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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煇) 님의 서재입니다.

곤륜재건기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완결

휘(煇)
작품등록일 :
2013.05.10 01:14
최근연재일 :
2014.05.16 17:1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553,391
추천수 :
21,577
글자수 :
145,013

작성
14.04.30 17:43
조회
16,898
추천
597
글자
9쪽

제3장. 새로운 제자들을 거두다!(1)

DUMMY

퍽!


“으악!”


털썩!


벌써 여섯 명째였다. 무작정 풍운객잔으로 쳐들어와서 담혁건에게 덤벼들었다가 나가떨어진 무인의 숫자가.


그것도 하나같이 초식다운 초식 한번 펼쳐보지 못하고 꼴사나운 몰골로 기절해야만 했다.


그 가운데 반은 귀랑수처럼 뒤통수를 맞아 꼬꾸라졌고, 나머지는 발길질에 걷어차여 벌러덩 자빠졌다.


“쩝! 이거 슬슬 짜증이 나는구나. 아직까지 쓸 만한 놈들은 하나도 보이지 않으니, 원.”


이렇게 투덜대며 담혁건은 문을 쾅, 닫고 들어가 버렸다. 이처럼 그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어가는 중이었다.


반면, 적예원의 우려는 점점 기쁨으로 바뀌고 있었다. 처음에는 긴가민가한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귀랑수 못지않은 도전자들을 연달아 다섯이나 간단히 패퇴시키는 모습을 보며 담혁건의 실력에 대한 의심은 완전히 사라졌다.


더욱이 무명객의 명성이 높아지면서 풍운객잔을 찾는 손님의 숫자는 나날이 늘어만 갔다.


귀랑수 사건 직후, 이미 숙수 하나와 일꾼 하나를 충원했지만 또다시 숙수 하나와 일꾼 둘을 추가로 뽑아야만 할 정도의 회복 속도였다.


“이번에도 또 그렇게 간단하게 끝내버리시면 어떡해요?”


적예원의 핀잔에 담혁건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뭐가 어째?”


잠시 움찔하기는 했지만 적예원은 어조만 살짝 누그러뜨린 채로 꾸역꾸역 말을 이어 갔다.


“그래도 원래 비무라는 게 서로 주고받는 맛이 있어야 하는 거잖아요?”


“그래도 상대가 뭔가 좀 어울려줄 만한 최소한의 깜냥이나 되어야 어울려줄 수 있는 거다. 하나같이 저렇게 형편없어서야, 원.”


“그래도 다들 나름대로 한가락씩 하는 이름 있는 무인들이라고 하던데요?”


“한가락은 무슨. 기꺼해야 뒷골목의 주먹패들 사이에서 으스대기나 했겠지. 하나같이 실력도 없는 것들이 겉멋만 잔뜩 들어서는 정신 상태가 썩어먹은 게야!”


“그건 그렇다고 쳐도, 저렇게 많은 구경꾼들이 사부님의 멋진 무위를 보고파 아침부터 지금까지 기다렸다고요.


한데 이번에도 눈 깜빡할 사이에, 그것도 그리도 볼품없이 끝내버리시면 다들 기다리는 보람이 없지 않겠어요?”


“예끼, 이 처자야! 내가 무슨 재주를 부리는 원숭이인 줄 아느냐? 누가 기다려달라고 부탁이라도 했느냔 말이다.


애당초 구경하는 걸 허락한 것도 아니니 쫓아버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 할 것이야!”


“저기, 사부님!”


담혁건의 호통에 잔뜩 위축된 와중에도 적예원은 은근슬쩍 다시 말을 꺼냈다.


“왜?”


“소녀의 이름은 적예원이에요.”


“누가 그걸 몰라?”


적예원은 새치름하게 반문했다.


“아시면서 왜 자꾸 처자, 처자 그러시는 건데요?”


“그럼 처자를 처자라고 부르지, 뭐라고 부르냐?”


“이름 뒀다가 어디 쓰시게요?”


“…….”


분위기를 일거에 반전시킨 적예원의 입가에는 회심의 미소가 번져 갔다.


“자, 이제 소녀의 이름을 한번 불러보세요. 어서요.”


“어허, 이 처자가 징그럽게 갑자기 왜 이러는 거냐?”


기어코 터져 나오는 담혁건의 역정이었지만 이미 주도권을 거머쥔 적예원의 너스레는 이어졌다.


“히힛, 부끄러워하시긴.”


“뭐가 어째?”


“그러시지 말고 얼른 ‘예원아!’, 아니면 ‘원아야!’라고 한번 불러보시라니깐요.”


“앗, 저기, 손님들이 왕창 들어오는구나. 다들 바쁜데 객주라는 사람이 예서 이리 노닥거리고 있어서야 쓰겠느냐? 얼른 가서 도와주어라.”


이 말을 끝으로 담혁건은 황급히 자신의 객실로 가버렸다. 잠시 멍한 표정을 하고 있던 그녀는 금세 미소했다.


“풋, 은근히 귀여운 구석이 있으시다니까.”


***


“그래도 저치는 제법 괜찮아 보이던데, 이번에도 탈락인가요?”


게거품을 문 채 혼절하여 바닥에 널브러진 한 무인을 딱하게 응시하던 적예원의 질문이었다.


“저 녀석도 안 된다!”


