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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하파의 서재입니다.

허균의 슬기로운 조선 혁명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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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하파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8.14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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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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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36화. 저, 전하께서도 이 사실에 대해 알고 계시는가?

DUMMY

36화. 저, 전하께서도 이 사실에 대해 알고 계시는가?




소금은 소금(小金)이라고도 불렸다.

작은 금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비쌌다는 소리다.

실제로 소금 1두(斗)는 쌀 1~2두와 교환될 정도였다.


“조선 초기만 하더라도 쌀값이 훨씬 더 비쌌지만, 15세기부터 시작된 급격한 인구 증가로 식염의 수요가 증대. 소금값이 폭등한 영향이지.”


이게 임진왜란이 지나고는 소금 1두에 쌀 2두 이상으로 올라갈 정도로 급등하게 된다.

전쟁으로 인해 염전이 파괴되면서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


게다가 선조는 이 사업이 안정될 때까지 일체의 세금을 걷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게 무슨 뜻이겠나.

여기서 번 막대한 수익은 고스란히 내 주머니 속으로 들어간단 이야기다.

돈도 벌고, 여기서 일하는 병사들의 훈련까지 함께 진행하니(수시로 물을 뿌리는 행위 그 자체가 훈련이나 다름 없었다)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

차곡차곡 쌓이는 곳간의 쌀을 보니 절로 마음이 푸근해진다.

자고로 곳간이 넉넉해야 인품 또한 넓어진다고 그랬다.


그럼 슬슬 두 번째 프로젝트로 넘어가 볼까나?

제주도의 말 사업 말이다.

말은 전쟁에서 군마로 쓰일 수 있는 건 물론.


‘평시에도 교통, 운송, 사냥, 왕실의 의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쓸 수 있지.’


기실 말이 없으면 중앙정부의 의견이 지방으로 전파될 수 없는 구조다.

어느 세월에 사람의 힘만으로 산을 넘고 강을 건너 이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겠는가.

말 사업에 고민하던 그때.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났다.

전주부사로 좌천된 김효원이 내가 하는 염전 일과 김지와 이순신의 화기 훈련에 시비를 걸고 나선 것이다.


#


<예부터 조선은 염간 이외의 자가 사사로이 사염을 운영하는 것을 제한하여 왔사옵니다. 허나 근래 들어 권세가나 양반 사대부 등의 염분 소유가 늘고 있으며, 염분이 있는 지역을 절수(折受) 받아 사점 하는 일이 늘고 있사옵니다. 이는 국가가 중하게 여기는 금송 정책에 반하는 일이며, 또한 국가가 독점하는 염분의 제조와 유통에 반하는 일이 오니 전하께서는 이를 널리 살피시어······>

<화약이란 본디 귀한 것으로 함부로 낭비할 수 있는 게 아니옵니다. 그런데 이를 실전도 아닌 훈련에서 마음대로 쓰게 한다면 실제 전쟁이 일어났을 때 아무런 쓸모가 없게 될 것이옵니다. 이는 나라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 오니······>


뭐지?

김효원은 우리 편 아니었어?

아버님과도 친분이 깊고, 원 역사에서는 망령공의 두 번째 장인이 되는 사람인데 하는 짓은 철천지원수가 따로 없다.

나는 망령공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그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본인은 붕당 형성과 관련한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지방으로 좌천되어 죽을 쑤고 있는데, 자기 편이라고 생각했던 아버님은 중히 쓰이고 있으니, 질투가 나서 그러는 것일지도 모르겠구나>

“하? 그렇게 속이 좁은 사람이었어요?”

<처음부터 속이 좁은 사람은 없느니라. 상황이 변해 억울함이 깊어지면 떼를 쓰기 마련인 법>


김효원은 붕당 분열의 원인을 제공한 인물로 평가받지만, 생전에는 청렴한 선비로서 주변 이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고 한다.

또한 바른말을 잘하고, 근엄하여 탐관오리들이 감히 그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는 기록도 있을 정도로 명망 높은 선비.

하지만 지금은 그저 떼쟁이 어른일 뿐이다.


“아무리 질투와 시기가 나도 그렇지. 이건 너무한 건 아닌가요?”


우선 그의 첫 번째 상소부터 자세히 살펴보자.

일단 사염을 운영하는 것을 국가에서 제한한다는 명제에서부터 틀렸다.


