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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하파의 서재입니다.

허균의 슬기로운 조선 혁명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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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하파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8.14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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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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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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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33화. 나는 아무것도 없는 빈털터린데

DUMMY

33화. 나는 아무것도 없는 빈털터린데




가주인 이이가 초헌관(初獻官, 제사에서 대표격이 되는 사람)이 되어 공자를 비롯한 성현에게 분향하고, 폐백을 올리는 의례가 진행되는 가운데.

나는 뒤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여성들을 주의 깊게 관찰했다.


‘흐음. 누가 이이의 딸이지?’


어딜 감히 신성한 의식에 여성들이 기웃거리는 거냐고?

아니다.

그건 조선 후기에 이르러 가부장제가 강화되면서 남자와 여자의 공간이 분리되어진 것뿐.


‘원래라면 집안 여자들도 모두 제사에 참여했지.’


성리학의 기본 예법서인 주자가례(朱子家禮)에서도 제사에는 주부(主婦).

그러니까 제사를 지내는 주인의 부인이 무척이나 중요하다고 나와 있다.

주부는 주인에 버금가는 역할을 했는데 술을 따르고 절을 하는 등 사실상 주인과 함께 제사를 진행하곤 했다.

그 밖의 여성들도 부엌에서만 한정되지 않고 자유로이 돌아다니며 제사에 관여했다.


이곳저곳을 관찰하며 이이의 딸을 찾아보던 그때.

한 여성이 시야에 들어온다.

단아한 얼굴에 은은한 미소를 띠고는 주변을 조용히 살피며 제사를 돕는 모습은 이미 성숙한 여인의 풍모를 풍기고 있었다


‘작은 손짓 하나에도 품격이 묻어있고, 차분한 눈빛으로 주변을 지켜보는 모습은 마치 어린 나이에도 이미 가정을 이끌어갈 준비가 된 여인의 모습 같군.’


나는 슬그머니 옆에 있는 사람에게 물었다.


“말 좀 묻겠습니다.”

“뭘 말이냐?”

“혹시 저기 보이는 여성이 율곡 선생의 장녀입니까?”


그는 그게 맞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네. 그녀가 선생의 서장녀일세. 딱하기도 하지. 저렇게 용모도 곱고, 단정한 아이가 하필이면 정실이 아닌 측실의 소생일 게 뭔가.”


그렇단 말이지.

나는 이후에도 그녀의 행동을 예의주시하며 자세히 살폈다.

행동 하나하나에 흐트러짐이 없고, 어린 나이에도 주변을 통솔하며 제사를 돕고 있는 게 여간내기가 아니다.

현모양처의 표본이라고나 할까?


‘저 정도면 뭐 합격인가?’


누이처럼 연예인 뺨치는 미녀라고 하긴 어려우나 저 정도면 미모로도 상위 10%.

충분히 훈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만족스러운 웃음과 함께 제사가 끝날 때까지 이곳에 남아 그녀를 지켜보았다.


‘내가 결혼이라니.’


망령공의 몸에 들어오기 전만 하더라도 연애 한 번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는데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여하튼 저런 여성이 내 신붓감이라면 이보다 더 나은 선택지는 없을 것이다.

미래의 부인이시여.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


한편, 허엽을 따라 전라도로 옮겨온 김지는 경상 좌병사에서 전라 병사가 되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영전했다고도 볼 수 있다.

경상도의 경우 평안도와 함께 국방상의 이유로 관찰사가 예겸하는 겸병사 이외에 전임병사가 2명씩 있었지만, 이곳 전라도의 경우에는 전임병사가 1명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김지는 그것에 만족하지 않고 부지런히 화기를 개량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


“개량은 이만하면 된 것 같고. 이제 실제 사격을 해봤으면 좋겠는데 괜찮으려나?”


다행히 화약은 충분히 준비되어 있었다.

어디서 구했는지 허균이 염초를 대량으로 조달해 주었으니 말이다.

문제는 이걸 실제로 외부에서 사용해 보는 일.

뭐든 그렇지만, 아무리 완벽하게 개발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이걸 사용하면서 실험해 보지 않는다면, 제대로 개발이 완료되었는지 확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화약 터지는 소리가 장난 아닐 텐데, 어디서 실험을 해봐야 할지 모르겠군.”


조총은 물론이고 승자총통 또한 폭발하는 소리가 엄청날 것이다.

김지는 고민 끝에 믿을만한 병사 몇 명과 함께 배를 타고 하섬(鰕島) 이란 곳을 향했다.

육지에 가까이 붙어있는 섬으로 섬의 모양이 새우가 웅크리고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서 새우 하 자를 써서 하섬이라 불리는 곳이다.

