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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바리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 신의(歸還神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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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이.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3
최근연재일 :
2024.07.0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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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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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전화위복

DUMMY




양궁상의 안내에 따라 당진철이 화월루에 도착하니, 초조하게 기다리던 이화영이 예를 차리지도 않고, 곧바로 당진철의 손을 이끌었다.


“대체 무슨 일입니까.”


“일단 보시고 말씀하시지요.”


화월루의 숨겨진 뒷 정원에 홀로 있는 별채.


-벌컥.


문을 여니, 자리에 앉아 있던 아영이 눈물을 머금은 얼굴로 당진철을 바라보았다.


“도, 독의님!”


아영이 독의를 보자마자, 그대로 달려와 품에 들어왔다.


당진철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설마 혈도가 상처입은게 문제가 되었나? 그게 아니라면, 억지로 뚫어놓은 만독심공의 길에 다른 안좋은게 스며들어갔나?’


이래서야 의사 실격이다.


‘아직 확신하긴 일러, 최대한 검사를 해본 뒤에 잘못된 점이 있으면 고치면 되.’


당진철은 안긴 아영이를 살며시 밀어낸 후, 누워있는 초월이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당진철의 표정을 점차 일그러져갔다.


당진철의 치료로 인해,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어야할 초월의 얼굴.


하지만 그가 보는, 초월은 너무나 편안한 표정으로 누워 있었다.


‘젠장할!’


당진철이 번개처럼, 초월의 손목을 잡는다.


-촤라라락.


그 의지에 따라, 나노머신들이 일제히 일어난다.


‘이대로 죽으면 안돼! 죽으면 안된다고!’


응급처치는, 일단 상태를 보고 난 이후의 일.


Z.O.R이 초월의 전신을 스캔했고,


그리고,


“···어?”


당진철은 자기도 모르게 얼빠진 소리를 내었다.


그와 동시에, 등 뒤에 있던, 아영이 가만히 당진철의 등을 안으며 중얼거렸다.


“고마워요. 독의님, 정말 고마워요.”


작지만, 울먹이는 목소리.


그에 따라 당진철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낚였잖아 이 시퀴들아!!’


당진철의 소리 없는 절규가 별채 전체에 퍼져나갔다.


그런 당진철의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 지, 초월은 무척이나 편안한 표정으로 자고 있었다.




---------




“초월이는 좀 어떤가요?”


이화영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한다.


당진철은 그런 그녀를 가만히 보다가 이내 한숨을 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초월 소저라면 괜찮습니다. 매독도 전부 치료가 된 상태에다가, 제가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 이미 해결되었더군요.”


“···해결이요?”


당진철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화영을 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어제 제가 부탁한 것 기억나십니까.”


“예? 아, 예. 아주 강력한 독초가 필요하시다고······.”


“그런데, 그게 필요가 없게되었습니다.”


“예??”


당시 당진철은 초월의 몸을 스캔하자마자 알 수 있었다.


당진철이 흘려보낸 세균으로 인해 찢어지고, 피폐해져 버린 초월의 혈도.


그런데 그 안을 자기 안마당처럼 휘젓고 있는 기운이 있었다.


그것은 독이었다.


당진철이 놀랄 정도로 강력한 기운을 가진 독.


당진철은 이 독의 정체를 대번에 알 수 있었다.


‘이건 분명 흑갈지독이다.’


당문이 만들어 낸, 고유의 독으로서, 만독심공을 익힐 때, 가장 최초로 투입이 되는 독이기도 했다.


그 말이 맞다는 듯, 흑갈지독으로 생성된 독기는, 만독심공으로 뚫린 혈도에 따라, 유유히 헤엄치 며, 피폐해진 혈도를 자신의 독기로 보강하고 있었다.


세상에 이런 우연이 다 있을까.


사람을 살리려, 죽음에 이를 상처를 감수해야만 했으나, 다시금 누군가의 악의로 인해 전부 치료되다니······.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는 말은 이때 쓰는 것이겠지.’


당진철은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이화영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누군가가 초월 소저를 죽이기 위해 독을 쓴 것 같습니다. 뭐, 그것이 초월 소저를 살리게 만들줄은 그 자도 몰랐겠지만요. 후후.”


장난스레 웃는 당진철과는 다르게, 이화영은 마냥 웃을 수가 없었다.


“독이라니······. 진짜 흑독문에서 마음을 독하게 먹은 모양이군요.”


그녀의 말에, 당진철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흑독문?”


당문 고유의 독을 사용한 단체가 흑독문이라고?


“아, 그건······.”


“죄송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주실수 있겠습니까?”


이화영은 잠시 고민을 하다, 결국 한숨을 쉬곤, 당진철에게 그간 있었던 일을 이야기 했다.