“제가 알기로 조선 정부는 건국 초기부터 민간의 염분 소유 및 소금 생산과 판매를 허용해 왔어요. 물론 권세가나 양반들의 염분 소유를 원칙적으로 금하긴 했지만, 이것도 이 시기 들어선 워낙에 많은 권세가가 그들 소유의 사염분을 늘려간 까닭에 결국에는 현실을 수용하여 세금을 거두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정했잖아요?”

<네 말이 맞다. 장인께서 흥분해서 잘 알아보지도 않고 이야기를 꺼내신 것 같구나>

“그게 끝인가요? 금송 정책에 반하긴 뭘 반한다는 겁니까? 나무 한 그루 뽑지 않고, 소금을 만들고 있는데. 그리고 뭐? 화약을 함부로 쓰면 안 된다고? 하. 훈련 없이 어찌 실전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단 말입니까?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 발언이네요.”

<자네가 염초밭을 조성해서 화약을 얻고 있단 사실을 모를 테니, 그로서는 충분히 주장할 법한 이야기지>


아니 이 사람이. 지금 누구 편을 드는 겁니까?

망령공으로서는 본인의 장인이자 위기에서 여러 번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기도 할 테니 대놓고 그를 욕하는 게 곤란할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순 없어요. 이에 반박하는 상소를 올려야겠습니다.”


하지만 망령공은 그냥 내버려두라고 그랬다.


<무슨 일을 하든 불만을 가지는 세력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냥 내버려두거라. 첫 번째 상소의 경우 조정에서도 그게 말이 안 되는 소리라는 걸 단박에 눈치챌 테고, 두 번째 상소의 경우에도 전하께서 직접 하명하신 일이지 않으냐. 해봤자 훈련량을 줄이라는 정도로 그칠 테니 네가 여기에 힘을 뺄 필요는 없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 이상 쓸데없는 소리를 하면 가만히 두지 않을 겁니다. 망령공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저와는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이니까요.”


하여간 별 날파리 같은 게 다 달라붙어서 사람 귀찮게 한다.

뭐만 하면 날조와 선동이 디폴트값이니 나라가 제대로 돌아갈 리가 있겠는가.

실제로 조선의 관리들은 툭하면 적대 세력의 파직하라는 상소에 의해 관직을 오래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심지어 망령공은 불경을 외웠다는 이유만으로 삼척부사로 부임한 지 13일 만에 파직을 당한 일이 있을 정도였지.’


몇 년씩이나 장기간 관찰사로 근무하는 아버님이 실로 대단할 따름이다.


#


김효원은 무시한 채 어떻게 하면 제주도의 말 사업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던 찰나.

기어코 사건이 일어나고 만다.

이순신이 전주 병영에서 병사들을 훈련하고 있던 어느 날.

김효원이 직접 이곳에 나타나 행패를 부렸던 것이다.


“화약 아까운 줄 모르고, 어찌 이리 마구잡이로 화기를 사용한단 말인가! 너희가 진정 조선의 병사들인지 모르겠구나!”


하지만 이곳의 총책임자인 김지는 김효원보다 품계가 더 높았다.

병마절도사인 김지는 종2품이었고, 대도호부사(大都護府使)도 아닌 도호부사(都護府使)인 김효원의 품계는 종3품이었으니까.


“부사께서는 어찌 남의 영역에 함부로 찾아와서는 행패를 부리시는가.”


근엄한 훈계에도 김효원은 물러서지 않았다.


“전하께도 몇 번이나 상소를 올렸지만, 아무런 기별이 없어 내 직접 찾아왔소. 병사께서는 화약의 소중함을 진정 모르신단 말이오?”


김효원의 깽판이 이어지자 김지는 귀찮다는 듯 이런 말을 던졌다.


“화약은 충분하오.”

“그게 무슨?”

“더 자세한 이야기는 신안에 있는 허균을 찾아가 그에게 직접 듣도록 하시오. 만약 이 이상 행패를 부린다면 아무리 부사라고 하더라도 군법에 의거. 죄를 물을 것이오.”


김효원은 씩씩거리며 그 길로 신안에 있는 허균의 집을 찾았다.


“이리 오너라.”


마침, 방 안에서 망령공과 함께 헌마공신 김만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전주부사가 아니십니까? 이 시각에 여긴 어쩐 일로?”

“병사로부터 화약이 충분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네. 그게 무슨 뜻인가?”


당장이라도 날 잡아먹을 것처럼 노려보는 김효원.

나는 절레절레 고개를 젓고는 돌이를 불렀다.


“돌이야.”

“네, 데련님.”

“부사께 염초밭을 보여드리거라.”


염초밭이라는 말에 김효원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염초밭이라고?”

