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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호의 서재입니다.

미령2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설호(雪虎)
작품등록일 :
2012.01.10 16:57
최근연재일 :
2012.01.10 16:57
연재수 :
81 회
조회수 :
40,470
추천수 :
730
글자수 :
257,382

작성
11.12.12 23:24
조회
332
추천
9
글자
7쪽

미령(美靈)2-(59)

DUMMY

한편, 요령과 교감하고 있던 무희는 갑자기 집안이 조용해진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 년이 눈치 챈 게 틀림없어.’

그러나 요령이 잡히지 않은 것만은 분명했다.

만약 미령에게 잡혔다면 요령과의 교감이 계속 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왜 그냥 둔 거지?’

곰곰이 생각하던 무희는 무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띤 것은 한참이 지난 뒤였다.

무희는 자신이 요령에게 그랬던 것처럼 미령이 자신의 신통력이 닿지 못하게 기를 차단했기 때문에 소리가 사라진 거라고 확신했다.

‘한데 이 년이 눈치는 챘지만 어디 있는지는 모르는 거야. 그러니까 그냥 뒀겠지.’

무희의 얼굴엔 작은 승리감에 회심의 미소가 번졌다.

‘보살님. 저 여기 더 있어요?’

‘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그 년이 눈치 채게 만들어?’

‘네? 그럼 빨리 나가야죠.’

‘쓸데없는 소리. 그 년이 널 찾았으면 그냥 뒀을 거 같아? 절대 잡힐 일 없을 테니까 잠자코 있어.’

같은 시각, 슬기의 몸에 들어가 있던 미령은 집안에 스며든 또 다른 기를 감지하고 있었다.

‘이상하다. 여긴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데.’

이때, 미령이 바짝 기를 세우고 있는 가운데 검은 그림자 하나가 모습을 나타내고 있었다.

‘저건 뭐야?’

이번 기운은 저녁 때 느꼈던 것과는 아주 달랐다.

그 순간, 미령이 들어있는 슬기의 눈이 무서울 정도로 빛나기 시작했다.

그 사이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그것은 허공에 떠서 잠자는 영선을 뚫어져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것이 점점 영선에게 가까이 내려가는 동안 미령은 먹이를 앞에 둔 독사처럼 도사리고 있었다.

이런 것도 모른 채 잠에 빠져있던 영선은 잠결에 얼굴을 스치는 한기에 부스스 눈을 떴다.

“영선아.”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든 영선은 급히 몸을 일으켰다.

“누구야?”

이때, 영선 앞에 그림자 하나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나 모르겠어?”

잠시 후, 또렷하게 다가온 그림자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 영선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너?”

“그래. 교아야.”

그런데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 교아를 보는 순간, 영선은 거의 넋이 나갈 지경이었다.

분명 교아가 틀림없는데 두 눈이 있어야 할 자리가 검은 그림자뿐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눈이?”

“맞아. 없어. 하지만 널 볼 수는 있어. 옛날에 애들이 말하던 자유로 귀신같지 않니?”

교아가 농담을 던졌지만 지금의 영선은 그럴 받아 줄 겨를이 없었다.

“여긴 어떻게 찾아 온 거야?”

교아가 찾아올 수 있었던 것은 사후에 영선을 만난 적이 있어서였다.

지난 가을, 단합대회에 갔을 때, 강준과 밤을 보내는 동안 영선의 눈에 잠깐 비쳤다 사라진 그림자가 바로 교아였던 것이다.

교아가 죽은 뒤 가족들은 화장을 하고 유골을 산에다 뿌려주었는데 그곳은 교아 아버지 소유의 선산이었고 그 산 밑에 모텔들이 몰려 있었는데 영선과 강준이 묵었던 모텔도 거기에 섞여있었다.

선산에 영혼으로 남게 된 교아는 억울한 죽음을 달래려고 가끔씩 모텔 여기저기 나타나 장난을 치곤했는데 어느 날, 낯익은 투숙객이 방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숨어들었다가 뒤를 쫓아왔던 것이다.

“이제 알았니? 그런데 너 정말 대단하더라. 그날 기분이 어땠니?”

하지만 영선은 그런 얘기를 할 기분이 아니었다.

‘왜 안 나오는 거야?’

영선은 속으로 미령 엄마가 나와 주기만 기다렸다.

그러나 미령은 아직 교아에 대해 아는 것이 없고 또 지금 당장은 영선을 해코지하려는 기미가 없어 계속 지켜보기만 했다.

“왜 그렇게 불안해하는 거야? 내가 널 어떻게 할까봐서 그래?”

오늘처럼 미령이 아닌 다른 귀신을 본 적이 없는 영선은 두려움에 입을 열지 못했다.

“걱정하지 마. 나도 저승에 들어가야 하는데 아무 원한도 없는 너를 해치기야 하겠어?”

영선은 그 말에 믿음이 가지는 않았지만 조금은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

그 덕에 긴장이 조금 누그러진 영선은 교아가 왜 찾아왔는지 궁금했다.

생전에 절친 했던 것도 아니니 이렇게 찾아온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더라도 다짜고짜 왜 왔느냐고 묻는 건 너무 냉정하다는 생각이 들어 교아가 왜 이렇게 됐는지부터 물었다.