“사실 초월이의 아이의 아버지는 흑독문의 이 공자인 견문기라는 사내입니다.”


“흑독문의 견문기?”


당진철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이화영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 화월루는 본디 흑독문의 영향 아래의 있는 기루였지요.”


“···기루였다라는 말씀은, 지금은 아니라는 겁니까?”


“혹시 하오문이라고 들어보신적 있으십니까?”


당진철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중원에서 가장 유명한 정보 단체를 말해보라 하면, 왠만한 강호인들은 단 두 곳을 손에 꼽는다.


그 중 하나는, 이 세상 천지에 거지가 가지 못하는 곳은 없다는 개방이었다.


수백, 수천의 거지를 떼를 몰고다니는 개방은 구파일방의 일 좌로서 오로지 백성과 정의를 위해 움직이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바로 하오문이었다.


개방과는 다르게, 하오문의 대한 이야기는 생각보다 적었다.


규모는 어떤지,


어떤 인물이 주인이고,


어떤 인물이 하오문도 인지.


그나마 대략적으로 알려진 것이라곤, 하오문의 일원은 중원에서 가장 낮은 곳에서 일하는 자들의 모임이라는 것이었다.


점소이, 기녀, 살수, 도둑, 사기꾼, 백정 등등 이런 밑바닥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하오문도 일 가능성이 높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모든 점소이나, 백정이 다 하오문도이진 않지만 말이다.


어디까지나 추정인 셈이었다.


그 정도로 하오문은 드러나지 않는 어둠의 단체였다.


괜히 사파의 정보문파라고 불리는게 아니었다.


“저는 화월루를 지키기 위해, 하오문에 입단하였습니다.”


하오문에서 시키는 일은 단 하나였다.


사천의 지배자라 불리는 흑독문의 대한 정보를 빼내와라.


“아직 약한 우리에겐 너무나 어려운 요구였지요.”


이때 나선 것이 바로 초월이었다.


“사실 초월은 저희 화월루의 최고의 기녀였습니다.”


이화영이 반대했으나, 초월은 막무가내로 흑독문에 숨어들어가 간자(間者)가 되기 위해, 흑독문의 이 공자인 견문기를 유혹했다.


초월 자신의 유명세와, 사천의 호색한인 견문기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가지게 된다면, 어쩔 수 없이 흑독문에서 자신을 거둘 것이라는 계산이 서 있었다.


“결국 초월이 갑작스레 매독에 걸리게 되면서 흐지부지 되버렸지만요.”


견문기는 초월이 매독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되자마자, 그대로 그녀를 내쳤다.


그것도 모자랐는지, 자신의 명예가 더렵혔다는 이유로 화월루에서 초월을 끌어내려, 죽이기 위해 온 힘을 다했었다.


“그럼, 그때 흑독문도들이 화월루를 둘러 싼 이유도 그 때문이었군요.”


“그때는 경황이 없어 인사를 못드렸지만, 저희 화월루를 구해주셔서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독의께서 손을 쓰시지 않으셨더라면, 지금쯤 초월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겠지요. 어쩌면 화월루도······.”


이화영이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이에 당진철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도 놈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손을 쓴 것 뿐이니, 과한 인사는 사양해 주시길 바랍니다.”


당진철은 그렇게 말하면서 생각에 잠겼다.


이화영의 말이 맞다면, 분명 초월의 몸속을 돌아다니고 있는 흑갈지독은 흑독문에서 나왔다고 추정해도 무방할 것이다.


‘당문의 유산이 흑독문에 있었구나.’


만약 당문의 유산을 그들이 마음대로 쓰고 있다고 한다면, 어쩌면 만화독심공 또한 흑독문에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다면 흑독문으로 가서 확인을 해야겠는데?’


하지만, 그렇다고 그대로 홀홀단신으로 쳐들어갈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다.


아무리 일당백(一當百)의 용사라도 무작정 머리부터 들이박진 않는다.


‘최대한 소모 없이 침입하는 것이 중요해.’


문제는 당진철은 무림의 고수가 아니거니와, 살수나 도둑처럼 몰래 숨어 들어갈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


‘결국 틈을 찔러 들어가는 수밖에 없겠군.’


당진철은 혹시나 놓친게 있을까 싶어, 이화영이 해준 이야기를 곰곰이 곱씹어보았다.


이화영이 이야기 해준것에 따르면, 분명 매독이 먼저 걸린 것은 견문기가 틀림없었다.


‘호색한에다가 여기저기서 여인들을 건드리고 다녔다면, 매독에 안걸렸다고 하는게 이상한 거겠지.’


초월은 화월루가 자랑하는 최고의 기녀.


아무에게나 몸을 허락하지는 않았을게 분명했다.


그렇다면 걸리는게 있다.


“왜, 견문기는 초월 소저가 매독에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죽이려 들었을까요?”