“말로 설명하기 보다는 직접 보시는 게 빠를 겁니다. 가시죠.”


우리는 교외에 있는 염초밭으로 나갔다.

지붕까지 설치되어 있는 염초밭을 본 김효원이 그 즉시 코를 막고 인상을 찡그린다.


“고약한 냄새로다. 대체 여긴 뭐 하는 곳인가?”

“염초밭입니다. 이곳에서 직접 염초를 생산하고 있죠.”

“그런 게 진정 가능하단 말인가? 염초는 중국에서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을······.”

“아뇨. 지금은 자체 생산이 가능합니다. 명나라에 있던 금서를 비밀리에 입수하여 염초 제조법을 터득하였으니까요.”

“저, 전하께서도 이 사실에 대해 알고 계시는가?”


나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아직 성과가 확실히 난 게 아니라서 지켜보는 단계입니다.”

“그, 그럴 수가. 그럼, 지금 화기 훈련에 쓰이는 화약은?”

“네. 전부 제가 만든 염초를 통해 만든 화약으로 기존의 것은 아닙니다.”


김효원은 한동안 말없이 염초밭을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의구심이 서려 있었지만,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듯했다.


“이것이 정말 가능하단 말인가?”


그가 다시 묻자 나는 차분히 답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이미 첫 성과가 눈에 띌 만큼 진전이 있었습니다. 부사님께서 이끌어 주신다면, 더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김효원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표정에는 약간의 망설임이 남아 있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납득한 것처럼 보였다.


“실례했네. 내 그런 것도 모르고 괜한 논란을 자초했구려.”


오. 생각보단 괜찮은 사람인데?

고금동서를 통틀어 자기 잘못을 사과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다.

오히려 적반하장격으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


‘과연. 썩어도 준치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군.’


나는 빙그레 웃으며 괜찮다고 말했다.


“충분히 오해를 살 만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과하셨으니 문제없습니다.”

“이 빚을 어찌 갚을 수 있을 것인지.”


김효원은 그 말을 끝으로 등을 돌려 떠나려고 했다.

그가 떠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나는 급히 그를 돌려세웠다.


“잠시만요.”

“응? 무슨 할 말이라도?”


나는 잠시 망설였다.

안 그래도 조총과 승자총통의 보고를 늦게 해서 질책을 받은 터에, 이 일까지 문제가 된다면 선조가 나를 어찌 대할지 알 수 없었으니 말이다.

마음속으로 심호흡하며 그를 설득하기 위해 천천히 입을 열었다.


“혹시 이 일을 부사께서 맡아 조정에 보고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내가 말인가?”

“네.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 염전 일만으로도 힘이 벅차 여기에 신경을 쓸 여력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해서 말인데, 부사께서 이 일을 직접 맡아주신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만. 어떠십니까?”


지금까지는 돌이와 진걸이, 필동이가 이 일을 주관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세 사람만으로는 힘이 벅찬 게 사실이다.

녀석들은 그 밖에도 나의 수족으로서 해야 할 일들이 많았으니까.

게다가 내가 또 이 일에 직접 엮여있는 것보다는,


‘지방에 좌천된 김효원을 끌어들여 그에게 일부 공을 넘기는 게 더 낫겠지. 그로서도 이 일을 통해 선조에게 점수를 따게 될 테니 손해 볼 게 없을 테고.’


김효원은 곰곰이 생각하는 것 같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네. 자네에겐 빚이 있으니 내 그러도록 하지. 이 일에 대한 보고와 관리는 내게 맡겨도 좋네.”

“고맙습니다, 부사. 이에 대해서는 제가 사람을 보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김효원은 진지한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


“화약이란 본디 나라의 근본이나 마찬가지일세. 이를 자체 생산할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 큰 보국(保國)이 어디 있겠나. 내 반드시 이 일을 성공시키고야 말겠네.”


첫인상이 그리 좋진 않았지만,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란 말이지.

그러니 망령공이 그의 딸과 결혼한 것이겠지만.


#


한편, 그 무렵.

장현광은 능력을 인정받아 빠르게 승진.

종6품 주부에서 정6품 예조좌랑(禮曹佐郞)에 오를 수 있었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자신을 하대하던 후배들보다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간 것이다.


장현광은 임금에게 사은(謝恩, 은혜를 감사히 여겨 사례하는 것)하러 대궐에 갔다가 임금이 외출 중이었던 관계로 상번(上番)과 함께 앉아서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때마침 하번(下番)을 맡은 후배들이 대간의 말을 접수해서 상번에게 알리려고 들어왔다.

