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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바리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 신의(歸還神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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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말뚝이.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3
최근연재일 :
2024.07.03 12:10
연재수 :
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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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902
추천수 :
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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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534

작성
24.05.1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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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글자
12쪽

대호처럼 보이는 의원

DUMMY








“네, 네 이놈 이게 무슨짓이더냐!”


적도형이 당진철의 멱살을 잡았다.


분노로 끓어오르는 그의 두 눈은, 이미 눈빛만으로 당진철을 갈갈이 찢어발기고 있었다.


하지만 당진철은 그 순간에도 냉정하게 대처했다.


“당장 비켜! 네 딸을 살리고 싶으면.”


“뭣?!”


본디 적도형은 강력한 위엄과 높은 지도력으로 적화상단을 사천 제일의 상단으로 만든 입지적인 인물이었다.


하지만,


“웃?!”


그런 그마저도, 당진철의 한 마디에 저도 모르게 손을 놓을 수 밖에 없었다.


‘어, 어린 놈의 눈빛이 무슨······.’


사람을 압도하는 강렬한 눈빛.


당진철은 그렇게 굳어버린 적도형을 뒤로 한 채, 적화령에게 다가갔다.


‘다행이도 절개가 잘 되었군.’


기도에 음식물이 막힌 모양인데, 늦지 않게 기도 확보를 한 탓에, 숨을 제대로 쉬고 있었다.


“저, 저것봐. 화령아가씨의 얼굴이 편해지고 있어!”


“아니, 목을 잘랐는데 어떻게······.”


주변 사람들의 놀라는 목소리가 들린다.


“화, 화령아. 내 말 들리느냐, 화령아?”


화령이 희미하게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제야 적도형이 딸의 상체를 껴안으며, 안심했다.


“일단 상체를 들어주시고, 잠시 자세를 유지 시켜주시오.”


당진철의 말은 강압적이었지만, 적도형은 시키는 대로, 화령의 상체를 고정시켜주었다.


‘어디보자 지금 지혈할 것이······.’


“독의, 이걸 쓰세요!”


어느사이엔가 다가온, 이화령이 흰 천을 가지고 다가왔다.


마치 준비되어 있던 것처럼 가지고 온, 루주에게 당진철은 가볍게 목례를 했다.


“고맙소, 루주.”


당진철은 주변에 존재하던, 황금으로 만든 대롱을 들어, 환자의 목에 꽂은 후, 천으로 감싸 잘 묶었다.


그제야 흘러나오던 피가 멎으며, 화령의 안색이 좋아졌다.


“이제 기도에 걸린 것을 제거하고, 목에 상처를 치료만 한다면 될것입니다.”


“고, 고맙소. 뉘신지는 모르겠으나, 내 꼭 그대에게 사례하리다.”


적도형이 포권을 취하며, 고개를 숙였다.


‘진짜 큰일날 뻔했었군.’


당진철은 놀란 가슴을 가볍게 쓸어내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를 보던 이화영이 다가와 고개를 숙였다.


“수고하셨습니다. 독의.”


“수고는 무슨, 루주께서도 수고하셨습니다.”


“별 말씀을요.”


하지만 이를 듣는 이화영 또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에 충분한 상황이었다.


사실 당진철과 이화영, 둘이서 쨘 작전은 이게 아니었다.


이화영이 춤으로 모두를 매료시킨다음, 일부러 견마적을 도발해, 모든 이의 시선을 이쪽으로 집중시키게 한다.


그리고, 기녀들 중 하나를 이용해, 일부러 상처를 입게 만든 후, 당진철을 등장시켜 상처를 치료해준다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당진철의 의료 실력은 뛰어나니, 이대로 견마적의 눈에 들어 잡입 시킨다는 것이 목표.


하지만 이화영이 견마적이 어떤 사람인지 꿈에도 몰랐던 것이 패인이었다.


‘설마,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살기를 드러낼 줄이야.’


만약 적화령에게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면, 이 작전은 실패로 돌아가고, 이곳에 온 화월루의 기녀들이 모조리 죽임을 당할 뻔했었다.


이화영은 걱정과 죄책감 섞인 눈빛으로 당진철에게 사과를 했다.


‘죄송합니다, 독의. 저 때문에······.’


‘괜찮습니다. 너무 신경 쓰지 마십시오.’


계획이라는 건 애초에 그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적다.


당진철 조차, 환자가 생기자마자, 다른 계산 없이 절로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던가.


지금 당장 필요한 건, 이 일을 어떻게 수습해서 진짜 목표인, 흑독문의 내부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하느냐 였다.


‘일단 견마적의 눈에 들어, 흑독문에 잡입을 시도한 다는 것은 이미 물건너 갔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다른 시도를 해야한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당진철의 목에 칼날이 드리워진다 싶더니, 머리 위에서 누군가가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


“넌 누구냐. 어떤 새끼 이길래, 감히 내 허락없이, 흑독문에서 피를 본거지?”


‘견마적.’