김지는 모래사장이 있는 육지 쪽. 그러니까 동쪽에 배를 대고선 섬을 가로질러 반대쪽인 바다 쪽, 즉 섬의 서쪽 끝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병사 영감. 어찌하여 이런 곳까지 오신 겁니까?”


부하 중 한 사람의 물음에 김지는 피식 웃으며 준비해 온 화기를 꺼냈다.


“이건?”

“내가 경상 좌병사로 있을 당시 개발한 무기일세.”

“총통(銃筒)으로 보입니다만, 무척 크기가 작군요. 이게 대체 뭡니까?”

“이건 조총이란 무기고, 저건 승자총통이란 무기네.”

“조총? 승자총통? 둘 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군요.”

“그럴 테지. 아직 외부에 공개한 적은 없으니까. 그건 그렇고, 이걸 여기에서 시험해 보고 싶으니 나 좀 도와주게나.”


부하들은 여부가 있겠냐며 김지를 도왔다.

전라도의 무관들에게 있어 불가능할 것만 같던 군기를 바로 잡은 경상도 출신 무관들은 존경의 대상이었으니 말이다.

얼마 전에는 전라 우후가 군기를 정비하겠다며 밑에 병사들을 가혹하게 독촉한 일이 빌미가 되어 난이 일어날뻔한 적도 있지 않나.


“우선 이것부터 실험해 보지.”

“승자총통 말씀이로군요.”

“그래. 이건 내가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걸 다 직접 만든 무기일세.”

“그럼, 저 조총이란 건 다른 겁니까?”


김지는 빙그레 웃으며 이에 대답하지 않았다.


“먼저 총통 안에 화약과 쇠 탄환을 장전하게나. 아. 화약과 탄환 사이. 그리고 마지막에도 진흙을 일부 넣는 게 좋을 걸세.”

“진흙이라고요? 이유가 있습니까?”

“그래야 폭발하는 화약이 밖으로 새지 않을 테니까 말일세.”


그러자 밑의 부하 중 한 명이 이상하다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원래는 격목(나무 장치)를 끼워 넣지 않습니까?”

“맞네. 하지만 그건 화살을 이용하는 총통을 쓸 때나 그렇고, 이건 다르네. 적이 코앞에 있는데 어느 세월에 격목을 구해서 집어넣고 있겠나. 근처에서 구하기 쉬운 진흙을 다져 넣기만 하면 되네.”


부하가 총통 안으로 화약과 진흙. 그리고 탄환을 장전하자 김지는 이걸 직접 손에 들고는 큰 소리로 외쳤다.


“이제 불을 붙일 걸세. 모두 귀를 막으시게나!”


오래지 않아 불을 붙인 심지가 타들어 가면서 화약이 터졌다.


퍼벙!!


천지를 뒤흔드는 굉음과 함께 쏟아지듯 터져 나오는 불꽃.

사방으로 메케한 화약 냄새가 장난 아니다.


다만 바다를 향해 발사하였기 때문에 화력을 확인하긴 어렵다.

부하 중 몇 명은 귀를 틀어막은 채 뒤로 엉덩방아를 찧었고, 일부는 넋이 나간 듯 멍한 표정을 지었다.

또한 일부는 두려움에 휩싸인 눈빛으로 김지를 바라봤다.


이에 반해 김지는 가슴속 깊이 스며드는 흥분을 주체하기 어려웠다.

이 무기가 전장에서 적을 압도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김지는 이번은 섬 중심부를 향해 두 번째 사격을 개시했다.


퍼벙!


우지끈.


앞에 있는 나뭇가지가 박살 나며 일부는 나무의 몸통에 박혔고, 일부는 주변을 벌집으로 만든 뒤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김지는 만족스러운 얼굴을 하고선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확실히 근접전에선 이놈만 한 무기가 없단 말이지.”


부하들이 얼이 빠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이번에는 조총을 실험해 봤다.

마찬가지로 직접 총을 들고 나무를 향해 발사해 본다.


탕!


폭발음은 핸드 캐논이나 마찬가지인 승자총통에 비할 바 아니었으나, 정확도는 승자총통보다 훨씬 더 뛰어났다.

조준한 나무의 중앙에 정확히 총알이 박혀있었던 것.


“허허. 이 정도면 갑옷을 입고 있는 장수도 충분히 무력화시킬 수 있겠구나.”


가볍게 박힌 정도가 아니라 꽤 안을 관통하여 들어갔는데, 속도 또한 빨라서 발사 과정이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게다가 승자총통을 쏠 때보다 훨씬 더 뒤에서 발사하였음에도 사거리가 길었다.


승자총통과 조총의 화력을 실제 두 눈으로 확인한 김지는 병영(兵營)으로 돌아왔다.