후배들은 상번과 같이 앉아 있는 장현광을 보더니 잠시 머뭇거리다가 결국에는 그에게 엎드려 절하고는 다 아뢴 뒤에 그곳을 빠져나갔다.

이전에 보이던 까칠함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말이다.


장현광의 얼굴에 비로소 웃음이 보인다.

자신을 괴롭히던 후배들이 이제야 자신을 인정하고 머리를 조아렸으니 말이다.

한편으로는 처남인 허균의 덕을 본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처남이 주도하는 염전 일로 내게도 알게 모르게 혜택이 있었겠지. 만약 처남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빠르게 승진할 순 없었을 것이다.’


만약 승진하지 못했더라면 여전히 후배들의 발아래서 괴로워했을 터.

그는 마음속 깊이 허균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고는 이날 있었던 이야기를 아내에게 들려주었다.

아내는 작년에 태어난 아기를 품에 안고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실로 통쾌한 일입니다.”

“하하. 실로 그러하오. 그건 그렇고, 처남이 신안에서 직접 생산한 염분을 보내왔다던데 맛이 어떻소?”

“짜지 않고 달더군요. 뒷맛 또한 쓴 맛이 아니라 감칠맛이 나고, 화한 느낌이 한동안 입안에 머물다가 떠났습니다. 아주 품질이 좋은 염분이었습니다.”

“과연. 대과도 보지 않고, 관직에 오른 처남이오. 필시 나라의 기둥으로 자라겠지요.”


허초희는 그 말이 맞다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렇게 말했다.


“균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간만에 한양으로 올라오라고 하면 어떨까요?”

“지금 무척이나 바쁘다고 들었소만, 괜찮겠소?”

“균이는 운이(雲)가 태어났을 때 잠시 얼굴을 보고는 이후 제대로 본 적이 없습니다. 동생의 얼굴이 그립습니다. 이참에 한양으로 초대해 조카를 보게 하는 게 모두에게 이롭지 않겠습니까?”

“하하. 조카 자랑을 하겠단 말씀이요? 부인 생각이 그러시다면 나도 동의하오. 부인 편할 대로 하시구려.”


이에 허초희는 동생에게 짧은 편지를 한 통 썼다.

한자가 아닌 언문으로 쓴 시였다.

제목은 다소 직설적이지만, 동생을 그리며.


<어둠 속에 뜬 달이 어찌 밝아

한밤중에 홀로 시름 깊어라

바람결에 머리카락 흩날리며

남쪽 하늘 너를 향해 부르노라


천리 먼 길 갈 수 없어 애달파

고운 얼굴 꿈속에서도 못 만나

내 마음속 깊은 한숨 터져 나와

눈물로 너의 길을 적시노라>


이걸 본 허균은 그 즉시 만사 제쳐놓고 자신을 보러 한양으로 올라올 게 틀림없다.

이토록 애달픈 그리움을 시로 표현하였는데, 매정하게 나올 동생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균아. 보고 싶구나.’


허초희는 품 안에 잠든 아기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고는 동생을 생각했다.

부디 이 아이도 동생처럼 훌륭한 인물로 자라줘야 할 텐데 하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작가의말

조선 초만 해도 소금 5두를 쌀 1두와 교환했으나, 의염색이 설치된 후에는 소금 1~2두를 쌀 1두와 교환하게 되었습니다. 의염색 설치 이후 소금 가격이 폭등하며 염귀현상까지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세종은 결국 의염색을 혁파했고, 임진왜란 등 전쟁 시기를 제외하면 소금 가격은 비교적 잘 관리되었습니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국토 유실로 인해 소금값이 폭등했습니다.)


소금값은 18세기 들어 다시 폭등했는데, 이는 소금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이앙법의 보편화와 전국적인 대동법 시행으로 쌀 생산량이 급증했습니다. 이로 인해 밥 소비량이 늘었고, 반찬에 사용되는 소금의 수요도 덩달아 증가했습니다.


둘째, 17세기 이후 향교와 서원의 급격한 증가로 유교 의례가 보급되면서 제사가 많아졌고, 제사 음식인 생선 등을 보존하기 위해 소금 소비가 늘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소금값 폭등 결과 대체 양념으로 고추가 도입되었다는 것입니다. 16세기 이후 국내에 소개된 고추는 처음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18세기 소금 가격이 급등하면서 대체제로 급부상했습니다. 그 결과, 이전에는 단지 소금물에 절이던 김치에 고춧가루가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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