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취바리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 신의(歸還神醫)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공모전참가작 새글

말뚝이.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3
최근연재일 :
2024.07.03 12:10
연재수 :
59 회
조회수 :
48,978
추천수 :
999
글자수 :
322,534

작성
24.05.26 12:10
조회
813
추천
15
글자
11쪽

전극도자 절제술

DUMMY




당진철이 하려던 시술은 다름 아닌, 전극도자 절제술이었다.


가슴을 절개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수술인데, 적화령처럼 특정한 문제로 생기는 전기 자극으로 인해, 심장의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움직이는 부정맥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치료법이었다.


Z.O.R에서 뽑아낸, 나노머신으로 임시로 카테터를 만들어 낸 후, 심장으로 접근시켜 잘못된 전기 회로 조직을 괴사시키면 끝.


이렇게 하면 적화령의 심장은 다시 정상박동을 시작하게 되고, 일반적인 삶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었다.


문제가 있다면, 적화령이 여성이라 은밀한 부위를 노출하기 쉬웠고, 심장의 조직을 괴사시킬 다른 무기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것에 있었다.


‘아무리 Z.O.R이 만능나노머신으로 이루어져 있다지만, 배터리를 생각하면 좀 힘들지.’


Z.O.R의 속해 있는 나노머신들은 모이지 않으면 큰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데다가, 따로 따로 떨어져 버리면 순식간에 사멸당한다.


이렇게 길다란 심장 카테터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나노머신에게 가하는 부담이 무척이나 컸다.


그래서 초월의 도움이 적극적으로 필요했었다.


만독심공.


만가지 독을 스스로 만들어내어 축적하게 만드는 오로지 독인을 만들기 위한 심공.


당진철이 강제로 개행하고, 그녀를 죽이려는 암살자에 의해, 초월의 몸에는 지금 독기가 만독심공으로 인해 혈도를 타고 흐르고 있었다.


당진철은 바로 그점을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제가 신호를 줬을 때, 이 실을 잡고 만독심공을 운용해 주십시오.’


‘저는 운기라던지 하나도 모르는데 괜찮을까요?’


‘괜찮습니다. 제가 가르쳐줬던 방향으로 운기하시면 됩니다.’


지식을 가르쳐준, 당소령과는 다르게 초월에게는 만독심공을 운용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어차피 한번 익히는 순간 돌이킬 수 없었기에, 이 틈을 타 운용법을 가르쳐주려는 생각도 있었다.


덕분에 초월은 매우 빠른 속도로 만독심공의 운용법을 익힐 수 있었다.


“그럼 시작하지요.”


당진철이 적화령의 혈관을 스캔한다.


마치 나무와 거미줄을 섞어놓은 혈관들이 당진철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회음부로부터, 뻗어나온 하얀 선이 구불 구불 거리며, 혈관을 타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천천히, 심호흡을 하시고, 천천히 초월 소저 급하게 마음 먹지 마세요.”


“후우, 후우, 후우.”


스캔해서 보는 당진철과는 달리, 초월은 오로지 당진철의 안내와, 손끝의 감각을 총 동원해서 안으로 넣어야 했기에, 심력 소모가 엄청났다.


당진철은 초월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주며,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억지로 들어서면 결국 막히게 마련입니다. 동맥에 흐르는 혈류가 훨씬 강하니, 그쪽을 타고 들어가세요. 혈류가 스스로 심장이 있는 쪽으로 안내를 할겁니다.”


“네, 후우, 후우, 후우······.”


초월이 긴장된 표정으로 카테터를 계속해서 밀어넣는다.


‘나라면 10초는 더 빨리 넣을 텐데.’


하지만 당진철은 조급해 하지 않았다.


조급함은 곧 사고를 부르며, 사고는 곧 대참사를 일으킨다.


‘아직 괜찮아. 아직은 괜찮아, 일단 큰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어.’


하얀선이 혈관을 타고, 적화령의 심장을 향해 뻗어나간다.


