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청월 도서 목록

회귀한 유니크 플레이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이청월
작품등록일 :
2023.02.15 21:18
최근연재일 :
2024.04.24 19:00
연재수 :
308 회
조회수 :
26,421
추천수 :
1,329
글자수 :
1,746,497

작성
23.02.15 21:22
조회
961
추천
13
글자
11쪽

1부 2화) Episode1. 지하철(2)

DUMMY

[1부: 인간세계 편]

[Episode1. 지하철(2)]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수는 많았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별 볼일 없는 몬스터였다.


속도는 그럭저럭 빨랐다만, 달려드는 것밖에 할 줄 몰라서 가볍게 워밍업 하는 느낌으로 처리할 수 있었다.


단숨에 이블아이 무리를 처리한 최성수는 곧장 선로로 뛰어들어 신길역을 향해 걸었다.


신길역 방향으로 대충 20분쯤 어두운 선로를 따라 걷자, 전방에서 사람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

《신길역》


역으로 들어서자 중년 남성 두 명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최성수를 발견한 남자들은 흠칫하고 놀라며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 응? 뭐야, 어디서 온 거지?"



50대 중후반은 되어 보이는 주름진 남자의 얼굴에는 당최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 엿보였다.



"저는 영등포역에서 왔습니다."


"영등포역? 영등포역에 아직도 사람이 있었나?"



'있었나? 영등포역에 있던 사람들이 이쪽으로 왔다는 건가?'


영등포역에 사람의 흔적은 있었기에 사실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자네에겐 미안하지만, 신길역에는 더 이상 공간이 없어."



'대충 예상은 했다.'


최성수는 역 안으로 올라가 주변을 쓱 훑었다.


'이 정도면 대충 10명 정도려나? 사람을 받으면 식량이 부족해지니 그런 거겠지.'


딱히 이들에게 뭐라 할 마음은 없었다. 자신 같아도 외부인을 받는 건 꺼릴 테니까.


최성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전 바로 '대방역'으로 갈 거니까요."


"대방역? 이봐, 자네.. 몬스터들이 무섭지도 않은가? 대방역으로 가는 길에는 몬스터가 진을 쳐놨다고! 우리도 여기 갇혀있는 신세란 말일세!"



'몬스터가 진을 쳐놨다라, 근처에 던전이라도 있나?'


남자의 말을 한 귀로 흘린 최성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뭐 일단은 알겠습니다. 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이봐! 자네가 그렇게 가서 죽어버리면 내가 어떻겠나! 이곳에 있어도 되니 제발 그쪽으로는 가지 말게!!"



최성수는 다시 한번 가볍게 목례를 하고는 그대로 선로를 따라 대방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봐!!"



남성은 점점 멀어져 가는 최성수를 애타게 불렀지만, 최성수는 아랑곳하지 않고 천천히 선로를 따라 걸었다.


그렇게 대방역으로 가려던 찰나, 갑자기 떠오른 메시지가 시야를 가로막았다.



《서브 퀘스트 | 식인 벌레》

사방에 널리 퍼져있는 '퀴바퀴벌'을 전부 처치하시오.


[보상 : 500Eld]

[실패 : 사망]



모든 것이 리셋되고 처음 업데이트가 된 퀘스트에 미소가 드리워졌다. 하나 미소는 보상을 보고 바로 시들었다.


'500엘드..?'


달팽이를 최소 100마리 정도는 잡아야 얻는 게 500엘드지만, 예전 그에게 500엘드는 숨만 쉬어도 벌리는 양이었다.


하지만 보상 말고 정말 눈에 띄는 건 따로 있었다.


'실패 시 사망? 메인도 아니고 고작 서브 퀘인데 실패 페널티가 사망이라고?'


퀘스트의 종류는 네 가지로 나눠진다.


가장 많이 일어나고 클리어가 쉬운 '서브 퀘스트'.


