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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煇) 님의 서재입니다.

곤륜재건기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완결

휘(煇)
작품등록일 :
2013.05.10 01:14
최근연재일 :
2014.05.16 17:1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553,387
추천수 :
21,577
글자수 :
145,013

작성
14.04.3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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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제4장. 재건의 기틀을 마련하다!(1)

DUMMY

사제지연을 맺은 이후 담혁건은 위 씨 남매의 안내를 받으며 광망파의 본거지를 쭉 둘러보았다.


예상보다 산채의 규모가 크고 튼실한 걸 확인하면서 담혁의 얼굴에는 흡족한 미소가 떠올랐다.


“조금만 더 손보면 곤륜파의 임시 소재지로 쓰기에는 부족함이 없겠어.”


담혁건의 긍정적인 평가에 위광호와 위수린은 서로 마주보며 미소를 교환했다.


그 이후로도 담혁건은 위 씨 남매와 곤륜파의 재개파와 관련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나저나 광호 너는 혹시 군인 출신이냐?”


“그렇습니다. 원래는 군문에 몸담고 있었으나 소속되어 있던 부대 자체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해체되면서 지휘부는 목이 달아났고 부대원들은 죄다 불명예 제대를 했습니다.


그 이후로 따르는 동지들을 모아 광망파를 세웠지요.”


“어쩐지 군인 티가 나더라니 그런 사정이 있었구나. 하면 연마해온 심법도 관부의 무공이렷다?”


“그렇습니다. 강환공(剛環功)이라고, 소속되었던 부대의 병사들이 익히는 무공이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많은 실전을 경험한 것 이외에도 작전을 수행하던 도중에 몇 차례 영약을 발견하여 섭취한 덕에 내공이 크게 증진되었습니다.”


“그와 같은 기연도 얻을 만하니까 얻은 것이다. 그나저나, 다른 녀석들에게서도 너와 비슷한 내기가 느껴지는 걸로 봐선 똑같은 강환공을 익힌 모양이구나?”


“그렇습니다. 뒤늦게 영입된 몇몇을 제외하고는 이미 다들 강환공은 기본으로 연마하고 있었습니다.”


“그 강환공 자체는 평범한 심법이지만 곤륜파의 독문무공과도 다행히 합이 잘 맞는 편이다. 만일 그렇지 않았다면 너희를 제자로 거두고 싶어도 거둘 수가 없었겠지.”


담혁건의 시선은 자신을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던 위수린에게로 향했다.


“무슨 할 말이라도 있는 게냐?”


“외람된 말씀이지만, 혹시 그 소문이 사실인가요?”


“소문이라니?”


“풍운객잔과 관련된 사부님에 대한 소문 말이에요.”


“아, 그 얘기?”


“정말 소문대로 그렇게 공언하신 적이 있나요?”


“설마 나를 그런 객쩍은 소리나 떠벌리고 다니는 한심한 작자로 생각하고 있었단 말이냐?”


“그, 그럴 리가 있겠어요? 소녀는 처음부터 사부님께서 그렇게 가벼운 분이시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의문점을 해소하면서도 담혁건의 기분을 상하지 않도록 기지를 발휘한 위수린의 두 눈이 가늘게 떠졌다.


그녀는 담혁건의 눈치를 살피며 다시금 넌지시 말을 꺼냈다.


“하면 대체 누가 그런 소문을 퍼뜨린 걸까요?”


“누가 퍼뜨렸든 덕분에 한동안 심심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결국 그 소문으로 인해 너희와 이렇게 좋은 인연을 맺게 되었으니, 오히려 잘된 일이 아니냐?”


“결과적으로 잘 풀렸으니 전화위복인 건 사실이지만, 하마터면 오해로 인해 큰 불상사가 일어날 소지도 다분했어요.


만일 지난밤에 진 호법이 생포가 아닌 살초를 펼쳤다면 과연 사부님께서 그냥 넘어가셨을까요?”


