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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煇) 님의 서재입니다.

곤륜재건기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완결

휘(煇)
작품등록일 :
2013.05.10 01:14
최근연재일 :
2014.05.16 17:10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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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3,402
추천수 :
21,577
글자수 :
145,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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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4.3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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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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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제5장. 곤륜파의 부활(1)

DUMMY

일단 신경전을 접고 손을 잡자 위수린과 적예원은 금세 친해져서는 친자매처럼 지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재개파할 곤륜파의 발전 방향에 대해 수시로 의견을 주고받았다.


“근데 언니!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어요. 우리 문주님께선 정말로 곤륜괴협의 전인이 맞나요? 정말로 멸문당한 곤륜파의 계승자가 맞는 걸까요?”


“내 오라버니를 단번에 제압하고 광망파를 통째로 복속시켜 버리신 걸 보고도 모르겠니?”


“물론 문주님의 무위가 참으로 대단하다는 것은 잘 알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곤륜파의 전인이라는 증거는 아니잖아요? 혹시 광망산에서 직접 곤륜파의 독문무공이라도 선보이신 건가요?”


“그런 건 아니지만…….”


“거봐요, 그럼 확실한 건 아니네요.”


“그럼 동생은 지금 우리 문주님께서 거짓말이라고 하고 계신다고 말하고 싶은 거니?”


“그런 게 아니라……. 다만, 평범한 문파도 아니고 무림에서 가장 유서가 깊고 또 많은 존경을 받았던 곤륜의 이름을 다시 내거는 사안인 만큼, 걱정이 되어서 말이죠.


일단 신장개업, 아니 재개파를 하게 되면 많은 강호인들의 이목이 쏠릴 거잖아요?


한데 만에 하나 문주님께서 곤륜파의 진짜 전인이 아니라면 여러모로 시끄러워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자칫하면 창천맹이라는 곳에서 제재를 가해 올지도 모르잖아요?”


적예원의 논리 정연한 설명에 위수린의 표정도 자못 심각해졌다. 그러자 적예원은 더욱 강한 어조로 말했다.


“사실 우리 문주님 정도의 능력이라면 구태여 곤륜의 이름을 내걸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막강한 조직을 거느리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 그저 곤륜파의 이름을 빌리는 것뿐이라면 적극적으로 만류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설령 정말로 곤륜파의 전인이시더라도 이미 멸문당한 마당에 꼭 같은 이름을 사용할 필요는 없지 않겠어요?


처음부터 너무 많은 이목을 끄는 건 세력을 확장함에 있어서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위수린도 드디어 고개를 끄덕였다.


“듣고 보니 동생의 말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아. 조만간 내가 기회를 봐서 문주님께 한번 여쭤볼게.”


“언니가 직접이요?”


“안 그래도 요즘 내곤륜의 편제와 관련하여 문주님과 수시로 면담을 가지고 있는 중이야. 그러니 그때 적당히 기회를 봐서 슬며시 이야기를 한번 꺼내볼게.”


적예원은 다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무척 민감한 내용인데, 정말 괜찮겠어요? 여차하면 저는 문주님 팔에 매달리며 애교로 넘어갈 수 있겠지만, 언니는 숫기가 없어서 그렇게는 못하잖아요?”


“동생은 무인이라기보다는 상인에 가깝잖아? 그러니 이런 건 내가 직접 말씀드려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해.”


“뭐, 언니가 대신 말해준다면 저야 고맙지만……. 괜히 짐을 언니한테 떠넘기는 게 아닌지 모르겠네요.”


“정말 고마우면 나중에 내가 곤란할 때 한번 도와주면 돼.”


“물론이죠. 언니가 힘들 땐 제가 언제든지 도와드릴게요.”


***


“그러니까, 지금 나를 못 믿겠다는 것이냐?”


“그, 그런 게 아니라요…….”


“수린이 너조차도 이 사부를 그렇게도 믿지 못하겠다니 참으로 실망이로구나.”


위수린은 자신의 말을 제대로 들어보지도 않고 무턱대고 무안을 주는 담혁건이 야속하게 느껴졌다.


