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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호의 서재입니다.

미령2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설호(雪虎)
작품등록일 :
2012.01.10 16:57
최근연재일 :
2012.01.10 16:57
연재수 :
81 회
조회수 :
40,469
추천수 :
730
글자수 :
257,382

작성
11.12.2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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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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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7쪽

미령(美靈)2-(67)

DUMMY

박양은 좀 아쉽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중개인을 쳐다보았다.

그 순간, 조금 전까지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던 중개인은 이게 웬 떡인가 싶었는지 입이 귀에 걸려 있었다.

“마음에 드세요?”

“그런데 9억이면 좀 부담스럽네요. 제가 가진 돈이 좀 모자라서요.”

무슨 생각인지 찾던 것을 찾았으면서도 박양은 집값 때문에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식으로 중개인과 집주인의 애간장을 살살 긁고 있었다.

그 순간, 중개인은 주인과 눈빛을 교환하고는 박양을 달래기 시작했다.

“요즘 같은 때 9억에 내놨다고 그대로 받을 수 있겠습니까? 안 그렇습니까? 사장님.”

“그럼요. 원래 이런 거래는 조금씩 양보하잖아요.”

“사실은 여기 오기 전에 다른 데를 보고 왔거든요. 아시죠? 저 건너편 쪽에 있는 아파트.”

“아, 네. 그러셨군요.”

“거기 3층짜리 하나가 있었는데 9억이라고 해서 이리로 왔거든요. 그런데 여긴 더 비싸네요. 마음에 들긴 하지만 어쩔 수 없죠. 뭐.”

박양의 언변에 넘어가 마음이 급해진 중개인과 주인은 어떻게든 박양을 놓치지 않으려고 마지막 카드를 내놓았다.

“그래서 말했잖습니까? 어느 정도는 양보할 수 있다고.”

이들이 넘어갔다고 판단한 박양은 못이기는 체하고 입을 열었다.

“8억5천에 안될까요? 제가 동원할 수 있는 게 그것뿐이거든요.”

마치 사정 좀 봐달라는 식의 표정으로 말하는 박양은 이들이 거절하면 자신도 몇 천은 양보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한참 고민하던 주인은 중개인이 눈짓을 하자 마지못해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시죠. 요즘 같은 때 그 정도는 양보해야겠죠.”

“정말 고맙습니다. 그런데 혹시 가족 중에 큰일 당하신 분 계세요?”

“네? 그걸 어떻게?”

“실은 제가 강북에서 역술원을 하고 있거든요.”

놀라운 일이었지만 박양 말대로 그 집 안주인은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그러나 피해가가 아니라 가해자였기 때문에 피해자 유족에게 줄 보상금과 병원비를 충당하기 위해 급매로 집을 내놓았던 것이다.

“그렇군요. 하지만 너무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네요. 주인어른 관상이 좋으셔서 조금만 고생하시면 다음에 더 큰 집 사게 될 거예요.”

그런데 박양은 어떻게 생전 처음 본 사람의 일을 알았을까?

그리고 어째서 있지도 않은 거짓말을 했던 것일까?

한참 뒤, 역술원으로 돌아온 박양으로부터 얘기를 전해들은 무희는 내일 당장 계약하라고 인감도장을 내주었다.

한편, 영선의 집은 어제 있었던 일로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그 얘길 왜 이제 해?”

“미안해요. 지은씨. 기도 약했고 확신이 가지 않아서 말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자꾸 마음에 걸리네요.”

“엄마 그 여자하고 얘기했었다고 했지?”

“응. 아파트 시세를 물어보기에 중개소에 가보라고 하고 바로 들어왔지.”

“지은씨 그 여자 얼굴 봤어요?”

“선글라스를 쓰고 있어서 자세히는 못 봤지만.”

지은은 여자에 대해 기억나는 것들을 이야기했다.

선글라스를 수고 있었지만 상당한 미인이었다는 것과 여자로서 적당한 키 그리고 뭔지 모를 기풍이 느껴지던 것들이었다.

“그런데 그 여자 목소리가 참 틍이했어요.”

“목소리가요?”

“네. 겉모습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는데 목소린 꼭 노인네 같았어요.”

“약간 쉰 목소리 같지 않던가요?”

“맞아요.”

여자의 얼굴을 묘사한 지은의 설명과 목소리에 대한 얘기를 듣고 난 미령의 얼굴은 확신에 차 있었다.

“아는 사람이에요?”

“네.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군요. 여기 집값을 물어봤다고 했죠?”

“네.”

“지은씨가 만났던 그 여자, 무희였어요.”

“무희라면?”

“아무래도 당분간 영선이하고 다른 데 가 있는 게 좋겠어요.”

“그럼 미령엄마는요?”

“난 여기 있어야 해. 나까지 가면 무희는 거기까지 쫓아올 거야.”

그러나 지은과 영선은 미령만 남기고 갈 수는 없다고 고집을 피웠고 미령은 더 이상 두 사람을 위험하게 할 수는 없다고 팽팽하게 맞섰다.

“미령씨 그렇게 해서 저만 살아남으면 이다음에 영선이 아빠를 무슨 낯으로 보겠어요?”