비록 미숙해, 혈관벽을 부딪치기도 하고, 엉뚱한 혈관으로 들어가기도 했지만, 결국 카테터는 무사히 심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웃······.”


초월이 낮은 신음을 흘린다.


카테터 선을 붙잡고 있는 손이 가느다랗게 떨렸다.


마치, 폭발하기 직전의 긴장상태를 보는 것 같았다.


“초월소저 괜찮습니까?”


“무언가 계속 이걸 밀어내고 있어요. 어떻하죠?”


“심장박동 때문에, 혈류가 계속 몰아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진정하시고, 정신을 집중해주십시오.”


“네, 네.”


그제야 초월의 잔떨림이 멈췄다.


당진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카테터 선을 심장쪽으로 대라고 지시했다.


‘여기서 부터는 내 일이군.’


당진철이 나노머신을 조작해, 카테터의 주둥이를 움직여, 심장 전체를 검사해본다.


그리고 곧 발견할 수 있었다.



‘이곳이다.’


심장 전도선의 우회로.


당진철은 카르테를 움직여 그곳으로 주둥이를 향하게 한뒤, 곧바로 초월에게 명했다.


“초월 소저 지금입니다!”


“네, 네.”


초월이 눈을 감고, 운기를 시작한다.


어차피 초월이 아무리 강력한 독을 운용한다해도 상관없었다.


오직 최신 나노 머신으로 이루어져 있는 카테터.


독이 들어오기만 하면, 당진철이 조작해, 적당한 농도를 우회로에 뿌려 괴사시킬 수 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아, 안돼요. 운용이 안돼요.”


“예?”


당진철이 경악을 터트렸다.


‘설마, 집중력을 잃은건가?’


만독심공 또한 기 운기법이었기에, 집중력에 아주 민감했다.


더군다나, 초월은 심공에 입문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는 미숙한 초보.


게다가 카테터로 동맥 속을 헤집고 다녔기에, 초월은 만독심공을 운용할 기력이 없었다.


‘젠장!’


당진철의 머릿속이 빠르게 돌아간다.


‘차라리 내 만독심공을 흘려보낼까? 아냐, 내 만독심공의 근본은 세균. 들어서자마자 세균들이 번식할 게 분명해. 그것도 아니면, Z.O.R의 모든 전력을 이쪽으로 향하게 할까? 아니 그렇게 되면, 분명 내 몸속에 자리잡고 있던 세균들이 일제히 깨어나 번식을 시도할텐데······.’


카테터가 심장에 도착한 지금, 어떻게든 그 조직만 괴사시키면 된다.


하지만 괴사시킬 방도가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다.


‘괴사만 시키면, 괴사만······.’


그때였다.


“하아아압!”


당소령이 갑자기 기합소리를 내지르더니, 그대로 초월의 양 뺨을 박수 치듯 동시에 후려갈기는 것이 아닌가.


-짜악!


“헉!”


초월이 잔뜩 놀란 두 눈동자로 당소령을 쳐다보았다.


“정신차리세요, 언니! 지금 이 자리에 언니밖에 믿을 사람이 없어요.”


“나, 난, 어떻게······.”


초월이 덜덜 떨며, 말을 더듬는다.


호흡도 가파르고, 도저히 심공을 운용할 정신이 되지 않는다.


이에 당소령이 두 눈을 감더니, 초월을 꼭 껴안았다.


“소, 소령아?”


“언니, 잔말말고, 저 따라해봐요.”


“뭐, 뭘?”


“제가 숨쉬는 걸 따라하라구요.”


그리고 당소령은 천천히 고른 숨을 내뱉었다.


이에 초월도 가만히 숨을 고르더니, 곧바로 당소령을 따라하기 시작했다.


“후우우, 하아아.”


“후우우, 하아아.”


천천히 내쉬다가, 다시금 올라가는 특유의 호흡.


당진철은 가만히 듣다가, 곧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 이건 만독심공?’


놀랍게도 당소령이 하는 호흡법은 만독심공과 굉장히 흡사했다.


