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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바리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 신의(歸還神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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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말뚝이.
작품등록일 :
2024.05.08 13:03
최근연재일 :
2024.07.03 12:10
연재수 :
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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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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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534

작성
24.05.1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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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어머니가 선택 할 수 밖에 없는 것.

DUMMY





“뭐라고? 강살부대가 전멸을?”


흑독문의 둘째 공자인 견문기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이에 소식을 전하던, 하인이 몸을 빠짝 움츠렸다.


“아니, 어떻게 전멸을 할 수가 있단 말이냐! 고작해야 기루일 뿐이다! 그런데 어쨰서!!”


혹시 기루에 어느 이름 모를 은거 기인이라도 있었나?


아니면 사천에 찾아온 다른 정파 찌끄레기의 짓인가?


하지만 다음 하인의 말에 자신의 추측이 모두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 저도 잘은 모르겠사오나, 주변인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그냥 꼬꾸라져 죽었다고 합니다.”


“그냥 꼬꾸라져 죽어?”


“예.”


“아무런 징조도 없이?”


“···예, 예. 그, 그렇다고 합니다.”


“에라이! 이 쓸모없는 새끼야!”


“컥!”


견문기가 걷어차자, 하인이 바닥에 나동그라진다.


견문기는 두 팔을 허우적대며 고통스러워하는 하인의 멱살을 잡아 끌어올리며 씹어먹듯이 말했다.


“야, 사람이 죽었으면, 어느 인과가 있어야 할 것아니냐. 누가누가 칼을 썼다거나, 아니면 도끼로 머리를 쪼갯다거나. 그런데 뭐? 그냥 꼬꾸라져 죽어? 무슨 천벌이라도 받았냐? 응?”


“하, 하지만 본 사람들이 그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도련님······.”


그에 견문기가 하인의 뺨을 세게 후려갈겼다.


하인의 비명과 함께 고개가 모로 돌아간다.


“야. 멍청한 양민놈들이 뭘 알겠냐. 응? 여기서 청성파놈들이 장력을 뿌려대서 죽었으면, 양민들은 뭐라고 했을거 같냐. 천둥번개가 막치더니, 곧바로 꼬구라져 죽었다고 하지 않겠냐?”


“하, 하지만······.”


“일단 닥쳐. 닥치고 조사나 더해. 혹시 그 주변에 누군가가 더 있었는지, 아니면 어떤 지나가던 고수가 도움을 줬던지, 화월루랑 어떤 관계가 있던지 확인해 봐란 말이다! 알겠어?”


“예, 옙!”


하인이 부리나케 문을 열고 달려나가려한다.


“아, 잠깐.”


“···예?”


“이거 아버지나 형님께 들키면 큰일난다. 너 곧바로 모가지야 알겠어?”


“아,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인이 떠나가고, 견문기는 의자에 털썩 하고 주저 앉았다. 그리곤


-긁적 긁적.


얼굴을 긁적이며 중얼거렸다.


“미친 새끼들, 고작 기녀하나 처리하지 못하고, 그대로 전멸당하냐?”


아무래도 지나가던 누군가나, 화월루에 묵고 있던 한 고수가 강살부대를 처리한 것처럼 보였다.


“왜 하필, 그딴 곳에, 그런 실력자가 있을 줄은 누가 알았겠냐고.”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으나, 흑독문의 강살부대를 전멸 시킬 정도의 실력자라면 정면으로 붙어서는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을게 뻔했다.


‘게다가 아버지와 형님의 귀에 들어가기도 쉽고 말이지.’


안 그래도 흑독문의 내부는 무척이나 바쁜 상황이었다.


사천의 거대 상단이라 불리는 적화 상단.


견문기의 아버지 견마적이 상단주와의 인연이 닿았던 것이, 상단주의 막내딸과 견문기와의 혼사로 이어진 것이었다.


흑독문으로서는 가히 황금이 굴러들어온 것과도 같은 상황.


이런 상황에서 화월루의 기녀 하나가 자신의 씨앗을 품었다는 사실이 들통난다?