애꿎게 꾸지람을 듣자 너무 속상한 나머지 눈시울마저 붉어지고 있었다.


바로 그때, 담혁건은 갑자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러자 위수린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그를 응시했다.


“오전에 객잔 근처에 갔다가 둘이서 나누는 대화를 우연히 엿듣게 되었다. 네가 고 앙큼한 예원이한테 등 떠밀려서 나한테 이런 이야기를 꺼내고 있음을 이미 알고 있단 말이다.


무엇보다 수린이 네가 충직하고 심지가 곧은 아이라는 건 내 익히 간파하고 있으니 너무 그리 시무룩해할 것 없다.”


이 한마디에 간신히 참고 있던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자, 위수린은 얼른 소맷자락으로 그것을 훔쳤다.


그 광경에 담혁건은 위광호가 곧잘 그러는 것처럼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주었다.


“책략을 펼칠 땐 아주 대범하고 당돌한 여장부 같더니만, 이제 보니 천생 여인이로구나. 눈물도 많고.”


이 말에 위수린은 수줍은 듯 귓불까지 붉게 상기되었다. 그러면서도 기분이 좋은지 교소를 감추지 못했다.


“소녀의 심정을 헤아려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사실 너희 모두가 차마 드러내놓고 말은 못해도 약간씩은 그런 의구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한창 너희한테 가르칠 곤륜의 무공들을 정리하고 있던 참이다. 그것이 공개될 즈음이면 모든 의혹은 금세 사라질 것이다.”


“문주님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도 못하고 큰 결례를 범한 것 같아 몹시 송구할 따름이에요.”


“그런 낯간지러운 말은 그만 됐다. 기왕 이리 왔으니 내 너에게 선물을 하나 주려고 한다.”


“선물이라니요?”


“그래도 수린이 네가 명색이 대제자 다음인데, 지금으로선 경명이나 진수 이외에 다른 몇몇에게도 무위에서 밀리는 실정이 아니더냐?”


위수린은 멋쩍은 듯 괜스레 자신의 뺨을 어루만졌다.


“알고 계셨군요. 사부님의 말씀대로예요. 오라버니의 누이라는 이유로 광망파의 부두목이 되었을 뿐, 무공으로만 따지면 서열이 다섯 손가락 안에도 못 드는 게 사실이니까요.”


“하나 피를 나눈 남매라서 그런지 너 또한 네 오라비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재질이 우수한 무재(武材)다.


당장 내공이 부족한 건 어쩔 수 없겠으나, 너한테 추운통벽(追雲通壁)을 시전해 준다면 쉽게 일류의 후입에 들 수 있을 게다.”


“추운통벽이라 하심은……?”


“벌모세수의 일종이라고 보면 된다. 소위 명문이라 칭해지는 무림분파들에서는 나름대로 벌모세수법을 한 가지 이상씩은 다 가지고 있지. 곤륜에서는 추운통벽이 바로 그것이다.”


벌모세수라는 말에 위수린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하면 그 추운통벽을 통해 정말로 소녀가 금세 일류의 후입에까지 도달할 수 있는 건가요?”


“나는 다만 바탕만 형성시켜줄 뿐 이후의 성취는 네 노력에 달려 있다. 하지만 너라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담혁건이 자신을 향해 보여주는 굳건한 신뢰에 위수린은 가슴이 벅차오르는 기분을 느꼈다.


“근데 소녀가 정말로 사부님께 그렇게 엄청난 선물을 받아도 되는 걸까요?”


“언제든지 나는 나의 제자들에게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힘을 채워줄 것이다. 지금도 네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힘을 채워주려는 것뿐이니 너무 부담스러워할 것 없다.”


“한 가지만 더 여쭤봐도 될까요?”


“말해보아라.”


“지금까지 벌모세수라는 건 아주 어린 나이에만 가능한 걸로 알고 있었어요. 소녀는 이미 묘령이 훌쩍 지났는데도 적용될 수 있는 건가요?”


“바로 이 담혁건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물론 수린이 너의 체질이 타고난 무골이 아니었다면 그렇게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테지.