그는 오늘 함께 따라간 부하들에게 이에 대해서는 철저히 비밀을 유지해 달라며 거듭 당부했는데, 왜냐하면 허균의 주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말라고 말이다.


이들을 믿어도 괜찮겠냐고?

아마 그럴 것이다.

승자총통과 조총의 위력을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한 병사들은 벌벌 떨며 자신을 단순한 상관이 아니라, 신뢰할 수 밖에 없는 전장의 영웅으로 바라보곤 했으니까.


#


신붓감을 확인하고 전주로 내려왔더니, 김지가 급히 나를 찾는다.


“무슨 일이십니까, 병사.”

“화기 실험이 끝났네. 결과는 대만족일세. 하하.”


응? 그새를 못 참고 외부로 나가 화기를 실험해 본 건가?

나는 미간을 좁히며 이렇게 말했다.


“괜찮겠습니까? 조정에 보고하지도 않은 일입니다.”

“하하. 뭐 어떻겠나.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한 일도 아니지 않나. 게다가 나는 오래전부터 화기를 개발하는 일에 전념한 사람이니 위에서도 뭐라고 하진 않을 걸세. 오히려 이런 걸 다 개발했냐며 칭찬하지 않겠나?”


그건 그렇지만, 가급적 이 일은 마지막 한 수로 아껴두고 싶단 말이지.

아직은 임진왜란은커녕 니탕캐의 난도 일어나기 전이니 이걸 벌써 공개해서 논란을 자초하고 싶진 않았다.


“실험은 좋으나 가급적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써주시기 바랍니다. 괜한 논란을 자초해선 안 될 것입니다.”

“물론일세. 그건 그렇고 이번에 직접 두 화기를 비교하면서 실험해 보니, 확실히 장단점이 명확하더군.”

“어떻게 말입니까?”

“승자총통은 근거리에선 적수가 없을 정도로 빼어난 화력을 선보였네. 다만.”

“다만?”

“다소 사거리가 짧고, 지향사격밖에 할 수 없어 정확도가 떨어졌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래도 그가 이렇게 신이 나서 이야기하는데 분위기를 깨고 싶진 않았다.


“하면 조총은요?”

“조총은 조준사격이 가능하고, 정확도도 뛰어나지. 사거리도 승자총통에 비하면 2~3배 정도 길었네.”

“반면 난사는 불가능하다?”

“하하. 정답일세. 자네 말대로 이건 각자의 장단점이 있어 두 개의 화기를 공동으로 운영해야지만 빛을 발하게 될 테지.”


물론이죠. 근거리에선 승자총통을 퍼붓고, 조금 더 거리가 멀어질 경우 조총으로 조지면 될 겁니다.

그밖에 조선판 다연장로켓포인 신기전기(神機箭機)와 주자총통(宙字銃筒) 등을 통해 적진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을 터.

상상만으로 흐뭇하다.


무기 개발은 이만하면 된 것 같고.

이제 슬슬 염전 사업을 통해 밑천을 마련해 볼 때가 아닌가 싶다.

결국 돈이 있어야 사업이 제대로 굴러갈 테니 말이다.


#


돈.

꼭 자본주의 사회가 아니더라도 인간은 돈이 있어야 행복할 수 있다.

돈이 없으면 개인의 행복뿐 아니라 많은 것들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여기도 돈이 들어가고, 저기에도 돈이 들어간다.

이러니 상인을 천대한 조선이 외적의 침략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거겠지만.

아무리 진사시에 장원으로 합격하고, 관찰사 아버지를 두면 뭐 하겠나.


‘나는 아무것도 없는 빈털터린데.’


염전을 운영하려면 더 많은 노비가 필요하다.

땅?

땅이야 바다를 메꿔 매립지로 간척하면 해당 영토는 개인의 소유가 될 수 있다.

미간지(未墾地, 개간되지 않은 토지)를 개간하는 것이야말로 국가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었으니까.

이에 대해 한참 고민하고 있는데 해결사 망령공이 좋은 방안을 알려준다.


<둔전(屯田)을 설치한다고 하여 나라의 지원을 받는 건 어떤가?>

“둔전이요?”

<그렇네. 둔점이라 함은 변경이나 군사 요지에 설치해 군량에 충당하는 토지인데······>

“아뇨. 그건 아는데 어떻게 나라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단 말이죠?”


망령공은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이 시기 해택(海澤) 개발이라 하여 연해(沿海)의 간석지(干潟地)를 개간하는 일이 본격적으로 이뤄졌지. 이를 통해 대규모 농지와 세수를 확보하는 동시에 농민들에게 경작할 수 있는 땅을 나눠줄 수 있었으니 말일세>

“아. 생각났어요. 세종대에도 의정부(議政府)에서 인구의 증가와 전토의 제한성을 논거로 바다에 가까운 주군(州郡)의 해변에 제방을 쌓고 수전을 만들자고 그랬잖아요?”