보통 게임 속에서 엔딩을 보기 위해 필수적인 '메인 퀘스트'.


태고의 존재와 연관되어 있는 '신화 퀘스트'까지.


대체 어떤 몬스터길래 퀘스트까지 뜬 건지는 모르겠지만, 평범한 몬스터가 아닌 건 확실했다.


도망쳐야 하나 맞서야 하나 고민하는 와중 ​이블아이와는 다른, 나뭇가지로 바닥을 쓰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퀴바퀴벌] (Lv5)


어두운 선로 안에서 따라 바퀴벌레를 닮은 벌레 한 마리가 기어 나왔다.


보통 바퀴벌레보다 다섯 배는 더 크고, 끔찍한 모습이었다.


주둥이에는 녹색의 진물이 뚝뚝 흘러내렸고, 눈깔은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붉은색을 띠었다.



"전부라고 하지 않았나? 일단 죽여볼까."



말이 끝나기 무섭게 퀴바퀴벌은 날개를 펼쳐 언제든지 날 수 있게 준비했다. 최성수가 한발 다가가자 날개를 완전히 펼쳐 곧장 최성수를 향해 날아들었다.


진물이 흐르는 아가리를 쩍 벌려 최성수의 왼팔을 와그작하고 씹어버렸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물린 곳은 따갑기만 하고 아프지는 않았다.


기분이 매우 더럽고 역겹다는 것만 빼면 아무 문제가 없을 정도로 약한 공격이었다.


퀴바퀴벌이 팔을 물고 떨어지지 않자, 사시미를 역으로 쥐고 그대로 머리를 관통해 즉사시켰다.


벌레를 팔에서 떼내고 벽으로 집어던지자 와그작 하는 소리와 함께 몸 전체가 터져나갔다.


죽은 걸 두 눈으로 확인했음에도 께름칙한 느낌을 떨쳐낼 수 없었다.


'왜 성공이 안 되는 거지? 안쪽으로 가면 더 나오나?'


가만히 서서 생각하는 등 뒤로 아까와 같은 나뭇가지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에 놀란 최성수는 뒤를 돌았고,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꽤나 흥미로웠다.


치지지직.


벽에 처박혔던 퀴바퀴벌이 두 마리로 분열하고 있었다.


'이래서 퀘스트가.. 아냐, 오히려 잘 됐어.'


퀴바퀴벌의 공격은 최성수에게 피해를 입히지 못한다. 그럼 결국 수만 많던 이블아이랑 별 다를 게 없다는 소리다.


덜렁거리는 사시미를 강하게 움켜쥔 최성수는 불쾌하게 생긴 벌레들을 하나하나 차례대로 썰어나갔다.


10여 분 후.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후우.. 대체 얼마나 잡은 거야?"



['서브 퀘스트', '식인 벌레'를 성공하였습니다!]

['500Eld'를 획득하였습니다!]


생겨먹은 것과 이름대로 바퀴벌레 같은 몬스터였다.


엄청난 증식 속도를 지닌 바퀴벌레처럼, 죽은 바퀴들은 어마어마한 속도로 증식을 했다.


방금의 전투 아닌 전투로 사시미도 결국 제 모습을 갖추지 못하고 부서졌다.


상당한 피로도가 쌓였지만, 대방역까지 최고속도로 달리면 5분 정도.


최성수는 어벙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이들을 힐끗 쳐다보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곧장 대방역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렸다.




*

《대방역》


신길역에 있던 남성의 말대로 대방역에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모양이었다.


단숨에 역 안으로 올라간 최성수는 바닥에 흩뿌려져 있는 라면봉지를 발견했다.


주변에 널브러져 있는 라면 부스러기들이 눅눅하지 않은 걸 보니 최근까지 누군가 있었던 것 같았다.


아니, 지금도 어딘가에 숨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혹시 누군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일부러 잘 들리도록 혼잣말을 했다.



