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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호의 서재입니다.

미령2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설호(雪虎)
작품등록일 :
2012.01.10 16:57
최근연재일 :
2012.01.10 16:57
연재수 :
81 회
조회수 :
40,463
추천수 :
730
글자수 :
257,382

작성
11.12.30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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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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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7쪽

미령(美靈)2-(72)

DUMMY

교아는 지금 이 아파트에 영선이 살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그 집에 혼령이 살고 있는데 무희가 이곳에 온 것이 그 혼령과 어떤 관계가 있어서일 거라고 전했다.

교아로부터 같은 아파트에 영선이 산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난날 자신이 지은 죄를 떠올린 도희는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만약 영선이 보복이라도 하면 눈이 보이지 않는 자신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이 뻔했던 것이다.

우리 속담에 맞은 놈은 뻗고 자고 때린 놈은 오그리고 잔다는 말이 몸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교아는 이런 도희의 기분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가 할 말만 조잘거렸다.

‘그래서 말인데. 이제부터 네가 날 좀 도와줘야겠어.’

‘어떻게?’

교아는 이제부터 항상 끈을 연결해 놓을 테니 무희가 무슨 일을 꾸미는지 알아내는 대로 전하라고 하면서 만약 거절하면 비밀을 지켜야하기 때문에 이대로 데려갈 수밖에 없다고 협박까지 했다.

어차피 혼자서는 무희로부터 벗어날 길이 없는 도희에겐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교아가 사라지고 도희는 바깥에서 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한참 뒤, 방에서 나온 무희는 박양을 찾았다.

“여기 경비한테 모녀 단 둘만 사는 집이 몇 호인지 알아봐라.”

“그건 왜요?”

“넌 알아보기나 해. 뭐가 그렇게 궁금해?”

“알았어요.”

잠시 후. 거실에 혼자 남아있던 무희는 문득 박양이 쓰는 건넌방 문을 열었다.

그동안 밖에 한 발짝도 나올 수 없었던 무희는 가장 가까이 있었던 박양의 방이 궁금했던 것이다.

그러나 박양의 방엔 커튼이 없어 오래 있지는 못했다.

하지만 아주 잠깐 책장에 꽂혀 있던 책들을 본 무희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방을 나왔다.

방이 너무 밝아 자세히 볼 수는 없었지만 그 책들이 어딘지 낯이 익었던 것이다.

‘망할 년.’

무희는 박양이 일부러 커튼을 안 달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박양의 방을 보려다가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무희는 문득 도희가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했다.

그동안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데다 시력을 회복하고도 미처 볼 틈이 없었던 것이다.

이때 작은방에선 도희가 방문에 귀를 대고 있었지만 무희가 오고 있다는 것은 모르고 있었다.

그 순간, 갑자기 도어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자 재빨리 뒤로 물러선 도희는 자는 척하고 누워 꼼작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무희는 여기도 커튼이 없어 오래 있지 못했다.

다행히 건넌방 보다는 밝지 않아 한동안 잠자는 도희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도희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던 무희는 섬뜩함을 느꼈다.

도희의 얼굴에 요령의 얼굴이 섞여 있었던 것이다.

“건방진 년. 감히 내 것을 탐냈었군. 없애길 잘했어. 이런 젠장.”

선글라스를 쓰긴 했지만 마침 해가 지는 시각이어서 도희의 방에 석양이 스며들자 무희는 더 이상 있을 수가 없었다.

‘도대체 왜 나아지지 않는 거야?'

이때 경비실에 갔던 박양이 돌아오는 소리를 들은 무희는 들어오기가 무섭게 물었다.

“그래 알아봤느냐?”

“네, 1111호래요.”

“1111호? 그러면 여기가 101호니까 우리 머리위로구나. 잘됐어.”

하지만 무희는 방을 열어본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 사이 밖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있던 도희는 곧바로 교아에게 이를 알렸다.

‘그래? 잘했어.’

도희로부터 소식을 전해들은 교아는 곧바로 영선에게 알렸고 영선은 미령에게 이를 전했다.

그날 밤, 뭔지 모를 불안감을 안고 잠이 들었던 지은은 한밤중에 갑자기 안방을 뛰쳐나와 영선이 있는 방으로 건너갔다.

“영선아.”

“엄마. 무슨 일이야?”

“안방에 누가 있어.”

“안방에?”

이때 슬기 안에서 이를 듣고 있던 미령은 영선에게 당장 안방으로 달려가 방에 불을 켜라고 시켰다.

건넌방에서 나온 영선은 거실에 불을 켜고 안방에 들어가자마자 불을 켰다.

그 순간, 영선의 눈에 뭔가 훅하고 사라지는 것이 보였다.

비록 찰나에 일어난 일이었지만 영선은 그 모습을 기억할 수 있었다.

화려하지만 고상하지 못한 차림의 여자가 침대 위에 있다가 사라진 것을 본 것이다.

건넌방으로 돌아오니 미령과 지은이 조금 전 안방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어찌나 놀랐는지.”

지은은 뛰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조금 전 자신이 보았던 것을 미령에게 설명했다.