‘안돼! 이것만큼은 절대 안돼!!’


아무리 견문기가 색을 밝혀 기루를 자주 들락날락 하더라도,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이유로 용서 받을 수있었다.


하지만 아기 문제는 다르다.


집안이 발칵 뒤집히는 것으로도 모자라, 파혼까지 이르게 될 수도 있는 커다란 문제였다.


얼굴을 긁어대던, 견문기의 손이 팔쪽 으로 들어간다.


얼굴 한쪽이 피가 몰려 붉어졌지만, 견문기는 신경쓰지 않았다.


-긁적 긁적.


“차라리 독을 써버릴까?”


흑독문이, 왜 흑독문이겠는가.


선대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독으로서 성공한 문파가 아니던가.


“그래, 차라리 화월루 전체를 지워버릴 정도록 강력한 독을 쓰는 거야!”


비록 형보다 권력은 낮지만, 그렇다고 흑독문의 이공자라는 이름이 어디가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손가락만 까딱해도 흑독문에 저장되어 있는 수많은 독들이 손아귀에 들어오게 된다.


견문기는 빠르게 자신의 머릿속에서 쓸만한 독들을 선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괜찮은 독이 떠올랐는지, 입꼬리를 씨익 올렸다.


“이거면, 고수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화월루 자체를 아예 지워버릴 수 있을 거야. 큭큭큭큭.”


견문기의 잔인한 웃음소리가 흑독문 내부에서 찬찬히 흘러나왔다.



-------------



“뭐라구요? 제가 말입니까?”


추영이 사색이 된 표정으로 당진철을 바라본다.


당진철은 그런 추영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추노인 제가 부탁할 사람이, 당신 밖에 사람이 없습니다.”


“으음······.”


추영은 난감하다는 얼굴로, 당진철을 보았지만, 그의 두 눈은 흔들림이 없었다.


“하지만, 의원님. 저는 대장간 일을 손에 놓은지 너무 오래되었습니다. 의원님이 요구하신 물건에 부합할 수 있을는지, 그것이 조금 걱정되는군요.”


당진철이 추영에게 부탁한 것은, 항생제를 만들 수 있는 간단한 도구였다.


하지만, 아무리 간단한 도구라 해도, 생각보다 작은 데다가, 도구 안에 들어갈 기술들이 수준이 높았다.


당진철의 설명을 들은 추영이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을 이유로는 충분했다.


“저는 추노인께서 충분히 만드실 수 있으실 거라고 믿습니다. 무려 옛 당가의 장인들의 기술을 배우시지 않으셨습니까.”


“허······.”


그럼에도 당진철은 추영을 믿었다.


당가에서 내려오는 장인의 기술은 단순히 농기구나, 검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아주 가느다란 우모침(牛毛針)부터 시작해서, 스스로 폭발하거나, 대량의 암기를 발사할 수 있는 간단한 기계 장치까지, 당가의 장인은 그런 오밀조밀 하고도 세밀한 암기를 만드는 기술이 바로 당가가 가지고 있던 장인 기술이었다.


“추노인께서 만드시는 물건은 문둥병과 매독을 고칠 수 있는 약을 만드는데, 아주 커다란 도움이 될것입니다.”


“으음···알겠습니다. 그럼 이 추 모가 어떻게든 힘 좀 써보겠습니다.”


결국 추영은 당진철의 계속된 설득에 못 이겨, 승낙하고야 말았다.


지금 현재로선 페니실린 밖에 못만들지만, 추영이 몇가지 도구를 더 추가해 준다면, 페니실린 보다 더 좋은 항생제를 제조 할 수 있었다.


‘일단 지금 당장 필요한 것부터.’


당진철은 당가타에서 생산해낸, 페니실린을 위시로, 화월루의 기녀들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기녀들이 걸린 매독은 아직 1기이거나 잠복의 형태였기에, 그들의 치료는 무척이나 수월하게 흘러갔다.


물론 루주인 이화영 또한, 아직 초기 단계였기 때문에 쉬이 치료를 시행할 수 있었다.