“예? 그건, 흑독문의 명예가 달려 있기 때문에······.”


“고작 그런 이유 때문이라면, 루주님께 입막음을 시키는 것만으로도 끝날겁니다.”


견문기는 이화영과 초월이와의 관계를 전혀 모른다.


‘그저 단순히 고용인과 피고용인으로만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가장 쉬운 방법을 놔두고, 굳이 무력대 같은 것을 보내 화월루를 둘러쌓았는가.


‘일개중대를 전원 몰살이 되었음에도 이렇게까지 소식이 없다는 것은, 단 하나밖에 없지.’


“어쩌면 이건 흑독문이 아닌, 견문기의 독단적인 행동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그제야 이화영도 무언가 깨닫는 것이 있는지, 그녀의 고운 아미가 살포시 중앙으로 모여든다.


“그렇다면, 어째서 견문기는 강살부대를 보내면서까지 초월이를 죽이려 들었을까요? 흑독문주 모르게요.”


그 물음에 당진철의 머릿속에서 파노라마처럼 퍼즐이 쨔맞춰져 간다.


“아기.”


“아···기?”


“초월 소저는 분명 견문기를 압박하기 위해, 태기가 있다는 것을 밝혔을 겁니다. 견문기는 물론 거부했을 것이구요.”


“어, 잠시만요. 그렇다면······.”


이화영이 누군가를 부른다.


그러자 집무실 한켠에서 한 기녀가 유령처럼 나타났다.


‘와씨, 깜짝이야! 뭐야 저기에 사람이 있었어?’


당진철은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최대한 티를 내지 않은채, 이내 마음을 가라앉혔다.


“가령, 얼마전 있었던, 흑독문에 대한 인급 정보 하나 가져와봐.”


“알겠습니다, 루주님.”


소리없이 사라지는 기녀.


그리고 얼마 후, 기녀는 종이 몇장을 이화영에게 건네주었다.


이화영은 종이를 팔락거리며, 넘기더니 곧 당진철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며칠 뒤, 흑독문과 적화 상단에서 화합이 있을 예정입니다.”


“화합이요?”


당진철이 받은 종이에는 흑독문과 청화 상단의 관계와 며칠 후에 있을 두 집단의 화합에 대해 자세하게 적혀 있었다.


“하오문에서 분석하기를 아무래도 흑독문과 적화 상단에서 아주 중요한 밀회를 나눈다고 보고 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 밀회가 이 공자 견문기의 혼약일 가능성이 크겠군요.”


그렇다면 이야기가 얼추 들어맞는다.


적화 상단과 흑독문의 이공자의 혼약식.


초월을 내치다 못해, 밤에 살수까지 보내는 독심.


당진철은 마른 입술을 혓바닥으로 훑었다.


“아무래도 흑독문의 이 공자께서는 한낱 기녀보다, 더 좋은 혼삿길을 보신 모양이군요.”


당진철의 두 눈이 반짝였다.


견문기의 단독행동.


유명 상단과의 혼사.


그리고 견문기가 가지고 있는 매독.


‘좋은 수가 떠올랐다.’


당진철은 이화영에게 자신의 계획을 털어 놨다.


“알겠습니다. 독의님께서 부탁하신대로 지시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루주님.”


“뭘요. 은인께서 베푼 은(恩)은 이것만으로도 부족하지요.”


이화영이 싱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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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대호처럼 보이는 의원 +2 24.05.18 948 20 12쪽
16 흑독문의 혼약식. +3 24.05.17 1,005 20 12쪽
» 전화위복 +2 24.05.16 1,058 17 12쪽
14 만독심공으로 치료를 행하다. +2 24.05.15 1,099 17 12쪽
13 어머니가 선택 할 수 밖에 없는 것. +2 24.05.14 1,083 20 13쪽
12 저분을 하오문 총단에게는 알리지 마라. +4 24.05.13 1,079 22 12쪽
11 기녀와 매독 +2 24.05.12 1,109 22 12쪽
10 내 앞에서 다시는 불치병이라는 말을 꺼내지마라. +3 24.05.12 1,119 20 13쪽
9 나는 독의(獨醫) 당진철이다 +3 24.05.11 1,228 21 12쪽
8 당가는 독종이다. +2 24.05.11 1,251 21 13쪽
7 이 최소한의 존심 조차 없는 인간들! +3 24.05.10 1,280 23 13쪽
6 어떠한 상황에서든, 환자를 고치는 것이 의사의 도리다. +3 24.05.10 1,435 24 14쪽
5 이 세상에서 내가 고치지 못할 병은 없다. +3 24.05.09 1,536 26 11쪽
4 당소혜 +2 24.05.09 1,564 26 12쪽
3 당가에 내려온 문둥병. +2 24.05.08 1,644 2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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