<정확하네. 국가 권력이 직접 나서 인력과 물력을 투입하여 해택을 개발하고 이를 일반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겠다고 그랬지>


문제는 그러한 주장이 이상에 그쳤다는 사실이다.

해택 개발은 들어가는 인력과 물력 대비 성공 가능성은 무척 낮았다.

포크레인과 같은 중장비도 없는 시절에 무슨 수로 간척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었겠나.

기술력이 향상된 조선 후기라면 몰라도 이 시절에는 감히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일에 불과했다.

하지만 망령공은 예외도 있다며 이런 말을 꺼냈다.


<왕실 외척들을 중심으로 한 권세가들은 둔전 설치라는 명목으로 간석지를 적극적으로 개발했다네. 국가의 도움을 받은 게지. 하지만 경지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이를 사유지로 전환하고, 간척에 나선 농민들을 병작자(竝作者, 소작인)로 흡수. 자신들의 농장(農場)으로 전용했네>

“지금 저 보고 대놓고 불법을 저지르란 말인가요?”

<어디까지나 그런 예가 있다 이 말일세>


흐음. 그런 사례도 있다는 걸 보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이 시기 염분(鹽分, 소금)과 염전은 대부분 국가의 소유였다.

소금은 원칙적으로 모두 관의 소유로 했고, 관제염이 주류였던 것.

하지만 사염(私鹽)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즉, 개인이 염분을 제조하여 판매하는 게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단 뜻이다.

그러니 내가 나서 염전을 만들겠다고 하면 국가에서도 얼씨구나 하고 이에 막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지.

다만,


‘제염(製鹽) 일이 워낙에 험했기에 사람들은 염간(鹽干, 염분에서 직접 자염에 종사한 신분 계층)이 되는 것을 기피했지.’


이에 국가에서는 염간이 아닌 사람이 자염(煮鹽)을 원하는 경우에는 수세(收稅)를 하지 않는 특전을 부여한다든가, 혹은 염세를 감면 조처하는 등 제염업 종사자를 확보하는 데 급급했더랬다.

나는 오랜 고민 끝에 이런 말을 꺼냈다.


“일단 망령공의 말처럼 둔전 설치와 염전 확보라는 명목으로 국가의 지원을 받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둔전을 설치한다면 국가의 재정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개인적으로도 이익을 취할 수 있을 테니까요.”

<개간지를 개인의 사유지로 하되 거기서 나오는 염분을 일부 국가에 바치겠단 말인가?>

“그렇죠. 이 시기 소금은 같은 양의 쌀과 동등한 값으로 거래될 만큼 귀한데, 이걸 제가 개척한다고 하면 나라에서도 좋아하지 않을까요?”

<일리가 있도다. 아버님은 마침 전라 감사이시기도 하니, 나라에서 허락해 주기만 한다면 인력과 물력을 동원하는 데에는 아무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이리하여 전남 신안 일대를 시작으로 대규모 간척 사업이 진행된다.

그렇다. 나의 캐쉬카우 사업이 드디어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려고 하려던 참이었던 것이다.

나는 두 손을 불끈 쥐며 속으로 다짐했다.


‘이 사업이 성공한다면 나는 단순한 진사에서 벗어나 조선의 중요한 인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반드시 이 일에 성공해야만 해.’


반면, 실패할 경우 계획했던 것이 물거품이 되면서 모든 것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그야말로 모 아니면 도.

이젠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작가의말

이이의 자식들은 서얼이라 그런지 생몰년도가 정확하지 않은데, 율곡전서(栗谷全書)에 따르면 이이는 측실인 용인 이씨(龍仁李氏)에게서 장남인 이경림을 얻고 이후 서녀를 낳았다고 합니다. 이경림을 얻었을 때가 이이의 나이 39세. 즉 1574년의 일이니까 원래라면 이이의 딸은 그보다 이후에 태어난 것이 됩니다. 허나 작중에서는 이이의 딸을 첫째로 하여 허균과 같은 1569년생으로 설정하였습니다.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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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화. 나는 아무것도 없는 빈털터린데 +4 24.09.11 1,242 57 15쪽
32 32화.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것이오! +4 24.09.10 1,293 5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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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뭐라? 좌병사도 함께 데려가고 싶다고? +9 24.09.08 1,338 60 13쪽
29 29화. 경들은 왜 내 말에 답이 없는 것이오! +5 24.09.07 1,412 6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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