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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바리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 신의(歸還神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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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말뚝이.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3
최근연재일 :
2024.07.03 12:10
연재수 :
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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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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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534

작성
24.05.2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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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당가타, 그 발전의 시작

DUMMY





“끄응······.”


당진철은 가만히 자리에 앉아 만화독심경을 유심히 보고 있었다.


만독심공의 상위의 있는 심공이자, 만독심공의 부작용을 없앨 방법이 담겨 있는 서책.


하지만 아무리 당진철이 보고 뜯어봐도, 만화독심공의 요결에는 가까이 가보지도 못했었다.


“이거, 너무 어렵잖아!! 대체 이걸 당문새끼들은 어떻게 익힌거야!”


당진철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지만, 책은 그에게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분명 듣기로는 만독심공이 만화독심공의 구결을 뜯어 고쳐서 만들었는데, 암만 살펴봐도 만화독심공의 구결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분명 나도 기재소리 들었고, 환생하고나서도 만독심공은 쉽게 익혔는데······.’


당진철은 다시 만화독심공을 펼쳤다.


하지만 첫 구결에서부터 막혀버려, 결국 이마를 책상에 박아버리고 말았다.


“오라버니. 잘 안풀리나봐요.”


“아, 소혜야.”


어느 사이엔가 문을 열고 나타난 늙은 동생이 당진철의 건너 편에 앉는다.


“그래, 몸은 괜찮으냐?”


“거동이 좀 힘들긴 하지만, 이 정도도, 못해서야 집주인이라고 할 수 있나요. 제 집인데 제가 잘 다녀야죠.”


“그렇구나, 네 말이 맞다.”


당진철은 소혜의 손목을 잡아, 맥을 짚어보며, 전신을 스캔해 보았다.


‘또 독기가 늘어나 버렸군.’


아랫배와 심장쪽에서 다시금 잠식해 들어가는 시커먼 기운.


맥문을 짚어보니, 단전에서 다시금 독기가 넘쳐흘려 당소혜의 몸을 집어삼키려 한다.


“일단 네 방으로 가자꾸나, 이 오라비가 다시 독기를 잡아주마.”


“진철 오라버니.”


일어선 당진철을 향해, 당소혜가 백탁이 낀 눈으로 바라본다.


그러며 싱긋 웃으며 한 마디 했다.


“아버님 만나 뵙고 오셨어요?”


당진철의 표정이 굳었다.


그 모습을 보던 당소혜가 풋 하고 웃었다.


“오라버니께서는 항상 아버님을 뵙고 오셨을 때, 언제나 그렇게 어두운 표정을 지으셨잖아요.”


“아, 내, 내가 그랬었나?”


당진철이 자신의 얼굴을 매만지며 묻자, 당소혜는 후후 웃으며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아무래도 서신을 본 뒤로, 표정관리가 잘 안된 모양이었다.


“왜요, 오늘도 아버님께서 오라버니께 야단이라도 치셨나요?”


“뭐···언제나 똑같지······.”


그 남자는 이미 죽은지 오래되었지만, 아직 당소혜는 그 사실을 인지 하지 못한다.


당진철이 헛기침을 하며 당소혜가 일어날 수 있게 도와주었다.


“고마워요, 오라버니.”


“고맙긴, 얼른 네가 나아야 내가 마음이 편하다.”


“피이, 이 동생은 생각지도 않고, 오라버니 마음이 편한것만 중요한가요?”


“그럴 리가. 나는 네 온전한 행복을 빌고 있지. 절대 내 마음이 편하고자 하는 행동이 아니다.”


“쿡쿡. 오라버니 속마음이 다 새어나와요.”


즐거이 웃는 당소혜를 보며, 당진철은 나직이 물어보았다.


“소혜는··· 아··· 음, 그러니까 가주님이 좋니?”


서신의 내용에 따르면, 그 남자, 당문의 가주는 당소혜를 끔찍이 여기고 사랑했다는 걸 잘 알 수 있었다.


