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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호의 서재입니다.

미령2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설호(雪虎)
작품등록일 :
2012.01.10 16:57
최근연재일 :
2012.01.10 16:57
연재수 :
81 회
조회수 :
40,476
추천수 :
730
글자수 :
257,382

작성
12.01.05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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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
추천
10
글자
7쪽

미령(美靈)2-(77)

DUMMY

“너 이년 죽고 싶어 환장했어? 갈기갈기 찢어죽이기 전에 문 닫아.”

그제야 잘못을 깨달은 박양은 황급히 방문을 닫았다.

방안은 어두워졌지만 무희는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죄송해요. 거실을 청소하느라 불을 킨 것을 깜박했어요.”

“아이고. 내 눈.”

“정말 죄송해요.”

“됐어. 어서 선글라스나 집어 줘.”

박양이 찾아 준 선글라스를 쓴 무희는 버럭 화를 냈다.

“이 년아. 나하고 같이 산지가 얼만데 그걸 까먹어?”

“그렇게 아프세요?”

“빛만 쪼이면 눈이 타는 것처럼 아프단 말이야. 알아들어?”

“죄송해요.”

“그만 닥치고. 어서 가서 얼음주머니 좀 만들어와. 다신 집안에 불 켜지마.”

“네.”

방에서 나온 박양은 호되게 한마디 들었음에도 고소하다는 듯이 싱글벙글거리며 얼음주머니를 만들었다.

그 사이 점점 통증이 더해오자 무희의 입에선 재촉하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다 돼 갑니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혀를 날름거리며 건성으로 대꾸하는 박양은 희희낙락 흥얼거리기까지 했다.

“이 년아. 그깟 거 만드는데 왜 이리 오래 걸려?”

“갑니다. 가. 번갯불에 콩 구워먹을 일 있어요? 자 여기요.”

박양이 얼음주머니를 건네자 어찌나 급했는지 무희는 방문이 열려 있는데도 선글라스를 벗고 얼음주머니를 갖다 댔다.

한참 뒤. 박양 지켜보는 사이 얼음주머니로 눈을 문지르던 무희는 조금씩 통증이 가라앉아 그제야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방문 닫았니?”

그것을 깜박했던 박양은 잽싸게 다가가 소리 나지 않게 방문을 닫고 태연하게 말했다.

“그럼요.”

방문이 닫혔다는 소리를 들은 무희는 눈에 대고 있던 얼음주머니를 천천히 내려놓았다.

“좀 어때요?”

“훨씬 낫구나.”

“그런데 눈이 어떻기에 그렇게 빛에 민감하세요?”

그동안 한 번도 시력을 회복한 무희의 눈을 본 적이 없는 박양은 문득 호기심이 일었다.

전에는 피부에 빛만 닿아도 아파하던 무희였다.

그러나 이제는 몸도 회복되었고 선글라스를 쓰고 밖에 나다닐 정도인데 어째서 눈 때문에 이 고생인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무희가 안정을 찾자 박양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보살님 눈 한번 떠보세요.”

“왜?”

“이상하잖아요? 다른 데는 모두 회복됐는데 눈만 안 된 거잖아요. 뭐가 잘못됐는지 알면 고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무희가 듣고 보니 그 말도 일리가 있었다.

하지만 무희는 선글라스도 쓰지 않고 또 다시 눈을 떴다가 무슨 일을 당할지 몰라 망설였다.

그만큼 고통이 컸던 것이다.

한참 뒤, 박양의 거듭된 권고를 뿌리치지 못한 무희는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

박양은 가까이 다가가 서서히 벌어지는 무희의 눈을 주시했다.

잠시 후, 무희는 눈이 부신 것을 참고 활짝 눈을 떴다.

“어떠냐?”

“그게.”

무희의 눈을 본 박양은 차마 대답할 수가 없는지 미적거렸다.

“어떠냐니까?”

“예전하고 똑 같아요.”

“뭐?”

박양이 본 무희의 눈엔 까만 눈동자가 아닌 예전처럼 하얀 눈동자가 자리 잡고 있었다.

무희는 그런데도 앞을 볼 수 있는 것이 신기했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보는 건.”

그랬다.

지금 무희가 보는 것은 요령의 기가 보는 것이었고 지금까지 그 기를 읽어 냈던 것이다.

잠심 후, 더 이상 눈부심을 참을 수 없었던 무희는 선글라스를 쓰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지금까지 본건 내가 본 게 아니었어.”

“네? 그게 무슨 말 이예요?”

무희는 아차 싶었다.

만약 박양이 요령의 기를 빼앗은 걸 알면 겁을 먹고 다른 마음을 먹을 것 같아서였다.

“아무 것도 아냐. 그만 가봐라.”

같은 시각 무희와 박양의 대화를 엿들은 도희는 어김없이 교아와 교감 중이었다.

‘잘했어. 무희한테 그런 약점이 있었단 말이지.’

‘그럼 전에 말했던 무희의 약점이란 게 그거야?’

‘그보다 더 큰 약점이 있어.’

‘그게 뭔데?’

‘그보다 이상한 게 하나 있어.’

‘이상한 거?’

‘요즘에 박양 언니가 달라졌어.’

‘박양?’