그와 함께, 당진철은 이화영과 의논하여, 항생제와 진통제를 주로 매입하겠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서 당가타에 주 수입원이 생긴것이었다.


더는 추영이 발품 팔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소령이 눈물을 글썽였다.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일들.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져나왔다.


“이분은 지금 현재로선 치료약을 쓸 수 없습니다.”


이에 이화영이 반발했다.


“분명 독의께서 치료하지 못하는 병은 없다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당진철은 그런 그녀의 말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말한 건 아닙니다. 지금 현재로선 치료약을 쓸 수 없다고 말한 것이지요.”


당진철은 침대에 가만히 누워있는 초월의 맥을 잡았다.


-촤르르륵.


Z.O.R이 비늘 일어나듯 일어나며, 초월의 건강상태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현재 매독 2기 초입에 다다른 초월의 몸.


당장이라도 항생제를 투입하지 않으면 나중엔 손쓰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엉망이다.


문제는,


‘이건 나도 예상하지 못했군.’


당진철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초월의 몸 안에는 한 생명이 꿈틀 거리며 자라고 있었던 것이었다.


상태를 보아하니, 이제 막 임신한 지 2개월 정도 된 상태.


초월의 몸이 이토록 쇠약해진 원인중에는 매독이 아닌, 임신초기 증상이라는 이유도 있었던 것이었다.


“지금 이 환자에게 함부로 약을 썼다간, 뱃속에 있는 태아에게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잘못하다간 유산이 될 가능성도 높지요.”


“태, 태기(胎氣)라니 그럼 진짜 그놈의 아이를 가졌다고?”


이화영의 얼굴이 사색이 된다.


‘그놈?’


이화영의 입에서 튀어나온 대명사에, 당진철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무래도 뭔가 곡절이 있는 모양이군.’


“지금은 이 아가씨를 치료하는게 먼저입니다.”


“아······.”


이화영이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으나, 당진철은 투약을 강행했다.


어차피 지금 당장 약을 쓰지 않으면 아이의 목숨이든, 초월의 목숨이든 둘다 위태로워지는 상황.


당진철은 항생제를 초월에게 투약했다.


아니, 투약하려고 했다.


“···독의님. 잠시만요.”


눈을 감고 있던 초월이 당진철의 팔을 붙잡는다.


“왜 그러시죠?”


“···제가 그 약을 받으면 어떻게 되나요?”


“당연히 매독이 치료되어, 온전한 삶을 되찾으실 수 있으실겁니다.”


“그렇다면, 제 뱃속에 있는 아이는 어떻게 되나요?”


“···그건······.”


일순간 당진철은 할 말을 잃었다.


초월이 그런 당진철의 표정을 살피더니, 곧 눈을 살포시 감았다.


그리곤 한마디를 내뱉었다.


“그럼 저는 약을 받지 않겠습니다.”


“초, 초월아!!”


이화영이 초월이를 부르짖으며 다가왔다.


“안돼, 초월아! 약을 받아야 살수 있다잖아! 너는 살아야지.”


“그럼 이 아기는?”


초월의 시선이 이화영에게 닿는다.


“아기는··· 그냥 포기해?”


“그, 그래. 차라리 그게 낫지 않겠어?”


이화영은 초월의 손을 잡았다.


“어차피 이 아이 그 견문기의 아이잖아. 네가 병들었다고 널 버린 놈의 자식이라고, 그러니 그냥 없었던 셈쳐.”


초월이 한참동안 이화영의 눈을 들여다 보더니, 이내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미안해, 화영아 나는 도저히 안되겠어.”


“야 초월! 너!”


이화영이 소리치자, 초월이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곧바로 이화영 앞에 엎드린다.


“화월루의 루주님께 부탁드립니다. 부디 이 아이를 살리게 도와주십시오.”


“왜, 왜 그러는거야. 일어나!”


이화영이 초월을 일으키려 했지만, 초월은 요지부동이었다.