‘그럼 소혜는 어땠을가?’


당소혜가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린다.


“좋고 싫고가 어딨어요. 아버님은 그저 아버님이시잖아요.”


“그래, 그렇지. 가주님은 가주님이시지. 하지만 나는 별로 그렇게 생각하기 쉽지 않구나.”


“그럼 오라버니는 아버님을 좋아하지 않나요?”


그 말에 당진철이 소혜에게서 얼굴을 돌려버렸다.


지금 짓고 있는 표정을 들키고 싶지 않다.


당진철은 지나가는 바깥을 바라본체, 입술을 짓이기듯 입을 열었다.


“···나는 단 한번도 그 남자가 아버지라고 생각한적이 없다.”


단 한번도 그리 생각해 본적 없었다.


전생에 있어서도,


결국 죽었을 때에도,


환생했을 때에도,


그저 당진철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복수밖에 보이지 않았다.


‘어머니를 죽게 만든 살인자.’


한 평생을 당문 내부의 음모와 암계에 고통을 받고, 결국 정치적 음모에 희생당한 어머니.


가주라는 인간은 단 한번도 어머니를 찾아오지 않았다.


‘그런 인간을, 내가 아비라 생각할 리가 없잖아.’


문둥병에 걸린 마을 사람들도,


기녀의 몸으로 아이를 지키려던 초월도,


사천의 부자라 하던 적도형도,


자신의 자식에게 만은 진심이었다.


그렇기에 당진철은 더욱 용서를 할 수 없었다.


자신과 어머니를 그렇게 저버린 아버지를.


“···아버님을 너무 그리 미워하지 마셨으면 좋겠어요.”


“너에게는 좋은 사람이라 한다 해도, 나에게는 아니다.”


“그런게 아니에요.”


당소혜가 억지로 당진철의 얼굴을 돌렸다.


떨쳐낼 수도 있었지만, 노년에 접어든 동생의 팔에 무리가 갈까 싶어, 가만히 고개를 돌려주었다.


“오라버니를 위해서에요.”


“···나를?”


어쩐지 서글퍼 보이는 당소혜의 표정.


“평생을 미움으로만 점철된 삶을 살지 마세요. 그럼, 오라버니의 삶이 너무 불쌍하잖아요.”


주름진 고목과도 같은 손이 당진철의 손을 맞잡는다.


“오라버니께서 제 행복을 바라는 만큼, 오라버니께서도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그게 이 못난 동생의 바램이랍니다.”


당진철은 다시 고개를 돌렸다.


어쩐지 지금 짓고 있는 표정이 부끄러워졌다.


“···노력은 해보마.”


“지금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해요.”


그때 였다.


“의원님!! 당의원님!!”


바깥에서 누군가가 소리치며 문을 두드린다.


“무슨 일이십니까.”


당진철이 손수 문을 열어주니, 당가타의 마을 사람중 하나가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의원님! 큰일났습니다.”


“무슨 일입니까.”


“마, 마을 바깥에서 사람들이,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




당진철은 소혜를 방에 데려다 준후, 곧바로 마을 사람의 뒤를 쫓아 입구로 향했다.


“흐음?”


마을 입구엔 생각지도 못한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그 앞을 용기 있는 마을 사람들 몇몇이 막고 있었지만, 후들 후들 떨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그도 그럴것이 마을 앞에 와있던 사람들은 거의 전부가 건장한 체격을 가진 청년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우락부락한 거대한 근육으로 만들어진 무리들.


‘대체 이게 무슨 일이지?’


당진철은 호기심과, 경계심을 마음에 품은 채, 마을 입구로 다가섰다.


“무슨일이오.”


그러자 무리속에 있는 사람들 중, 한 사람이 나와 당진철 앞에 섰다.


처음 보는 인물이었지만, 당진철은 그가 이 무리의 우두머리라는 것을 눈치 챘다.


“독의 당진철 의원이 맞소?”


“그렇소만, 당신은 누구요?”


그에 남자가 환하게 웃었다.