도희는 오랫동안 무희 곁에서 일했던 박양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예전엔 무희 말이라면 찍소리도 못하던 언니가 말대꾸를 하기 시작했고 밤마다 베란다에서 뭘 하는 건지 한참 뒤에 들어오는 게 이상하다고 했다.

‘그럼 지난번 들었다던 그 물소리가 박양이 낸 거였단 말이야?’

‘틀림없어. 그 소린 무희가 자고 있을 때만 들렸거든.’

‘그건 그렇고 요즘 무희한테서 이상한 낌새 같은 건 없었어?’

‘글쎄. 좀처럼 방에서 나오질 않으니.’

‘밥 먹을 땐 나올 거 아냐?’

‘아냐. 밥도 언니가 매번 방으로 들고 가.’

‘그렇다면 방에서 한 발짝도 나오지 않는다는 건데. 도대체 방에서 뭘 하는 거야?’

‘나도 몰라. 알아내는 대로 연락할게.’

도희로부터 많은 얘기를 듣고 곧바로 영선이 있는 아파트로 간 교아는 뜻밖의 광경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어머나 너무 아름다워.”

교아가 도착했을 때 지은은 침대에서 자고 있었고 미령은 소진된 기를 보충하느라 달빛에 몸을 맡기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데 그 옆을 본 교아는 더욱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미령과 나란히 서있던 영선의 주위에 미령처럼 노란빛의 후광이 서려있었던 것이다.

한창 달의 기운을 받고 있던 미령과 영선은 교아의 탄성에 하던 일을 멈추고 뒤로 돌아섰다.

“영선아. 너?”

미처 말을 잇지 못하는 교아를 본 미령은 가벼운 미소를 띠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놀랐나 보구나. 난 달의 기운을 받아 기를 보충하고 있는데 영선이도 그와 비슷하다고 보면 돼.”

“하지만 영선인 사람이잖아요.”

여전히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교아를 본 영선은 미령을 슬쩍 쳐다보고 미령이 고개를 끄덕이자 입을 열었다.

“그렇지. 사람은 사람인데 좀 특별해. 그런데 갑자기 웬일이야?”

“참. 내 정신 좀 봐.”

그제야 교아는 도희한테서 들은 이야기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교아는 무희에게 이미 알고 있던 빛에 약한 약점 외에도 또 다른 약점이 있다는 것과 같은 함께 사는 박양의 기이한 행동들을 보고하듯 털어놓았다.

“또 다른 약점?”

“네. 그런데 그 계집애가 통 입을 열지 않아요.”

“그게 뭘까?”

“모르겠어요. 그런데 말하는 것으로 봐선 거의 치명적인 것 같아요.”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영선은 미령과 교아를 번갈아 보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교아야. 내가 도희를 한번 만나보면 어떨까?”

이때, 갑자기 소란스러워진 분위기에 잠을 깬 지은이 영선의 말을 가로막았다.

“그건 안 돼. 그 집에 무당도 있다며?”

“그래 영선아. 그건 너무 위험해.”

지은과 마찬가지로 미령 역시 찬성하지 않았다.

미령은 또 다른 약점이란 게 무얼까 생각하며 오랜 과거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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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미령(美靈)2-(81) +3 12.01.09 429 9 7쪽
79 미령(美靈)2-(80) +2 12.01.08 336 12 7쪽
78 미령(美靈)2-(79) +4 12.01.07 434 13 7쪽
77 미령(美靈)2-(78) +1 12.01.06 271 9 7쪽
» 미령(美靈)2-(77) +1 12.01.05 406 10 7쪽
75 미령(美靈)2-(76) +3 12.01.04 376 7 7쪽
74 미령(美靈)2-(75) +3 12.01.02 456 7 7쪽
73 미령(美靈)2-(74) +2 12.01.01 479 10 7쪽
72 미령(美靈)2-(73) +4 11.12.30 406 8 7쪽
71 미령(美靈)2-(72) +2 11.12.30 323 7 7쪽
70 미령(美靈)2-(71) 11.12.29 437 9 7쪽
69 미령(美靈)2-(70) +3 11.12.27 424 13 7쪽
68 미령(美靈)2-(69) +4 11.12.25 409 9 7쪽
67 미령(美靈)2-(68) +2 11.12.23 265 7 7쪽
66 미령(美靈)2-(67) +3 11.12.21 400 7 7쪽
65 미령(美靈)2-(66) +2 11.12.20 417 7 7쪽
64 미령(美靈)2-(65) +3 11.12.19 465 10 7쪽
63 미령(美靈)2-(64) +3 11.12.18 350 8 7쪽
62 미령(美靈)2-(63) +1 11.12.16 449 8 7쪽
61 미령(美靈)2-(62) +3 11.12.16 309 8 7쪽
60 미령(美령)2-(61) +1 11.12.15 437 9 7쪽
59 미령(美靈)2-(60) +1 11.12.13 495 8 7쪽
58 미령(美靈)2-(59) +3 11.12.12 333 9 7쪽
57 미령(美靈)2-(58) +5 11.12.10 438 12 7쪽
56 미령(美靈)2-(57) +3 11.12.07 541 14 7쪽
55 미령(美靈)2-(56) +1 11.12.05 310 8 7쪽
54 미령(美靈)2-(55) +3 11.12.04 462 9 7쪽
53 미령(美靈)2-(54) +4 11.12.01 489 11 7쪽
52 미령(美靈)2-(53) 11.11.20 442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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