등을 돌리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의 위압감이 당진철의 등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었으니까.


“나는 의원이오. 환자가 생겼으니, 당연히 치료를 위해, 나서야 하는게 아니겠소?”


“의원? 그런데 나는 너 같은 놈을 초대한 기억이 없는데?”


지금 이 자리는 철저하게 신분이 확인된 자만, 있을 수 있는 곳.


견마적의 의문은 타당했다.


당진철이 마른 침을 삼켰다.


“아, 문주님 그 분은 저희 화월루에서 모시고 있는 의원이십니다.”


“···화월루에서?”


마침 이화영이 기다렸다는 듯, 견마적에게 다가서며 상황을 설명했다.


“의술이 무척 뛰어나신 분이라, 저희 화월루에서 고용하였지요.”


“호오, 생각보다 의술이 꽤 높은가 보군. 눈이 높기로 소문난 화월루의 루주께서 그렇게 직접적으로 입을 놀리는 걸 보면.”


견마적의 호기심이 쏠리기 시작한다.


“의술이 뛰어나다라······.”


하지만 그것은 착각에 불가했다.


“그렇다면 어디 손목을 한번 잘라볼까?”


“견··· 문주님?”


이화영이 소스라치게 놀라, 견마적을 쳐다보았지만, 이미 견마적의 눈빛은 살의로 가득했다.


“그렇게 의술이 높다면, 자기 자신의 손목도 치료할 수 있을지 무척 궁금하군.”


잔인한 미소를 짓는, 견마적의 입술.


당진철의 목에 닿아있는 칼날이 어깨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그때 였다.


“견문주! 감히 내 앞에서, 딸 아이를 구해준 의원을 해하려 하는가?”


딸을 안고 있던, 적도형이 사나운 기세를 일으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 상단주?”


“내 견문주를 잘못 보아도, 한참 잘못 봤군. 아무 잘못도 없는 의원을 한 낱 기분이 좋지 않다라는 이유만으로 상해를 입히려 하다니, 더군다나 의원의 손목이라면 목숨보다 더 중한 거 아닌가!”


적도형의 호통에 견마적의 표정이 벌레씹은 것처럼 변한다.


하지만 곧 그는 표정을 풀고, 호방하게 웃으며 상단주를 대했다.


“허허 상단주님 뭘 그리 화내고 계십니까. 그저 농을 한 것 뿐입니다. 제가 설마 이런 어린 의원친구에게 그런 잔인한 말을 진심으로 하겠습니까.”


“크흠. 견문주 농이 좀 과했군. 그 의원은 일단 내 딸의 생명을 살린 사람이니, 그에 걸맞는 대접을 해주게나.”


“여부가 있겠습니까.”


견문주가 포권을 취하며 고개를 숙이니, 그제야 굳어 있던 적도형의 표정이 풀렸다.


하지만 당진철과 이화영은 느낄 수 있었다.


견마적은 지금 극도로 분노하고 있는 상태라는 것을.


견마적은 분위기가, 분위기라 적도형과 일행들, 그리고 당진철을 안쪽 별채로 보내고는 잔치를 파했다.


이화영이 걱정스런 눈으로 당진철을 바라봤으나, 결국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고 느꼈는지, 조용히 기녀들을 데리고 화월루로 돌아갔다.


“오늘은 이곳에서 묵으시면 됩니다.”


“이 적도형이, 견문주의 호의에 깊이 감사를 드린다고 전해주게.”


“예, 알겠습니다.”


하인은 읍을 하며, 방문을 닫았다.


적도형의 호위무사와 나머지 하인들 또한 방을 나섰고, 이제 남은 사람이라곤, 당진철과 적도형, 그리고 목에 대롱을 꽂은 채, 누워 있는 적화령이었다.


“나는 적도형이라는 사람일세, 적화상단의 상단주를 맡고 있지.”


“전 당진철이라고 합니다.”


당진철은 짤막하게 자기 소개를 하곤, 누워 있는 적화령에게 다가갔다.


숨은 제대로 쉬고 있으나, 이는 임시방편일 뿐이었다.


빨리 기도에 걸린 이물을 빼내지 않으면, 기도가 썩어버려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았다.


당진철이 곧바로 이물을 빼내기 위한 작업을 시작하자, 적도형의 눈에 이채가 어렸다.


‘생각보다 더 대담한 친구로군.’


적화 상단이란 이름은 생각보다 비싼 축에 속했다.


사천 제일 상단이란 이름이, 고작 딱지치기로 따먹을 수 있을 만큼, 적도형은 적화 상단의 이름에 큰 자부심이 있었다.


헌데, 이 당진철이라는 청년은 그런 자신의 소개에도 담담하게 딸의 상태를 보러 간것이었다.


‘그러고보니, 견문주의 위협에도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갔었지.’


등을 돌리고 있어서, 견문주는 보지 못했지만, 당진철의 정면에 있던 적도형은 똑똑하게 볼 수 있었다.


목에 칼이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유롭고 흔들림없는 눈빛으로 적화령의 상처를 살피고 있었다는 것을.


