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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호의 서재입니다.

미령2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설호(雪虎)
작품등록일 :
2012.01.10 16:57
최근연재일 :
2012.01.10 16:57
연재수 :
81 회
조회수 :
40,465
추천수 :
730
글자수 :
257,382

작성
11.12.16 22:34
조회
448
추천
8
글자
7쪽

미령(美靈)2-(63)

DUMMY

그것은 다른 사람이나 혼령의 기를 뺏어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주변에 있는 것은 도희와 요령 그리고 박양이 전부였다,

이중 역술원에서 유일하게 눈을 갖고 있는 박양은 위험이 닥쳤을 때 자신을 피신시켜 줄 유일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무희에게 허용된 것은 도희와 요령뿐이었다.

역술원으로 돌아온 무희의 머릿속엔 이제 미령이 어디 있는지도 알았고 그 집에 사는 모녀와 모종의 관계가 있다는 것도 알았으니 더 이상 요령은 없어도 된다는 생각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더구나 지난번 산사람인 마정의 기를 갖고 있는 요령이었으니 무희에겐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옆에서 자고 있는 도희 역시 어차피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데려온 것이니 당장 없어도 아쉬울 것이 없었다.

요령의 것으로 할까 도희의 것으로 할까 저울질 하던 무희는 마음을 굳히고 요령과 교감을 시작했다.

‘조금 있다가 꺼내 줄 테니까 준비해라.’

‘네? 아직 알아낸 것도 없는데.’

‘그 정도면 됐다.’

무희는 도희가 깊이 잠든 것을 확인하고 가부좌를 틀었다.

잠시 후, 무희의 몸에선 또 다른 무희가 빠져나와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같은 시각, 영선은 며칠 만에 찾아온 교아로부터 뜻밖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럼 강준이 있는 곳을 안단 말이야?”

“그렇다니까.”

“지금 어디 있는데?”

“말해줘도 지금은 갈 수 없는 곳이야.”

“그런데 그건 어떻게 알았어?”

교아가 강준을 찾아갈 수 있었던 것은 영선을 찾아왔던 것과 같은 것이었다.

영선에게서 풍기는 기의 느낌과 강준에게서 풍기던 느낌을 모두 기억하고 그 기가 남긴 자취를 따라다녔던 것이다.

“거기 가니까 남자들 많더라? 그래서 좀 놀다 왔지.”

교아는 무엇이 좋은지 혼자 실실 웃고 있었다.

그러나 영선은 지금 교아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 순간, 영선은 혹시 강준을 어떻게 한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너 혹시?”

“혹시 뭐?”

“강준을?”

“걱정하지 마. 네 건 안 건드렸으니까.”

“그러면?”

그동안 강준이 있는 부대에서 한동안 머물렀던 교아는 소대원들을 상대로 성에 대한 본능을 만끽하고 있었다.

생전에도 많은 남학생들을 거느리고 서슴없이 속살을 드러냈던 교아는 죽고 난 뒤 강준과 영선이 보냈던 시간에 끼어들었던 그날 잠시 잊고 있었던 욕구가 되살아나게 된 것이다.

이런 교아에게 남자들만 모여 있는 부대의 내무반은 그야말로 천국이었다.

교아는 매일 밤 돌아가면서 소대원들을 꿈꾸게 했고 그 속에서 욕정의 환희를 만끽한 것이다.

그렇게 교아에게 걸려든 소대원은 꿈에서 한껏 재미를 보았고 일어나면 남들 눈을 피해 흥건해진 팬티를 빠느라 곤혹을 치러야했다.

그러던 중, 마지막으로 강준이 꿈을 꾸게 만들었던 교아는 그곳에 간지 처음으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어쩌면 자신의 하소연을 들어 줄 수 있는 유일한 영선의 남자를 건드리기가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이제 알겠어? 그리고 거기서 애인도 하나 만들었어.”

“애인?”

“응. 본인은 현실에서 일어난 일을 꿈으로 알고 있어.”

“알았어, 하지만 강준은 절대 건드리지마.”

“알았다니까. 나도 의리는 있어. 네 남자 절대 안 건드려.”

영선은 교아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

한편, 슬기 안에서 이 광경을 보고 있던 미령은 교아가 강준이 있는 곳을 얘기하면 어쩌나 하는 근심으로 가득했다.

만약 교아가 그것을 털어놓는다면 절대 그냥 듣기만 할 영선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영선도 더 이상 묻지 않았고 교아는 지난 며칠간의 경험을 자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런데 정말 기가 막히더라.”