저녁때부터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끼며 잠이 들었던 지은은 잠결에 누군가 자신을 내려다보는 것 같아 눈을 떴는데 바로 눈앞에 어떤 여자가 내려다보고 있더라는 것이다.

지은의 얘기를 듣고 난 미령은 드디어 무희가 일을 시작한 것 같다며 언제 끝날지 모르니 지은도 건넌방에서 자는 게 좋겠다고 했다.

잠시 뭔가 생각하던 미령은 교야를 불렀다.

“부르셨어요?”

일이 벌어지는 사이 도희한테 가려던 교아는 무희의 기를 느끼고 잠시 모슴을 감추고 있느라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조금 전 무희가 왔다갔어.”

“어떻게요? 좀 전에 보니까 집에 있던데.”

“그건 무희의 육신이야. 무희는 유체이탈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어디든 갈 수 있어. 하지만 자신의 육신하고 너무 멀리 떨어지면 결국 그 육신을 잃게 돼. 그래서 이곳으로 옮긴 거였어.”

미령의 얘기를 듣고 있던 교아는 낮에 무희에게 잡히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며 앞으로 도희를 만나는 것도 쉽지 않겠다며 걱정을 했다.

그러나 미령의 생각은 달랐다.

미령은 그 집이 어떤 상태인지는 모르나 아파트 1층집에선 달빛을 받기가 쉽지 않을 거라며 무희가 기를 보충할 때와 조금 전처럼 유체이탈 했을 때가 기회라며 그때가 아니면 절대 가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일단 선전포고를 한 무희는 기를 보충하느라 꼼짝하지 참선에 임하고 있었다.

유체이탈이라는 것이 워낙 위험한 것이어서 육신을 벗어나기 전에 육신과 영혼을 기의 끈으로 연결해 놓아야 하는데 유체이탈과 마찬가지로 기의 끈을 연결하는데도 많은 기를 써야했다.

그 때문에 매번 육신을 벗어날 때마다 기를 보충하느라 조금도 움직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날 이후 지은은 밤마다 영선과 같은 방을 써야 했다.

그 덕에 오랫동안 가져보지 못한 모녀간의 시간을 맛볼 수 있었지만 슬기 안에 있는 미령 때문에 마음껏 애기할 수는 없었다.

집안에 있는 사람이라곤 모두 여자들뿐이었고 비록 자매처럼 지내자고는 했지만 한 남자를 같이 사랑했던 미령과 지은 사이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묘한 감정이 존재했던 것이다.

이것은 영선도 다르지 않았다.

낳은 정을 따지자면 미령이나 지은이나 별반 차이가 없었고 기른 정 역시 성장하는 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을 지켜준 미령 엄마나 진자리 마른자리를 갈아주었던 지은 엄마 모두 같은 정성을 들여왔던 것이다.

영선은 만약 하늘에 있는 아빠가 살아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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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미령(美靈)2-(81) +3 12.01.09 428 9 7쪽
79 미령(美靈)2-(80) +2 12.01.08 336 12 7쪽
78 미령(美靈)2-(79) +4 12.01.07 434 13 7쪽
77 미령(美靈)2-(78) +1 12.01.06 270 9 7쪽
76 미령(美靈)2-(77) +1 12.01.05 405 10 7쪽
75 미령(美靈)2-(76) +3 12.01.04 376 7 7쪽
74 미령(美靈)2-(75) +3 12.01.02 456 7 7쪽
73 미령(美靈)2-(74) +2 12.01.01 479 10 7쪽
72 미령(美靈)2-(73) +4 11.12.30 406 8 7쪽
» 미령(美靈)2-(72) +2 11.12.30 323 7 7쪽
70 미령(美靈)2-(71) 11.12.29 437 9 7쪽
69 미령(美靈)2-(70) +3 11.12.27 424 13 7쪽
68 미령(美靈)2-(69) +4 11.12.25 408 9 7쪽
67 미령(美靈)2-(68) +2 11.12.23 264 7 7쪽
66 미령(美靈)2-(67) +3 11.12.21 399 7 7쪽
65 미령(美靈)2-(66) +2 11.12.20 417 7 7쪽
64 미령(美靈)2-(65) +3 11.12.19 464 10 7쪽
63 미령(美靈)2-(64) +3 11.12.18 350 8 7쪽
62 미령(美靈)2-(63) +1 11.12.16 448 8 7쪽
61 미령(美靈)2-(62) +3 11.12.16 309 8 7쪽
60 미령(美령)2-(61) +1 11.12.15 437 9 7쪽
59 미령(美靈)2-(60) +1 11.12.13 495 8 7쪽
58 미령(美靈)2-(59) +3 11.12.12 332 9 7쪽
57 미령(美靈)2-(58) +5 11.12.10 438 12 7쪽
56 미령(美靈)2-(57) +3 11.12.07 540 14 7쪽
55 미령(美靈)2-(56) +1 11.12.05 309 8 7쪽
54 미령(美靈)2-(55) +3 11.12.04 462 9 7쪽
53 미령(美靈)2-(54) +4 11.12.01 489 11 7쪽
52 미령(美靈)2-(53) 11.11.20 442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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