"피곤하기도 하고 배도 고프니까 오늘은 그냥 여기서 자야겠네."



캐리어에서 코펠과 버너, 라면 두 봉지와 물, 젓가락을 꺼내 바닥에 세팅했다.


약간 구석진 곳에 있으니 체온도 조절돼서 꽤 괜찮은 장소인 것 같았다.


'내일은 최소한 '용산역'까지는 가야 해.'


쉬지 않고 간다면 서울역까지 갈 수 있겠지만, 몬스터가 언제 어디서 나올지 모르니 최대한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부스럭.


물을 끓이려는 그때, 반대편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사람인지 몬스터인지는 아직 모르지만, 숨어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의도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다.


'지금 당장 무기로 쓸만한 건 코펠 정도.'


[작은 냄비] (일반)

[소량의 음식을 조리할 때 유용한 냄비다.]


코펠의 손잡이를 부술 듯 쥐며 천천히, 하지만 신속하게 소리가 난 곳으로 걸어갔다.


소리가 난 곳은 기둥, 기둥 옆으로 무언가 보였다.


그곳에 무언가 있다는 걸 깨달은 순간, 곧바로 달려가 코펠을 머리 위로 치켜들었다.



"잡았..?"



기둥 뒤에 있던 건 몬스터가 아닌 사람이었다.


사람인 것도 놀라운데, 심지어 여자였다.


가까이 가서 상태를 살피니 그냥 잠이든 것이었다.


여기서 긴 시간 동안 소량의 라면으로만 버티고 있던 모양이다.


'선로 쪽에서 인기척이 들리니까 몸을 숨긴 건가?'


주변을 대충 훑어봤을 때 물병 같이 물을 마신 흔적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생라면으로만 연명한 목숨.


'죽일까.'


여자를 죽이지 않는다고 해서 해가 될 건 없지만, 죽인다고 얻는 것도 없었다.


'해를 가할 만큼 강해 보이지도 않고, 무의미한 살생은 하지 말자. 일단 깰 때까지 기다려 볼까.'


그렇게 시간은 흘러 어느덧 40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여자가 곡소리를 내며 일어났다.



"으.."


"깨셨습니까."



여자는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놀랐는지 괴성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으?! 누, 누구세요!?"


"소리 지르지 마세요. 주변에 있는 몬스터들이 들을 겁니다."



여자는 지금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는지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다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다, 당신은 누구세요..?"


"지나가던 사람입니다."


"어.. 그게.."



그걸 묻는 게 아니라는 듯 다시 입을 닫아버렸다.


최성수는 간단히 자신이 이곳에 온 이유에 대해 말해주었다.



"대방역을 지나가던 도중 사람의 흔적이 있어서 와봤습니다. 여기 꽤 장시간 있으셨던 거 같은데."


"아.. 네.. 일주일 정.."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배에서 소리를 지르는 것처럼 꼬르륵 소리가 요동쳤다. 여자의 얼굴이 조금 붉어졌다.



"아 그게.. 그.."



'배가 고플 만도 하지.'


최성수는 이곳저곳에서 모은 식량들이 많이 있는 상황이다.


사람 한 명쯤 배불리 먹이는 것 정도는 괜찮을 만큼의 양이었지만.


'캐리어에 먹을 게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걸 나눠주는 게 옳은 일일까.'


세상이 망해버린 상황에서, 자기 몸 하나 제대로 지킬 수 없는 상태가 돼버린 최성수는 괜히 손해 보는 짓은 하기 싫어졌다.



"배가 고프신가요?"



한참을 망설이던 여자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입을 열었다.



"... 네.. 조금요.."


"엘드 확인하는 법은 아시죠? 얼마나 있으세요?"


"에, 엘드요? 잠시만요​.. 1,023엘드.."



'생각보다 많지는 않네. 무기도 없이 생라면으로 버틴 사람치고는 많은 편인가?'