담혁건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글쎄다! 요즘은 내가 좀 많이 너그러워진 편이기는 하지만, 독을 쓴 것도 모자라 살기까지 풍기며 곧장 암습을 가해 왔다면 쉽게 넘어가진 않았을 것 같기는 하구나.


기실 예전에는 나한테 칼끝을 겨누고서도 무사한 녀석은 단 하나도 없었지. 무공을 폐하는 건 기본이고 보통 팔 하나와 눈 하나씩은 덤으로 취했으니까.


특히 비겁하게 독을 쓰며 기습해온 살수들은 일절 용납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척살했었다.”


담혁건이 태연하게 늘어놓는 말에 진경명을 필두로 작전에 투입되었던 무사들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렸다.


다른 사람들도 간담이 서늘해지기는 매한가지였다.


위광호조차도 나직하게 침음성을 흘리고 있었다. 특히 위수린은 최소한 십 년은 감수한 것 같은 심정이었다.


“사부님께선 혹시 차도살인지계(借刀殺人之計)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남의 칼로 살인을 하는 계교라……. 들어보진 못했으나 대충 무슨 뜻인지는 알 것 같구나. 한데 갑자기 그 이야기는 왜 꺼내는 것이냐?”


“소녀는 아무래도 이번 소문이 차도살인지계의 일환으로 누군가에 의해 고의로 퍼뜨려진 것 같아요.”


“대체 누구의 칼로 누구를 죽인다는 말이냐?”


“그, 그건…….”


“껄껄껄! 나도 그쯤은 이미 이해했으니 그리 당황해할 것 없다. 아마도 나와 광망파 사이를 이간질하여 서로 싸우게 만들려는 속셈이었을 테지. 물론 내가 너희한테 제압당하는 결말을 예상했을 테고.”


이번에는 위광호가 황송한 얼굴로 말을 받았다.


“정말 죄송합니다. 주제도 모르고 감히…….”


“이미 다 지난 일이니 마음에 담아두지 말거라.”


“그럼 사부님께서는 혹시 이번 계략의 배후가 누군지도 알고 계시는 건가요?”


위수린의 질문에 담혁건은 별다른 망설임 없이 대꾸했다.


“그야 뻔하지. 필시 와호방에서 고의로 퍼뜨린 소문이 아니겠느냐?”


“네? 그게 정말인가요?”


“나도 처음에는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하나 와호방에서 독이 섞인 식재료들을 선물로 둔갑시켜 보내온 것을 보고서 금방 알아차렸지.”


그 순간, 위수린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건 다 소녀가 지시한 일입니다. 정말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부디 너그럽게 용서해주세요.”


“이미 다 지닌 일이니 더 이상 거론치 말거라.”


“용서해주셨으니 허심탄회하게 말씀드릴게요. 일단 소녀가 와호방을 통해 제력산이 든 음식을 풍운객잔으로 보낸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차도살인지계에 휘말린 나머지 소녀로서도 부득이하게 취한 조치였어요.


결국 모든 일의 발단은 사부님과 광망파 사이를 이간질하고자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린 배후로 인해 일어났어요.”


“와호방 말이냐?”


“만일 와호방이 정말로 이번 음모를 꾸민 장본인이라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에요. 다만, 아직까지 와호방이 배후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사부님께서도 아시다시피 애당초 와호방에서 독이 담긴 식재료를 풍운객잔으로 배달한 건 소녀의 지시 때문이니까요.”


“그것만으로 와호방을 지목한 것은 아니다. 사실 내막은 단순하다. 와호방에서 풍운객잔을 강탈하려고 고용한 귀랑수를 내가 쓰러뜨렸으니 앙심을 품는 게 당연하지 않겠느냐?


하나 직접 복수할 능력은 되지 않으니 너희를 이용하려고 했던 것이겠지. 잠시 잊고 있었는데, 와호방에서 독이 든 식재료를 보내온 걸 보면서 다시 그 일을 떠올린 것뿐이다.”