“저치까지 벌써 열일곱 명째인데, 정말 그 가운데 쓸 만한 인물이 하나도 없었단 말인가요?”


담혁건은 단호하게 대꾸했다.


“그래, 단 한 명도!”


“이유가 뭐죠? 혹여 사마외도인지 뭔지 그런 쪽 출신이라서 불합격인 건가요?”


“난 그딴 건 별로 안 본다. 재목이라면 얼마든지 개과천선시켜서 제자로 만들 의향이 있으니까.”


“그럼 대체 뭐 때문에 그렇게 까다롭게 구시는 건데요?”


“거참, 말하는 본새하고는. 나도 어지간하면 그냥 제자로 들이고 싶다. 한데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맞지 않으니 나인들 어찌하겠느냐?”


“그 기본적인 조건이라는 게 대체 뭔데요?”


“여태껏 나한테 도전해온 놈들은 하나같이 본신의 내공들이 너무나도 혼탁하여 도무지 곤륜파의 무공을 가르칠 형편이 못 되었다. 어디서 이것저것 짜깁기한 잡스러운 심법들만 익혀 가지고는, 원.”


적예원의 얼굴에는 살짝 당황하는 기색이 스쳤다.


엄밀하게 따지면 그녀도 내공의 충돌로 인해 곤륜파의 독문무공을 제대로 익힐 만한 계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괜히 이 부분을 들쑤셨다간 기껏 넘어갔던 그 문제가 다시 불거질지도 몰라.’


적예원은 다급히 화제를 바꾸었다.


“아무튼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풍운객잔은 풍산현 최고의 명물로 자리 잡게 될 것 같아요. 물론 이건 전적으로 사부님 덕분이죠. 정말 고마워요.”


“고맙다는 말이나 듣자고 한 일도 아닐뿐더러 풍운객잔이 명물이 되는 게 나랑 대체 무슨 상관이냐?”


“상관이 없다니요? 상관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현 시점에서는 그게 곤륜파 재건을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일 거예요.”


“그건 또 무슨 헛소리냐?”


“지금 사부님의 수중에 돈이 얼마나 있죠?”


“나한테 돈이 어디 있겠느냐?”


“그럼 문파는 무슨 돈으로 세우려고요?”


“그, 그거야…….”


“우선 장원을 세울 부지가 있어야 되고, 그 위에 전각이나 여러 가지 구조물을 세울 자금이 있어야 되죠.


그 이후에도 제자들을 먹이고 입힐 운영비도 꾸준히 소요될 테고요. 한데 당장 그 많은 돈을 어디서 구하시려고요?”


“빌리면 되지 않겠느냐?”


“담보도 없고 특별한 후원인도 없는 사부님께 대체 누가 뭘 믿고 그런 큰돈을 빌려주겠어요?”


담혁건은 말문이 막혔다. 적예원의 말에 조금도 틀린 구석이 없음을 그도 깨달았기 때문이다.


곤륜파의 본산이 비어 있기는 하지만 그곳도 이미 폐허인 상태였다.

더욱이 그곳은 나중에 무공 수련을 위한 별장 내지는 은퇴한 장로들의 거처 정도로 사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니 필연적으로 어딘가에 곤륜파의 새로운 소재지를 마련해야만 했다.


막연히 곤륜파를 재건하겠다는 마음만 품고 있던 그로서는 그다지 깊이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사부님께서도 이제야 이해가 되시죠? 어째서 풍운객잔이 크게 성공해야 하는지 말이에요.”


그때, 담혁건의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아니, 달리 좋은 방법이 있는 것 같구나.”


“그, 그게 뭔데요?”


적예원은 불안한 기색으로 질문을 던졌다.


“지난번에 네가 와호방의 배후에 광망파인지 뭔지 하는 꽤 그럴싸한 조직이 있다고 하지 않았더냐?”


“그랬… 었죠. 근데요?”


“바로 그 광망파의 근거지에다가 그대로 곤륜파를 세우면 될 것이 아니냐?”


적예원은 정색하며 격앙된 어조로 반문했다.


“설마 지금 멀쩡한 남의 분파를 빼앗아서 그곳에 자기 문파의 살림을 차리겠다는 건가요?”


“그게 아니라…….”


“곤륜파는 과거에 창천맹 십대문파 중 하나로 손꼽히던 최고의 명문이라고 들었는데, 혹시 소녀가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가요?”


“잘못 알기는. 곤륜파는 분명 최고의 명문정파였다.”


“한데 그 곤륜파의 기치를 다시 세우시겠다는 분이 지금 설마 남의 보금자리를 빼앗는 강도 짓을 하시겠다는 건가요?”


“가, 강도 짓이라니……?”


무전취식범으로 몰릴 때처럼 억울한 마음이 한가득 밀려왔으나 담혁건은 딱히 반박할 말을 찾지는 못했다.


“그런 방식으로 문파를 재건한다면 그때도 과연 사람들이 곤륜파를 명문정파로 인정해줄까요?”


“가만! 분명히 그때 넌 나한테 광망파가 아주 사악하고 못된 집단이라는 식으로 말했던 것 같은데?”


담혁건의 반문에 이번에는 적예원이 오히려 당황했다.


“그, 그거야…….”


“대답을 못하는 걸 보니 역시 맞는 모양이구나. 그렇다면 더 거칠 게 무엇이냐? 당장 가서 쓸어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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