최성수는 자신의 캐리어를 가리키며 여자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제 코펠과 수저, 버너, 그리고 라면 두 봉지까지 드리죠."


"저, 정말요..?"


"다만, 전 손해 보는 장사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1,000엘드를 주신다면 다 드리도록 하죠."


"1.. 1,000엘드요..? 어.."



'이미 어느 정도 적응한 사람이라면 쌍욕을 하면서 필요 없다고 하겠지만, 이 사람 같은 경우는 다르지.'


최성수의 생각대로 여자는 굶은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고, 눈앞에 유혹에 반드시 넘어갈 것처럼 눈망울이 초롱초롱 해졌다.



"저.."



'넘어왔다.'


하지만 여자의 입에서 나온 말은 뜻밖이었다.



"1,000엘드는 못 드릴 거 같아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회귀한 유니크 플레이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주기 변경 (월수금19시) 24.04.24 7 0 -
공지 3부. 등장인물 간단 정보‐(02.06 업데이트) 23.11.16 85 0 -
공지 2부. 등장인물 간단 정보‐최종 업데이트 23.09.25 99 0 -
공지 1부. 등장인물 간단 정보‐최종 업데이트 23.09.25 129 0 -
공지 8월 추가) 설정집 23.04.25 105 0 -
공지 04.24수정) 월, 수, 금 19시 연재합니다. 23.02.15 142 0 -
308 3부 122화) Episode45. 최강의 조력자(6) 24.04.24 9 1 15쪽
307 3부 122화) Episode45. 최강의 조력자(5) 24.04.22 12 2 15쪽
306 3부 121화) Episode45. 최강의 조력자(4) 24.04.20 13 2 15쪽
305 3부 120화) Episode45. 최강의 조력자(3) 24.04.19 13 2 15쪽
304 3부 119화) Episode45. 최강의 조력자(2) 24.04.17 17 2 14쪽
303 3부 118화) Episode45. 최강의 조력자(1) 24.04.15 16 2 15쪽
302 3부 117화) Episode44. 다가온 죽음(8) [完] 24.04.13 15 2 14쪽
301 3부 116화) Episode44. 다가온 죽음(7) 24.04.12 13 2 15쪽
300 3부 115화) Episode44. 다가온 죽음(6) 24.04.11 17 2 14쪽
299 3부 114화) Episode44. 다가온 죽음(5) 24.04.08 20 2 14쪽
298 3부 113화) Episode44. 다가온 죽음(4) 24.04.07 21 2 15쪽
297 3부 112화) Episode44. 다가온 죽음(3) 24.04.06 17 2 14쪽
296 3부 111화) Episode44. 다가온 죽음(2) 24.04.03 14 2 14쪽
295 3부 110화) Episode44. 다가온 죽음(1) 24.04.01 17 2 13쪽
294 3부 109화) Episode43. 폭풍 후 맑음(10) [完] 24.03.30 16 2 17쪽
293 3부 108화) Episode43. 폭풍 후 맑음(9) 24.03.27 20 2 14쪽
292 3부 107화) Episode43. 폭풍 후 맑음(8) 24.03.25 20 2 13쪽
291 3부 106화) Episode43. 폭풍 후 맑음(7) 24.03.23 17 2 13쪽
290 3부 105화) Episode43. 폭풍 후 맑음(6) 24.03.21 17 2 13쪽
289 3부 104화) Episode43. 폭풍 후 맑음(5) 24.03.18 15 2 13쪽
288 3부 103화) Episode43. 폭풍 후 맑음(4) 24.03.16 19 2 13쪽
287 3부 102화) Episode43. 폭풍 후 맑음(3) 24.03.16 19 2 13쪽
286 3부 101화) Episode43. 폭풍 후 맑음(2) 24.03.14 20 2 13쪽
285 3부 100화) Episode43. 폭풍 후 맑음(1) 24.03.11 20 2 1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