“아, 그럼 여기가 맞군. 얘들아 얼른 들어가자!”


“예!”


우렁찬 외침과 함께, 청년들이 마을 안으로 밀고 들어오는게 아닌가.


“어어, 뭐야. 왜 들어오는거야!”


“들어오지마! 네놈들 문둥병 옮겨버릴테다!”


마을 사람들이 막아보려 했지만, 서슬퍼런 그들의 움직임에 결국 자리를 피하고 말았다.


“아니, 이게 무슨 짓이오!”


당진철이 화를 내자, Z.O.R이 촤르륵 거리며 뱀의 비늘처럼 일제히 일어났다.


“아, 인사가 늦었군요. 저는 사천의 축건당(築建黨)을 이끌고 있는 장문사라고 합니다.”


“···축건당?”


당진철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장문사는 품에서 서신 하나를 꺼내,당진철에게 건네주었다.


“그럼 저는 바빠서 이만······.”


그렇게 말하며, 장문사도 일행들에게 달려가버렸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래?”


아무리봐도 나쁜 마음을 먹고 온 사람은 아니었다.


서신을 살펴보니, 인장에 당진철도 잘 아는 이름이 있었다.


-적도형 서(書)


“적도형?”


다급히 서신을 꺼내 읽어보니, 서신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내 아무리 생각해도, 당의원께 은을 갚을 길이 없어서, 내 알아서 갚기로 했소이다.


당의원께선 당씨 마을과 인연이 있다고 화월루의 루주에게 들었소.


본디 독의(獨醫)로서 중원 전국을 돌며 의술을 단련하셔야 할텐데, 문둥병에 걸린 이들을 못본척 하기 어려워 이곳에 정착하기로 결정하셨다니, 이 적모 당의원의 결단에 감탄하였소.


이에, 축건당에게 의뢰해, 마을의 건물들을 새 건물로 만들어주려 하니, 받아주시구려.


“아니, 그렇다고 이렇게 다짜고짜, 사람을 보내면 어쩌란 말이야!”


당진철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계속해서 서신을 읽어내려갔다.


-고작 이런 걸론 마음에 차지 않을 수 있겠으나, 일단 첫 인사라고 생각하시고 받아주시구려.


그럼 다음 선물 때, 다시 보겠소.


“허어······.”


당진철이 고개를 돌려 사람들을 보니, 그들은 이미 부지를 돌아보고, 움막을 살펴보며, 이리저리 측량하기에 바빴다.


‘통이 무척 크시구나.’


안 그래도 바람 숭숭 들어와, 잦은 잔병치레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튼튼한 집이 생긴다면, 잔병치레를 하는 사람들이 줄어들 것이었다.


당진철은 마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해, 일단 최대한 멀쩡한 집을 골라, 당분간 묵을 것을 지시했다.


축건당 사람들도 이런 걸 알고 있었는지, 튼튼한 임시 건물을 만들어, 마을 사람들을 주거 할 수 있게 편의성을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이보다 놀라운점이 하나 있었다.


“저기, 당신들은 우리가 무섭지 않으시오?”


문둥병 하나가 축건당 사람들 중 한 사람에게 저도 모르게 물어보았다.


“딱히요? 왜죠?”


“아니, 우린 문둥병에 걸린 사람들이잖소.”


“아아, 그거 적 대인께서 이미 말씀하셨습니다. 이곳에 하늘에서 신의께서 내려오셔서, 문둥병에 걸린 사람들을 궁휼히 여겨 모조리 고치셨다구요.”


“···예?”


“신의께서 계신 곳인데, 굳이 무서워할 이유가 있나요? 그러니 흰 소리 말고 저리 가 있으세요. 일하는데 방해됩니다.”


“어어······.”


그들은 문둥병 사람들이 오든 말든 상관없이 밥을 먹고, 잠을 자며 일했다.


게다가 무려, 아이들과 놀아주는 이들까지 있었으니, 마을 사람들로선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었다.


“역시, 그 분은 신의가 맞았어!”