“뭐가?”

“남자들 정기라는 것이 그렇게 좋은 건지 몰랐어. 하루 지날 때마다 기운이 솟는 게 마치 내가 살아 있는 것처럼 생기까지 느껴져.”

영선은 교아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지금 교아가 느끼는 생기는 다음 아닌 남자들로부터 빼앗은 양기의 효과였던 것이다.

같은 시각, 요령을 꺼내기 위해 유체이탈을 시도했던 무희는 어딘지 모를 시공에서 진담을 빼고 있었다.

역술원에서 나올 때 자신이 만들어 낸 끈을 요령의 것과 연결시키고 이동을 시작했는데 달빛을 받지 못해 기가 약해져 있어 자신의 끈을 유지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큰일이다.’

만약 끈을 이어내지 못해 육체로 돌아가지 못하는 날엔 모든 것이 끝이었다.

당황한 무희는 정신없이 허공을 더듬었다.

이때, 한참을 헤매던 무희의 손에 스스로 다가오는 것이 있었다.

요령이 만들어낸 끈이었다.

시공이동을 하려면 자신과 상대 사이를 끈으로 연결해야 하는데 이때 각자 반씩 나누어 서로의 끈을 연결해 이동을 했던 것인데 무희는 기가 약해 자신이 만든 끈을 지킬 수가 없었던 것이다.

가까스로 아파트 단지에 도착한 무희는 조심스럽게 끈을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예전 같으면 잠시 끈에서 벗어나도 불빛을 피할 수 있었으나 그것이 불가능한 지금은 조금이라도 벗어나서는 안됐기 때문이다.

마침내 아파트에 근접한 무희는 힘겹게 요령을 끄집어냈다.

‘무슨 일 있었어요?’

‘죽는 줄 알았다.’

‘이상하다 했어요. 어서 가요.’

‘잠깐, 오늘은 네가 끈을 이어라.’

‘네? 왜요?’

‘너도 한번은 해봐야지. 언제까지 나한테 기댈 거야?’

무희는 자신의 기가 약해진 것을 감춰야 했기에 거짓을 말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요령이 이 사실을 알았다간 가뜩이나 기가 약해진 마당에 눈도 보이지 않았으니 도망을 가도 잡을 방법이었었던 것이다.

그런데 무희가 이렇게 가까이 다가와 있는데도 미령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미령은 그럴 수밖에 없었다.

무희의 기가 너무 약해 집안까지 미치지 못한데다 영선과 같이 있는 교아에게 신경을 쓰나 미처 알아차린 틈이 없었던 것이다.

그 덕에 무사할 수 있었던 것도 모르고 돌아가기 급급했던 무희는 요령이 끈을 잇자마자 허둥지둥 모습을 감추었다.

그 사이 교아를 보낸 영선은 이미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다음날 아침, 밤사이 요령이 가버린 것을 모르는 미령은 슬기 안에 모습을 숨기고 조심스럽게 거실로 나왔다.

그런데 어제까지 있던 기가 느껴지지 않자 혹시 하는 생각으로 안방으로 가보았으나 역시 지은의 인기척뿐이었다.

‘영선아.’

다시 영선의 방으로 간 미령은 교감으로 통해 영선을 거실로 불러냈다.

‘왜요?’

‘이상해.’

‘뭐가요?’

‘그 기가 사라졌어.’

‘그래요?’

‘응. 틀림없어. 아무튼 이젠 안전해.’

‘잘 됐네요. 엄마한테 애기해야겠어요.’

영선은 말이 끝나자마자 안방으로 달려가 지은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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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8 에클릿
    작성일
    11.12.17 17:11
    No. 1

    교아였군요. 으아...
    군대를 안가봐서 잘은 모르겠지만 그곳도 심심치 않게 괴담이 많이 도는 것 같습니다. 군인들이 겪은 일화 중 정말 무서운 이야기도 많더라고요~
    댓글을 보니 작가님도 으스스한 일을 겪으신 듯 하군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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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미령(美靈)2-(66) +2 11.12.20 417 7 7쪽
64 미령(美靈)2-(65) +3 11.12.19 464 1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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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미령(美령)2-(61) +1 11.12.15 437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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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미령(美靈)2-(56) +1 11.12.05 309 8 7쪽
54 미령(美靈)2-(55) +3 11.12.04 462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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