그와 함께, 초월의 몸에서 녹빛이 은은하게 비치기 시작했다.


초월의 안에 있는 독기가 만독심공에 의해 깨어나기 시작한 것이었다.


‘지금이다. 이 기회를 잡아야해!’


어떻게 소령이 만독심공을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시기를 지나치면, 수술은 대참사를 이루고 만다.


당진철의 의지에 따라, 나노머신들이 초월의 몸에서 나오는 독기를 흡수해, 그대로 적화령의 심장을 향해 쏘아져나갔다.


농도 자체는 이미 당진철이 계산해 둔 그대로 낮추고 또 낮추어진다.


그리고 적정량의 독기가 카테터 끝으로 나아갔을 때,


-피식.


적화령을 그렇게 괴롭히던, 조직이 그대로 괴사당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그대로 그 조직부분만 괴사한 상황.


“좋았어!”


당진철이 저도 모르게 소리쳤다.


이에 소령과 초월의 깜짝 놀란 시선이 느껴졌지만, 당진철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만큼 시술의 성공은 무척이나 달고, 환상적이었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니었다.


당진철은 사용이 끝난 카테터를 회수하고, 당소령에게 상처를 치료하라 명했다.


그리곤 모든 일이 끝나자마자, 한마디 했다.


“수술 종료하겠습니다.”




-------




그 뒤는 한차례 소란이 있었다.


기진맥진한, 당소령과 초월, 그리고 당진철이 수술실 바닥에 쓰러지자, 놀란 이화영이 즉시 기녀들과 행랑아범들을 불러, 이들을 각자 침상에 눕게 만들었다.


이화영은 수술전 당진철의 지시에 따라, 적화령의 옷매무새를 고치곤, 곧바로 최상급 침상에 눕혔다.


그리곤 수술실 방을 주정을 이용해 깨끗이 소독하고, 청소를 하라 일렀다.


비록 당진철이 수술이 다 끝날 때, 이 방을 폐기하라고 했지만, 이화영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앞으로 무슨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데, 이곳을 마냥 폐기 할 수는 없어.’


분명 이곳은 다시 쓰이게 될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이화영은 수술방 문을 닫았다.


수술이 익숙했던, 당진철은 꽤 빨리 정신을 차릴 수 있었지만, 초월과 당소령은 첫 수술의 부담감과 긴장감 때문인지 쉽게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당진철은 그들을 내버려 둔채, 혼자서 적화령을 찾아갔다.


“어서오시게 당의원.”


방을 찾아가니, 누워 있는 적화령 대신, 적도형이 당진철을 반겼다.


“적 소저의 상태는 어떻습니까.”


“아직 뭐라 단정지을 순 없지만, 얼굴이 많이 편안해 보이더군.”


그런 그의 말에 당진철이 적화령의 심장을 스캔했다.


적화령의 심장은 무척이나 안정적으로 뛰고 있었다.


지금 상태로는 편안하게 자고 있는 상황.


당진철은 적도형에게 포권을 취하며 고개를 숙였다.


“깨어나시면, 소화잘되는 음식부터 주시고, 급하게 움직이면 근육이 놀랄 수도 있으니, 최대한 무리하지 않는 쪽으로 몸을 움직이시면 될 것입니다.”


“그, 그럼 심장은?”


이에 당진철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잘 고쳐졌습니다. 앞으로 심장 발작으로 인해 쓰러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아아, 고맙네. 정말로 고맙네. 자네가 내 딸의 은인이야.”


적도형이 눈시울을 붉히더니, 곧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곤 당진철이 말릴 틈도 없이 곧바로 절을 올렸다.


“아, 아니 적 대인 이러시면 안됩니다. 저는 그저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입니다.”


“아니네. 자네는 이 적 모의 절을 받을 자격이 있어.”


“···적 대인.”


완강히 거부하는 적도형에, 당진철은 결국 말리는 것을 포기했다.