“하면 애당초 귀랑수가 우연히 풍운객잔을 들렀다가 사부님과 시비가 붙은 게 아니라는 말씀이시네요?”


“처음부터 와호방의 보표들과 함께 와서 풍운객잔을 내놓으라고 어깃장을 놓았는데, 우연은 무슨.”


“그러니까 와호방에서는 그 대목만 쏙 빼놓고 소문을 퍼뜨린 거였군요. 완전히 우리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서 마음대로 가지고 논 거였어요.”


이 말에 모든 광망파 무사들에게서는 무시무시한 적의가 뿜어져 나왔다.


곧이어 잔뜩 굳어진 표정의 위광호가 담혁건을 향해 포권하며 정중하게 말을 꺼냈다.


“사부님! 부디 와호방을 치는 것을 허락해주십시오. 무인으로서 이런 치욕을 당하고 어찌 참을 수가 있겠습니까?”


위수린도 가세했다.


“맞아요. 이건 우리 광망파, 아니 곤륜파의 위신이 걸린 일이에요. 정식으로 개파하기 전에 반드시 먼저 청산해야 할 은원이에요. 그렇지 않으면 온 세상의 비웃음을 살 거예요.”


“너희의 뜻은 잘 알았다. 안 그래도 나 역시 돌아가는 길에 손을 봐줄 생각이었다. 더 시간 끌 것도 없이 지금 바로 와호방의 장원으로 쳐들어가는 게 어떠냐?”


“바라던 바입니다.”


“지당하신 말씀이세요.”


“그럼 당장 출발하자꾸나.”


***


어제 저녁, 산보를 나갔다가 연락이 두절된 이후로 꼬박 하루가 지났다. 그러나 담혁건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이었다.


이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적예원은 오후가 된 지금까지도 좌불안석하며 근심을 감추지 못했다.


“대체 어찌 된 일일까요? 어째서 아직 아무런 연통도 없는 걸까요? 혹시 신변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닐까요?”


벌써 수도 없이 반복된 적예원의 조바심 어린 질문에도 장노는 한결같이 부드러운 어조로 대꾸했다.


“너무 심려치 마십시오. 그분이 얼마나 강한지는 아가씨께서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아무 일 없을 테니 너무 심려치 마십시오.


그것보다 소인은 오히려 아가씨께서 건강을 해치실까봐 걱정입니다. 어차피 오후부터 장사도 접었으니 우선 처소로 가셔서 잠깐이라도 눈 좀 붙이십시오.”


“혹시 우릴 버리고 그냥 훌쩍 떠나버린 건 아닐까요? 맞아요, 분명히 그럴 거예요. 나 같은 건 귀찮아서 그냥 두고 가버린 게 틀림없어요.”


적예원이 당장에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처럼 울상을 짓자, 장노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다독이듯 말했다.


“그럴 리는 없을 겁니다. 소인의 눈에 비친 그분은 결코 그렇게 무책임한 분은 아니었으니까요. 필시 뭔가 다른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것이니 너무 심려치 마십시오.”


“정말 그럴까요?”


“다른 건 몰라도 사람 보는 눈 하나만큼은 자부합니다. 그러니 여유를 가지고 조금만 더 기다려보시지요.”


바로 그때였다. 소소와 소호가 앞다퉈 객잔 안으로 뛰어들어 왔다. 그러고는 서로 먼저 말하려고 티격태격했다.


분명히 담혁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으나 서로 말이 자꾸 엉기면서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


안 그래도 신경이 한껏 날카로워져 있던 적예원은 여느 때처럼 기다려주지 못하고 앙칼지게 소리쳤다.


“둘 다 조용히 못해?”


갑작스러운 호통에 깜짝 놀란 소소와 소호는 즉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적예원의 눈치만 살폈다.


“무슨 일인지 소소가 한번 말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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