“당씨 중에 그런 훌륭하신 분이 계시다니, 이건 우리 당씨들의 복이야!”


“야야, 일하자. 의원님께 보답하려면 계속해서 신약을 만들 수 밖에 없잖여!”


“그래 그래! 맞아 의원님께 보답해야지!”


마을 사람들의 마음속에 불꽃이 일어났다.


더는 저주 받은 마을이 아니었다.


신의가 내려온 축복 받은 마을이었다.


그렇게 당가타엔 활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추영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당의원, 정말 고맙소. 이게 전부 당의원의 덕이오.”


“제가 딱히 한건 없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표정이 펴진 것은 오직 마을 사람들이 마음가짐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그 계기가 당의원 덕분이라는 것은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오.”


“그래도 아직 멀었습니다.”


추영이 의문을 가지고 당진철을 쳐다본다.


당진철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지금 벌어지는 일들은 일시적인 일들입니다. 앞으로도 마을 사람들이 편안히 살 것을 생각한다면, 이 정도로는 안됩니다.”


“그렇다면?”


당진철은 추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직 마을에는 정상적인 수입이 없습니다. 한번은 누군가에게 입힌 은(恩)으로 인해 발전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나, 지속적인 유지 없이는 사상누각(沙上樓閣)처럼 금방 무너져 내릴 것입니다.”


“혹, 당의원께서는 따로 생각해 두신게 있으시오?”


당진철이 씨익 웃었다.


“다행이도 이번 일 때문에 마을에서 만드는 약을 정상적으로 유통할 수 있을 방법을 찾았습니다.”


이에 추영의 얼굴이 굳었다.


“설마······.”


“예, 그 분을 통해서라면 안정적인 수입이 계속해서 유지 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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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맨입으로? +2 24.05.29 769 14 12쪽
» 당가타, 그 발전의 시작 +2 24.05.28 817 19 12쪽
26 세 여인의 다짐. +2 24.05.27 828 16 14쪽
25 전극도자 절제술 +2 24.05.26 813 15 11쪽
24 저를 불효녀로 만들지 말아주세요. +3 24.05.25 845 16 13쪽
23 당신 미쳤소?! +4 24.05.24 869 17 11쪽
22 의절하다. +2 24.05.23 898 16 12쪽
21 과거로 부터 온 서신 +4 24.05.22 916 17 12쪽
20 제자가 생겨버렸다? +2 24.05.21 906 19 13쪽
19 그거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2 24.05.20 911 17 12쪽
18 WPW증후군 +3 24.05.19 935 20 12쪽
17 대호처럼 보이는 의원 +2 24.05.18 949 20 12쪽
16 흑독문의 혼약식. +3 24.05.17 1,007 20 12쪽
15 전화위복 +2 24.05.16 1,059 17 12쪽
14 만독심공으로 치료를 행하다. +2 24.05.15 1,099 17 12쪽
13 어머니가 선택 할 수 밖에 없는 것. +2 24.05.14 1,084 20 13쪽
12 저분을 하오문 총단에게는 알리지 마라. +4 24.05.13 1,079 22 12쪽
11 기녀와 매독 +2 24.05.12 1,110 22 12쪽
10 내 앞에서 다시는 불치병이라는 말을 꺼내지마라. +3 24.05.12 1,119 20 13쪽
9 나는 독의(獨醫) 당진철이다 +3 24.05.11 1,228 21 12쪽
8 당가는 독종이다. +2 24.05.11 1,251 21 13쪽
7 이 최소한의 존심 조차 없는 인간들! +3 24.05.10 1,280 23 13쪽
6 어떠한 상황에서든, 환자를 고치는 것이 의사의 도리다. +3 24.05.10 1,436 24 14쪽
5 이 세상에서 내가 고치지 못할 병은 없다. +3 24.05.09 1,537 26 11쪽
4 당소혜 +2 24.05.09 1,565 26 12쪽
3 당가에 내려온 문둥병. +2 24.05.08 1,645 2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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