“나는 지금까지 이름난 의원들을 많이 만나봤지만, 그들이 말하는 것은 언제나 한결 같았지.”


적도형이 일어나며, 무릎을 꿇은 채로 허리를 폈다.


눈에는 눈물 자국이 어려 있었다.


“불가능하다. 어렵다. 힘들다. 나는 의원들이 오로지 그 말 밖에 할 줄 모르는 줄 알았다네. 하지만 아니더군.”


적도형의 눈동자에 당진철의 모습이 담긴다.


‘이 세상에서 제가 고치지 못하는 병은 없습니다.’


항상 의원으로선 겸손치 못한 말을 하지만, 반드시 그것을 지키는 남자.


노력하는 것도 아니고, 성실하게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자신이 한 말을 지키기 위해, 무조건적으로 행동한다.


그 모습이야 말로,


“자네야 말로 진정한 의원일세.”


이에 당진철이 대답했다.


“진정한 의원이라니 당치도 않으신 말씀입니다. 저는 그저 독의일 뿐입니다.”


“홀로 떠돌아 다니는 의원(獨醫)이라니, 그 보다는 홀로 우뚝 선 의원(獨醫)이라 부르는 것이 가장 잘 어울릴 것 같구먼.”


그의 말에 당진철은 쓴 웃음을 지었다.


“여튼 따님의 몸이 완쾌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적 대인.”


“나야 말로 고맙네. 내 반드시 이 은혜를 잊지 않겠네. 독의.”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귀환 신의(歸還神醫)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2 복수의 시간. +4 24.06.02 750 14 12쪽
31 천변만화공의 위력. +3 24.06.01 748 14 13쪽
30 교재 준비 +3 24.05.31 697 17 12쪽
29 당가타 교습소의 교사. +3 24.05.30 768 16 12쪽
28 맨입으로? +2 24.05.29 769 14 12쪽
27 당가타, 그 발전의 시작 +2 24.05.28 817 19 12쪽
26 세 여인의 다짐. +2 24.05.27 828 16 14쪽
» 전극도자 절제술 +2 24.05.26 814 15 11쪽
24 저를 불효녀로 만들지 말아주세요. +3 24.05.25 845 16 13쪽
23 당신 미쳤소?! +4 24.05.24 869 17 11쪽
22 의절하다. +2 24.05.23 900 16 12쪽
21 과거로 부터 온 서신 +4 24.05.22 918 17 12쪽
20 제자가 생겨버렸다? +2 24.05.21 908 19 13쪽
19 그거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2 24.05.20 912 17 12쪽
18 WPW증후군 +3 24.05.19 935 20 12쪽
17 대호처럼 보이는 의원 +2 24.05.18 949 20 12쪽
16 흑독문의 혼약식. +3 24.05.17 1,007 20 12쪽
15 전화위복 +2 24.05.16 1,059 17 12쪽
14 만독심공으로 치료를 행하다. +2 24.05.15 1,099 17 12쪽
13 어머니가 선택 할 수 밖에 없는 것. +2 24.05.14 1,084 20 13쪽
12 저분을 하오문 총단에게는 알리지 마라. +4 24.05.13 1,079 22 12쪽
11 기녀와 매독 +2 24.05.12 1,110 22 12쪽
10 내 앞에서 다시는 불치병이라는 말을 꺼내지마라. +3 24.05.12 1,119 20 13쪽
9 나는 독의(獨醫) 당진철이다 +3 24.05.11 1,228 21 12쪽
8 당가는 독종이다. +2 24.05.11 1,251 21 13쪽
7 이 최소한의 존심 조차 없는 인간들! +3 24.05.10 1,280 23 13쪽
6 어떠한 상황에서든, 환자를 고치는 것이 의사의 도리다. +3 24.05.10 1,436 24 14쪽
5 이 세상에서 내가 고치지 못할 병은 없다. +3 24.05.09 1,537 26 11쪽
4 당소혜 +2 24.05.09 1,566 26 12쪽
3 당가에 내려온 문둥병. +2 24.05.08 1,646 28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