“하지만.”

“그래요. 우리 같이 싸워요. 엄마가 안 되면 내가 상대하면 되잖아요.”

“넌 아직 무희를 상대하기엔 일러.”

이때, 미령은 갑자기 입에 손가락을 대고 눈을 치켜뜬 채 뭔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왜요?”

“쉿!”

미령이 감지한 것은 이제 막 집안에 숨어든 교아였다.

“당장 나오지 못해?”

그러나 교아가 모습을 나타내지 않자 어느 틈엔가 안개로 변했다가 다시 모습을 나타낸 미령은 교아의 머리채를 잡고 있었다.

“아야. 놔 주세요.”

“여긴 왜 자구 오는 거야?”

그 사이 눈앞에 벌어진 광경에 지은은 얼이 빠져 있었다.

머리채를 잡힌 교아는 영선이가 와도 된다고 했다면서 잘못을 빌었다.

“그럼 처음부터 모습을 보였어야지.”

“누구신지 몰라서 그랬어요.”

“미령 엄마 그만 놔 주세요.”

영선이 덕에 가까스로 풀려난 교아는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추스르며 지은에게 인사를 했다.

그러나 눈이 없는 교아의 얼굴에 지은 더욱 겁을 먹어 입조차 떼지 못했다.

“엄마 내 친구야.”

“치 친구?”

“응.”

처음에 영선도 그랬지만 지은도 교아의 그런 모습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다행히 미령이 그동안 교아가 다녀간 일을 얘기하면서 조금은 진정할 수 있었다.

“넌 친구도 참 다양하다. 아무튼 반갑다.”

“죄송해요. 이런 모습으로 뵈어서. 하지만 앞은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영선아 이 분은 누구시니?”

“이 분도 우리 엄마야.”

“뭐?”

결국, 귀신 둘과 사람 둘이 마주하는 꼴이 된 방안엔 어색한 기운이 감돌 수밖에 없었다.

더욱 기가 막혔던 것은 지은이었다.

미령도 모자라 이제는 영선이 친구라는 교아까지 집에 들락거리고 있으니 이러다가 집안이 귀신들로 가득 차는 게 아닌가 하여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런 지은의 속도 모르고 교아의 조잘거림은 그치지 않았다.

“좀 전에 보니까 세분이 중요한 얘기 중인 거 같던데. 아닌가요?”

“응. 실은 지금.”

“영선아.”

교아에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얘기하려던 영선은 미령의 다그침에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곧이어 교아의 나온 소리는 모두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아까 얼핏 들으니까 무희라는 이름이 나오던데.”

순간, 미령의 눈이 번뜩이기 시작했다.

“무희를 알아?”

“네.”

미령이 관심을 보이자 신이 난 교아는 한시도 쉬지 않고 떠들어댔다.

그러던 중 도희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된 미령은 과거의 한 조각을 떠올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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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미령(美靈)2-(81) +3 12.01.09 429 9 7쪽
79 미령(美靈)2-(80) +2 12.01.08 336 12 7쪽
78 미령(美靈)2-(79) +4 12.01.07 434 13 7쪽
77 미령(美靈)2-(78) +1 12.01.06 271 9 7쪽
76 미령(美靈)2-(77) +1 12.01.05 405 10 7쪽
75 미령(美靈)2-(76) +3 12.01.04 376 7 7쪽
74 미령(美靈)2-(75) +3 12.01.02 456 7 7쪽
73 미령(美靈)2-(74) +2 12.01.01 479 10 7쪽
72 미령(美靈)2-(73) +4 11.12.30 406 8 7쪽
71 미령(美靈)2-(72) +2 11.12.30 323 7 7쪽
70 미령(美靈)2-(71) 11.12.29 437 9 7쪽
69 미령(美靈)2-(70) +3 11.12.27 424 13 7쪽
68 미령(美靈)2-(69) +4 11.12.25 408 9 7쪽
67 미령(美靈)2-(68) +2 11.12.23 265 7 7쪽
» 미령(美靈)2-(67) +3 11.12.21 400 7 7쪽
65 미령(美靈)2-(66) +2 11.12.20 417 7 7쪽
64 미령(美靈)2-(65) +3 11.12.19 464 10 7쪽
63 미령(美靈)2-(64) +3 11.12.18 350 8 7쪽
62 미령(美靈)2-(63) +1 11.12.16 449 8 7쪽
61 미령(美靈)2-(62) +3 11.12.16 309 8 7쪽
60 미령(美령)2-(61) +1 11.12.15 437 9 7쪽
59 미령(美靈)2-(60) +1 11.12.13 495 8 7쪽
58 미령(美靈)2-(59) +3 11.12.12 332 9 7쪽
57 미령(美靈)2-(58) +5 11.12.10 438 12 7쪽
56 미령(美靈)2-(57) +3 11.12.07 540 14 7쪽
55 미령(美靈)2-(56) +1 11.12.05 309 8 7쪽
54 미령(美靈)2-(55) +3 11.12.04 462 9 7쪽
53 미령(美靈)2-(54) +4 11.12.01 489 11 7쪽
52 미령(美靈)2-(53) 11.11.20 442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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