“그런데 어쩌다 그렇게 된 거니?”

“나?”

“응.”

“도희 때문이지.”

“도희? 그 진도희?”

교아는 자신 외에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진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한참 뒤, 오랫동안 속에 담아둘 수밖에 없었던 일을 이야기한 교아는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게 사실이야?”

“죽이는 것으로 끝냈어도 이렇게 억울하진 않았을 거야. 오히려 내가 생전에 지은 죄에 대한 대가로 여겼을 거야. 그런데 그 년이 죽인 것도 모자라. 아무튼 반드시 찾아오고야 말겠어.”

“찾아? 뭘?”

“그 년이 뺏어간 내 눈.”

도희의 잔인한 행실에 몸서리를 친 영선은 옆에 있던 사각휴지통에서 휴지 한 장을 뽑아 교아에게 건넸다.

그러나 휴지를 본 교아는 빙그레 웃기만 할 뿐 받지 않았다.

“귀신이 눈물 닦는 거 봤니?”

“미안. 내가 널 사람으로 생각했나봐.”

“괜찮아. 이렇게 털어놓고 나니까 이제 속이 좀 가벼워진 것 같아.”

자신의 억울한 죽음을 누군가에게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자신을 볼 수 있는 사람이 없어 답답해하던 교아는 지난번 모텔 방안에 숨어들었다가 들켰던 일을 기억하고 영선이라면 가능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찾아온 것이었다.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너라면 들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랬구나.”

영선은 교아가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엔 그토록 미워했던 교아였다.

그러나 지금은 교아가 안쓰럽고 불쌍해 보였다.

“그런데 넌 어떻게 우리 같은 귀신을 볼 수 있는 거니?”

“그거야.”

뭔가 말하려던 영선은 급히 입을 다물었다.

교아에게 일종의 연민과 같은 정이 들긴 했지만 아직은 미령이나 자신에 대해 밝힐 때가 아닌 것 같아 재빨리 말을 바꾸었다.

“나도 모르겠어. 가끔 꿈에서 돌아가신 아빠를 보긴 했어. 그래서 그런가?”

영선은 평소 하지 않던 너스레까지 떨며 교아가 눈치 채지 않게 하려고 애를 썼다.

“그건 아니지.”

영선은 가슴이 철렁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영선의 등줄기에선 식은땀 한줄기가 흘러내렸다.

“꿈에 고인을 본다는 건 깨어있을 때도 그럴 수 있다는 거야.”

교아가 거짓말에 넘어가자 영선은 속으로 가슴을 쓸어내리고 재빨리 말을 바꿨다.

“그런데 있잖아? 도희는 어떻게 사는지 알아?”

“그년? 무당하고 살아.”

“무당?”

“응. 무희라는 무당인데 직접 대해보지 않아 잘 모르겠는데 신통력은 대단한 것 같더라.”

‘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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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미령(美靈)2-(82,최종회) +3 12.01.10 489 10 9쪽
80 미령(美靈)2-(81) +3 12.01.09 429 9 7쪽
79 미령(美靈)2-(80) +2 12.01.08 336 12 7쪽
78 미령(美靈)2-(79) +4 12.01.07 434 13 7쪽
77 미령(美靈)2-(78) +1 12.01.06 271 9 7쪽
76 미령(美靈)2-(77) +1 12.01.05 405 10 7쪽
75 미령(美靈)2-(76) +3 12.01.04 376 7 7쪽
74 미령(美靈)2-(75) +3 12.01.02 456 7 7쪽
73 미령(美靈)2-(74) +2 12.01.01 479 10 7쪽
72 미령(美靈)2-(73) +4 11.12.30 406 8 7쪽
71 미령(美靈)2-(72) +2 11.12.30 323 7 7쪽
70 미령(美靈)2-(71) 11.12.29 437 9 7쪽
69 미령(美靈)2-(70) +3 11.12.27 424 13 7쪽
68 미령(美靈)2-(69) +4 11.12.25 408 9 7쪽
67 미령(美靈)2-(68) +2 11.12.23 265 7 7쪽
66 미령(美靈)2-(67) +3 11.12.21 400 7 7쪽
65 미령(美靈)2-(66) +2 11.12.20 417 7 7쪽
64 미령(美靈)2-(65) +3 11.12.19 464 10 7쪽
63 미령(美靈)2-(64) +3 11.12.18 350 8 7쪽
62 미령(美靈)2-(63) +1 11.12.16 449 8 7쪽
61 미령(美靈)2-(62) +3 11.12.16 309 8 7쪽
60 미령(美령)2-(61) +1 11.12.15 437 9 7쪽
59 미령(美靈)2-(60) +1 11.12.13 495 8 7쪽
» 미령(美靈)2-(59) +3 11.12.12 333 9 7쪽
57 미령(美靈)2-(58) +5 11.12.10 438 12 7쪽
56 미령(美靈)2-(57) +3 11.12.07 540 14 7쪽
55 미령(美靈)2-(56) +1 11.12.05 309 8 7쪽
54 미령(美靈)2-(55) +3 11.12.04 462 9 7쪽
53 미령(美靈)2-(54) +4 11.12.01 489 11 7쪽
52 미령(美靈)2-(53) 11.11.20 442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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