그것은 마치, 여우의 위협을 여유롭게 무시하는 대호(大虎)의 모습과도 같았다.


‘이런 내가 방금 무슨 생각을······.’


웃긴 일이다.


분명 무력이 높은 쪽은 견마적이 분명한데, 이런 젊은 의원이 범의 모습을 했다고 착각을 하다니.


“치료는 끝났습니다, 대인. 하루의 한번 붕대를 갈아주시고, 깨끗한 주정으로 상처를 소독해주시면, 덧날일은 없을 겁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어느사이엔가 적화령의 치료는 끝나 있었다.


“아, 고, 고맙네. 사례는 어떻게 하는 게 좋겠나.”


적도형이 품속을 뒤져, 금자 주머니를 꺼내려 들었다.


하지만 당진철은 그런 적도형의 행동을 제지했다.


“전 돈은 필요없습니다.”


“제물 욕심이 별로 없나보군, 그렇다면 원하는 걸 말해보게. 가능하면 내가 들어줌세.”


“가능하면이라······.”


당진철은 잠시 고민하다가, 이윽고 생각이 끝마친 뒤, 적도형을 불렀다.


“적 상단주님.”


“그래, 결정했는가?”


당진철은 고개를 끄덕이곤, 진지하게 한마디 읊었다.


“혹시 두 가지도 들어줍니까?”


“뭣?”


적도형이 당황했으나, 당진철은 진지했다.


‘뭐지? 재물 욕심은 없는 것 같았는데, 다른게 있나?’


잠깐 의문이 들었으나, 적도형은 곧 그런 생각을 털어버렸다.


무려 딸의 목숨을 구해준 남자다.


선을 넘지 않는 한, 뭐든 지원해줄 생각이었다.


“허허, 괜찮네. 뭐든 말하게, 그래 뭐가 가지고 싶은가.”


이에 당진철이 고개를 숙이며, 적도형에게 원하는 것을 이야기 했다.


“첫번째로는 제가 흑독문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으, 응? 흑독문을?”


생각보다 간단한 부탁에, 적도형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고작 그거면 되는가?”


“가능하다면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습니다만······.”


“아무도 모르게라······.”


아무리 친하고, 자신이 사천 제일 거부라 하지만, 흑독문은 자신의 집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당진철의 부탁은 까다로운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적도형은 혼퀘히 당진철의 부탁을 승낙했다.


“내가 자유롭게 흑독문의 내부를 탐방 하게끔 책임져 주지.”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그럼 두 번째 부탁은 뭔가?”


생각외였던 첫 번째 부탁에, 적도형은 흥미를 느꼈다.


과연 두 번째 부탁은 무엇일까?


당진철은 잠시 눈을 감더니, 누워 있던 적화령을 쳐다보았다.


그리곤 말했다.


“제가 저 소저를 치료할 수 있게 허락해 주십시오.”


“응? 치료?”


적도형의 고개가 모로 꺾인다.


“분명 방금 내 딸의 치료를 끝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혹 무슨 다른 문제라도 있는 겐가?”


당진철은 가만히 한숨을 쉰 후, 적도형을 향해 무겁게 입을 열었다.


“저는 상단주님의 따님이 앓고 계신 병에 대해 말씀드리는 겁니다.”


“···뭐?”


적도형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럴 리가 없었다.


단순 의원이 한 번 보는 것만으로 몸속에 숨어 있는 병을 파악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다음 당진철의 말은 그런 적도형의 고정관념을 비웃었다.


“따님께서는 혹 심장이 무척이나 약하지 않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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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호처럼 보이는 의원 +2 24.05.18 947 20 12쪽
16 흑독문의 혼약식. +3 24.05.17 1,004 20 12쪽
15 전화위복 +2 24.05.16 1,057 17 12쪽
14 만독심공으로 치료를 행하다. +2 24.05.15 1,097 17 12쪽
13 어머니가 선택 할 수 밖에 없는 것. +2 24.05.14 1,082 20 13쪽
12 저분을 하오문 총단에게는 알리지 마라. +4 24.05.13 1,077 22 12쪽
11 기녀와 매독 +2 24.05.12 1,109 22 12쪽
10 내 앞에서 다시는 불치병이라는 말을 꺼내지마라. +3 24.05.12 1,118 20 13쪽
9 나는 독의(獨醫) 당진철이다 +3 24.05.11 1,227 21 12쪽
8 당가는 독종이다. +2 24.05.11 1,250 21 13쪽
7 이 최소한의 존심 조차 없는 인간들! +3 24.05.10 1,279 23 13쪽
6 어떠한 상황에서든, 환자를 고치는 것이 의사의 도리다. +3 24.05.10 1,435 24 14쪽
5 이 세상에서 내가 고치지 못할 병은 없다. +3 24.05.09 1,536 26 11쪽
4 당소혜 +2 24.05.09 1,564 26 12쪽
3 당가에 내려온 문둥병. +2 24.05.08 1,644 2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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