하지만 너는 체질도 적합하거니와 아주 총명하니 그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다.”


담혁건의 말에 위수린의 가슴은 기대와 설렘으로 한껏 부풀어 올랐다.

그녀는 감사와 감격, 존경 등의 감정이 가득 담긴 시선으로 담혁건을 바라보며 생긋 미소했다.


하지만 금세 표정이 조금 어두워진 그녀는 담혁건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외람된 말씀이지만, 가능하시다면 소녀의 오라버니한테 먼저 추운통벽을 시전해주시면 안 될까요? 만일 한 사람한테만 해주실 수 있다면 오라버니한테 양보하고 싶어요.”


“껄껄껄! 하여간 네 오라비를 생각하는 마음은 참으로 극진하구나.”


“유일한 피붙이인 오라버니는 어릴 때부터 부모와도 같은 존재였어요.”


“네 기특한 마음은 잘 알았다. 하나 광호한테는 추운통벽이 무의미하다. 그걸로 효험을 볼 수 있는 단계를 이미 스스로 넘어섰기 때문이다.”


그제야 위수린의 표정이 다시 환해졌다.


“지금 바로 가서 네 오라비를 불러오너라. 광호한테 호법을 세운 다음, 너한테 추운통벽을 시전해줄 터이니.”


***


얇은 나삼만을 걸친 위수린은 가부좌를 틀고 가만히 앉았다. 그러자 담혁건도 그녀의 등 뒤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마음의 준비는 다 되었느냐?”


“네, 사부님!”


“그럼 바로 시작하마.”


담혁건은 척추 아래로부터 위로 일곱 번째 마디에 있는 위수린의 척심혈(脊心穴) 위에 자신의 두 손을 포개어 얹었다.


“끄으응!”


위수린은 자신도 모르게 나직한 신음을 토했다.


담혁건의 건천진기가 척심혈을 통해 그녀의 경락 안으로 급속히 흘러들었기 때문이다.


평소의 거칠고 투박한 언동과는 달리 담혁건이 운용하는 진기의 움직임은 극도로 세심하고도 부드러웠다.


그만큼 내력을 다루는 기술이 뛰어나다는 반증이리라.


하지만 건천진기가 여전히 막혀 있던 위수린의 경맥을 본격적으로 개척하기 시작하자 극심한 통증이 밀려왔다.


온몸이 찢어지는 것 같은 아픔으로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청순한 모습과는 달리 억척스럽게 버텼다.


그 사이, 건천진기는 위수린의 전신을 휘감아 돌면서 뻑뻑한 경맥들을 물밀 듯이 뚫어 나갔다.


그렇게 한 시진이 지나자 십이정경과 기경팔맥을 비롯한 주요 간선들이 완전히 뚫렸다.


담혁건은 땀으로 온몸이 흠뻑 젖은 위수린의 어깨 위로 장포를 덮어주면서 말문을 열었다.


“이로써 추운통벽은 완전히 마무리되었다. 어쨌든 정말 대견하다. 상당히 고통스러웠을 텐데, 끝까지 정신 줄을 놓지 않고 참으로 잘 참아주었구나.”


“사부님께서도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지금부터는 한 시진 동안 운공을 계속하다가 시간이 되면 목욕을 하고 잠자리에 들도록 하여라. 한숨 푹 자고 일어나면 네 몸이 얼마나 변화되었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을 게다.”


“정말 고마워요, 사부님.”


“그렇게 고마우면 앞으로 밥값이나 잘하여라.”


어김없이 까칠한 대답에 여전히 그를 등지고 있던 위수린은 소리 없이 그저 빙그레 웃을 따름이었다.


***


최소한 십 년 이상은 전력으로 매진해야 도달 가능한 성취를 하룻밤에 이룬 만큼, 자연스럽게 콧노래까지 흘러나왔다.


이에 적예원은 의아한 시선으로 위수린을 바라보았다.


“언니! 대체 왜 그래요?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었나요?”


“있었지, 좋은 일.”


“그게 뭔데요?”


“비밀이야, 비밀.”


“그러지 말고 얼른 말해줘요. 대체 좋은 일이란 게 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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