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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煇) 님의 서재입니다.

곤륜재건기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완결

휘(煇)
작품등록일 :
2013.05.10 01:14
최근연재일 :
2014.05.16 17:10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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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3,392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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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5,013

작성
14.04.3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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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제3장. 새로운 제자들을 거두다!(2)

DUMMY

“잠깐만요!”


“또 왜?”


“장노의 말로는, 광망파가 거칠기는 하지만 그래도 사파는 아니래요. 엄밀하게 말하면 패도라고 하던걸요.”


“패도?”


“네. 여태까지 단 한 번도 아녀자를 죽이거나 괴롭힌 적은 없었대요. 사업장으로부터 걷는 보호비가 그렇게 과도한 것도 아니고요.


일단 한 번 연을 맺게 되면 그 뒤로는 의리를 지키며 철저하게 지켜준다고 해요.


다만, 두목이 워낙 성정이 거칠고 난폭해서 좀 악명이 높은 것뿐이에요.”


“음…….”


“그러니까 함부로 공격하시면 안 돼요. 자칫하면 재건될 곤륜파의 명성에 큰 오점으로 남게 될 테니까요.”


“그 말도 일리가 있기는 하다만, 본래 무림분파들 사이의 힘겨루기는 일상적인 것이다.


정파나 사파를 막론하고 은원관계가 철저한 것이 바로 무림의 생리인 만큼, 놈들이 먼저 시비를 걸어오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손을 쓸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시비를 걸어온 건 아니잖아요?”


“그것도 그렇구나. 쩝! 그럼 할 수 없지. 광망투웅인지 뭔지 하는 그놈이 먼저 시비를 걸어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사실 감숙성 중부에서의 광망파의 위세는 대단했다. 특히 두목인 위광호는 공포의 대명사였다.


비록 아녀자를 괴롭히지는 않으나 걸어오는 싸움은 절대로 피하는 법이 없었다.


일단 싸움이 벌어지면 조금도 봐주는 법이 없었다. 말 그대로 초토화시켜 버렸다.


이 때문에 그에게 광망투웅이라는 별호가 생겨났던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그 위광호가 먼저 싸움을 걸어오기만을 학수고대하는 이가 여기에 있었으니, 바로 담혁건이었다.


간신히 그를 진정시키기는 했지만 이런 사실이 떠오르자 적예원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만일 사부님의 저 말을 위광호가 들었다면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


그녀 역시 얼마 전까지 광망투웅이라는 별호만 들어도 가슴이 떨릴 정도로 긴장했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마음은 전혀 들지 않았다. 도리어 그가 걱정될 정도였다.


“야! 혼자서 뭘 그렇게 실실거리는 것이냐?”


잠시 상념에 빠져든 그녀의 귓전으로 흘러드는, 긴장감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담혁건의 목소리였다.


“칫, 야가 아니라 원아라고요, 원아!”


***


“린아야! 감히 이 광망파의 관할지 안에서 지존을 자처하는 녀석이 있다는 게 사실이냐?”


위광호의 질문에 위수린은 뜨끔했다. 무명객에 대한 소문을 입수한 지는 이미 한참이 지났다.


그러나 여태까지는 그 정보가 위광호에게 흘러드는 것을 그녀가 차단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 어떻게 아셨어요?”


“네가 지금 나를 놀리는 것이냐? 나 빼고는 모르는 이가 없더구나. 감히 내 눈과 귀를 가리다니……. 만일 네가 나의 하나뿐인 피붙이만 아니었어도 당장 목을 쳤을 것이다.”


“죄송해요, 오라버니!”


“긴말 필요 없다. 지금 바로 풍운객잔으로 갈 것이다.”


“굳이 그러시지 않아도 될 거예요.”


“그건 또 무슨 소리냐?”


“소녀가 이미 손을 써두었…….”


위수린은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위광호의 솥뚜껑 같은 손이 그녀의 멱살을 냅다 휘어잡고서 위로 번쩍 쳐들었기 때문이다.


“나를 속인 것도 모자라서 감히 이 오라비를 비열한 놈으로 만들다니……. 그러고도 네가 정녕 살기를 바란 것이냐?”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 위수린은 고통스럽게 버둥거렸다. 다행히 그녀가 질식사하기 직전에 그의 악력이 회수되었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신형은 털썩 허물어졌다.


