."

"그런가. 어서 역도들을 처단하러 가도록하지."

"명."


-

"........"


산 속엔 긴장감만 흘렀다. 연막은 어느새 걷히고 있었고, 그림자 속의 인영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


알리테어는 평범한 마을 사람의 차림을 한 그 자를 보고 이를 악물었다. 평범한 마을사람들만 있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아니, 오히려 몇몇 이들만 빼고 다 위장이었던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오우, 그런 눈으로 보지마요.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평범한 농노 출신들이니깐."

"그렇다면 너는 무엇이냐?"

"오래 전, 저기 있는 양반의 어머니랑 저기 저 인간에게 도움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

"그게 끝이라고?"


그림자, 마을처녀 한나는 살짝 미소지어보이며 대답했다.


"아니, 당연히 아니죠."

"어찌되었건, 이곳에 있는 이들은 저 라인하르트 백작을 제외하곤 모두 죽는다."

"암살자답지 않게 말이 많네요, 엘프 양반?"


한나가 살짝 비꼬았다. 원래 이 직종에 종사하는 인간들치고 말 많은 인간은 하수 취급 받을 뿐이었다. 그런 약간의 도발의 의미를 담은 말을 들은 알리테어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그래, 예상 외의 사태가 너무 많이 일어나서 말이야."


그러면서 속으론 적잖이 놀랐다.


'우리가 엘프인 것을 알아챘는가.'


그 생각을 읽은 것일까, 한나가 빈정대며 말했다.


"숨길려면 잘 숨겼어야죠. 그렇게 싸우는건 인간들, 특히 이 제국이라는 나라엔 없다구요."

"......그것을 알아본 이상 너는 더욱 죽어줘야겠다."


알리테어가 검을 쥐었고, 한나도 마주 자신의 무기를 쥐었다. 다만 아까 쏘았던 큰 석궁 대신 한손에 쥘만한 작은 석궁을 들고 있었다.


'한나.....!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나....!'


알베르트는 멀어져가는 의식을 겨우 붙잡으며 그리 생각했다. 아까 석궁 쏘는 것을 보았을땐 그저 사냥 솜씨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모양이다.


둘의 대치가 시작된 가운데, 아직 전투를 지속할 만한 체력이 있는 용병들, 아니 그림자 부대원들과 엘프 암살자들이 서로 맞섰다.


'.....제길,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건가!'


그렇게 알베르트가 겨우 정신만 유지하고 있을때, 산 밑에서 큰 소리가 들려왔다.


작가의말

반란편이 조금 질질 끌리고 있습니다.... 다들 부족한 부분은 망설임없이 지적해주세요. 계속해서 고쳐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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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마지막 속죄 +2 20.01.30 112 8 12쪽
30 다시 시작된 토벌, 알베르트의 귀환 - 합류 +2 20.01.28 117 6 13쪽
29 다시 시작된 토벌, 알베르트의 귀환 - 하이터스하임 수도기사단 +2 20.01.25 147 8 14쪽
28 다시 시작된 토벌, 알베르트의 귀환 +4 20.01.23 158 6 11쪽
» 백작부인(2) 20.01.21 125 6 12쪽
26 백작부인 20.01.19 122 4 13쪽
25 추적대(3) 20.01.14 118 7 12쪽
24 추적대(2) 20.01.11 124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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