“이 아이는 아직 아무런 죄도 짓지 않았습니다, 루주님. 그런데 고작 아비가 쓰레기고, 이 더러운 제 목숨 하나 살리겠다고 이 아이를 죽게 만들겠다는 것은 천륜을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초월아······.”


이화영이 멈췄다.


“약조를 지키지 못한 것은 죄송하오나, 저는 이 아이를 도저히 버리지 못하겠습니다. 부디 어릴 적 함께 해온 친우로서 이 아이가 태어나는 것을 막지 말아주십시오.”


이화영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 대신, 입을 연 것은 바로 옆에 서서 안타까운 눈빛을 계속 보내던 당진철이었다.


“매우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그 아이는 태어나도 제대로 못살고 일찍 죽을 것입니다.”


“예? 그게 무슨······.”


당진철은 심호흡을 하곤, 곧 사형선고하는 사람처럼 초월에게 입을 열었다.


“양매창은 감염력이 매우 강력한 병에 속합니다. 그것은 뱃속의 아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무사히 태어난다 하더라도, 그 아이는 양매창 때문에 일찍 숨을 다할 겁니다.”


“그, 그럴수가······.”


초월이 경악하듯, 두 눈을 크게 떴다.


눈 안에 잔뜩 고여 있던, 이슬 들이 뺨을 타고, 뚝뚝 떨어져 하얀 이불보를 적셨다.


매독을 고친다고, 항생제를 쓰게되면 아이를 잃어야만 한다.


그렇다고 항생제를 투약하지 않으면, 매독 때문에 두 사람의 목숨이 사라진다.


이화영도, 그 안에 있던 사람들도 이 기가막힌 진실에 입을 틀어막았다.


어떻게 하든, 아이는 잃을 수 밖에 없는 무서운 진실.


“독의님! 의원님 무슨 방법 없습니까? 부탁입니다. 아이만은, 아이만은 꼭 살려주십시오. 부탁입니다.”


초월이 하나 남은 희망인양, 당진철의 가운자락을 붙잡는다.


이미 침대에서 내려와, 무릎을 꿇은 상태였지만, 그녀는 상관하지 않았다.


흐트러진 옷에 드러난 팔다리. 매화처럼 붉게 피어난 피부 발진 들이 애처로워 보인다.


당진철은 그런 초월을 보며, 두 눈을 감았다.


“···방도가 있긴 합니다.”


힘들게 읊은 당진철의 중얼거림.


놀라고 있는 초월의 얼굴을 보며, 당진철은 진지하게 말했다.


“평생을 고통받아야 할겁니다. 그래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초월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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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전극도자 절제술 +2 24.05.26 813 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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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대호처럼 보이는 의원 +2 24.05.18 948 20 12쪽
16 흑독문의 혼약식. +3 24.05.17 1,005 20 12쪽
15 전화위복 +2 24.05.16 1,058 17 12쪽
14 만독심공으로 치료를 행하다. +2 24.05.15 1,099 17 12쪽
» 어머니가 선택 할 수 밖에 없는 것. +2 24.05.14 1,084 20 13쪽
12 저분을 하오문 총단에게는 알리지 마라. +4 24.05.13 1,079 22 12쪽
11 기녀와 매독 +2 24.05.12 1,109 22 12쪽
10 내 앞에서 다시는 불치병이라는 말을 꺼내지마라. +3 24.05.12 1,119 20 13쪽
9 나는 독의(獨醫) 당진철이다 +3 24.05.11 1,228 21 12쪽
8 당가는 독종이다. +2 24.05.11 1,251 21 13쪽
7 이 최소한의 존심 조차 없는 인간들! +3 24.05.10 1,280 23 13쪽
6 어떠한 상황에서든, 환자를 고치는 것이 의사의 도리다. +3 24.05.10 1,436 24 14쪽
5 이 세상에서 내가 고치지 못할 병은 없다. +3 24.05.09 1,536 26 11쪽
4 당소혜 +2 24.05.09 1,564 26 12쪽
3 당가에 내려온 문둥병. +2 24.05.08 1,644 2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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