제자리에서 콜록콜록, 기침을 해대는 그녀를 내려다보는 위광호의 온몸은 분노로 인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린아 네가 어찌 나한테 이럴 수가 있느냐? 어찌 이 오라비를 세상의 조롱거리로 만들 수 있느냔 말이다.”


겨우 숨을 가눈 위수린은 눈물을 흘리면서 항변했다.


“오라버니를 잃기 싫어서 그랬어요.”


“뭐라고?”


“실은 그간 줄곧 그 무명객이라는 사람에 대해 관찰하면서 조사해왔어요. 여전히 배경에 대해서는 전혀 알아낼 수 없었지만 한 가지만큼은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어요.”


“그게 뭐지?”


“오라버니도 그의 상대는 될 수 없다는 것을요.”


“뭐가 어쩌고 어째?”


불곰의 포효처럼 귀가 멍멍해질 정도의 호통이었다. 그러나 위수린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계속했다.


“오라버니는 일단 싸움에 나서면 후퇴라는 건 결코 모르시는 분이잖아요? 그러니 설령 상대가 더 강하다고 해도 끝까지 밀어붙이시겠죠.”


“해서 그자가 나보다 더 강하다는 것이냐?”


“인정하기는 싫지만 그는 오라버니보다 훨씬 강해요.”


“린아 너의 지모가 탁월한 건 잘 알고 있으나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아는 법이다.


여태껏 이 오라비가 언제 유리한 싸움만 해왔더냐? 처음에는 밀렸어도 결국은 내가 승리했다. 그리고 지금 이 자리까지 온 것이다.”


“물론 그 사실은 누구보다 소녀가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상대도 상대 나름이에요.


정면으로 겨루는 건 용기가 아니라 만용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의 상대가 바로 무명객이에요.”


“린아 네가 그 정도로 극찬할 정도라면 정말로 강하기는 강한 모양이구나. 그렇다면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보아라. 그는 지금 어떤 경지에 이른 것이냐?”


“오라버니께선 이제 절정의 초입을 넘어 중입으로 들어서는 정도이시죠. 하지만 무명객의 경우에는 이미 절정의 끝자락까지 넉넉하게 안착한 것 같아요.”


“후입이라고?”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몰라요.”


“말도 안 된다. 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소릴 하는 것이냐? 그 정도의 고수라면 애당초 무명일 리가 없지 않느냐?”


“소녀가 어떻게든 오라버니와 그자의 싸움을 말리려고 했던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에요.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력을 총동원해 보았지만 그에 대해선 알아낸 게 아무것도 없어요.


게다가 일류에 이른 상대를 너무도 간단히 제압해버리는 통에 무공의 내력에 대해서도 전혀 알아낼 수 없었고요.”


“어떤 식으로 제압했단 말이냐?”


“그게… 그러니까, 딱히 무슨 초식이라고 할 수도 없는 게, 그냥 동네 애들이 서로 싸우듯이 뒤통수를 친다든지 발길질을 한다든지……. 아무튼 말하기도 민망할 정도의 방식으로 상대를 제압했어요.


여태껏 달려든 스물세 명이 모두 단 일합에 혼절하고 말았죠. 그나마 그들은 그대로 겁먹고 도주해버려서 목숨은 건졌지만, 오라버니라면 필시…….”


“동귀어진이라도 시도할까봐 걱정된다는 소리로구나. 그래서 린아 네가 먼저 손을 썼다는 것이고.”


위수린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녀석도 참!”


위광호는 여전히 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위수린의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어주었다.


그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자 설움이 북받쳐 오른 그녀의 두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나저나, 어떤 식으로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냐?”


“실은요…….”


***


“이햐! 오늘 저녁은 특히 더 맛있는 것 같구나. 한데 이 오리고기는 갑자기 어디서 난 것이냐?”


“오늘도 사부님께서 승리하신 걸 축하한다면서 와호방에서 선물로 보내왔어요. 오리고기 말고도 값비싸고 신선한 재료들을 여러 가지 많이 보내왔어요.”


“풋, 승리는 무슨……. 그것도 상대가 상대라야 말이지.”


평소처럼 까칠했지만 그런 그를 바라보는 적예원의 시선에는 호감이 가득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간 그토록 풍운객잔을 핍박해오던 와호방까지 이렇게 알아서 기고 있지 않은가?


담혁건은 생선을 뜯어먹는 고양이처럼 연신 흐뭇한 탄성을 터뜨리며 만찬을 즐기고 있었다.


그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적예원의 얼굴에 호기심이 가득해졌다.


“한데 사부님!”


“또 왜?”


“본래 도사님들은 주로 채식을 하지 않나요?”


“누가 그런 터무니없는 소릴 하더냐?”


“터무니없는 소리가 아니라요, 보통은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도사도 사람인데 어찌 풀만 먹고 살 수가 있겠느냐?”


“그치만 사부님께선 거의 고기만 드시잖아요?”


“뭐야, 지금 시비 거는 거냐?”


“시비라뇨? 그냥 궁금해서 여쭤보는 것뿐인걸요.”


“요즘은 돈도 잘 버는 걸로 아는데, 먹는 것 가지고 치사하게 정말 이러기냐?”


“오해하진 마세요. 너무 과식을 하시는 듯하여 걱정스러워서 드리는 말씀이에요. 그간 겪어본 결과, 사부님께선 솔직히 먹는 것에 너무 집착하시는 면이 없잖아 있거든요.”


“너도 육십 년 동안 이끼나 벌레만 먹어봐라. 그런 소리가 나오는지.”


고기를 한가득 입에 물어 우물거리면서 자그마하게 내뱉는 담혁건의 혼잣말이었다.


“네?”


“아니다, 아무것도. 아무튼 곤륜파 재건이라는 목표를 제외하면 하루하루 먹는 낙으로 살고 있는 나한테 다시는 먹는 것 가지고 시비 걸지 말거라. 알겠느냐?”


“시비 거는 게 아니라요…….”


“어허!”


“칫, 알았어요.”


***


저녁 식사를 맛있게 끝마친 담혁건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산보에 나섰다.


워낙 손님이 많아져서 소소나 소호도 그와 동행할 형편이 못되었다.


이미 화정 일대의 지리에도 충분히 익숙해진 만큼 구태여 길잡이가 필요하지도 않았다.


이 때문에 요 며칠간은 줄곧 혼자서 산보를 즐겼고,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화정의 이곳저곳을 구경하던 그가 인적이 드문 고을 어귀의 숲 속을 통과해 갈 때였다.


시커먼 야행복 차림에 복면까지 착용한 무인들 십여 명이 주위의 덤불에서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담혁건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조금의 동요도 없었다. 오히려 하품까지 하면서 첫말을 건넸다.


“다들 고생했다! 나 때문에 한참이나 그렇게 처박혀서 숨죽이고 있었을 테니 말이다.”


담혁건의 천연덕스러운 너스레에 복면인들은 당황했는지 멍하니 서 있을 따름이었다.


하지만 금세 그들을 통솔하는 우두머리로 보이는 복면인이 차분히 대꾸했다.


“대단한 고수라더니, 역시 매복도 쉽게 알아차리는군. 하지만 그렇게 여유를 부릴 상황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너는 지금 산공독에 중독되어 내공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지.


평소의 네 무위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지금의 넌 우리한테 상대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아까 객잔에서 내가 먹은 음식에 들어 있던 산공독을 일컫는 것이냐?”


“그, 그걸 어떻게……. 아니, 그보다 독이 든 걸 알고서도 그렇게 맛있게 깡그리 먹어 치웠단 말이냐?”


“그깟 산공독쯤이야 나한텐 양념이나 다를 바 없지.”


“허세 부리지 마라. 소량이면 몰라도 무대책으로 그렇게 많이 먹은 이상, 중독되지 않았을 리 없다.


사실 네가 복용한 산공독은 제력산(制力散)이라고, 원래는 한 시진 정도만 내공을 금제한다.


하지만 우린 그 제력산을 특별히 정제하여 효능을 열 배 이상 증강시켰다. 그러니 최소한 열 시진 이상은 전혀 내공을 사용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순순히 항복하고 우릴 따라간다면 죽이지는 않겠다.”


“혹시 광망파에서 왔느냐?”


“…….”


“어차피 너흴 따라가면 너희 두목을 만나게 해줄 것이 아니냐? 한데 이제 와서 숨길 게 무엇이냐?”


“그럼 항복하겠다는 뜻이냐?”


“어디 출신인지 말해주면 생각해보마.”


“네 예상대로 우린 광망파의 무인들이다. 그리고 나는 광망파 양대 호법 가운데 하나인 진경명(陳炅明)이다.”


“오오! 역시 그렇단 말이지? 드디어 와주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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